외부 기고 및 활동
[5월 북모닝 도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2026-05-02 10:03:57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 전면 개정판

아파트 층수와 창문 너머를 읽는 법
한때 아주 넓은 발코니가 딸린 집에 머문 적이 있다. 남편이 아침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그곳을 거닐 정도였으니, '산책'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근사한 공간이었다. 사정상 그곳에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남편은 지금도 종종 그 시절 그 발코니를 그리워하곤 한다.
유현준 건축가는 이 책의 10장 '죽은 아파트의 사회'에서 일 년에 몇 번 쓰지도 않을 발코니가 왜 우리에게 꼭 필요한지 설명한다. 그는 발코니를 '답답한 실내에서 언제든 탈출할 수 있게 하는 선택의 자유'라고 정의한다. 실질적인 용도를 넘어, 존재만으로도 심리적 해방감을 주는 가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아파트의 층수, 창문의 모양, 골목길 같은 지극히 일상적인 요소를 빌려 도시를 인문학적으로 읽어내는 통찰을 선사한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매일 걷던 무채색의 출근길조차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입체적인 풍경으로 다시 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