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퀀텀 혁명, 실용화의 시대가 오다
공대를 나왔지만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데,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양자컴퓨터 기술 경쟁의 현주소를 담은 전문 교양서로 양자역학 기초를 넘어, 현재 치열하게 개발 중인 초전도, 이온덫 등 다양한 양자컴퓨터 구현 기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읽으면서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양자에 대한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외로 강원도가 양자 기술 개발에 제일 먼저 관심을 가졌고 '감자 대신 양자로'라는 위트있는 캐치 프레이즈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책을 읽는 내내 이금희 아나운서의 낭랑하고 맑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이 책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진정한 공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저자는 수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깨달은 경험과 섬세한 시선으로, 우리가 흔히 공감이라 착각하는 행동들(조언, 충고, 판단 등)을 걷어내고 '그저 옆에 있어 주는 것'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책은 마흔여덟 명의 젊은이들 이야기를 듣고 그 위에 저자의 깊은 생각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지친 현대인들에게 이 에세이는 타인의 슬픔에 압도되지 않으면서도 따뜻함을 전하는 실질적인 공감 노하우와 깊은 위로를 건넨다.


최소한의 분량으로 만나는, 최대한의 통찰
이 책은 방대한 삼국지 고전에 압도되었던 독자들에게 가장 친절한 입문서가 될 수 있다. '한국사 큰별' 최태성 작가 특유의 명쾌한 스토리텔링으로 복잡한 영웅들의 대서사시를 관도대전, 적벽대전, 이릉대전이라는 세 개의 큰 전쟁을 중심으로 단순하고 명료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역사의 흐름을 나열하는 것을 넘어 인생의 위기 속에서 영웅들이 내린 선택과 그들이 보여준 인간관계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설한다. 나를 포함한 많은 독자들은 조조, 유비, 관우, 손권 또 그 밖의 많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삼국지 완독에 스트레스 받아왔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삼국지의 재미와 깊은 교훈을 가장 짧고 확실하게 전달하는 명품 고전 특강이 되어 줄 것이다.


집요함과 유연함 사이
비비고 생선구이 시리즈를 집에서 종종 먹는다. 생선을 좋 아하지만 요리하기 어렵고, 굽는 과정에서 나는 비린내가 걱정이었기에 간편한 이 제품을 찾곤 한다. 이 책의 저자가 바로 비비고 생선구이의 기획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반가움이 무척 컸다.
저자는 생선구이 제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원재료를 알아보다가 어느새 수산 시장에서 수산물을 직접 고르고 단가를 알아보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깊이 파고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저자는 '많이 알면 알수록 더 다양한 상품 기획의 기회가 생긴다'고 말한다. 이처럼 집요하게 본질을 파고드는 모습이야말로 천상 기획자의 면모가 아닐까 한다.
흥미롭게도, 저자가 꼽는 창의력의 원천은 매일 아침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하는 독서이다. 그는 익숙한 마케팅 분야를 넘어 미술, 예술, 자기 계발, 재테크 등 잘 알지 못했던 낯선 영역의 책들을 마치 이국의 향신료처럼 즐기며 기획의 영감을 얻는다고 한다.


습격에서 살아남기
최근 몇 년간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만큼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한 경제 용어는 없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습격>은 이 막대한 경제 현상을 단순한 물가 상승으로만 보지 않는다. 저자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부터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실패, 그리고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한 복합적인 원인들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거시경제의 복잡한 논리를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의 실생활과 연결 짓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체감하는 금리 인상의 배경은 무엇인지, 내 월급의 실질 가치는 왜 줄어들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용적인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중요한 것을 채우는 순간
매년 12월 31일, 한 해를 갈무리하며 남편과 함 께 각자의 유언을 작성하는 의식을 치른다. 올해 나는 암 진단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았기에, 유언 작성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평소와 사뭇 다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만났고, 특히 '나의 장례식 체험기'라는 챕터에 눈길이 많이 머물렀다. 저자는 가상의 사망 신고서를 작성하며 평생 추구했던 가치관의 전복을 경험한다. 여태껏 중요하다고 여겼던 '돈'보다, 결코 다시 채울 수 없는 소중한 자원인 '시간'이 진정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결국 이 깨달음은 일상 속에서 잠시 나를 내려놓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채우는 충전의 시간, 즉 '오프 먼트'를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볼 것을 독려한다.


겨울 산책 어때요?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차를 소유하지 못했던 시절, 걷기는 내게 가장 익숙한 이동 방식 중 하나였다. 이후 차량을 구매할 만한 충분한 여력이 생겼음에도, 나는 운전대를 잡는 대신 두 발로 자주 걸었다. 걸으면서 복잡하게 얽힌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었고 신선한 공기와 함께 계절의 섬세한 변화를 눈과 코로 포착하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책의 저자는 이러한 산책과 보행 행위가 역사적으로는 소수의 '백인 남성'에게만 허락된 특권이었음을 지적한다. 과거 흑인 남성에게 걷기는 체포의 위험을, 여성에게는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행위였다. 자주 걸었다고 알려진 수많은 과거의 위인들이 대부분 백인 남성이었던 이유는 바로 이 불평등한 사회적 배경에 있었다.
걷기는 시대를 넘어 인간의 몸과 정신 건강을 증진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위이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우리의 정신은 맑아지고, 육체는 단련되며, 근원적인 행복감에 도달한다. 날씨 좋은 겨울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혹은 혼자서 걷는 것 어떨까?


삶을 풍요롭게 하는 어른의 실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진정으로 '괜찮은 어른'을 만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인문학자 김경집은 바람직하게 나이 들어가는 방식에 대한 깊이 있는 방법을 여럿 제시한다.
그는 또래들과의 대화에서 좋은 책이나 전시회, 음악회 이야기가 화제로 오르는 경우가 드물다고 지적한다. 이어서, 처음부터 그런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면 만날 때마다 반드시 하나의 문화적 주제를 나누기로 약속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게 바로 독서 모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꾸준히 읽고, 그 내용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나누는 행위. 괜찮은 어른이 되기 위한 방법론 치고,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실천이 아닐까.


숫자를 넘어선 일의 진 짜 보상을 찾아서
분명 연봉은 올랐는데 왜 출근길은 여전히 무거울까? 높은 급여를 포기하면서까지 퇴사를 결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가 일에서 얻는 금전적 보상 외에, 만족감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보상, 즉 '정서적 연봉'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정서적 연봉이란 성취감, 동료의 인정과 지지, 성장 감각, 업무 자율성, 그리고 회사와 가치가 일치할 때 느끼는 자부심 등을 말한다.
저자는 이 정서적 연봉이 고갈되면 아무리 높은 급여를 받아도 결국 번아웃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리더들에게는 더 이상 돈만으로는 핵심 인재를 붙잡을 수 없음을 경고한다.
이 책은 '나는 지금 제대로 보상받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며, 단순한 워라밸을 넘어 '일의 진정한 만족'을 찾고자 하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과거에서 미래로
2022년 말, 그믐북클럽이 첫 문을 열었다. 국내에 막 출간된 책이었음에도 100명이 넘는 독자가 모였고, 600건 가까운 깊은 대화가 오갔다. 그 시작을 함께한 책은 바로 <빅 히스토리>.
우주의 탄생부터 인류 문명까지 138억 년의 역사를 꿰뚫던 저자 데이비드 크리스천이 이번에는 과거가 아닌 ‘미래’라는 주제를 들고 돌아왔다. 복잡한 과학과 철학을 특유의 명료한 문체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를 건넨다.
기후 위기와 기술 혁명의 시대,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지속 가능한 미래가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