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전쟁은 왜 일어나는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지금, 또 다른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 책은 전쟁사와 경제사를 교차시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전쟁을 단순히 명분·비용·피해로만 설명하지 않고, 권력·기술·사회구조·세계정세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상호작용으로 바라본다. 특히 전쟁이 단순한 국가 간 충돌이 아니라 경제적 이해관계(incentives)와 제도(institutions)의 변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숨겨진 역사적 맥락을 탐구하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큰 흥미를 느낄 것이다. 전쟁과 돈의 얽힘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오늘 도 애쓴 당신에게 건네는 가장 솔직한 안부
2026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매일 밤 취침 전, 5분의 명상을 일상에 들였다. 삶이 극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나, 하루의 소란을 잠재우고 고요 속으로 침잠하는 그 짧은 시간은 분명 유효한 위안이 되었다. 그러던 중 마주한 이 책은 마치 시의적절한 선물과도 같았다.
겉으로는 평온을 가장하지만 내면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그동안 정말 많이 애썼다”며 다정한 손을 건넨다. 단순한 감성적 위로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교정하고 구체적인 마음챙김의 길을 제시하는 실질적인 지침서다.


40가지 심리 코 드로 읽는 인간 행동의 비밀
인간의 행동을 좌우하는 40가지 심리 코드를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풀어낸 책이다. 두 저자는 우리가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실제로는 무의식적 규칙과 심리적 패턴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히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의 작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관계와 선택을 더 현명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설득이 통하지 않는 상사, 대화가 막히는 연인, 반복되는 실수와 갈등 등 일상 속 문제들이 사실은 심리 법칙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40가지 코드 가운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겠지만,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 또한 크다.


답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일본의 자수성가 형 사업가이자 자기계발 멘토인 사이토 히토리가 여든을 앞두고 발표한 인생론의 결정판이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납세액 상위권에 오를 만큼 현실에서 성공을 증명한 인물이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화려한 경영 전략이나 복잡한 성공 공식 대신 매일을 기분 좋게 살아가는 단순한 태도가 인생을 바꾸는 힘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읽다 보면 “내가 괜히 인생을 무겁게 끌고 온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고, 결국 행복과 성공의 순서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미래를 설계하는 기술의 오디세이
인공지능, 유전공학, 합성생물학이 서로를 가속하며 새로운 문명 단계로 수렴하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저자는 이를 초융합(Superconvergence)이라 명명하며, 개별 기술이 독립적으로 발전하던 시대는 끝났고 이제는 모든 기술이 하나의 생태계처럼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생명의 본질을 변화로 정의하며, 생물학적 시스템은 본래 유동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변화는 인류 역사와 늘 궤를 같이해 왔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한 전환점이다.
기술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어떤 미래가 가장 바람직한가’라는 가치 중심의 질문을 던지는 이들에게 이 책은 반가운 이정표가 된다. 권말에는 북클럽을 위한 토론 질문이 수록되어 있어 여럿이 함께 읽고 깊은 대화를 나누기에도 적합하다.


외로움이 병이 되는 이유
한 독서모임 스타트업의 대표가 라디오에서 던진 "사람은 혼자가 되면 멍청해진다"는 말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 책은 그 직관적인 통찰을 신경과학으로 증명해낸다. 고립은 단순히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적 질병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라는 것.
현대 문명이 혼자 살아도 괜찮다고 속이지만, 인간의 뇌는 결코 그렇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을 끼고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나만의 성벽을 쌓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느껴지는 공허함의 정체를 이 책은 과학의 언어로 명확히 설명한다.
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단절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다시 연결될 용기를 건넨다.


이기려 하지 말고 이해하자
텍사스 변호사, 제퍼슨 피셔가 법정에서 익힌 실전 의사소통 기술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정리한 책이다. 논쟁에서 이기려 하지 말고 이해를 추구하라는 것이 핵심으로, 상대방이 겪고 있는 숨겨진 감정과 두려움을 이해할 때 불가능해 보이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통제하며 말하기, 자신감 있게 말하기, 연결을 위해 말하기라는 세 가지 의사소통 시스템을 제시하며, 대화 전 깊은 호흡,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상태 점검, 짧은 행동 기반 문구를 반복하는 '스몰 톡' 등 구체적인 기법을 알려준다. 효과적인 침묵과 의도적으로 말을 늦추는 것이 감정적 반응에서 논리적 대응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은 즉각 실천도 가능하다.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상사, 동료, 배우자, 친구, 가족과 연결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대화를 승부가 아닌 관계의 기회로 바라보게 만든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삶 위에 쌓이는 것
변호사이자 작가, 두 아들을 키우 는 워킹맘, 인스타툰 작가, 그리고 드라마 <굿파트너>의 집필자까지. 숨 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 모든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내는 최유나 작가의 행보는 경이롭다.
하지만 이 놀라운 시간 관리의 주인공은 자신을 특별한 천재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 정의한다. 그녀의 인생을 바꾼 것은 대단한 결심이 아닌, 하루 '20분의 글쓰기'였다. 법정 대기 시간이나 이동 중 스치는 찰나의 생각들을 기록해 인스타툰을 만들었고, 매일 한 시간씩 5년간 묵묵히 써 내려간 글은 결국 한 편의 드라마 대본으로 완성되었다.
저자는 “시간은 그저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차곡차곡 쌓이는 재산”이라고 말한다. 시간을 견디는 것이 아니라 쌓아가는 것, 그것이 평범한 우리가 인생의 격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이라고.


바다로 돌아가는 파도처럼
죽음이라는 거대한 그림자 앞에서 삶의 진정 한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게 하는 보물 같은 기록이다. 특히 클로드 모네의 빛나는 그림들이 곁들여져 사라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포착했던 화가의 시선과 죽음 너머의 생을 응시했던 모리 교수의 지혜가 교차되어 보여진다.
루게릭병으로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모리 교수는 죽음을 단순한 비극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생의 마지막 불꽃이 꺼져가는 그 순간까지 타인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가르친다.
특히 책의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작은 파도 이야기’는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의 정점을 보여준다. 자신이 곧 해안에 부딪혀 사라질까 두려워하는 남자 파도에게 여자 파도는 말한다. "우린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야." 우리는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출렁이는 고립된 파도가 아니다. 우리는 '인류'라는 거대한 바다의 일부이며, 죽음이란 결국 개별적인 파도의 형상을 벗고 다시 드넓은 전체로 돌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퀀텀 혁명, 실용화의 시대가 오다
공대를 나왔지만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데,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양자컴퓨터 기술 경쟁의 현주소를 담은 전문 교양서로 양자역학 기초를 넘어, 현재 치열하게 개발 중인 초전도, 이온덫 등 다양한 양자컴퓨터 구현 기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읽으면서 우리나라 지자체들의 양자에 대한 관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외로 강원도가 양자 기술 개발에 제일 먼저 관심을 가졌고 '감자 대신 양자로'라는 위트있는 캐치 프레이즈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