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지난번 톱클래스 매거진과의 인터뷰가 인연이 되어 톱클래스의 콘텐츠 플랫폼 토프(topp:)에 '김새섬의 그믐과 함께 읽기'를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격주에 한 번 씩 그믐에서 진행되었던 흥미로운 독서 모임을 소개하고, 그믐 회원들의 개성 넘치는 서평을 함께 나누는 코너입니다.
이번 연재는 네이버와 다음에도 송고될 예정이라 그믐과 함께 읽기를 동시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해질 무렵, 주방을 청소하다가 문득 반대 방향을 바라보았다. 작은 주방창으로 스며든 햇살이 열어둔 다른 방의 낡은 액자 속 가족사진에 또렷하게 내려앉았다. 엄마, 아빠, 그리고 나. 세 식구만 찍은 사진 속에서 나는 외동딸 코스프레 중이다. (사실 딸은 셋이고 나는 K-장녀 ^^)


매년 마지막 날이면, 나와 남편은 함께 유서를 쓴다. 우리는 유서를 서로에게 읽어주고 그 음성을 녹음하여 파일로 교환한다.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유서를 쓰고 읽는 시간은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어느덧 십 년 정도가 되었고, 우리의 기억을 담은 타임캡슐을 만들어온 것 같아 뿌듯하다.
법의학자 이호 교수의 책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은 단순히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죽음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한다. 저자는 수많은 죽음을 마주하며 깨달은 진실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우리에게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결국, 잘 죽기 위해서가 아니라 잘 살기 위해서 우리는 죽음을 배워야 한다.


지난해 12월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믐을 소개하며 한국 사회의 특성과 함께 읽기의 효과를 연결 지어 이야기했어요.
집단 동조와 또래 압력은 여러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며,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도록 활용할 수도 있겠고,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에 휘둘릴 수도 있겠지요.
한국인이나 한국 문화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두 시간 넘게 진행한 대화를 짧은 기사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 같네요.
앞으로도 저는 함께 읽기의 힘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나 강연 등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서 더 신중하고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게 주의하겠습니다.


"달에 사람을 보내겠다"는 케네디 대통령의 선언은 '문샷(Moonshot)'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켰다. 문샷은 달 착륙처럼, 불가능해 보이지만 인류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거대한 도전을 의미한다. 케네디는 "쉽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나사는 이를 증명했다.
나는 독서모임 플랫폼 '그믐'을 론칭하며 우리 팀에게도 문샷에 도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기에 시작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사는 어떻게 일하는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기 위한 조직 문화와 방식을 들려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나의 문샷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각자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큰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전략이 정말 필요할까? 별다른 노력 없이도 운 좋게 승진하고 이직에 성공하는 동료를 보면 마음 한켠에서 질투가 피어오른다.
공들여 세웠던 계획이 실패하고, 예측했던 일들이 빗나갈 때면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 하는 허탈함이 밀려온다. 나 역시 때로는 그저 운명에 순응하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달콤한 유혹을 느낀다.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말한다. ‘전략은 내일을 개선하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힘든 작업’이라고. 이 책은 29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지만, 순서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관심 가는 부분부터 살펴보고,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읽어나가면 된다.
세부적인 전략의 방법론보다는, 우리 삶에서 전략이 왜 필요한지, 그 본질적 가치를 일깨워주는 책이다.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업무 강도가 심해지던 어느 겨울,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생각에 작은 도피를 계획했다. 해외여행은 엄두가 나지 않아 집 근처 인천의 호텔로 향했다. TV 대신 좋은 스피커가 갖춰진 정갈한 호텔에서 창 밖을 바라보며 따뜻한 반신욕을 즐기고, 억새밭이 펼쳐진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다시 회사로 돌아갈 용기를 얻었다.
<일의 감각>을 읽다가 내가 머물렀던 영종도 네스트 호텔이 카카오 대표를 지낸 저자 조수용의 작품임을 알게 되었다. 그는 ‘나눔글꼴’ 캠페인, 네이버 초록창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줬다.
저자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만나는 지점에서 많은 이들이 공감하는 결과물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이 책 역시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결과물이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이라는 노래가 있다. 우리는 연어가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만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연어가 맞 서야 할 더 큰 도전이 있다. 바로 삼투압 조절이다.
물고기의 체액은 바닷물보다는 덜 짜고 민물보다는 더 짜다. 바다에서는 몸속의 물이 짠 바다로 빠져나가는 탈수를 막기 위해 아가미와 콩팥이 쉼 없이 일한다. 반대로 민물에서는 몸속으로 밀려드는 물을 끊임없이 오줌으로 배출해야 한다. 연어는 이처럼 정반대의 환경을 오가며 끊임없이 적응한다.
생명체에서 삼투 현상은 불균형을 회복하려는 끝없는 시도를 통해 필수적인 에너지와 물질의 이동을 만들어낸다. 과학자들은 바로 그 이유로 바다를 생명의 기원으로 추정한다. 바다에 사는 천재들의 생존 비법을 들어보자.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재독했다.
1942년 작인데 이렇게 세련된 스토리텔링이라니.
CCTV와 스마트폰으로 현재는 꿈꾸기 어려운 범죄이지만 재미는 여전하다.
자네처럼 자기 일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남의 생각을 모르는 건 당연하겠지
롬버드는 사람에게 시간보다 잔인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지독한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살인자 시간, 그러나 시간은 결코 처벌받는 일이 없다.
이번 사건에는 뭔가 교훈 같은 게 있지 않나요? 사람이 사는 도리 같은 것 말입니다.


OECD가 지난달 발표한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보고서 중 성인 문해력 부분에 대한 기사. 네, 한국 성인 문해력(249점)은 이제 OECD 평균(260점)보다 낮습니다. 한국 사람들 이제 어려운 글 못 읽어요.
더 충격적인 건 점수의 하락 폭. 이 조사는 10년마다 발표하는데 사실 덴마크와 핀란드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성인 문해력이 그 10년 새 다 떨어지기는 했다. 그런데 한국은 그 하락폭(-23점)이 압도적으로 높다. 한국보다 성인 문해력이 더 추락한 나라는 리투아니아와 폴란드뿐. 리투아니아와 폴란드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그리고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저 보고서에서 또 흥미로운 부분은 한국은 쉬운 글을 읽을 줄 아는(문해력 1~2 수준) 사람은 많은데 어려운 글을 읽을 줄 아는(문해력 4~5수준) 이른바 ‘고급 독자’의 비율은 매우 적다는 거. 미국, 일본의 수치와 비교하면 고급 독자가 적다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세종대왕님 덕분에 문맹이 없어서 그나마 이 정도 문해력 점수가 나온다는 얘기일까?
그믐에서는 오늘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의 『행동』을 강양구 지식큐레이터님과 함께 읽은 온라인 독서모임이 끝난다. 1000쪽이 넘는 벽돌책을 61명이 함께 읽고 대화 개수가 2000개가 넘도록 활발히 책 얘기를 했다.
‘어려운 책 읽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어’ 하고 감탄하다가 저 기사를 접하니 어질어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