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달이 사그라지는 마지막 날, 여리지만 서정적인 단단함을 로고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엑스의 훵키클리닉 님이 우리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해 주셨다.
평소 '그믐'이라는 이름을 예쁘다고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한글날을 맞아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스타트업 행사에 참여하거나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 서류를 제출할 때면, 우리 회사 이름이 참가 단체 중에 유일하게 한글 이름을 가진 회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또 세련된 느낌을 주기 위해 영어도 된 이름을 사용한다.
그믐도 해외 사용자를 아예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빔밥이 mixed rice 가 아니고 bibimbap으로 불리듯, '그 믐'이라는 이름 역시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원래 생각했던 gmm.com 도메인을 놓친 것이 정말 아쉽다. ‘gmm’은 ‘그믐’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도메인이었지만, 이미 다른 이가 선점하고 있어 고심 끝에 ‘gmeum’이라는 도메인을 골랐다.


그믐달과 보름달, 두 개의 달이 떴다. 바로 조영주 작가님이 선물해주신 그믐달 목걸이와 새로 나온 작가님 의 소설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
생일이라고 그믐달 모양 목걸이를 선물해 주셨는데, 그믐달 덕후인 나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선물이었다. 귀금속이라 덥석 받아도 되나 싶었는데 작가님께서 '비싼 거 아니에요'라고 먼저 말씀해 주셔서 더욱 감동. 너무 예뻐서 요즘 매일 하고 다닌다.
작가님의 신작 <은달이 뜨는 밤, 죽기로 했다>도 보름달 표지가 너무 예쁘다. 은달이 뜨는 밤에만 열리는 카페라니! 우리 그믐밤 모임이 생각나서 더욱 반가웠다. 재미있게 읽겠습니다!


……마을을 유지하려면 돈이 들어. 넓으면 넓을수록 더 많이 들지. 인구가 같다면 마을 은 좁을수록 좋아. 난하카마 시에는 미노이시를 유지할 만한 예산이 없어.”
주민들이 다 떠난 뒤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일본 시골 마을 미노이시. 지자체는 외지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일명 I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 와중에 일어나는 새 입주민들간의 다툼과 사건 사고들은 참신하긴 하지만 스케일이 소소하다. 대단한 미스터리를 기대하며 책을 집어 든 독자들은 나처럼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공포는 책을 덮은 뒤 시작된다는 것.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위해 제가 만든 발제문입니다. 혹시나 이 책으로 독서모임 하실 분들은 아래 내용 참고하셔서 우리 그룹만의 발제문 만들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오프닝 토크
1. 지금까지 우리 클럽은 실제로 우리가 현실에서 선택할 수 있는 주제들 (국가, 사랑, 일 등)을 다뤄 왔습니다. 그런데 SF는 장르의 특성 상 지금 우리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미래나 상황을 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SF를 통해 절대로 우리 삶에서 만날 것 같지 않은 선택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SF의 인기가 상당한데요, 여러분은 SF를 좋아하시나요? SF 작품에서 만난 황당한 상황 설정이나 충격적인 결말 등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또한 여러분은 평상 시 엉뚱한 상상이나 공상을 많이 하시는 편이신지도 궁금합니다.
2. 이 책은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요, 다들 어느 정도까지 어떻게 읽으셨나요? 혼자 읽기에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책입니다.
북토크
<네 인생의 이야기>
1. 미래를 알면 인생의 의미가 달라질까요? 주인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는데요, 여러분이라면 어떠셨을까요?
2.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미리 알고 살아가는 삶은 어떤 의미를 가지나요? 모든 일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삶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지와 욕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자유 의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3. 미래를 아는 어머니는 딸을 보호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양육 환경에서 오히려 딸은 모험을 추구하는 타입으로 자랐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자기충족적 예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4. 타임 머신, 시간 여행 등 유독 ‘시간’이라는 개념이 SF에는 많이 나와요. 삶에서 ‘시간’이라는 변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5. 현대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큰 사회적 문제라고 인지하시나요? 문제이긴 하지만 다른 심각한 사회 문제에 비해 중요도가 조금은 떨어지는 사안일까요?
6. 등장 인물 중 타메라 라이언스에 관한 에피소드는 어떻게 읽으셨나요? 연애에 기반한 만남에서 이성(또는 동성)을 사귀게 될 때 여러분에게 상대의 외모는 어느 만큼 중요합니까?
7. 직업에서 외모 차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몇몇 직업은 예외인 걸까요? (연예인과 아이돌 등) 사무직은 외모로 뽑으면 안 되고 서비스직은 외모로 뽑아도 괜찮을까요? 아니면 사실 상 세상의 모든 직업은 (연예인도 포함) 외모가 판단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요?
8. 여러분은 책에 등장하는 '칼리아그노시아' 를 착용하시겠습니까?
9. 과학기술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빅브라더를 염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현실의 비효율을 멋지게 해결한 케이스도 많았습니다.
아래는 만약 시간이 남는다면 이야기하겠습니다.
<지옥은 신의 부재>
10.여러분이 닐 피크스라면 어떠실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한 생각을 들려 주세요.
<이해>
11.레이놀즈와 주인공 중 어느 쪽의 입장이 이해되시나요?
<바빌론의 탑>
12.쉽지 않은 작품입니다. 작가는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이 작품의 주제가 무엇인지 우리끼리 정해 봐요.


미국의 1대 대통령은 정직의 일화로 유명한 조지 워싱턴, 3대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얘기로 유명한 토머스 제퍼슨이다.
그 사이에 낀 2대 대통령은 누군지 떠오르지 않길래 요즘 종종 사용하고 있는 구글 인공지능에게 얼마 전 물어봤는데... 너무 정치적인 질문이라며 답변을 거절했다. 허허.
갑자기 2대 미국 대통령이 궁금해진 건 <프랭클린 익스프레스>라는 책 때문이다. 미국 100달러 지폐에 그려진 친근한 아저씨. 벤저민 프랭클린.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작가가 이번에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삶을 다루었다고 한다.
그래서 문득 벤저민 프랭클린이 혹시 미국 2대 대통령이었나 싶어 검색해봤는데 아니었다. 건국의 아버지들 대부분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프랭클린은 아니라고.
p.s. 혹시 궁금한 이들을 위해 2대 대통령은 존 애덤스


12명의 서울 사는 워커홀릭들이 자신의 일, 사람, 돈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편 집이 재미있는데 한 페이지가 가로로 세 파트로 나눠져 있다. 제일 윗 부분은 일, 중간 부분은 사람, 마지막 부분은 돈. 헷갈리지 않도록 각각의 파트는 푸른 실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가독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시도는 참신하게 느껴졌다.
12명 중 프리랜서까지 더하면 거의 10명 정도가 회사의 대표인 셈이다. 창업을 하면 워커홀릭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슬픈 진실을 보여주는 책이다.


"괜찮은 척을 계속하다 보면 이렇게 돼."
"괜찮아져?"
유정은 돌아보고 웃었다.
"괜찮아지지는 않아. 대신 괜찮은 척에 익숙해지게 돼. 괜찮은 척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137쪽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인문문화축제! 마지막 날인 9월 22일 일요일에는 저도 참여합니다. 😊
편안한 돔텐트에서 <나를 살린 함께 읽기> 이야기와 함께 지긋지긋한 무더위와 명절 후유증까지 다 날려버리시면 어떨까요?
그믐의 탄생부터 여러 북클럽 활동에서 제가 배운 것들을 나누려 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많이 놀러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P.S. 저는 22일 낮 2시 야외 돔텐트에서 강연합니다.


문지혁 작가님의 글쓰기 강연을 들었다. 처음 5분은 그냥 듣다가 앗! 이 내용들은 흘려보낼 수 없다 싶어서 현장에서 부랴부랴 필기했다.
"TV 에서 유명 쉐프가 나와서 요리하는 프로그램들 있지요. 쉐프들은 냉장고를 열고 이렇게 말하죠. 자, 여기 닭고기가 있네요. 마침 트러플도 있군요. 올리브유에 양파를 살짝 볶으며 파스타를 시작해요. 10분이면 완성할 수 있는 초간단 요리랍니다."
그런데, 어쩐다! 요리(글쓰기)를 해야 하는 우리의 주방에는 닭가슴살은 커녕 소금, 후추도 없는 걸.
우리의 냉장고에도 재료(글감)를 소분해서 넣어놓자.
재료는 저널의 형태가 좋다. 저널은 일기와 비슷하지만 보다 초점을 맞춘 글이다. 그날 만난 사람, 그날 본 영화, 그날 나를 사로잡은 생각들을 적는다.
영감의 냉장고를 채우며 우리의 요리를 준비하자.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연 ‘공공도서관 발전방향 토론회’에 패널로 초대돼 충남 보령에 다녀왔다.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열렸던 ‘혼디 모영 작은 도서관 세미나’에서 내 발표 내용을 눈여겨 본 충남도서관 관계자가 이번에도 같은 주제로 발표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서 바로 수락했다.
그때나 이번이나 내 발표 제목은 ‘미래의 도서관은 공동체를 만든다.’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대출해주는 기관이 아니라 지역 사회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믐이 만들려고 하는 것도 책이 중심에 있는 건강한 커뮤니티다. 그런 면에서 그믐과 도서관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라고 생각한다. 크기는 비교가 안 되지만.
토론회도 유익했지만 대천해수욕장의 쓸쓸한 해변과 하늘을 가득 채웠던 석양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