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바로 민음사에서 2021년 민음사 북클럽을 위해 만든 특별판 세계문학이다.
얼마 전에 <리어 왕>을 다시 읽다가 이때 함께 출간된 4권의 표지들을 살펴 보았다. 한 권 한 권이 강렬한 색채와 과감한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아트북이다.
민음사 미술부의 유진아 디자이너님의 손길로 책 표지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색상도 그렇지만 과감하게 책 제목을 생략한 그 센스가 놀랍다. 제목은 없지만 표지에 등장하는 오브제들만으로도 어떤 책인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책 5권을 나란히 놓고 표지를 들여다 보다가 공통점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인물의 옆모습. 모든 표지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이 기하학적인 옆 모습은 혹시 책을 읽는 우리 독자 또는 작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리어왕 #오이디푸스왕 #등대로 #지하로부터의 수기 #밤으로의긴여로
#무엇이무엇일까맞춰보세요 #사람옆얼굴도찾아보세요


"그래서 그믐은 무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스타트업 설명회에서 단골로 받는 질문이다.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이고 이때 무엇을 문제로 정의했는지가 중요하다.여기 멋지게 '짐' 문제를 해결한 동료 스타트업이 있어 소개한다.
부산 여행에서 정말 잘 사용한 서비스, 짐캐리.
나는 여행할 때 기차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아 마음은 가볍지만 귀찮은 짐 가방 때문에 몸은 무겁다.
짐캐리는 나같은 뚜벅이 여행객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역에서 짐캐리에 짐을 맡기면 알아서 숙소로 배달해 준다. 짐 걱정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찾는 순간의 그 편안함이란!
동료라고 친한 척 말했지만 나는 짐캐리의 주주도 아니고,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짐캐리를 응원하고 애용하는 한 명의 여행자일뿐.
짐캐리 캐릭터와 내 가방색이 노란색으로 똑같아서 더 정이 간다. ^^
#부산여행3탄 #문제해결 #스타트업 #그믐미션 #독서인구증가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위해 제가 만든 발제문입니다. 혹시나 이 책으로 독서모임 하실 분들은 아래 내용 참고하셔서 우리 그룹만의 발제문 만들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오프닝 토크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선택을 보여주기에 가장 확실한 것 중에 ‘소비’만한 것이 없다고 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인간(Homo Consumus)'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이유인데요, 스스로의 존재감을 확인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도 '소비' 또는 '소비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해봅니다.
1. 평상시 어떤 방식으로 쇼핑을 하시나요? 요즘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자주 구입하시는 편입니까? 쇼핑은 여러분에게 즐거운 취미인가요, 아니면 누가 대신 해 주면 좋겠다 싶은 귀찮은 루틴일 뿐인가요?
2. 단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 ) 지난 달 자신의 카드 사용 내역 중에서 단일 금액으로 제일 비싼 소비는 무엇이었나요?
3. 한글판 책 제목은 <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에서 <브랜드의 거짓말>로 바뀌었지만 원제는 brandwashed 입니다. 우리가 좋아하고 아끼는 브랜드 이야기 해 볼까요? 저는 낯선 곳에서 초록색의 긴 머리를 드리운 세이렌 이미지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며 잠시 쉴 곳을 발견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북토크
1. 식생활 : 모든 음식이 너무 맛있어진 요즘 우리의 식생활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어떤 식생활을 누리고 있습니까? 요리를 직접 하는 편인가요? 요리를 하든 하지 않든 우리 선택에는 모두 각자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텐데요, 그 이유들 함께 나눠봐요.
2. 문화 : 아이돌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특히 한국은 K-pop 문화로 전세계적인 아이돌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유사연애를 조장한다거나 지나친 과소비 (팬미팅 용 앨범 구매), 이로 인한 환경 오염까지 이 산업은 이면의 어두움을 동시에 지적받고 있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세요. 최애 아이돌을 적극 홍보해 주셔도 좋아요.
3. 뷰티 산업 (꾸밈 비용) : “머리털은 풍성하게, 온 몸은 미끈하게” 라는 책 속 구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성들의 겨드랑이 털 제모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문화라는 것이 신기합니다. 요즘은 여성 뿐 아니라 남자도 정리하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싼 화장품 역시 그리 효과가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예뻐지기 위한 우리의 비용 지출, 각자의 생각을 나눠볼게요.
4. 건강 기능 식품 : 줄여서 건기식이라고 부르며 한국에서도 엄청난 시장 규모를 자랑합니다. 몸에 제일 좋은 건 운동이지만 먹어서 쉽게 해결하고픈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요, 몸에 좋은 식품. 무엇을 드세요? 혼자만 몰래 드시지 말고 알려주세요.
5. 노스탤지어 마케팅 : 사람들은 과거를 지금보다 더 좋게 생각하며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어릴 적은 어떠했나요? 어린 시절, 좋았던 그때를 기억나게 하는 아이템, 음악, 맛, 장소들이 있다면 알려 주세요. 여러분의 그 시절은 정말 좋았습니까?
6. 인플루언서 : 지금 우리 시대의 브란젤리나는 누구일까요? 여러분의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 유명인에는 누가 있습니까? 인플루언서가 권하면 품목에 상관없이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7. 소비는 각자의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실은 유행하니까 따라 사는 경우도 많죠. 남들이 다 하니까 나도 빠질 수 없어. 책에서도 ‘동료 압박’ 은 아주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남들이 해서 나도 관심을 갖게 된 것, 시작하게 것은 무엇이 있나요? 저의 경우는 식당에 줄 서서 먹는 편이 아닌데 흑백요리사가 유행하니까 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참 궁금하고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8. 미래에는 내가 누구냐에 따라 다른 물건 값이 적용되는 동적가격제 (dynamic pricing) 가 일반화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 기업의 목적은 최대 이윤 추구이니 사람에 따라 다르게 물건 값을 받는 것이 합리적으로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뭔가 불쾌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나의 데이터를 무료로 가져가 이를 이용하는 데이터 마이닝에 대한 생각도 궁금합니다.
9. 현대에서 소비란 무엇입니까? 소비를 하지 않으면 내수가 죽고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엄청나게 타격을 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편 ESG적 관점에서는 지구를 위해 될 수 있는 한 적게 소비하고 기존의 물건들을 재활용하는 것이 윤리적이라고 하는데요. 이 딜레마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1. 부산 기장읍에 위치한 라면 도서관에 다녀왔다.
2. 이곳 씨유 편의점은 같은 건물 3층에 라면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3. 순한 맛이냐 매운 맛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4. 라이브러리의 위엄
5. 라면과 곁들일 수 있는 토핑까지 완비
6. 고민에 빠진 도서관 여행자 (의상까지 라면과 깔맞춤)
7. 앉을 자리도 넉넉하구요.
8. 잘 정리된 서가, 아니 라면가?
9. 야채 토핑 넣고 백짬뽕 조리 중
10. 멋진 바다와 함께 라면 흡입
#부산여행2탄 #그믐은모든도서관을응원합니다


지난 주 부산에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온화한 가을 날씨와 탁 트인 바다도 멋졌지만, 평소 궁금했던 북두칠성 도서관을 가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1.어두운 밤하늘을 밝히는 일곱 개의 별. (그믐달도 넣어주세요 ^^)
2.북두칠성 도서관은 부산역 근처 협성 마리나 G7이라는 주상복합 건물의 1층에 있다. 도착 전까지는 여기가 도서관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다.
3. 페가수스 말 동상이 보이면 맞게 온 것이다.
4. 북두칠성 도서관 입구
5. 잔잔한 음악과 함께 부드럽고 환한 조명이 좋다.
6. 북두칠성에 맞게 7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7. 인테리어 테마로 원과 반원을 많이 활용했다. 딱딱하지 않고 둥글둥글 아늑한 느낌.
8. 얼마 전 끝난 그믐북클럽의 <더 나은 세상> 반갑다.
9. 이번 주말 도서관 나들이 어떠신가요?


비가 내린 뒤 공기에 차가움이 섞이기 시작한 지난 일요일 오후. 연뮤클 럽 3기 작품인 <더 드레서>를 함께 보았습니다. 지난 1기, 2기 모두 대학로에서 관극을 했는데요, 이번에는 가을 낙엽길이 아름다운 정동에 위치한 정동국립극장에서 공연을 보았습니다.
<더 드레서>는 로널드 하우스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앤소니 홉킨스 주연의 영화로도 나와 있으며 이미 여러 차례 공연된 바 있는 연극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2년 영국 어느 지방의 한 극장. 16년간 226번의 <리어 왕> 공연을 올려온 노배우 '선생님'이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주인공 '더 드레서' 노먼은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지루할 새 없이 극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단체관람을 끝내고 세실마루 옥상에서 아름다운 덕수궁을 내려다 보며 책 이야기와 연극 이야기를 조금 더 했습니다. 날씨가 참 좋아 가을길을 같이 산책하며 돈의문 마을로 넘어간 뒤 뒤풀이는 맥주와 맛있는 음식으로 함께 했어요.
함께 해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저자 피터 스완슨은 1968년생으로 나보다 딱 열 살이 많다. 그런데 데뷔는 2014년에 했 으니 당시 그의 나이 40대 중후반이었다, 스릴러 작가로서의 데뷔는 다소 늦은 편. 그 전까지는 순문학인 시를 쓰고 가르쳐 왔다고 한다.
저자의 이러한 독특한 배경은 뒤로 하고 이 책은 그 자체만 보자면 추리소설로 완성도가 그리 높지는 않다. 작품은 흔히 지적되는 개연성 부족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여덟 건의 살인 중 일부는 상세한 설명 없이 넘어가며, 전체적인 추리 과정 역시 탄탄하다고 보기 어렵다. 제목과는 정반대로 완벽한 범죄보다는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어둠과 결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작품은 추리 소설의 외형을 빌려 왔지만 그 본질은 순 문학에 가깝다고 느꼈다. 주인공의 깊은 우울감은 독자들에게 전염되어,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여운이 가시지 않을 것이다.


작년 10월 13일의 금요일은 저에게 잊지 못할 날입니다. 바로 인스타그램 해킹이라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 것인데요, '너의 비밀번호는 바뀌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 순간 머릿속에 정적이 흘렀습니다.
평소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믐의 소식을 전하고 많은 분들과 소통해왔는데, 갑작스럽게 계정을 잃게 되어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초보 사장의 좌절과 분노,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결심까지, 그날의 이야기를 밀리의 서재 굶초식 에피소드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릴게요.


나는 안면맹이지만 목소리는 제법 잘 기억하는 편이다. 팟캐스트 듣는 것도 좋아하는데 삼프로 팟캐스트에서 <최병천 소장의 불평등 연구소> 라는 시리즈가 재미있어 열심히 들었다. 무려 43개의 에피소드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에 관한 기존의 선입견을 깨는 참신한 기획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참 쉽게 잘 알려주었다. 그렇게 최병천 소장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방송이 끝나고 몇 달 뒤, 정아은 작가님의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그믐밤 북토크에 참여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안녕하세요. 혹시 불...평등 소장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무례하지만 무턱대고 말을 걸었다.
"아, 네. 맞습니다. 방송에서 보셨군요." 소장님은 인자한 미소를 띄며 팬인 나를 맞아주었다.
"아니오. 방송으로 뵌 적은 없습니다. 전 지금 소장님 얼굴을 처음 뵈었어요. 목소리만 듣고 혹시 맞나 해서 물어본 건데 맞았군요. "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소장님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말고요. 저는 팟캐스트로 들어서 지금 얼굴을 처음 뵈었습니다."
"그 프로가 팟캐스트 송출도 했어요? 전 유튜브로만 나가는 줄 알았네요. 그럼 거기 그래프랑 표 엄청 나오는데 그거 못 보신거에요?"
"그래프가 나와요? 몰랐어요. 그런데 귀로만 들어도 이해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아니, 그 그래프 준비하느라고 제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요." 소장님은 허탈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그렇게 우리의 엇박자 첫 만남은 짧게 끝났고 얼마 전에 다시 한번 제대로 인사를 드렸다. 소장님의 <좋은 불평등>을 그믐 북클럽에서 함께 읽게 된 것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대한민국 현대 경제사에 대한 통념을 뒤엎는 책. 이미 나는 내용을 알고 있지만 이참에 다시 읽어보려 한다.


한국에서는 한글을 쓴다. 중국에서는 한문을 쓴다.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알파벳을 쓴다. 그래도 우리 모두 숫자는 아라비아 숫자를 사용한다. 1,2,3,4 이렇게. 그래서 외국을 방문해도 여기가 몇 층인지 지하철 몇 번 출구로 가야 될지 헷갈릴 일이 없다.
딱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를 읽다가 그게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랍 숫자라는 것이 따로 있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 숫자를 쓴단다. 아랍 숫자는 아라비아 숫자와 비슷하게 생긴 것도 있지만 영 딴판으로 생긴 것도 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세상에 내가 모르는 것이 (당연하게도) 너무 많다는 것을 배운다. 이 책은 올해 성북구 비문학 한책 4권 중 한 권이었고 잠시 뒤 저녁 7시 최종 한책이 발표된다. <미래를 먼저 경험했습니다> 이외에도 <당신의 작업복 이야기> <공감의 반경> <탄소로운 식탁>을 읽었다. 이중에서 과연 무슨 책이 최종 도서로 선정되었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행사장으로 향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