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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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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믐 홍보를 가열차게

제주 삼양해수욕장입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카페 준

저 멀리 새섬을 육지와 잇는 새연교가 보인다.

「ᄒᆞᆫ·모·작(혼디 모영 작은도서관)」 발표를 준비하다가

5월 30일에 제주에서 있을 제1회 「ᄒᆞᆫ·모·작(혼디 모영 작은도서관)」변화하는 미래도서관 심포지엄 발표를 준비하다가 나의 첫 강연이 생각났다. 2년 전 4월이니 거의 이맘때, 장소는 제주문학관. (그때도 제주 ^^)


10분 발표로 몇 장 안되는 원고 분량이었지만 처음 강연이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되었다. 일단은 자다가 누가 갑자기 깨워도 술술 나올 만큼 내용을 암기했다. 그래도 실제 강연은 분명 나 혼자 집에서 원고 읽는 것과는 많이 다를 터. 진짜 단상에 오른다고 혼자 눈 감고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뛰고 랩퍼 수준으로 외웠던 원고가 한 줄도 떠오르지 않았다.


고민 끝에 집 안의 인형들을 모아 놓고 관객으로 연출한 뒤 그 앞에서 시뮬레이션을 반복했다. (이거 은근 효과있다. 인형들 눈 쳐다보기가 무섭더라.)


간만에 다시 강연 준비하다가 옛 생각이 나서 지난 관객분들을 모셨다. 오른쪽의 도시개 프로도와 북극곰은 내 강연이 여전히 재미가 없는지 오늘도 깊은 잠에 빠져있다.

20240525 트레바리 <저지대> 독서모임 발제문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위해 제가 만든 발제문입니다. 혹시나 이 책으로 독서모임 하실 분들은 아래 내용 참고하셔서 우리 그룹만의 발제문 만들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저지대> 발제문

 

1. 첫 시간이니만큼 우리 클럽의 주제인 ‘선택’에 관한 이야기로 자기소개를 갈음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역시나 직업일까요? 아니면 ‘인명지대사’라 불리는 결혼일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서로의 생각, 자유롭게 나눠보아요.

 

2. 좋은 책이 그렇듯 이 책 역시 여러 방면에서 읽힐 수 있습니다. 인도 근현대사의 비극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출 수도 있고요. (우리나라도 비슷한 사건들을 겪었지요.)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이민자들의 삶) 폭력적인 방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남은 이들의 슬픔 (우다얀을 잃은 가족들, 엄마를 잃은 벨라, 리처드가 떠난 뒤 수바시, 나중에 잠깐 나오는 경찰을 잃은 가족 등), 가우리를 통해 당시 억압된 여성의 삶을 그린 페미니즘적 소설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제일 와닿으셨나요?

 

3. 등장인물 중 가장 공감이 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4. 주인공 세 남녀가 내린 선택들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의 선택에 동의가 되세요?

 

5. 주요 등장 인물 중 ‘가우리’는 공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 읽었을 때 전혀 이해할 수 없던 그녀가 두 번째 읽으니 조금 다르게 느껴졌어요. 누구라도 구원이라고 생각할 만한 수바시의 행동들에 감사함을 표해 마땅할 텐데, 가우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배반이라 할 만한 행동으로 수바시와 벨라에게 큰 상처를 남깁니다.  

자신은 아내에서 과부로, 제수에서 아내로, 엄마에서 자식 없는 여자로 바뀌어 갔다. 우다얀을 잃은 것은 예외지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자신은 능동적으로 이런 길을 선택해왔다. 자신은 수바시와 결혼했고, 벨라를 포기했다. 자신은 또 다른 모습의 자기 자신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전환을 관철하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자신의 삶을 켜켜이 쌓아왔지만 결과적으로 삶은 발가벗겨졌고, 결국 혼자가 되었다. P.381~382

가우리라는 인물을 어떻게 보셨나요? ‘선택’이라는 측면에서만 보자면, 그녀야말로 정말로 많은 선택을 했습니다. 심지어 외모조차도 완전히 바꾸지요. 가우리를 잘 보여주는 장면, 혹은 충격을 주었던 장면을 공유해 주셔도 좋습니다!

 

6. 등장 인물 중에 카누 사냘이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마르크스 레닌 주의자였던 그는 평생을 극빈자로 살았으며 오래도록 자신의 선택과 신념을 지켰습니다. (p.447 ~449)

“인생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고개 숙이기를 거부한” 이 사람의 삶, 어떻게 느끼셨나요?

 

7. 이 책은 한 가족의 4대에 걸친 방대한 스토리 라인 그 자체도 재미있습니다만 저자의 유려하고 아름다운 필치, 장엄한 풍경에 대한 쓸쓸한 묘사도 돋보입니다. 책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책에서 만난 인상적인 문장들은 무엇이었나요? 

 

8.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제는 특별히 ‘국가’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우리 클럽의 주제인 ‘선택’과 관련해서, 여러분은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단순히 이민 절차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 모인 분들은 이미 청소년 시기가 지나 이제 어느 정도는 한국 사회에 익숙해져 있으실 텐데요, 청년기 그 이후의 나이에도 낯선 곳에 가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혹시 그런 마음을 품으신 적이 있다면 어느 나라나 장소를 마음에 두고 계신지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전혀 없다면 어떤 측면에서 그러하신지요?

 

9. 책에 등장하는 인도와 미국의 묘사는 어떠한가요? 두 나라를 어떻게 보셨어요?

 

10. 한국의 인구가 점점 줄면서 우리도 이제부터 이민을 많이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11. 이 책은 우다영 소설가의 인생책이기도 합니다. ‘소설가의 인생책 읽기’ 모임에서 우다영 작가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를 가져와 봤어요. 

https://www.gmeum.com/meet/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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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는 두 명의 자식이 있는데 그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늘 책을 읽어주었다고 합니다. 한 기자가 “검색하면 모든 걸 찾을 수 있는 스마트폰 세상이다. 왜 굳이 문학을, 책을 읽어야 하느냐”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나는 예술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독서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기자고 엄마가 소설가니까, 우리 아이들은 부모가 집에서 책 읽는 걸 매일 봤다. 건강한 경험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하지 않으면서,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 뇌과학이 인간의 감정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있고, 곧 해결할 거라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감정을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문학이라고 믿는다. 문학으로 타인의 감정을 배웠고, 나의 감정을 이해했다. 문학이 타인을 구원할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지만, 최소한 나를 구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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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있어 문학의 쓸모는 무엇입니까?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저지대
저지대
[출판문화 2024년 5월호]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출판문화>> 5월호, 특집 코너 '함께 책을 읽는 사람들'에 저의 원고가 실렸습니다. 그믐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 그 과정에서의 고민을 풀어보았는데 글의 길이가 다소 깁니다. ^^


네이버 포스트 '출판문화' 에서 사진과 함께 원문 읽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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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못할 가능성이 훨씬 커 보이는데…… 그래도 괜찮아?” 

남편이 물었다.

“나도 알아. 그리고 괜찮아. 내가 단 세 사람만이라도 구원할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할래.”



‘구원’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입에 올릴 뻔뻔함이 어디서 솟았는지 모르겠다. 그때 나는 남은 인생의 사명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2021년 여름,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돌아온 직후였다.


퇴사 이후 한없는 무기력에 빠져 침대에 누워만 있던 나를 보다 못한 남편이 끌고 가듯 제주도로 데려갔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국경이 꽁꽁 묶여 있어 다른 나라에 가기는 어려운 때였다.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여행 준비를 제대로 했을 리 없다. 계획없는 여정이라 시간이 많았다. 제주 바닷가를 걸으며 과거에 대해, 미래에 대해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아는 외국계 대기업에서 나름 인정받는 팀장으로 일했으니 어디로든 이을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내가 그 일을 더 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면 뭘 하지? 그냥 놀아? 파이어족(族)이라는 유행어가 여기저기서 들리던 때였다. 15년간 매일 울면서 부지런히 출근한 덕분에 모아놓은 돈이 있었고, 이른 은퇴도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나를 잘 안다. 한두 해도 아니고 몇십 년을 내가 은퇴자로 살 수 있을까?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그 두 가지가 내 바람이었다. 두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그런 고민에 빠져 있지 않을 때는 책을 읽었다. 집에서 들고 간 책을 다 읽은 뒤에는 전자책을 읽었고, 북카페에도 갔고, 도서관에도 찾아갔다.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밑바닥에 내려갔을 때 나는 늘 책에 기댔다. 내가 독서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수전 손택이 먼저 써 버렸다.


“독서는 제게 여흥이고 휴식이고 위로고 내 작은 자살이에요. 세상이 못 견디겠으면 책을 들고 쪼그려 눕죠. 그건 내가 모든 걸 잊고 떠날 수 있게 해 주는 작은 우주선이에요.”


제주에서 김포공항으로 돌아올 때는 막연하게나마 ‘책과 관련된 일을 하겠다’라는 다짐이 서 있었다. 1인 출판사나 동네서점을 창업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그 일에 전문성이 있지도 않았고, 보다 크고 새로운 실험을 벌이고 싶기도 했다.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아주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는 실험이었으면 했다.그러다 커뮤니티 커머스라는 개념을 들었다. ‘무신사’, ‘오늘의집’ 같은 유명한 성공 사례 외에도 온라인 카페 규모에서 지속 가능한 수입을 얻는 곳들이 있다고 했다. 직장을 다니며 활동하던 오프라인 북클럽이 코로나19 때문에 열리지 않아 아쉬워하던 참이었다. 온라인 북클럽을 만들면 어떨까, 아니, 여러 사람이 온라인 북클럽을 직접 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어떨까, 그런 플랫폼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천천히 떠올랐다. 플랫폼의 이름은 ‘그믐’이라고 정하고 gmeum.com 도메인을 샀다. 책 읽는 사람들이 점점 감소하는 시대, 어두운 밤하늘에 가냘픈 빛이라도 되고 싶었다.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남편, 스타트업 경험이 많은 나의 대학 선배, 그 선배가 소개시켜 준 개발자 두 명, 이렇게 다섯 명이 모였다. 15년 동안 성실히 입금한 통장에는 식당을 창업할 만한 규모의 돈이 있었다. 내가 모았으니 내 인생의 실험에 쓰겠다고 남편에게 알렸다. 


“하루에 두 명쯤 방문하는 사이트가 되면 어떻게 하지?” 

남편이 물었다.

“괜찮아. 내가 혼자서라도 운영할래.” 

내가 대답했다.




커뮤니티는 시간과 신뢰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그믐은 ‘아주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는 실험’이 돼야 한다. 나는 북클럽 플랫폼이 지속 가능하려면 두 가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자발적인 참여’와 ‘꾸준한 수익’이다. 그중 더 중요한 것은 자발적인 참여라고 생각했다.


커뮤니티로 비즈니스를 하려면 먼저 사람들이 즐거워하면서 스스로 ‘콘텐츠’를 만드는 장소가 돼야 한다. 사람들이 즐길 콘텐츠를 운영자가 생산하는 구조는 오래 버틸 수 없다. 그런 커뮤니티에서는 회원이 늘어나면 운영자들이 몸을 갈아 넣게 되고 어느 순간 과로와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진다. 그믐을 준비하는 동안 케이스 스터디를 하면서 그러한 문화 스타트업들을 많이 봤다. 무리하게 몸집을 불린 뒤 바로 와해되는 곳들이 있었고, 오래 간다 싶은 곳들도 속을 들여다보면 성장을 포기한 채 대표가 과로에 허덕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 방식은 피해야겠다고 판단했고, 에디터나 PD 같은 직책은 아예 생각지도 않았다.


회원을 모으기 위해 기프티콘을 뿌리자는 팀원들의 제안을 거절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사실 기프티콘 이벤트는 예측 가능하고 쉬운, 검증된 회원 확장 방법이다. 그러나 기프티콘에 이끌려 가입한 회원들은 기프티콘이 사라지면 그 사이트에 머물지 않는다. 그믐의 콘텐츠는 책을 두고 나누는 느린 대화인데, 그런 체리 피커 회원들이 진지한 대화를 나누리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기프티콘을 얻기 위해 남기는 무성의한 글들은 그믐의 재미를 떨어뜨릴 거라 믿었다.


내 기준은 간단했다. 내가 즐거우면 남들도 즐겁다. 그래서 나라는 독자를 중심에 두고 그믐을 설계했다. 숏폼이 세상을 휩쓰는 와중에 진지한 이야기를 길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다른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초기에 한다는 가짜 계정도 만들지 않았다. 그런 편법을 부릴 수 있다는 상상 자체를 못했다. 대신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쉽게 모임을 열고 이끌 수 있도록 직관적인 UI와 UX를 구성하는 데 정성을 쏟았다. 그믐은 운영자가 이끌어가는 곳이 아니다. 사실 이것이 가장 큰 모험이었고, 가장 자신 없는 부분이었다. 책으로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생긴다니 꿈같은 이야기라는 말을 들었다. 독서 인구가 나날이 줄고 있는데 과연 그중에서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또 몇이나 될까. 책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은 책을 만드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책, 뉴스레터, 유튜브는 모두 일방향인 콘텐츠다. 생산자가 콘텐츠를 만들어 발행한다. 그 콘텐츠를 보고 뷰어들이 피드백을 주기는 하나 대화라고까지 부르기는 어렵다. 커뮤니티 설계의 본질은 내가 말하기 좋은 곳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남의 입을 열게 만드는 것이다. 서로를 전혀 모르는 타인들이 모여 하나의 책을 중심에 두고 낯선 이와 진지하고 맥락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베타테스트 기간 중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처음으로 독서 모임을 열었던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처음에는 그믐 팀원이 장난을 치는 것 아닌가 싶었다. 한 명의 참가자로 활동하는 것과 모임을 직접 개설하는 것은 분명 무게감이 다를 터. 그믐이 어느 정도 무르익고 나서야 누군가 모임을 만들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내 생각보다 사람들은 대담하고 용감했다. 스스럼없이 모임을 열고 함께 읽을 사람을 찾았다.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혼자서 책을 읽은 감상을 올렸다. 이제 그믐은 회원이 1만 명이 넘었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을 기준으로 그믐의 누적 모임은 1,160개이고 그중 대부분은 그믐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연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기적 같은 첫 독서 모임을 기억한다.



회원 수가 많다고 할 수는 없고 증가 속도도 더디다. 하지만 회원들의 수준과 자발성에는 자신이 있다. 그믐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독서 모임은 ‘벽돌책 읽기’ 모임들이다. 시장 트렌드와는 정반대인 셈이다. 몇 달 전 미팅 자리에서 한 대형 출판사의 마케터가 정말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는 막 그믐에서 자기 출판사의 두꺼운 해외문학 신간으로 독서 모임을 진행한 참이었다. “이런 ‘고급 독자들’을 어떻게 모으신 거예요?” 회원을 따로 모으지 않았다고 대답하니 상대는 정말로 놀라는 표정이었다. 그 출판사는 얼마 전에도 700쪽이 넘는 신간 읽기 모임을 열었다. 신간 마케팅을 위해 그믐에서 독서 모임을 여는 출판사들은 모두 온라인 서평단이 쓰는 글보다 그믐에 올라오는 글이 압도적으로 충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감동하는 사람은 저자들 본인이다. 신나 하는 게 느껴진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 책을 좋아하는 진지한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독서 모임 플랫폼을 만드는 게 먼저다. 그들이 사랑할 수 있는, 다시 말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믐의 화면 설계는 내 고집대로 진행했다. 그게 수익성에 해를 미칠 것 같이 보이더라도 말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좋아요’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든 아이콘이나 하트 모양의 아이콘을 눌러 손쉬운 의견 동조 표현을 할 수 있게끔 설계하는 것이 커뮤니티에서는 일반적이다. 사실상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커뮤니티 중 ‘좋아요’가 없는 곳은 지금 그믐밖에 없을 것이다. ‘좋아요’ 아이콘을 누른 사람들의 숫자는 게시물 가까이 표시되어 어떤 게시물이 인기 게시물인지, 인기 댓글인지 알려준다. 사람들은 직접 그 글을 읽고 스스로 생각하기 이전에 ‘좋아요’ 숫자로 어떤 의견이 다수의 지지를 받는지 알게 되고 이는 무비판적 동조로 쉽게 이어진다. 사람들의 의견 간에 우열을 바로 확인할 수 없도록 하고 쓸데없이 관심을 끌려는 행위는 애초에 차단해 인센티브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커뮤니티빌딩을 위한 효과적인 툴 하나를 잃는 것임을 알았지만 강력히 밀어붙였다.


또 다른 특징은 모임이 29일 안에 끝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내부적으로 외부적으로 많은 질문을 받은 부분이다. 친밀하고 돈독해진 독서 모임의 참여자들이 왜 29일이 지나면 헤어져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카톡이나 밴드, 일부 독서앱의 모임들은 모임지기가 해당 모임을 종료하지 않으면 보통 영원히 지속되는 형태이다. 이 경우 흔히 커뮤니티의 주된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고인물’, ‘친목질’ 이슈가 발생하기도 한다. 역동적이고 생명력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모임의 지속 기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기간 제한은 지금 그믐의 독서 모임에 적당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이외에도 그믐만의 특징은 많다. 그러다 보니 초기에는 정말 힘든 순간이 많았다. 교보문고, 고려대, 포스텍, 성북문화재단, 서강도서관, 벗이미술관 등 여러 기관과 협업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일은 처음 만나 그믐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믐이 어떤 곳인지를 설명하는 데 시간의 대부분을 썼다.


‘제2의 ○○’라고 설명할 수 있으면 편했겠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같은 서비스는 없었다. 온라인 모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화상 미팅을 생각했다. 줌이 아니고 서로 글자로 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화면에 얼굴이 나올 필요도 없고 같은 시간에 모일 필요도 없다고. 29일 만에 독서모임이 끝난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럼 내가 쓴 글이 전부 사라지는 거냐”라고 되물었다. 모임이 끝난다는 의미는 어느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 뜻일 뿐이며 과거에 대화를 나눈 기록은 영원히 남아 있고 언제든 찾아볼 수 있다고 대답해도 바로 이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다행히 이제는 그런 수고도 끝났다. 그냥 사이트를 보여 주면 되니까. 여러 출판사가 아무 문의 없이 그믐에서 모임을 운영하는 걸 보면서 이 사이트의 UI, UX가 어렵지 않구나 하고 안도한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명품이라 불리는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를 한 번도 산 적이 없다. 자동차를 구매한 적도 없다. 물건 대부분은 다이소나 인터넷으로 최저가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깜짝 놀랄 정도의 고연봉자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15년간 모은 돈이 엄청나게 많은 건 아니다. 그믐은 주주가 있는 주식회사이고, 내가 나에게 허락한 실험 기간은 10년이다. 그 기간 내에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나의 또 다른 실험이다. 


그믐은 지난해 몇 군데 기관과 협업으로 이미 서버 비용을 감당할 정도의 매출은 올렸다. 정식 비즈니스 모델은 몇 가지 따로 구상 중이며, 이제 회원 수도 1만 명이 넘었으니 슬슬 2단계 실험에 들어가도 괜찮지 않나 한다. 참여 회원들이나 출판사, 동네서점에 부담을 지우는 식은 아니라는 점만 밝혀 둔다. 사실우리 비즈니스 모델은 꽤 원대하다.


자발적인 커뮤니티를 향한 1단계 실험이 그러했듯이 2단계 실험의 성패 역시 전혀 알 수 없다. 미래 수익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으므로 비용을 철저히 줄이는 편을 택했다.


우선 그믐은 사무실이 없다. 그러니 임대료 걱정도 없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회사가 오프라인에 모여서 복닥거릴 이유가 무엇인가. 팀원들은 전부 주주들이며, 나를 제외한 다섯 명은 모두 자기 직장이 있다. 그래서 회의는 한 달에 두 번, 일요일 늦은 저녁 시간에 화상으로 한다. 평소 의사소통은 슬랙이라는 메신저를 이용한다. 그 외에도 원격 근무를 위한 무료 협업 툴이 많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팀원들은 임금을 받지 않으며 대신 주식을 갖고 있다. 이들이 그런 조건을 감내한 걸 보면 그믐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에 최소한의 전망은 있는 듯하다. 법인 설립의 행정적 절차조차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내가 직접 처리했다. 지금도 각종 변경 등기는 법무사 없이 직접 한다.


많은 부분을 자동화시켰다. 뉴스레터가 대표적인데, 1만 명이 넘는 회원에게 매일 서로 다른 내용으로 뉴스레터를 보낸다. 새로 모집을 시작한 독서 모임 소식 외에도 그 회원이 참여한 모임, 관심 가질 만한 모임 소식을 맞춤형으로 보내준다. 하지만 뉴스레터 발송에 걸리는 시간은 전혀 없으며,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다. 자동으로 뉴스레터 본문을 작성하고 메일을 보내도록 알고리듬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믐 뉴스레터를 항상 챙겨 본다는 서점 MD가 미팅 자리에서 “어떻게 그렇게 매일 뉴스레터를 보내실 수 있어요?” 물었고, 나는 “자동으로 보내는 거예요” 하고 대답했다. 고급 독자를 어떻게 모았는지 궁금해했던 출판사 마케터처럼 서점 MD도 눈이 커졌다.


그런 식으로 많은 부분을 운영자가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악성 게시물이 올라올 때 신고 버튼을 누르면 그믐 운영자가 아니라 모임 지기에게 먼저 연락이 가도록 되어 있다. 모임지기는 그 악성 게시물을 블러 처리할 수도 있고 지울 수도 있다. 이런 식의 분산형 구조가 그믐 운영자의 일을 덜어준다. 물론 그믐 운영자도 악성 게시물을 흐리게 만들거나 삭제할 권한은 있다. 이용자들이 수집한 문장을 모임 피드 중간에 넣는 기능이 반응이 좋은데, 이 역시 운영자가 개입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그믐이라는 실험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그럭저럭 처음 구상한 대로 굴러가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아는 한 이렇게 활발하게, 자발적으로 잘 굴러가는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는 없다. 내가 케이스 스터디로 삼았던 여러 분야의 커뮤니티 스타트업들이 이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그믐보다 못해 보인다. 혹시 그믐이 이미 국내 최대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인 것 아닐까?


며칠 전 친구가 인터넷을 하다 어떤 이의 글을 캡처해서 보내주었다.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이니 내가 보라고 쓴 것은 아닐 거다. ‘책쟁이들은 알아야 할 사이트’라는 설명과 함께 그믐이 ‘최근 나의 숨통, 즐거움, 나의 외로움을 채워주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단 세 사람이라도 구하고 싶다는 나의 선언은 어쩌면 그리 무모한 것이 아니었을지 모른다.

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 마플과 함께하는 금요일 저녁의 즐거운 수수께끼 풀이 시간.


내가 느끼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하거나 악한 게 아니라 뭐랄까, 어리석게 보이거든.

늘 생각하는 거지만 인간은 기억력이 짧은 게 축복이지요.

제가 보기에 요즘 젊은 사람들은 '생각'을 할 줄 몰라요. 진상을 파악하려 들지 않는단 말씀이지요.


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열세 가지 수수께끼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아트인사이트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사진을 포함한 원문 바로 읽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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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체부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성인 종합독서율은 43%다. 쉽게 말해 1년간 성인 10명 중 6명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의미다.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출판계는 불황이라는 익숙한 전망 앞에서 김새섬 대표는 오랫동안 사랑해온 책의 세계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을 읽는 사람도, 책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도 없는 세상은 얼마나 척박할까.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 '지식공동체 그믐’은 그렇게 사랑하는 세계를 지키고 싶다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믐의 독서모임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며, 모두 29일이면 끝난다. 물리적 공간에 제약받지 않고 친목의 부담도 적은 이 플랫폼은 그믐달처럼 잘 보이지 않던 독서가들을 한데 불러 모았다. 현재 그믐은 약 1만 500명의 회원과 함께 책의 세계를 지키고 또 넓혀 가는 중이다. 김새섬 대표가 그믐에서 추구하는 것은 ‘느슨한 연대’다. 그는 이 연대감이 가능한 한 오래 책 읽는 이들의 세계에 머물기를, 그것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이 읽는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지난 5일, 김새섬 대표를 만나 그믐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았다.

 

 

 

느슨한 연대가 있는 독서가들의 아지트, 그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독서모임 플랫폼, 지식공동체 그믐 대표 김새섬입니다. 15년간의 직장생활을 번아웃으로 그만두고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던 중 예전부터 좋아했던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책 읽는 사람이 줄어든다는 소식에 안타까워하다가, 재미있으면서 사회에 의미도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믐을 만들었습니다.

 

 

그냥 독서모임 플랫폼이 아니라 ‘지식공동체’라는 표현이 귀에 들어옵니다.


책 읽는 사람들이 모여서 책을 중심으로 맥락 있는 대화를 나누면 그게 곧 지식과 지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모인 다양한 의견들은 미래 독자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고 더 나아가 2020~30년대 한국인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믐은 일종의 지식공동체라고 생각했어요.

 

 

지난 4월 초 그믐은 회원 1만 명을 돌파했어요. 큰 홍보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회원가입을 하거나 플랫폼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면 보상을 주는 마케팅이 흔한데, 처음부터 그런 건 계획하지 않았어요. 책을 생전 안 읽던 사람이 커피 교환권 받는다고 갑자기 책을 읽지는 않잖아요. 왔다가도 금방 떠날 거예요. 대신 정말로 책을 좋아하고 열정을 가진 사람들을 진득하게 모으고 싶었습니다. 광범위한 마케팅을 하는 대신 그분들에게 필요한 플랫폼, 좋아할 만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했어요.


그렇기에,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저희 사이트는 되게 지루할 수 있어요.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런 곳이 필요했다며 많이 아껴주시죠. 자연스레 회원들 대부분이 모임에 열심히 진지하게 임하고, 그런 특성이 또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듯해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다 회원분들이 열심히 입소문을 내주신 덕분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믐은 들여다볼수록 독특한 구석이 있어요.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모든 모임의 글을 열람할 수 있다는 것, 어떤 모임이든 29일이 지나면 끝난다는 게 눈에 띄어요. 이렇게 설계한 배경을 들어보고 싶어요.


회원가입이 글을 읽는 장벽이 되지 않기를 바랐어요. 잘 읽다가 회원가입 창이 뜨면 귀찮아서 읽기를 그만두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렇게 가입을 유도해 회원 수가 늘어나기보다 사람들이 그믐에 올라와 있는 좋은 글을 계속 보고 널리 퍼뜨려 이 모임들이 세상에 알려지는 게 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29일이면 모임이 끝나는 건 실제 달의 주기가 29일이기도 하고, 지나친 친목을 지양하기 위해서이기도 해요. 29일이면 책 한 권을 다 읽고, 그 책에 관한 이야기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도 부담스럽고, 주제에서 벗어난 이야기로 빠질 수도 있어요. 한 권을 다 읽은 후에는 또 다른 모임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가면 됩니다.

 

 

‘좋아요’가 없다는 것도 그믐의 큰 특징입니다.


다른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의견이 곧 좋은 의견, 옳은 의견 취급받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그믐에서는 ‘좋아요’로 게시물의 우열이 결정되지 않았으면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은 다 다르고 나름의 가치가 있어요. 그믐 이용자들은 ‘좋아요’ 개수 대신 내용 자체로 글을 판단하기를 바라요. 여기서는 어떤 의견을 읽고 난 후 정말 마음에 든다면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 답댓글을 달 수 있어요. 그러면서 자신의 의견을 한 번 더 정리해볼 수도 있죠. 


‘좋아요’가 없으면 커뮤니티 분위기를 흐리는 회원을 막는 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좋아요’는 관심이고, 관심은 곧 돈이 되거든요. 그믐에서도 아주 드물게 분란 자체가 목적인 글을 봤는데, 관심을 받지 못하니 사라지더군요.

 

 

 

책으로만 할 수 있는 일



 

대표님도 독서모임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했기에 그믐을 만들 결심을 하셨을 텐데, 그 기억을 들려주실 수 있나요?


책은 어릴 때부터 많이 읽었지만, 독서모임을 한 적은 없었어요. 그러다 직장 생활에 번아웃이 와서 독서모임에 참가해 봤죠. 첫 번째 모임 책이 제니퍼 이건의 『깡패단의 방문』이었어요. 끌리지 않는 책이었는데, 몇 장 읽다 보니 푹 빠져들더군요. 모임이 아니었다면 평생 관심을 안 뒀을 책이에요. 이렇게 놓치는 책이 세상에 얼마나 많을까 싶었죠. 정작 그 책을 추천한 분은 그 책이 취향에 맞지 않았다고 밝힌 지점도 재미있었어요. 독서모임이란 평소 안 보던 책의 재미를 알아가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라는 걸 그때 실감했어요.

 

 

지금까지 약 3년간 그믐을 운영하시며 중요했던 순간들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처음으로 저희 팀원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그믐의 시스템을 선보였던 베타테스트가 기억에 남아요. 베타테스트가 고등학생 대상으로 이루어져서 솔직히 걱정도 되었는데, 의외로 진지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학생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누구나 자리와 환경이 마련된다면 거기에 맞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 그믐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베타테스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모르는 사람이 그믐에 모임을 개설했던 사건도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홍보도 하기 전이었는데 저희 팀원도 지인도 아닌 분이 어떻게 찾아왔는지는 지금도 몰라요. 수요조사도 없이 제가 원해서 만든 플랫폼이라 솔직히 사람들이 좋아해 줄지 걱정이 컸던 시절, 그믐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건이었어요. 


최근에는 교보문고 구독 서비스 ‘샘(sam)’과 협업을 진행 중인데, 이것도 저로서는 큰 사건이에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상상도 못 했던 큰 회사인데, 그믐이 편집자들이 주시하는 사이트라는 말씀과 함께 먼저 협업을 제안해 주셨어요. 감격스럽고 또 감사했습니다. 

 

 

그믐을 운영하며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진행되었던 것도 분명 있었을 테죠.


저는 출판계에서 일한 적이 없었기에 그믐을 만들 때도 순전히 독자 입장에서 좋아할 만한 플랫폼을 상상했어요. 저와 같은 ‘책 팬’을

모으겠다는 마음이었죠.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며 작가와 출판사분들도 이 플랫폼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게 감사하면서도 뜻밖이었습니다.


지금은 소수의 베스트셀러 작가를 제외하면 내 책을 읽은 사람들의 목소리 자체를 발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하지만 그믐에서는 책 한 권에 관해 적게는 몇십 개에서 많게는 몇백 개까지 의견이 올라와요. 허공에 글을 발표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작가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아요. 출판사도 마찬가지예요. 비용 없이 독서 모임을 열어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어 작은 출판사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만큼 독자 반응을 확인하기가 어렵다니, 독서인구가 적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요즘은 손쉽게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책을 읽을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기도 해요.


정보는 책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많은데, 저는 정보가 아니라 지식·지혜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요. 정보가 아주 작은 단위의 뉴스라면, 지식·지혜는 그 정보들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서 그 자체로 하나의 긴 논리를 갖추고 맥락이 있는 덩어리예요. 예를 들어 어떤 동네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몇 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정보예요. 하지만 그 아파트에 사용된 건축자재, 관련 법령을 조사하며 1년간 전국의 아파트에 발생하는 화재를 분석하고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은 지식, 지혜가 됩니다. 


오늘날에는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단편적인 정보는 별로 가치가 없어요. 지금 같은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손쉽게 얻은 개별의 정보가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아직까지 책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하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다고 해요. 읽지 않는 사회가 읽는 사회로 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독서는 굉장히 능동적인 활동이에요. 시간도 체력도 필요하기에 쉬면서 자발적으로 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환경이 중요합니다. 모든 활동에는 전염성이 있어요. 내 주변 모든 사람이 농구를 좋아해 경기를 챙겨 본다면, 관심이 없더라도 한 번쯤은 보잖아요. 마찬가지로 책 읽는 사람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분위기, 책을 읽고 대화하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그믐이 거기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

 

 

그럼 대표님이 꿈꾸는 이상적인 ‘책 문화 생태계’는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합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책을 살 때 베스트셀러 목록이나 유명인의 추천 도서 목록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그보다 실제로 어떤 책을 읽은 누군가의 이야기에 주목하기를, 독자가 스스로 좋은 책을 발굴해내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위에서부터 아래로 향하는 게 아니라 아래서부터 위로 향하는 독서문화를 꿈꾸죠. 책을 중심으로 둔 여러 활동도 더 활발해지면 좋겠습니다. 도서관, 서점, 독자, 작가 출판사 등 각각 다른 목적을 가진 책과 관련된 주체들이 더 긴밀하게 교류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지속 가능한 그믐을 꿈꾸며

 

 

 

요즘 그믐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고민은 지속 가능성이에요.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수익모델도 만들고 싶고, 기존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 외에 책을 읽기로 새롭게 결심한 사람들도 모으고 싶어요. 방법은 계속 고민 중인데, 일단은 사랑받는 사이트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래야 그다음도 생각할 수 있겠죠. 많은 실험을 해나갈 거고, 또 그만큼 많은 실패가 기다리고 있겠죠. 그래도 계속해보고 싶어요.

 

 

그렇게 계속하는 원동력은 어디서 나오나요. 15년간 하던 일을 그만두고 회사 밖에서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다 보면 불안할 때도 많을 텐데요.


잘될 거라는 생각보다 안 될 거라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오히려 힘을 얻는 타입이에요. 의외로 죽음을 생각하는 게 많은 도움이 돼요.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이미 한 일보다는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지 않았던 일을 더 후회할 것 같거든요. 언제든 삶이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좀 더 용기를 낼 수 있어요. 다 망했고, 결국엔 죽는다면 지금 못 할 건 하나도 없잖아요.

 

 

그믐을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님이 예상하는 출판시장과 독서문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도 궁금합니다.


점점 책이 재화에서 서비스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사람들은 책 자체보다도 책을 읽는 경험을 중요시해요. 책을 안 읽는 사람조차 책을 읽는 게 좋은 거, 멋진 거라는 생각은 하잖아요. 쇼츠 20개 보면 자괴감이 들지만, 책 한 권을 읽으면 좀 재미가 없었더라도 뿌듯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이 들죠. 오늘날의 책은 그런 긍정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매체예요.


저는 그러한 독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북클럽이 지금보다 훨씬 더 활성화될 거라고 봐요. 10년 전만 해도 북토크라는 개념이 낯설었지만, 지금은 책을 내면 북토크를 하는 게 자연스러워졌듯이, 북클럽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출판사는 신간을 출간하며 그 책을 적극적으로 읽고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같이 홍보할 거예요. 사람들은 이제 알아서 책을 읽지 않아요. 같이 읽자고 서로 끌어주고 격려해야 해요.

 

 

최근 그믐에서의 새로운 시도나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책을 중심으로 한 2차 콘텐츠 모임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최근에는 ‘연뮤클럽’이 하나 생겼어요. 작년에 도스토옙스키 3대 장편 읽기 모임을 했는데, 그때 참여자 중 한 분이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까지 같이 보면 좋겠다며 여신 거예요. 5월에 대학로에서 하는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함께 보고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렇게 남겨진 기록을 보고 다음번에 다른 사람이 해당 공연을 예매할 수도 있을 거예요. 좀 더 욕심을 내면 비평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평론가들의 비평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낸 아카이브가 되는 거죠. 그렇게 그믐이 확장되기를 꿈꿔봅니다.

 

 

이 인터뷰를 읽으며 새롭게 책을 읽어보기로 결심하는 사람도 있을 듯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그런 분들을 위해 어떻게 독서를 시작하면 좋을지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변 도서관에 가보시길 추천드려요. 회원증을 만들면 다섯 권을 빌릴 수 있어요. 고민하지 말고 끌리는 책 아무거나 다섯 권을 빌립니다. 집에서 설렁설렁 읽다가 재미없으면 덮어둬요. 반납하고 또 새로운 다섯 권을 빌려와요. 서너 번 이러다 보면 한 권쯤은 재미있는 책을 발견할 거예요.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재밌었던 책을 보며 같은 작가의 책을 읽어보거나 비슷한 분야의 다른 책을 시도해보세요. 필독서를 읽을 필요도 없고, 한번 빌렸다고 끝까지 읽을 필요도 없어요. 자유롭게 자신만의 책 취향을 만들어 가며 읽는 재미를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새섬 잡담 - 향락

합정역 인근에 '향락'이라는 지하 바에 놀러 갔다. 우연히 길을 걷다 가게 바깥에 붙여진 포스터의 "예술인"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와서 충동적으로 입장. 계단을 내려가는데 오늘 사장님이 문을 안 여셨나 싶게 어두워서 일단 합격이다. 어둡고 (음악으로) 시끄러운 술집이 내 취향이다. 이 곳은 하도 어두워서 메뉴판도 잘 안 보일 정도다. 그래서 펜라이트를 모든 테이블에 배치해 놓으셨구나. 화장실에 가니 다닥다닥 붙은 포스트잇이 재밌다. 나도 질세라 그믐의 캐치 프레이즈 적어놓고. 사진을 찍으면 전부 중경삼림 한 장면처럼 찍힌다. 추가금 없이 멋진 기타 공연을 즐겼다. 내부에는 오락실이 있는 작은 서재도 있고 거기엔 옛날 주간지도 있다. 바를 운영하는 사장님의 태도와 진심이 느껴지는 공간. 주인장이 자신의 공간을 이처럼 사랑하니 객들이 모를 수가 없다.

그믐북클럽 2.0

2022년 12월 웅진지식하우스의 '빅히스토리'를 1기로 시작된 그믐북클럽은 최근 14기까지 진행이 되었다.

당시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방대한 책을 과연 누가 함께 읽을까 싶었는데 무려 129명이 신청을 해서 깜짝 놀랐다. 그믐북클럽은 회를 거듭할수록 계속해서 꾸준히 참여하는 멤버들이 많아졌다. 익숙한 닉네임을 자주 만나니 반갑다. 첫 번째로 책을 통해 배우고 두 번째로는 같은 책을 읽는 멤버들을 통해 배운다.


한편 그믐북클럽이 계속되면서 현재 아쉬운 점 몇 가지를 보완하고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다. 고민 끝에 15기부터는 아래와 같은 내용들을 중점으로 방향성을 조금 변경했다.


1.책 증정 인원을 기존 20인에서 30인으로 늘렸다.

원래 그믐 북클럽은 출판사에서 종이책을 협찬해 주는 방식이었는데 아무래도 배송까지 담당해 주시다 보니 20권보다 더 많은 권수를 협찬하기에 출판사에서도 다소 비용적 부담이 있으셨다. 신청자는 많은데 그중 20명을 뽑기가 매번 너무 어려웠다. 안타깝게 합류하지 못한 분들에게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고. 더욱 많은 이들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방법이 마땅치 않던 차, 교보문고 sam 측에서 연락을 주셨다. 

15기부터는 교보 sam 구독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참여자들에게 무료 책을 읽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한 기의 멤버수를 20명에서 30명으로 늘리고 또 동시에 2기 (혹은 그 이상)를 운영함으로 실질적으로 기존보다 훨씬 많은 참여자가 함께할 수 있다.


2. 그믐북클럽 도서 선정 기준을 강화했다. 그믐북클럽이 고른 책은 무조건 읽는다는 분들이 많았다. 북클럽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뭘까, 여러 번 깊이 고민했고 답은 역시 '좋은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서가 좋은 질문을 만든다. 저자의 의견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좋은 책을 읽는 북클럽에서는 건강하고 깊이 있는 생각들이 쏟아진다. 그전에는 책을 신중하게 골라도 출판사에서의 협찬 여부가 확실치 않아 과감한 진행이 어려웠는데 이 문제 역시 교보문고sam과의 협업으로 많이 해결될 것 같다. sam 에 있는 책이 20만권이 넘는다.

이제 당첨자 뽑는 시간을 좀 더 좋은 책을 고르는 시간으로 쓰려 한다. 시간의 검증을 이겨낸 책들로만 진행할 예정이라 아무래도 구간 위주의 구성이 될 것 같다. 발간된 지 얼마 안 되어 궁금한 알쏭달쏭 신간을 파헤치는 역할은 비욘드 북클럽으로 넘겼다.


3. 모집 기간을 기존보다 길게 가져가기로 했다. (최대 29일간 멤버를 모집할 예정) 15기부터 그믐북클럽은 전자책을 제공하는데 전자책 말고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종이책 애호가들은 이 기간 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거나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북클럽 시작 전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었다. 또한 여러 권의 책을 동시에 병렬 독서하는 그믐 회원들이 많은데 모집 기간이 넉넉하니 그 사이 그믐북클럽 도서를 미리 읽어두어도 좋겠다. 북클럽이 시작되면 그 때 책을 읽어도 되지만 여유가 있다면 책은 미리 읽고 북클럽 기간에는 다른 멤버들이 남기는 감상이나 생각을 꼼꼼히 읽고 충분히 성찰하며 함께 교류하는 시간으로 만들면 어떨까?


4. 모집 기간도 북클럽 활동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다. 책을 읽겠다는 마음부터가 독서의 시작이다. 책에 대한 초기의 관심과 궁금증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깝다. 관련된 주제로 워밍업 삼아 이야기하며 책의 내용을 예측하고 북클럽에 대한 기대를 서로 나눌 수 있다. 본격적인 북클럽 시작 전에 간단히 글을 쓰는 연습이 될 수도 있고 그믐이 처음인 이들은 어색함을 덜고 그믐 글쓰기 창에 익숙해지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본격적인 운동을 하기 전 몸풀기가 필요한 것처럼 북클럽 스트레칭이라 생각해도 좋다.


5. 사전에 독서 가이드를 제공한다. 책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 책의 난이도, 유의사항을 안내한다. 이를 통해 북클럽 참가 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북클럽 책이 나와 맞는지 안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다. 막무가내로 도전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어려워도 어렵다는 것을 미리 알면 참여자들은 마음의 각오를 다질 수 있다. 또한 세간의 오해와 달리 유명한 책중에 생각보다 분량이 적고 쉬운 책도 많은데 이런 책들 역시 독서 가이드에서 상세히 정보를 제공할 터이니 지레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도전하기를 권한다.

한강공원 나들이

정명섭 작가님이 그믐 로고로 티셔츠와 모자를 만들어 깜짝 선물을 주셨다.

날씨 좋은 봄날, 한강공원에 놀러가서 새 옷 개시. 반팔티랑 모자 너무 예쁘다.

황금손을 가지신 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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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도서 증정] 안톤 허 첫 소설 《영원을 향하여》 함께 읽어요.[도서 증정] <이달의 심리학>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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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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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매달 1일 시작합니다
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8월]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그믐클래식 2025] 8월, 순수의 시대
바쁘지만 책은 읽고 싶어 by Oncoazim
올해 가을엔 산에 가야지 머리는 차갑게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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