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2022년 봄, 우울의 늪에 빠져있던 나를 도운 건 뜻밖에도 제주의 도서관, 콕 찍어 말하자면 서귀포의 삼매봉 도서관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춰버린 듯했던 그때, 나는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향했다.
제주에서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던 어느 날, 무료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이름도 멋진 '삼매봉 도서관'을 발견했다. 구내 식당이 맛집으로 유명하다길래 도서관보다 먼저 식당을 찾았다. 역시 맛있더라. ㅎㅎ
식사 후 남은 시간에 열람실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나는 낯선 곳에 가면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찾아보고 항상 둘러본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꿈을 꿀까? 어떤 책을 빌릴까? 그렇게 상상하다 보면 조금 덜 슬퍼진다.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다. 도서관의 날을 소개하는 글을 쓰다가 문득 '이게 뭔가' 싶어 모두 지우고 내 이야기를 써본다. 도서관은 단순한 책의 공간이 아니라, 삶의 위안을 얻고 새로운 꿈을 꾸는 곳이라는 것을.
이번 주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잊지 마시라, 도서관 출입은 언제나 무료다.


기술, 트렌드, 혁신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티타임즈 채널에 독서가 빠 질 수 없다!!
티타임즈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특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태까지 유튜브에 출연하면 그믐에 대해 한 글자라도 더 소개하려고 애를 썼는데요, 이번에는 이런 욕심을 내려놓고 편안히, 정말 재미있게 대화를 나눈다는 생각을 가지고 촬영했어요. 홍재의 기자님이 워낙 잘 이끌어 주셔서 마음이 편했습니다.
방송에서는 내향인들을 위한 독서 모임 커뮤니티 '그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고, 삶의 지혜를 발견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았고요.
무슨 헛소리를 했을까 덜덜 떨면서 모니터링 했는데 보신 분들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번 출연을 통해 많은 분들께 그믐과 독서 커뮤니티의 매력을 소개할 수 있었기를 바라며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티타임즈 김새섬’ 검색해 주세요. 😘


탑동 광장 근처에서 찾아낸 작은 발견이다. 바다 바로 앞이라 갈 만한 카페 선택지가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단 한 곳만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만난 빈투지에 첫눈에 반해버렸고... 하루에 두 번이나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ㅋㅋ (같은 카페 하루 두 번 가는 사람, 접니다.)
1층은 높은 천장과 고풍스러운 빈티지함, 2층은 탁 트인 바다 전망 - 마치 두 개의 전혀 다른 카페를 동시에 즐기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진짜 심쿵 포인트는 따로 있었으니...
2층 한쪽에 놓인 책들과 리딩 노트들! 주인장의 정성 가득한 밑줄과 필기를 보는 순간, 이 공간이 단순한 카페가 아님을 알았다.
놓여 있던 책 중에 2권을 골라 그 자리에서 읽었다. 방파제를 닮은 치즈케이크 테트라포드와 함께 따뜻한 차 한 잔도 마시고. 바다가 선물하는 풍경에 마음이 열리고, 책이 건네는 문장에 생각이 깊어지는 곳.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은 카페, 빈투지.
제주에 가신다면 꼭 한번 들러보세요!


1. 제주 행 비행기가 최신식이라 듣기 좋은 앨범이 많았다. 기내에서 기념으로 받은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었는데, 음질이 꽤 좋아서 놀랐다.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편안한 재즈나 추억의 90년대 댄스 음악 말고 중국, 일본 앨범을 골라봤다.
2. 제주 공항에 도착 후 택시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행사장인 한라체육관으로 향했다.
3. 화창한 봄 날씨에 만개한 벚꽃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마음이 몽글몽글.
4. 드디어 한라체육관에 도착
5. 나의 강연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
6. 행사장 안은 인산인해. 나도 설레는 마음으로 구경했다.
7. 내 강연이 끝나고, 다음 타임에 있었던 정다운 작가님의 제주살이 13년 차 이야기를 들었다. 강연도 좋았는데 예쁜 손수건도 모두에게 선물해 주셨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잘 쓸게요.
8. 마지막으로 탑동 광장 인근의 미친부엌에서 박소해 작가님 만나 미친 먹부림


현대 미술 감상의 새로운 접근법
'얼굴 파레이돌리아'는 일상의 무작위적이거나 모호한 시각적 자극 속에서 친숙한 얼굴 이미지를 인식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구름에서 강아지 얼굴을 발견하거나 토스트에서 예수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패턴을 우리의 뇌가 만들어내는 경우를 말한다.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는 이러한 현상을 예술적으로 활용해 과일, 꽃, 채소들을 정교하게 배치하여 사람의 얼굴을 표현했다. 첫눈에는 인물화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야채와 과일의 집합체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 작품을 사람으로 봐야 할까, 정물로 봐야 할까? 저자는 두 가지 관점을 동시에 수용하라고 제안한다. 과일처럼 보이는 얼굴이자 동시에 얼굴처럼 보이는 과일 모음인 것이다.
이처럼 다층적인 감상 능력을 기르는 것이 예술 감상의 지평을 넓히고 예술적 사고를 풍요롭게 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복잡하고 어려운 현대 미술을 보다 깊이 이해하는 방법으로서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 변하지 않은 통찰
2000년 봄, 한 젊은 작가가 자신의 첫 책을 홍보하기 위해 동네 책방 행사에 참여했다. 낭독회에는 단 두 명만이 자리했는데, 한 명은 낯선 이였고 다른 한 명은 작가의 친구 어머니였다. 정작 친구는 그 자리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작가는 낙담하고 실망했지만 놀랍게도 그의 책은 이후 날개 달린 듯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책이 바로 말콤 글래드웰을 세계적인 작가로 만들어준 『티핑 포인트』이다.
이후 25년이라는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화했고, 저자는 단순한 개정판 대신 디지털 시대에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의 법칙을 완전히 새롭게 집필하기로 결정했다. 『티핑 포인트』를 이미 읽었던 독자나 아직 접하지 못한 독자 모두에게 충분한 만족을 안겨줄 책이다.


우리는 왜 매직이 필요하게 되었을까?
한국의 신선 식품 가격은 유독 높다. 과일은 언제 마지막으로 먹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고, 그나마 소분된 채소를 사서 샐러드를 자주 먹으려 노력한다. 채소는 좋지만 금세 시들어버리는 게 아쉽다. 집 앞 시장에서 그날 먹을 만큼만 사면 좋겠지만 바쁜 현대인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출출한 어느 저녁, 냉장고 속 시든 야채는 물러지고 냄새나 결국 냉동 만두나 라면으로 허기를 달랜다.
『도둑맞은 집중력』의 저자 요한 하리는 바로 이런 우리의 일상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비만을 치료할 기적의 신약, '매직 필'에 혹하는 사람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그는 그 원인 중 하나로 망가진 식품 산업을 지목한다. 초가공 식품으로 가득한 우리의 밥상. 저자는 비만을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닌 사회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자랑스러운(?) 관악인, 김새섬입니다. 관악 지역 소식을 전하는 GBM 관악마을방송의 '독한 수다' 코너에 출연했습니다! 진행을 맡으신 박소현 님은 코너명과는 달리, 정말 따뜻하고 친절한 분이셨어요.
인터뷰는 20분 남짓 진행되었지만, 촬영 전에 30분 넘게 담소를 나누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진행자님 역시 독서 모임과 '함께 읽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너무 반가웠네요. ^^
그믐을 알리고 싶다는 제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GBM 관악마을방송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영상은 유튜브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바로보기 링크]


이 무대가 끝날 때까지
책장을 펼치자마자 "박수칠 때 왜 떠납니까"라고 쓴 저자의 친필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그 옆에 서툰 솜씨로 그린 하트 그림에는 긴 꼬리와 예쁜 리본까지 달려 있었다. 호통 개그로 익숙했던 희극인 이경규에게 이런 다정한 면모가 있었나.
자신의 삶과 일, 꿈과 철학을 진솔하게 풀어내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경규는 한 사람도 박수를 안 칠 때까지 무대에 서겠다는 흔들림 없는 다짐을 밝힌다. 해피엔딩, 명예퇴직, 유종의 미 같은 흔한 수식어 대신 끝이라서가 아닌 진정한 아름다움을 끝까지 만들어내고 싶다는 그의 고백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우리 모두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멋지게 자신의 역할을 해내자. 다만 그전에 혼란스럽고 변화무쌍한 세상 속에서 근성과 열정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멋쟁이 선배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행복에서 재미로, 삶의 좌표 재설정하기
회사 생활이 버거웠던 시절, 나는 작은 행복의 순간들을 만날 때마다 그 이유와 날짜를 꼼꼼히 기록했다. '나의 행복 리스트'라 이름 붙인 이 기록들은 행복의 원인을 파악해 그 순간을 재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몇 년 동안 꾸준히 기록했지만 같은 상황에서조차 행복감을 다시 느끼기는 쉽지 않았고 나는 기록을 그만두었다.
나처럼 행복의 ‘정량화’에 매달렸던 책의 저자는 갑작스러운 동생의 죽음으로 '행복'이라는 가치관을 내려놓고 대신 '재미'를 선택했다. 재미있는 삶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재미있는 삶이란 대체 무엇일까? 이런 질문을 품은 독자들에게, 저자는 10가지 프레임워크를 통해 구체적으로 재미를 찾는 방법을 제안한다.
자기 주도성이 있는 활동을 선택할 것, 적절한 불확실성을 환영할 것,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것,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을 의식적으로 되새길 것 등이 그 내용이다. '재미'라는 다소 가벼워 보이는 단어 속에 우리 삶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깊은 철학적 통찰이 숨겨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