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칭찬의 박수 세 번으로 이 글을 시작합니다. 짝!짝!짝!
3개월 동안 도스토예프스키 3대 장편을 읽는다는 이 무모하면서도 멋진 계획에 함께 해 주신 분들, 모두 너무나 감사합니다. 중간 중간 힘든 고비도 많았지만 긴 장정을 마치고 그믐밤은 무려 3명의 박사를 배출하였어요. @스마일씨 @거북별85 @작은기적 님을 비롯 함께 해 주신 분들 너무나 자랑스럽고 축하드립니다.
그믐밤 오프라인 모임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셨지만 온라인 모임에서 열심히 함께 달려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공간에 남겨진 우리들의 글이 무려 540개가 넘어요.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이라는 책으로 500개가 넘는 글이 남겨진 독서모임이 한국에, 아니 러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에 또 있을까요? 정말이지 역대급 아닌가 싶습니다.
18일에 있었던 오프라인 그믐밤에서는 지난 1탄, 2탄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과자 (무려 @수북강녕 책방지기님이 직구를 하기도 하셨다고요)와 러시아 차가버섯 티와 함께 도스토예프스키를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을 함께 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모임과는 조금 다르게 책 내용에 포커스를 완전히 맞추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그의 작품을 이루는 사상적 측면에서 유신론과 무신론을 다루며 우리들 각자는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존 메설리의 분류표를 보며 살펴보았어요. 물론 무 자르 듯 나는 100% 이 쪽에 속한다는 분은 없었고요, 다들 이 부분과 저 부분에 조금씩 걸쳐 있거나 혹은 이런 쪽에서 나이가 들면서 저런 쪽으로 점차 변경이 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리한 분류표 결과도 공유드립니다.
불가지론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 자체가 무의미하다) => 선택자 없음
불가지론 (삶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의미가 있지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IlMondo @스마일씨 @작은기적
삶이 무의미해서 좋다 (긍정) => @수은등 @거북별85 @임쏘쏘
삶이 무의미해서 좋지 않다 (용인) => @동키돈키 @고쿠라29
삶의 의미는 초월적인 존재로부터 온다. (긍정적 유신론) => @IlMondo @수북강녕 @임쏘쏘 @작은기적
삶의 의미는 속세에 있으며 객관적이다 (객관적 자연주의) => @장맥주
삶의 의미는 속세에 있으며 주관적이다 (주관적 자연주의) => @동키돈키 @수북강녕 @거북별85 @스마일씨 @고쿠라29 @장맥주
거북별85님이 문장수집 해주신 에필로그를 살짝 바꾸며 모임 마무리하겠습니다.
"영원히 이렇게, 평생토록 이렇게 손을 잡고 가요! 도스토예프스키 만세! 그믐과 수북강녕이 다시 열광적으로 외쳤고 모든 도박사들이 그들의 외침에 화답했다"
노들섬 안에 있는 공간인데 여러 권의 책이 구비되어 있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의자와 탁자가 많다. 서점인 줄 알았는데 책을 판매하고 있지는 않고 그냥 무료 배치용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한강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특별한 장소이다.
폭이 넓은 강이라 건너기가 마음처럼 쉽지는 않지만 난지공원, 뚝섬, 잠실, 여의나루 등 강남 북 양쪽에 모두 멋진 공원이 만들어져 있다.
선유도와 여의도, 세빛섬은 자주 가 봤는데 노들섬은 처음이다. 집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길래 별 기대 없이 들렀는데 역시 좋았다. 노들섬은 19년도에 처음 문을 열었다고.
코스터 2개를 선물 받았다. 미니액자처럼 예뻐서 이 위에 커피 잔에서 흘러나온 물자국은 너무 안 어울릴 것 같다. 제주도의 '슬로보트'라는 커피숍에서 사셨다 고.
그믐달 모양 컵받침은 놓기에 따라서 초생달도 될 수 있다.
엑셀 활용법부터 블로그 자동화, 유튜브 콘텐츠 생성, 미드저니와 ChatGPT API 사용법까지, 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러니까 챗지피티를 거대언어모델로 개발했는지 머신러닝인지 그런 거 나는 잘 모르겠고, 당장 내 할 일 어떻게 줄여줄 수 있냐고요! 현기증 나니까 빨리 가르쳐 주세요. 라는 사람들의 수요가 폭증할 터. 이를 돕고자 만든 책이라 할 수 있다.
프롬프트를 이용한 활용방법들을 알려주고 있고 작업물 수준은 나빠 보이지 않았다. 반복적으로 이러한 업무를 자주 수행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런데 블로그 글 쓰기, 유튜브 만들기, PPT 파일 만들기를 내가 한 달에 한 두 번 할 경우 이 때 챗지피티 이용해서 한다고 하면 지금 상태로는 조금 답답하고 복장터질 것 같다. 블로그 글을 예로 들어 내가 직접 쓰면 1시간인데, 챗지피티와 실랑이하면 50분만에 작성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글이 내가 쓴 글보다 딱히 더 월등하지도 않다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듯.
기대하는 바는 챗지피티와 소통하는 것이 훨씬 편해지고 니가 맞네, 내가 맞네 에서 최종 산출물이 나오는 시간이 50분에서 20분 이하로 짧아지면 정말로 우리네 평범한 직장인들의 회사 생활도 달라지긴 할 것 같다. 챗지피티가 약속하는 미래도 이 부분이겠지? 50분에서 20분, 10분 결국 그 보다 더 짧게.
가배원에서 커피를 마시고 인근에 있는 수림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진은 순서 대로 비빔탄탄면, 탄탄국밥, 가지만두.
유리창이 투명하니 꼭 야외 테이블에 앉은 듯 보이는데 건물 안이다. 바깥에 바다가 보이고 싱그러운 팝송이 BGM으로 어울릴 것 같은 화창한 날이었다.
찾아보니 이 곳도 그렇고 가배원도 그렇고 다 프랜차이즈 체인점이었다. 그닥 프랜차이즈 매장스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하긴 생각해보면 음식 장사 경험이 없다가 뭐든 가게를 새로 낸다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모르는 것 투성이일 것 같다. 그나마 난이도가 높지 않은 작은 커피숍을 한다고 해도, 당장 커피컵, 커피홀더는 어떻게 주문하고, 메뉴 가격 결정은 어떻게 하고, 알바생은 어떻게 뽑아야 할지, 마케팅 방법은 뭐가 있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것 투성이인 상황에서 본사에서 나와서 그건 이렇게 하세요. 라고 알려주면 그게 맞는지 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맘은 참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각의 체인점은 장사가 안 되도 프랜차이즈 본사는 돈을 번다던데 본사가 제공하는 건 커피 원두와 예쁜 인테리어가 아니라 무엇에든 기대고픈 사람들에게 기댈 어깨가 되어주는 것인 듯.
이렇게 멋진 풍경의 카페가 서울에 있었다면 너무 북적여서 앉을 자리도 없었을 텐데 어쩌다 보니 층 전체를 내가 전세내는 호사를 누렸다.
라떼가 3천원 대.
인근에 스타벅스도 있는데 시끄럽기만 하고 이 곳이 훨씬 좋은 것 같았다.
다만 일하려고 노트북을 잠시 펼쳤는데 와이파이가 너무 약해서 인터넷은 자주 끊겼다.
부산은 광안리, 해운대만 알았는데 지난 번에 다대포 해수욕장을 갔다가 너무 좋아서 놀랐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른 해수욕장을 가보고 싶어서 찾아 보았고 송정해수욕장 이라는 곳이 있길래 방문했다.
송정해수욕장 인근의 카페 코랄라니.
엄청난 규모의 대규모 건물로 좌석이 매우 많다.
마침 날씨가 받쳐 주어 야외의 빈백에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외국인들에게도 유명한지 중국인 관광객들도 꽤 있는 편.
지난 번에 빌린 책과 동일한 제목의 책.
마찬가지로 제목만 보고 빌렸다.
이전의 책보다는 나았으나 이 책 역시 내가 예상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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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6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자기 안의 가상적 타자가 실제 타자와 꽤나 가까워지지만, 20대 무렵에는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지 못한다. '좀처럼 남들이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기분도 들지만 거기서 뻗대는 건 탐구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이해받지 못한다는 마음은 아마도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견디며 어떻게든 극복하려 노력을 거듭하지 않으면 사고에 깊이가 생기지 않는다.
요즘은 '남에게 상처 주기 싫다' 라는 이유로, 의문이 생기거나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도 말을 안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만약 사고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면, 그런 태도는 피차 좋지 않다.
p.71
하이데거에 따르면, 현존재(인간 주체)는 그 본래적인 존재 방식에서 '죽음으로의 선구' 라는 형태를 취한다. 죽음으로의 선구란, 죽음이 자기 자신의 확실한 가능성이라는 것을 직시한다는 것이다. 현존재는 언젠가 죽음이 도래할 것이 확실하다는 각오 아래에서 미래를 선취하는 가운데 결의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p.295
지금 와서 돌아보면, 젊을 적에는 어쩐지 인생이 무한히 계속될 것만 같은 환상을 품고 있었다. 그랬기에 쓰고 싶은 것이더라도 그 주제가 아주 어렵고 준비에도 방대한 작업이 필요한 것이라면 '더 나중에 집필해야지'하며 뒤로 미루어왔다. 하지만 50세가 됐을 때부터는 인생이 어느 시점에선가는 확실하게 끝난다는 사실을 생생히 실감하게 되었다.
p.299
보통은 어떤 사안에 대해 지적인 의문을 품게 되면 앞선 사람들이나 동시대인들이 그것에 대해 어떻게 응답해왔는지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지적 욕구가 자연히 일지 않는다면, 문헌 읽기는 괴로운 작업이 될 터이다.
제목에 이끌려 빌렸다. 책은 크게 4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돈, 건강, 사랑, 행복. 그리고 그에 관한 각각 10개의 조언들.
그런데 읽다 보니 왜 제목이 <책의 힘>인지 전혀 모르겠는 거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앞의 판권 페이지를 살펴보니 원제는 <The ten secrets of abundant wealth, The ten secrets of abundant health, The ten secrets of abundant love, The ten secrets of abundant happiness> 이다. 본문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이 정직한 제목이 왜 갑자기 한국에서 <책의 힘>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조언의 내용들은 나쁘지 않은 것 같았지만 기대한 내용이 아니라 읽다 멈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