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3월 초,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문학 분야 업무 보고 자리에서 『서울리뷰오브북스』의 조영남 편집장님을 만났다. 『서울리뷰오브북스』 와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그믐이 막 사업을 시작하던 3년 전, ‘서리북’ 7호 함께 읽기를 그믐에서 진행하면서 이메일을 여러 번 주고 받았다.
편집장님은 여름호인 18호에 글을 기고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서울리뷰오브북스』에 내 글이 실린다니! 그 제안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즉석에서 수락하고 나서, 무엇을 쓸지 고민하다가 요즘 자주 받는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믐이 시작된 3년 전만 해도, '함께 읽기'를 이끄는 곳은 트레바리와 몇몇 출판사 북클럽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믐을 비롯한 민간 업체뿐 아니라 정부까지 나서서 '함께 읽기'를 독서 캠페인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다. 불과 3년 사이에 '함께 읽기'의 지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함께 읽기'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연습 문제를 몇 개 만들어봤다. 정답이 궁금하다면 『서울리뷰오브북스』 여름호 216페이지를 열어보시길!


지난달 말부터 외래 치료를 받고 있다. 매일 오전 10시 항암제 복용, 11시 방사선 치료가 일과다. 방사선 치료의 경우에는 내 얼굴 굴곡에 맞춘 마스크를 착용한 뒤 방사선을 쬐는데 치료가 끝나면 마스크 자국이 얼굴에 울퉁불퉁 오래 남아 신경이 조금 쓰인다. 그 밖에 전신 피로로 인해 집중력과 판단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제외하면 심각한 부작용은 아직 없는 편이다.
매일 반복되는 병원 일정에 익숙해졌는데, 어제는 유난히 분주한 하루였다.
1. 오전 채혈과 흉부 X-ray를 마치고 항암제를 복용했다.
2. 방사선 치료 전 잠깐의 여유 시간에는 대기실에서 독서를 했다.
3. 11시 방사선 치료했다.
4. 방사선 담당의와 면담을 가졌다.
5. 점심은 복잡한 병원보다 집이 편해 간단한 음식을 사서 돌아왔다가, 오후 일정에 맞춰 다시 병원으로 향했다.
6. 혈압과 신체 계측을 마치니 수치가 바로 상담실로 전달됐다.
7. 뇌신경 담당의 면담
8. 항암 코디네이터와도 상담했다.
9. MRI 검사 일정을 잡고, 처방전을 받았다.
10. 병원 근처 약국에서 한 달분 약을 수령했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일정이 오후 5시에야 마무리됐다. 매일이 이렇다면 정말 버거울 것 같지만 어제는 많은 일들이 겹쳐서 그런 거니 뭐…
p.s 첫 번째 마스크 사진은 저는 아니고 AI가 만들어 준 건데 대략 비슷합니다.


작년 가을, 알고 지내던 출판사 대표님께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새로운 시리즈의 일환으로 인터뷰집이 나올 예정인데, 이번 책의 주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 여성들'이라고 하셨다. '성공'보다는 '시작'에 방점을 둔 책이라는 설명도 덧붙이셨다.
원고는 EBS에서 오랫동안 작가 생활을 하신 은정아 작가님께서 쓴다고 하셨다. '제대로' 살기 위해 새로운 일을 시작한 여성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로 옮기는, 사람과 소통하며 스토리를 풀어내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신 분이었다.
나는 평소 한 직업으로 정년 퇴직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늘 생각해왔다. 나부터 그랬고, 내 주위에도 그렇다. 설령 지금 교사나 공무원처럼 안정적인 직군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조차 젊은 시절 많은 방황을 거쳐 정착한 것일 뿐, 다섯 살 때 가졌던 선생님이라는 꿈을 이루고, 남은 삼십 년도 지금처럼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이들이 과연 현대 사회에 얼마나 될까?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런 삶의 방식이 더욱 일반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나를 떠올려 주신 공출판사의 공가희 대표님께 정말 감사했다. 망설임 없이 바로 인터뷰 수락 답장을 드렸고, 이어 은 작가님과의 실제 대화 역시 즐거웠다.
내가 마지막 인터뷰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책이 곧 나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업이 더뎌지는 듯했다. 딱히 도와드릴 일도 없어 조용히 기다리던 차, 얼마 전 마침내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에는 책이 나오면 북토크도 돕고, 이것저것 프로모션도 기획하며 적극적으로 돕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지만 건강 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어 아쉽기만 하다.
며칠 전 은정아 작가님께서 새 책과 굿즈를 보내주셨다. 정성이 담긴 카드도 예쁘고, 책의 만듦새도 참 좋다. 만드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그믐'을 만들면서 세상에 새로운 것을 내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종종 깨닫는다.
이번에 받은 굿즈는 초승달과 그믐달 두 버전이라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책이 많은 분들께 읽히고 응원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저의 팟캐스트가 드디어 업로드되었어요. (물론 제가 직접 한 건 아닙니다만...^^;; 정예은 피디님과 사랑하는 남편 장강명 a.k.a 장맥주 님, 감사합니다.)
팟캐스트 제목은 <암과 책의 오디세이>입니다. 악성 뇌종양 투병, 독서모임 플랫폼 운영, 그리고 삶의 의미를 이야기해보려고요.
매일 아침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10분 가량씩 장맥주 님과 인터뷰한 내용을 편집 없이 올립니다. 새소리, 발걸음 소리, 운동하시는 분들의 잡담도 함께 들어가네요. 녹음실을 갈 형편도, 편집을 잘할 실력도 없어서 그런 거지만, 함께 공원을 걷는다고 생각하시고 들어주세요.
1~8회를 한꺼번에 올렸고, 내일부터 하루에 한두 회씩 업로드할 예정이래요.
팟빵, 스포티파이, 애플, 유튜브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링크는 아래 있어요.
좋아요, 구독, 댓글로 응원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로요~
**팟캐스트 <암과 책의 오디세이> 들을 수 있는 곳 ***
팟빵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92770
스포티파이 https://open.spotify.com/show/5PRHiBjngcInuA50y1aiML
애플 https://podcasts.apple.com/.../%EC%95%94%EA.../id1818329538
유튜브 https://youtube.com/channel/UC1zziJLpQc6tKHEMWOUplOA?si=Iu9g26F1-DZL8cxY


안녕하세요, 그믐의 김새섬입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한 달간 저의 소식이 뜸했던 이유를 궁금해 하실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사실 지난 달 말, 갑작스러운 '교모세포종' 진단으로 인해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수술과 치료를 받으며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에요.
하지만 많은 분들의 따뜻한 응원과 기도 덕분에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지금은 집에서 회복 중입니다. 곁에서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저를 응원해주신 그믐의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오늘 점심, 저녁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믐을 다시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책과 함께 여러분의 삶에 작은 위안과 영감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만간 6월 도서 소식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건강하게 그믐에서 만나요 😊
#그믐 #김새섬 #건강회복 #일상의소중함 #응원감사합니다 #실버라이닝


올려주신 글들 하나하나 반복하여 읽어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개 게시판인만큼 하실 수 있는 이야기의 내용이 한정되어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좋은 말씀, 귀한 조언 남겨주셔서 고개 끄덕이며 감사한 마음으로 두 손 모아 읽었고 거듭 반복하여 읽고 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지난 그믐밤이 있던 4월 26일 토요일 컨디션이 급속히 저하되어 원래 예정되어 있던 그믐밤 뒤풀이를 하지 않고 집으로 바로 돌아갔습니다. 몸이 안 좋아 집에서 타이레놀 하나를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날 밤 11시 경 토하면서 다시 깼어요. 이상함을 감지한 남편이 다행히 얼른 119 앰뷸런스를 불러 주어 인근의 병원으로 바로 호송이 되었고, 그때 이후로 약 3,4일은 기억이 없습니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께서 수술을 잘 해주셔서 이후로 의식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옆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남편과 저희 친정 식구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그럴 만 하더군요. 워낙 무덤덤한 성격이라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생사를 넘나들었던 일주일이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제가 누리고 있었는지 깨닫고 목표만을 향해서 돌진하던 삶의 방향도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크게 깨달은 것은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의 감사함과 소중함이었어요. 오늘 점심, 저녁 무얼 먹을지 고민하는 인생은 꽤나 괜찮은 삶입니다.
조언해 주시고 걱정해 주시고 기도해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제가 살아서 평생 동안 좋은 일, 의미 있는 일 하면서 천천히 그러나 반드시 갚겠습니다. 제가 쓰러져 있는 기간 동안 업무들을 별로 하지 못했는데 너그러이 이해하고 넘어가 주신 여러분께도 진심을 담아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며칠간 바다에서 휴가를 보냈다. 처음 이틀은 다소 쌀쌀했지만 맑은 날씨가 우리를 반겼다. 숙소에서는 해변이 바로 보여 바다를 걷는 사람들을 꽤 가까이에서 살필 수 있었다.
아직 날이 추운데도 바닷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사람들로 북적였다. 동이 트기 전부터 까만 밤이 내릴 때까지 사람들은 이쪽에서 저쪽으로, 또 저쪽에서 이쪽으로 무언가를 찾는 듯 쉼 없이 걸었다.
마지막 날은 아침부터 촉촉한 비가 내려 바닷가를 찾는 이들이 뜸하다. 우산을 든 채 종종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사이로, 우비만 입고 맨발로 차가운 바닷물을 차며 걷는 용자들이 눈에 띄었다. 푸른 비옷을 입은 사람이 저 쪽으로 지나가고, 그와 엇갈려 검은 비옷을 입은 누군가는 반대방향으로 모래사장을 달렸다.


"네이버에서는 '그믐'이 잘 안 나와요. 구글에서는 검색이 잘 되는데..."
국민 검색 엔진, 네이버에서 '그믐'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네이버는 검색 엔진이라기보다는 파워링크 광고판에 가깝다고 설명드리지만, 그걸로 끝낼 수는 없다.
어떻게든 네이버 검색 순위 상위에 '그믐'을 올려야 한다는 목표를 품은 초보 사장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그믐'을 입점시키기로 결심했다. 상품은 매달 진행하는 '그믐 클래식 도서'. 이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에게는 1개월 SAM 무제한 구독권과 독서 모임 참여권을 제공할 예정.
스마트스토어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왔기에 왠지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세상의 모든 일은 만만치 않다. 각종 SNS에서 '이거 진짜 쉽다', '이걸로 돈 벌 수 있다'는 말은 대부분 과장이다. 직접 해보면 무엇이든 생각보다 어렵다.
네이버 쇼핑의 안내글을 꼼꼼히 읽고 가입 후, 필요한 서류들을 제출했다. 그러나 주주명부를 오래된 것으로 제출하여 한 차례 반려. 다시 최신 서류를 제출하려다 주주들의 개인 정보 마스킹을 잘못하여 두 번째 반려를 받았다. (나 왜 이러냐 ㅠ.ㅠ) 한번 반려되고 재심사를 받는 데만 기본 5~6일이 걸리니 급한 분들은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우여곡절 끝에 상품을 입점시켰다. 전국의 수많은 사장님들의 노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작은 성취감을 느꼈다.
그믐 스마트스토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gmeum29/products/11677211352


지난 주말에 지인의 결혼식장을 찾았다. 옆자리에 앉은 할아버지는 손주손녀가 올 때마다 자신의 옆에 있는 고모 할머니가 누군지 기억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셨다. 나쁜 의도는 아니었지만 한창 식이 진행 중이었기에 누군가에게는 방해가 될 수 있었다.
앞에서 식 전체를 진두지휘하던 매니저가 다가와 조금만 목소리를 낮춰 달라고 정중히 요청하고 갔다. 매니저의 책임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계속 그녀의 행동을 살폈다.
신랑 신부 입장 시에는 큰소리로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결혼식 중간 중간 모든 순서가 무리 없이 진행되는지 끊임없이 살피고 챙기는 모습이 돋보였다.
'저런 매니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주인공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을 자부심 있게 묵묵히 해내는 사람. 남의 특별한 날을 빛내주는 멋진 사람.
이날, 신부와 신랑 역시 참 아름다웠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처럼 싱그럽고,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이 느껴지는 멋진 커플이었다. 이들의 앞날을 축복한다.


2022년 봄, 우울의 늪에 빠져있던 나를 도운 건 뜻밖에도 제주의 도서관, 콕 찍어 말하자면 서귀포의 삼매봉 도서관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멈춰버린 듯했던 그때, 나는 서울에서 가장 먼 곳으로 향했다.
제주에서도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던 어느 날, 무료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이름도 멋진 '삼매봉 도서관'을 발견했다. 구내 식당이 맛집으로 유명하다길래 도서관보다 먼저 식당을 찾았다. 역시 맛있더라. ㅎㅎ
식사 후 남은 시간에 열람실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나는 낯선 곳에 가면 근처에 도서관이 있는지 찾아보고 항상 둘러본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꿈을 꿀까? 어떤 책을 빌릴까? 그렇게 상상하다 보면 조금 덜 슬퍼진다.
4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다. 도서관의 날을 소개하는 글을 쓰다가 문득 '이게 뭔가' 싶어 모두 지우고 내 이야기를 써본다. 도서관은 단순한 책의 공간이 아니라, 삶의 위안을 얻고 새로운 꿈을 꾸는 곳이라는 것을.
이번 주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잊지 마시라, 도서관 출입은 언제나 무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