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62페이지~63페이지 사이 발췌
목표 설정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짓이다. 거의 그렇다. 예를 들어 당신의 목표가 10kg 감량이라고 하자. 당신은 그 목표를 달성한다는 보장도 없지만 달성할 때까지 늘 목표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즉, 목표 지향적인 사람은 항상 실패의 순간들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목표를 달성하는 순간의 기분은 그야말로 끝내준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란 곧 자신에게 목적의식과 방향성을 제시하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건, 짧은 성공의 만끽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무함뿐이다. 공허함을 느낀 당신은 또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성공하기 전의 실패 상태로 되돌아가는 상황을 반복한다.
목표가 아닌 시스템 모델은 인간이 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일에 적용할 수 있다. 다이어트를 예로 들면, ‘20kg 감량’은 목표지만 ‘올바른 식습관’ 은 시스템이다. 운동은 어떤가. ‘4시간 이내 마라톤 완주’는 목표지만 ‘매일 운동하기’는 시스템이다. 사업에서 ‘100만 달러 벌기’가 목표라면, ‘지속적으로 혁신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가 활동’은 시스템이다.
매년 마지막 날은 과메기와 유서로 우리만의 작은 송년회를 한다.
유서는 첫해 쓸 때 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대체 무슨 이야기부터 써야 할지 커서만 깜빡깜빡 정말 막막했는데 벌써 5년 이상 반복되다 보니 이젠 뚝딱뚝딱 금방 쓴다. 프로유서작성러다.
저자는 현직 사서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사기업에서도 일을 해본 적 있지만 마치 당연한 결말처럼 도서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동료 사서들에게 쓴 소리가 될만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하지만 이 사람, 도서관을 정말로 사랑하고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참 많구나 라는 게 진심으로 다가온다.
바코디언은 작가가 만든 말인가본데 사서를 얕잡아 부를 때 쓰는 말로 사서가 하는 일은 대출반납 때 바코드만 찍는 게 전부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미래 사회에서 사서는 단연코 바코디언, 그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실제적인 방향과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1인 1메뉴라는 말은 요식업장에서 자주 듣긴 하는데 이게 가게 이름이라니 처음엔 좀 이상했다. 1인1상. 서울 은평구 연서로 534 4층/5층
건물의 모든 층에서 아마 음료를 팔 텐데 내 기준 4층이 제일 좋은 것 같다. 파스타가 2만 5천원이라 조금 비싸게 느껴졌지만 모든 음료 가격이 1만 3천 원 정도이므로 식사 뒤 원하는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파스타 세트를 먹는 편이 따져 보면 더 낫지 않은가 한다.
전망 값이겠지만 나름 파스타 맛도 좋고 커피도 괜찮았다. 외국인 친구를 데려오면 아주 좋아할 곳.
저도 그믐밤 후기를 살짝 풀어볼게요. 오늘부터 일요일까지는 많은 분들이 금요일, 크리스마스 이브, 일요일 이렇게 연이어 연말의 파티를 즐기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그믐밤은 시기가 크리스마스 이브와 겹치지 않고 하루 빨랐다는 점이 아주 좋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크리스마스 이브와 겨루기에는 아직 그믐밤의 인지도가 살짝쿵 부족합니다.
다섯 번째 그믐밤의 경우 수북강녕 책방지기님께서 박사 논문 급으로 행사 준비서를 작성하시고 전달해 주셔서 받아들 때마다 숙연해지곤 했어요. ^^ 과연 나의 역할은 무엇일까? 더군다나 한 분도 아니고 무려 세 분의 작가님께서 주인공으로 등판하실 예정이라 토크 거리가 떨어질 리 없고요, 다만 작가님들이 혹시 쑥스러움이 많으시면 어떻게 하지, 뭔가 중간에 어색하게 이야기가 뚝 끊어지지는 않을까... 하지만 저의 이러한 고민은 세상 쓸데없었습니다.
22일이 마침 동짓날이라는 사실도 책방지기님께서 알려주셨어요. 그날 팥죽을 준비할 테니 같이 나눔하자, 그리고 공식 행사가 종료되면 럭키 드로우로 선물을 나눠주자! 정말이지 연말 분위기 물씬 나는 특별 행사들을 척척 준비해 주셨어요. 사실 그믐밤은 입장료는 없지만 책 읽는 사람들이 모여서 동네책방에서 자발적으로 책과 음료를 구입하시면서 작은 서점을 후원하고 도와주시고 계신데요, 수북강녕 책방지기님은 매출은 뒷전이시고 이래도 되나 싶으시게 모든 걸 퍼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너무 감동이면서도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 과연 무엇을 위한 그믐밤인가…ㅎㅎ
<매핑 도스토옙스키> 그믐 모임보다 그믐밤 준비 모임이 더 열띤 대화를 나누면서 뭔가 조금 이상했지만 ^^ 그믐밤을 상상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즐거웠기에 그렇게 경품 추첨까지 행사가 진행되면 원래 도우리님이 공지한 그믐밤 종료 시간 9시를 훌쩍 넘어 10시 가까이 끝난다는 사실을 다른 참석자분들께는 알리지 않고 준비하는 저희만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당일에 행사가 예상보다 길어져 불편을 겪으신 참석자분들께는 다시 한번 양해 말씀 드립니다.~
마침내 기다리던 그믐날이 찾아왔고 왼쪽부터 문화라 작가님, 이보영 작가님, 김청연 작가님께서 앉으셨습니다.
문화라 작가님은 쌍둥이 출산 육아 경험을 쓴 『천하무적 쌍둥이 생생육아(2012년 출간, 2022년 8쇄 발행)』를 펴냄과 더불어 독서모임을 포함한 다수의 모임을 꾸리며 함께 읽고 쓰기를 주도해오셨는데요, 일일일독 요령도 설명해 주시고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글로 엮으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해프닝도 나눠주셨어요.
이보영 작가님은 『은퇴하고 즐거운 일을 시작했다』 집필하셨고 프리랜서 작가로 현재 활동하고 계신데요 한겨레21손바닥문학상, 웅진문학상 등 다수 문학상 수상한 소설가로 지금 소설에 집중하셔야 하는데 밥벌이 글쓰기에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는 상황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솔직하게 나눠주셨고, 혼자 일을 해도 나만의 기획서를 작성하고 착수하라는 아주 실질적이면서 유용한 팁을 알려주기도 하셨습니다.
김청연 작가님은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왜요, 그 뉴스가 어때서요』 등 그 유명한 “왜요” 시리즈의 창시자이신데 어린이·청소년 문학에 관심이 많으셔서 글쓰기 클래스인 '쓰힘세 글방' 운영 및 전국 각지 도서관과 학교를 접수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계세요. 이 날 최고 명언 ‘글쓰기는 주리를 트는 고통을 통해 나온다’ 를 강조하셔서 실제 주리를 틀려 본 적이 있으신 거 아니냐며 저렇게 실감나는 고통의 표현은 있을 수 없다는 그믐밤 참가자들의 증언이 있었어요.
1부에서는 세 분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모두 너무 말씀도 재미있게 잘 해주셔서 예정된 45분의 시간을 훌쩍 넘기고 참가자들이 작가님들 이야기에 빠져드는 동안 따끈하게 배달된 팥죽은 아래층에서 쓸쓸히 식어갔다고 합니다. 1부가 지나고 2부는 다소 타이트하게 진행하였고요, 대망의 경품 증정으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경품은 문화라 작가님, 이보영 작가님, 김청연 작가님이 예쁜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의 벽걸이 장식에 숨겨진 참가자들의 닉네임이 적힌 종이를 하나씩 뽑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어요.
이번 그믐밤은 모든 면에서 역대급이었는데요, 최다 주인공 인원 (작가님 3분) 주최 측을 다 합해 최다 참석인원 29명으로 여태껏 열렸던 그믐밤 중에 유달리 큰 기록들을 세웠습니다. (거의 시상식 수준) 흥겨운 우리만의 연말 자리를 위해 세심히 배려하고 치밀하게 계획해 주신 수북강녕 책방지기님 비롯 솔직한 이야기 들려주시고 글쓰기에 용기를 북돋아 주신 세 분 작가님들, 센스쟁이 일일스탭분들과 매섭도록 추운 날 먼 걸음해주셔서 강녕전을 따땃하게 덥혀 주신 모든 참석자분들께 큰 감사드립니다.
다음번에는 수북강녕에서 겨울 아닌 다른 계절을 경험하며 책 이야기를 조금 더 찐하게 해보는 자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그믐밤은 계속됩니다. 쭈욱~~~
그래서 제대로 된 돈가스를 먹기 위해 방문한 온정 돈까스. (서울 관악구 조원로 60)
맛과 양, 가격, 그리고 친절함까지.
모든 부문을 만족시키는 기분 좋은 식당이다.
식사 중에 사장님께서 매운 돈가스도 한 점씩 맛보라며 모든 손님들에게 하나씩 공짜로 주셨다. 그런데 너무 매워서 내가 나중에 시킬 것 같지는 않다.
GS 편의점 돈가스 도시락의 오랜 팬이다. 두툼한 등심 돈가스와 치즈 돈가스까지. 원래 GS 돈가스 도시락에는 밥이 아니고 특이한 스파게티면 이 함께 있었는데 그 면도 맛있었다. 요즘은 출시가 안 되고 있어 아쉽다.
편의점을 방문했을 때 돈가스 도시락이 있으면 일단 들고 오는데, 새로 이사한 동네는 GS 편의점이 멀다. 대신 세븐일레븐이 바로 옆에 있어서 집어 오긴 했는데 솔직히 실망스럽다. 이런 돈가스 도시락은 일단 한 번 튀겼던 것을 나중에 전자레인지 (혹은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다시 데워야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최우선이다.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기름이 쩔어 돈가스에 스며들지 않게끔 하는 게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실패다.
한국문학번역원 발행 영문 계간지 Korean Literature Now 58호에 과거 독서모임 했던 경험과 그믐을 시작하게 된 계기, 그 밖의 그믐의 여러 이야기를 '문학적 경험'이라는 큰 주제 아래 부족하나마 적어 보았다.
마침 번역을 맡아 주신 분이 정슬인 번역가님이라 반가웠다.
‘흑뢰성’은 책걸상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추천을 듣고 최근 읽은 격월간 미스테리아에서도 나오고 해서 읽기 전부터 제목이 익숙한 책이었다. 불야 성 (하세 세이슈 작)처럼 일본 뒷골목 야쿠자들의 생존기를 그린 책인가 싶었지만 배경은 옛날 옛날 전국시대. 오다 노부나가가 한창 땅따먹기에서 승전보를 울리고 있던 시기, 그에 맞서 한 성을 지키는 성주의 이야기를 그렸다.
워낙 기대를 가지고 읽어서인지 크게 울림 있는 부분은 생각보다 적었다. 두께가 꽤 두껍지만 내용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동안 성 안에서 일어난 네 개의 수수께끼를 푸는 방식이라 장편소설보다는 연작소설 느낌이다. 개별 개별 재미있지만 이 정도 두께감 있는 추리소설을 읽고 난 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밀물처럼 다가오는 뭐라 정의할 수 없는 커다란 감정들은 없었다.
472쪽
저희는 다만 죽음으로도 그 고통이 끝나지 않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격월간지 미스테리아 44호와 함께 내년도 달력이 왔다. 달력에는 유명 추리소설 작가들 의 출생일과 사망일이 나와있다. 여기까진 그냥 평범한데 추리소설 내 사건이 일어났던 날짜들이 함께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준다. 예를 들면 3월 11일은 ‘용의자 X의 헌신’ 작품 속에서 에도가와 제방에서 남성 사체가 발견된 날, 5월 20일은 해리 보슈가 옛 전우 메도우스의 시체를 마주친 날. 1년 365일 모든 날에 이런 사건이 적혀 있으면 더 좋을텐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달력을 보고 아! 오늘은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 던이 실종된 날이구나 라며 하루를 시작하면 매우 재미있을 듯. 하지만 일 년의 모든 날짜와 연결된 사건을 다 찾으려면 미스테리아 에디터들이 너무 힘들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