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The quick brown fox jumps over a lazy dog.
책에서 100번도 넘게 나오는 문장 ㅎㅎ
아름다운 폰트의 비밀을 알고 싶어 읽었는데 영자 폰트에 한정된 이야기라 조금 아쉬웠다. 일본인인 저자는 현재 독일에서 알파벳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며 살고 있는데 처음에 로마자 서체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런던에 갔을 때 "일본인인데 로마자 서체의 디자인을 알 리가 없다"라는 반응 속에서 갖은 고생을 다 했나 보다. 이 책 역시 읽다 보면 일본인 특유의 장인 정신이 느껴진다.
Futura 체는 깔끔하고 예쁘다.
의외로 폰트의 느낌은 글자와 글자 사이의 간격, 그 글자의 폭이 주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바야흐로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신의 보상회로를 수시로 자극하고 중독에 빠지는 시대, 그와 동시에 더 큰 이익을 얻으려는 욕망 탓에 서로가 서로에게 더 강력한 중독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할 방법을 발명해내는 호모 아딕투스 Homo addictus 의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특히 오늘날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많은 기업이 빅데이터로부터 얻은 정교한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디지털 중독을 경제적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산업 전체가 디지털 중독을 연료 삼아 돌아가는 '중독경제'를 향해 질주해가고 있습니다.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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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나온 중독 디자인 정리.
시핑(맛보기) => 후킹(낚아채기) => 소킹(푹 빠지도록) => 인터셉팅(현실에서 다시 데려오기)
원래 중독은 비싼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약물 중독, 쇼핑 중독, 도박 중독 등 모두 만만치 않은 금액이 필요하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중독이 싸졌다! 우리들은 스마트폰 덕에 공짜로 무언가에 쉽게 중독될 수 있게 되었다.
병아리는 철망에 다가온 손가락을 콕 쪼았다. 어린 나는 돌연한 날카로운 감촉에 소스라쳐 울음을 터뜨렸다. 할머니가 내 손을 감싸 쥐고 엉덩이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아가 괜찮여. 병아리가 애기 예쁘다고 그런 거여. 괜찮여." 66쪽
"예쁜 사람, 왜 그러나."
그것이 생떼의 최종 단계에서 할머니가 꺼내는 마지막 한탄이었다. 76쪽
고모나 아버지를 칭찬할 때도 할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장혀. 장한 사람이여.
그러고 보니 할머니는 어린아이가 자라는 온갖 비뚤 빼뚤한 모습을 모두 '예쁘다' 고 요약했고 분투하는 모습은 '장하다'고 했다. 어른이건 아이건 하는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입술을 삐죽이며 '별나다'고 했다. 더 나쁘면 '고약하다'였다. ....
...할머니가 나를 야단칠 때 쓴 말도 싱거웠다.
"착한 사람이 왜 그러나." 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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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를 언제나 '예쁜 사람'으로 '착한 사람'으로 보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작가의 마지막 문구처럼 그럴 때 우리는 '혼자인지 함께인지 분간되지 않는 충만함으로 가득'해 용기 내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외식만 하는 건 아니고 가끔은 집밥을 먹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