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새섬님의 블로그
기고/강연 요청은 본 메일로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kokura@gmeum.com카뮈에 따르면, 우리는 거짓 희망을 품지 않은 채 부조리 감각을 받아들여야 하고, 더 나아가 껴안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체념하면서 부조리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결코 부조리를 전부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 부조리는 부단한 대결, 저항, 교전을 요구한다...... 카뮈는 시시포스가 그 노동에서, 그 임무에 숙달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자신의 운명이 부조리함에도 불구하고 신들과 죽음에 끝없이 반항하는 것에서 의미를 찾고 심지어 행복까지 찾는 모습을 상상했다. "정상을 향해 가는 투쟁 자체가 충분히 사람의 가슴을 벅차게 해 준다. 시시포스가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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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가장 끔찍한 사실은 우주가 적대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무관심함을 수긍하여 죽음의 한계 안에서 삶의 도전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종으로서 우리의 존재는 순수한 의미와 성취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어둠이 아무리 아득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빛을 마련해야 한다.
스탠리 큐브릭,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감독
378 페이지
세속적 휴머니스트가 되자 는 작가님의 주장이 담긴 책이다.
우주는 무관심하다. 그렇다고 내가 무관심한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짜친 인생들의 살고자 하는 버둥거림?
책을 다 읽고 난 뒤 한 줄 감상은 이랬는데 뒷 표지에
'출구가 꽉 막힌 생의 보통날, 그 순간 펼쳐지는 이야기의 향연' 이라고 편집부가 정제된 언어로 써 놓았다.
제대로 읽은 거 같긴 하다.
455페이지,
소설은 등장인물의 삶에 우리 자신을 투사하여 그 삶과 일체되도록 우리를 초대하여, 소설 속 인물들의 삶의 세계에 우리가 지속적으로 정서적·상상적 개입을 하도록 요구한다. 말하자면 소설은 우리가 등장인물들 의 시각을 충분히 공유하여 그들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도록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위대한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허구의 세계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능력과 우리의 방식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 보는 여러 시각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다듬고 연마하는 굉장히 멋진 훈련장이라 할 수 있다.
감상평 :
요즘 시대에 '가성비' 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우리 시대의 새로운 종교, 가성비에 관한 5편의 소설들이 모였다.
단편이 두 세 편 정도 더 들어갔다면 좋았을 걸 싶기도 하고, '가성비'로 묶이기엔 좀 안 어울리는데 싶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들었을 때 혹하는 테마임은 분명
어느 고쿠라 일기전
“그런 걸 조사해서 어따 쓰시게?”
하고 옆에 있는 후지에게 툭 내뱉듯이 말할 뿐이었다.
그런 걸 조사해서 어따 쓰시게? 그가 툭 내뱉은 이 말이 고사쿠의 마음 깊은 곳에 가시처럼 박혔다. 아닌 게 아니라 이런 작업에 의미가 있을까? 괜한 일에 나 혼자 오기를 부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고개를 쳐들었다. 그러자 문득 자기 노력이 전혀 쓸데없이 보이고 갑자기 떠밀려 난 기분이 들었다. K의 편지마저 겉치레 인사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희망 은 갑자기 사라지고 새카만 절망이 엄습해 왔다. 이런 절망감은 이후에도 종종 불쑥불쑥 일어나 그는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괴로워했다.
-마쓰모토 세이초, 「어느 고쿠라 일기전」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