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돈키호테 (1)- 세르반테스

by 보리차책방2023-06-21 17:53:12
돈키호테 1돈키호테 1

"돈키호테를 읽다(안영옥)"를 읽는 중.


전에 독후감이랍시고 썼던 아래 글은 아무것도 모르고 쓴, 쓰레기다...


---------------------------------------------------------------------------------------------------------------------


세르반테스의 문장은 400년 전에 썼다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지금 읽기에도 어색함이 없다. 1605년, 한반도는 임진왜란이 끝나고 광해군 재위 3년 전인 시대다. 당시에는 어땠을까. 그때도 낄낄거리며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얼마나 지금의 서술방법과 차이가 없게 느꼈던지, 중요한 대목을 앞두고 '다음장으로 넘어갑니다'하는 식의 서술에서는 어렸을적 만화 드래곤볼을 볼 때,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화생방 방독면을 쓴 만화캐릭터로 등장한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떠올랐다.


번역이 훌륭하기도 했겠지만 400년 전의 작가의 글을 읽으며 몇번이나 웃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책을 읽으며 78페이지를 스크랩했는데 이중 60페이지 정도는 세르반테스 본인 혹은 산초 판사에 빙의한 작가가 돈키호테를 비꼬는 대목들이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다만, 중반부쯤부터는 돈키호테 본인보다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고, 돈키호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괴상한 헛소리를 내뱉는 모습이 똑같아서 지루하기도 했다. 한편 돈키호테와 같은(?) 꿈을 꾸면서도 돈키호테가 삐딱선을 탈 때마다 요리조리 까대는 산초 판사는 가면 갈수록 귀여웠다.


작품은 주인공 돈키호테 본인의 이야기보다 그가 만난 사람, 그가 접한 이야기들(액자식 구성)이 더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1권만 해도 1. 목동 그리소스토모와 마르셀라 / 2. 카르데니오와 사각관계 이야기(카르데니오, 루스신다, 돈 페르난도, 도로테아) / 3. 로타리오, 안셀모 두 친구의 이야기 / 4. 소라이다의 포로의 이야기 및 자잘한 이야기들이 있다.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종국에는 다같이 만나게 되고 훈훈하게 화해하며 돈키호테 1권이 끝이 난다. 돈키호테는 다시 모험을 결심하는 듯하고.


그런데 앞서 얘기했듯 주인공 돈키호테 이야기라기보다 결국 1권에서처럼 액자식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가 나오다가 다들 만나고 끝나는 식 아닐까 하여 2권은 바로 손이 가지 않는다.


그보다는 돈키호테의 문학사적 의의, 세르반테스의 위대함(?), 대단한 이유 등등을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가령 이런 마음이다 : "재미있는 것도, 망상에 빠진 돈키호테가 여러 관점에서 독해될 수 있는 것도 알겠어. 그 이상으로 어떤 것들이 이 작품을 고전 중의 고전으로 불리게 만드는거지?"


그리하여 다음 읽을 책으로 열린책들 출판사에서 나온 돈키호테 해설서 "돈키호테를 읽다(안영옥 지음)"를 골랐다.


어쨌든, 아무것도 모르는 지금으로서 내가 생각하는 이 작품 속 세르반테스의 진정한 목소리는, 48장 신부와 성스러운 형제단(교단) 회원 사이의 대화다.


이들은 작심하고 돈키호테가 미쳐있는 기사소설을 비판한다. 그들의 예술론은 오늘날의 관점에서도 '많이 팔려서 돈만 벌면 장땡' 식으로 만들어지는 예술작품을 비판한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기에 오늘날 영화시장을 대입해 생각했는데 신부의 '검열' 논리를 제외하곤 '재미있게 잘 만드는 게 예술가의 능력!', '오락도 건강한 오락이 있다' 등등은 암 그렇고말고,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작중인물의 입을 빌린 이러한 비판을 통해 세르반테스는 (당대의 독자들에게) "(뭐 기사소설 개중에 잘된 작품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기사소설 같은 허무맹랑하고 엉망으로 쓰인 작품은 갖다 버리고, 좋은 예술작품을 읽자, 가령 이 작품 돈키호테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것들을 한번 읽어봐, 훨씬 훌륭하지?"하고 말하는 듯하다. 꼭 당대의 독자들에 국한되는 메시지는 아닐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오늘날에도 우리의 정신을 현혹하고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도록 만드는 것들이 지천에 널려있으니 말이다. TV는 옛말이고, 인터넷, 유투브 등.


심지어 카르데니오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가 희곡으로도 재탄생시켰다고 한다. 다만 분실되었다고...(열린책들 2023. 4월 리뉴얼 전자책 버전 주석 217번)


*코펍바탕체light로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이 책 돈키호테는 경기천년바탕체가 더 잘 어울렸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증정][작가와 함께]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그믐클래식] 1월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그믐클래식 2025] 5월, 월든[그믐클래식 2025] 6월, 마담 보바리 [그믐클래식 2025] 7월,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7월 23일 그믐밤 낭독은 <리어 왕>
[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수북탐독의 재미, 다시 한 번 더!
[📚수북플러스] 3. 깊은숨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2.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플러스] 1. 두리안의 맛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우리가 몰랐던 냉전의 시대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4. <소련 붕괴의 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3. <냉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6. <마오주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김영사/책증정] ★편집자와 함께 읽기★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개정증보판》[도서 증정] 내일의 고전 <불새>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1인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와 책읽기[도서 증정] <먼저 온 미래>(장강명) 저자,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바쁘지만 책은 읽고 싶어 by Oncoazim
올해 가을엔 산에 가야지 머리는 차갑게 좋아하는 것들을 찾기
극과 극은 통한다!
[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19. <호라이즌>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리북 클럽> 두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여름호(18호) 혼돈 그리고 그 너머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문풍북클럽의 뒷북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7월의 책 <혼모노>, 성해나, 창비[문풍북클럽] 6월 : 한 달간 시집 한 권 읽기 [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5월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 1,2권>[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4월의 책 <예술도둑>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