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하고 나면 생각보다 괜찮기도 하고, 상처투성이가 됐더라도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이 된다.
2026-03-30 17:16:39장강명 “알고리즘은 ‘안락한 감옥’…벽돌책 돌파하기, 생각보다 괜찮다” - 경향신문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런 지적 인내력은 약화한다. 그 영향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부담이 된다. 장 작가는 “모호한 문제, 불확실한 문제 앞에서 얼른 단순한 설명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성급하게 감정적으로 판단을 내리거나 다른 사람의 결론을 그대로 따른다”라며 “자기 삶의 중요한 결정을 자기 이성으로 내리지 못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삶은 즉각적인 감정과 단기적인 반응으로 채워지고 “작은 습관과 경력이 쌓여 커다란 인프라가 된다는 사실도 체감하지” 못하고, “감정적 반응을 유도하는 엉성한 음모론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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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경험들은 삶의 결정적 순간과도 닮았다. 작가는 예상하지 못했고 준비도 안 된 일이 갑자기 닥쳤을 때, 이를 피하지 않고 돌파해온 과정이 한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회사에 다니다 기자가 됐을 때도 그렇고, 기자로 일하다 어느 날 울컥해 사표를 낸 후 이참에 소설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마찬가지다”라며 자신의 삶을 예로 들었다. 도망칠까 포기할까 망설이던 순간에도 결국 “이건 내가 돌파해야겠다”고 밀고 나간 과정과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돌파하고 나면 생각보다 괜찮기도 하고, 상처투성이가 됐더라도 그 과정을 통과한 사람이 된다.” 반면 알고리즘이 건네는 ‘최적의 상황’ ‘딱 네가 좋아할 만한 것’들에 기대 살아왔다면, 그런 순간은 좀처럼 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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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리 중인 생각이라면서도 그는 ‘좋은 삶’에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좋은 일상’과 ‘좋은 서사’다. 그는 “좋은 일상을 추구해도 좋은 서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라며 “어느 날 불행이 닥쳤을 때, 우리는 반드시 묻게 된다. 나는 뭐 하는 사람이지, 내 인생은 뭘까. 그 질문에 답할 때 자기 인생을 이야기로 답하게 된다. 거기서 일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라고 말했다. 반면 과거처럼 ‘좋은 서사’를 위해 ‘좋은 일상’을 희생해야 한다는 사고방식도 잘못됐다고 전한다. 결국 ‘좋은 일상’을 살면서도 ‘난 이런 사람이다, 나는 지금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 이야기를 만드는 힘 또한 벽돌책 독서와 맞닿아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