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66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도리님의 블로그

글로 남기는 나만의 기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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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0

그믐 - 온라인 북클럽 함께 해요! (gmeum.com)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책 목록이라니 흥미롭다.


무슨 책이 있을까.


언제 한 번 고민하고 정리해봐야지.

20240704

2024.7.4.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응급실에 날이 밝았다. 간밤에도 환자가 많았다.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수많은 사실 중 하나는, 아무도 아프지 않은 날은 없다는 것이다. 환자들은 기어코 응급실을 찾아와 침대를 채운다. 고통 없이 일상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세계다. 누군가는 오늘도 반드시 아픈 것이다. 아침 퇴근 시간이 임박했을 무렵 전화가 걸려 왔다. 중년 남성이 사다리에서 떨어져 의식이 없다고 했다. 오늘 근무의 마지막 환자가 될 것이었다.


-


순간 그는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았다. 그리고 응급실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를 지르며 통곡했다. 아마 아침에 출근해 전화를 받고 건강한 아버지가 돌아가실리 없다고 믿었을 것이다. 착오가 생겼거나 납득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고 추측했을 것이다. 한달음에 달려올 때까지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대처하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죽음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인과관계를 듣자마자, 모든 것을 놓고 통곡을 터뜨린 것 같았다. 나는 그가 사망한 나머지 경위를 가족에게 설명했다. 환자가 장례식장으로 떠나기까지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사인은 명백한 외인사였다. 나는 사망진단서를 쓰고 퇴근했고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러 갔다.

집으로 가는 길, 손에서 스마트폰이 빠져나가는 순간을 생각했다. 그것은 잠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그는 초인적인 의지로 정신을 붙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죽음 앞에서 이성을 지키려는 용기는 얼마나 커다란 것일까. 죽음에는 이길 수 없더라도 억울함에는 맞서보겠다는 생각이었을까. 인간은 모든 것과 맞설 수 있는 강인한 존재니까. 하지만 운명에 항거하는 일은 무의미하다. 마지막 발자국이 사다리의 중심을 무너뜨린 순간 운명은 정해졌다. 그가 어떤 결심, 어떤 의지로 달려왔든,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출처] 2024.7.4.|작성자 남궁인

20240702

- 한기호님 블로그 발췌 메모


왜 사람들은 책읽기를 싫어할까? 질문이 틀렸다. 사람들이 책읽기를 싫어하는 일은 자연스럽다. 인류는 수 백만 년 동안 먹고, 마시고, 놀고, 짝짓기에 몰두하도록 진화한 동물이다. 책읽기가 소수의 특권 계층이 아니라 대중의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은 것도 고작 150년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거꾸로 질문을 던져야 한다. ‘왜 어떤 사람은 책읽기를 좋아할까?’


실제로 그랬다. 스마트폰이나 유튜브가 없던 때도 책읽기에 몰두했던 사람은 전체 인구를 염두에 두면 소수였다. 책읽기를 먹고 마시는 일만큼이나 탐닉하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고 여기저기서 아우성이지만, 여전히 책읽기에 몰두하는 소수가 있다. 그들을 책읽기로 끄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기획회의>가 주목한 독서 ‘모임’에 답이 있다. 방금 나는 독서 대신 ‘모임’을 강조했다. 전국 곳곳에서 중구난방 유행하는 독서모임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서 정작 강조되는 것은 ‘책읽기’ 자체가 아니다. 책 읽는 ‘사람’과 그런 이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독특한 ‘연결’이 중요하다. ‘사람’과 ‘연결.’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른 사람이 그렇듯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연결을 원한다. 같은 책을 읽고서 감상을 나누고, 자신의 마음을 흔든 또 다른 책과 작가를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욕망. 책이 더 이상 소통의 중심에 서 있지 않은 시대에 역설적으로 이런 욕망은 더욱더 강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책 읽는 다른 사람을 찾아서 연결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때로는 책읽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조차도 책을 통한 연결을 갈망한다. 책읽기가 희소해진 시대에 그것이 역설적으로 ‘힙hip’해졌기 때문이다. 모두 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대에 책은 ‘티내기’ 좋은 수단이다. 그런 힙한 일을 함께하고 싶어서, 또 그렇게 힙한 사람과 연결하고 싶어서 누군가는 독 서모임을 찾는다. 그러니 “독서모임에서 책은 뒷전이고 사교나 연애가 우선한다”고 눈을 치켜뜨는 일이야말로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다. 지금 그런 모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바로 책읽기에 특별한 의미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책 읽는 ‘사람’, 또 그런 사람과의 ‘연결’에 관심이 쏠린 탓이니까.


[출처] 책 읽는 사람의 느슨한 독서 공동체|작성자 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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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텍스트를 스마트폰으로 보건 피디에프(PDF) 파일로 보건 종이책으로 보건 어떤 형태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길고 복잡한 글을 읽을 수 있느냐 여부인데, 갈수록 독자들이 짧은 글만 선호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그는 “길고 복잡한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 또 어떤 글을 읽을 건지 말 건지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문해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문해력이 민주주의의 토대”라고 강조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나와 생각이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출처] “사람들은 ‘이야기’(story)를 계속 좋아할 것”이라 “책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작성자 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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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장은 여성들이 도서전에 몰리는 이유를 ‘연결되고 싶은 욕구’에서 찾았다. 그는 “개인이 각자의 생존을 고민하며 홀로서기 하는 ‘핵 개인’의 시대에 차별과 불안을 극복해야 하는 젊은 여성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며 “비슷한 고민과 정서를 지닌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있고, 책이 그 정서의 매개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출처] ‘인스타용’이라도 좋다… 서울국제도서전 역대급 흥행|작성자 한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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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셋길이 막힐까 두려워하면서 마지못해 이 프로젝트를 맡은 지역 출신 30대 공무원의 시선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지방’ ‘지역’ 혹은 ‘로컬’에 유행처럼 접근하는 세태를 비판적으로 보는 작가의 목소리가 깔려 있다. 이번 이슈 ‘지속 가능한 로컬 브랜딩’을 기획하면서 이 소설에 대한 반론을 듣고 싶었다. 내가 틀렸었다. ‘로컬 브랜딩’을 다양하게 접근하는 여러 글에서 똑같이 강조하는 키워드는 ‘삶’이다. 지역주민의 삶이 빠진 ‘로컬’ 심지어 그것을 ‘브랜딩’하는 일은 존재할 수도 없을뿐더러 지속 가능할 수 없음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로컬’ 전문가 여럿이 한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이제 보니 『I의 비극』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이 떠난 지 6년이 지난 빈 마을, 그러니까 지역 주민의 삶이 사라진 곳에다 전국 곳곳에서 모인 제각각 이질적인 삶을 이식하는 발상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삶이 사라진 마을은 그대로 잊히는 게 맞았다. 삶이 지역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슬쩍 궁금하지 않은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뻔했던 81세 노인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빼어난 가창력으로 요양원의 인기 스타가 되었단다. 80대에 또래에게 주목받다가 세상을 뜬 그의 말년은 고향 마을에서의 그것보다 훨씬 행복했을 테다. 역시, 중요한 건 삶을 지속하는 일이다.


[출처] ‘로컬’보다 더 중요한 것|작성자 한기호


“오랜 시간 아이들을 대하며 느낀 것은 질문이 많은 아이가 성장의 폭도 크다는 것이다. 똑똑한 아이들이 모여있는 영재원에서도 이런 아이들은 유독 눈에 띈다. 궁금한 것에 파고드는 의욕도, 지치지 않고 공부에 매달리는 열정도 다른 아이들이 따라가질 못한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때도, 망설임없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나간다. 이런 아이들을 상담해 보면 공통점이 있다. 아무리 사소한 질문을 해도 환영받는 분위기 속에서 자란다는 것이다.”


『무엇이 행복한 영재를 만드는가』(김성훈, 나비스쿨에듀)의 저자는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이들과 ‘하루 한 시간 대화하기’라는 룰을 언제, 어디서든 지켜왔다는 『미래 언어가 온다』(조지은, 미래의창)의 저자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언어 발달이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들이 있다”고 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실제로 사람을 만나서 상호작용을 할 기회를 많이 놓쳤다. 청소년이나 성인에게 디지털 언어 학습은 대면 언어 학습을 대체해줄 하나의 기회일 수 있지만, 어린이는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먼저 부모 혹은 양육자와 함께 정보나 감정을 주고받고 대화를 하면서 상호작용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 이뤄진 토대가 있어야 비로소 디지털 언어도, 새로운 언어 습득도 가능한 것이다. 미래 언어에서는 디지털 세상과 현실 세상 사이의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아이들이 말할 기회를 마음껏 주면 좋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직접 실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경우에도 나에게 질문을 하거나 대들던 아이와는 지금도 편하게 소통할 수 있다. 혼자서 묵묵히 잘 커준 아이의 속마음은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어릴 때 질문을 할 수가 없었다. 잘못 말했다 얻어맞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나는 묵묵히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했다. 물론 수많은 책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최근에도 나에게 질문을 하는 이들이 늘었다. 토론 수업을 할 때 질문이 많으면 그 수업은 반드시 성공한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이들이 있으면 얻는 것이 무척 많았다. 어제 저녁에는 회의가 있었는데 질문이 많았다. 어차피 다른 환경에서 일해 온 사람들의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다. ‘생각의 차이’가 컸는데 그걸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생각의 차이가 바로 상상력이다. 그러니 차이를 드러내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출처]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작성자 한기호



20240702

[인터뷰] 사실을 캐서 치열하게 쓴다, 월급사실주의 소설가 장강명을 만나다 (naver.com)


월급사실주의라는 조어를 만들고 동인을 꾸려 소설집을 기획한 이는 소설가 장강명이다. 2011년 <표백>으로 데뷔한 그는 원작 소설로도 잘 알려진 <한국이 싫어서>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댓글부대>, 신문기자 출신답게 르포집 <당선, 합격, 계급>, 1, 2권 합쳐 800쪽이 넘는 장편소설 <재수사>, 관심사인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SF소설 <당신이 보고 싶어하는 세상>까지 다양하게 써왔다. 그러나 장르가 무엇이든 원류는 동시대 한국 사회였다. 그는 “내가 보는 대로 쓴다”고 말하는 소설가다. 그렇기에 장강명의 문장은 에두르지 않으며 간결하고 표현과 단어 쓰임이 정확하다. 그래서 장강명 소설은 빠르다. 환부를 찔러 아프지만 곪은 부위를 터뜨려 후련한 느낌을 준다. <인성에 비해 잘 풀린 사람> 출간을 기해 장강명을 만났다. 인터뷰 당일인 지난 6월18일에도 그는 여전히 한국을 징글징글해하면서도 끈질기게 걱정하고 한국 사회에 대한 치열한 소설을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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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대의 현실을 ‘미세 좌절의 시대, 혼미의 시대’라고 명명했다. 개인적으로 미세 실패가 아닌 미세 좌절인 것이 특히 흥미롭다.


= 미세 실패와 붙이니 미세 좌절이 더 선명해진다. 미세 실패가 뭔가라도 해볼 수 있는 거라면 미세 좌절은 아무것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느낌이다. 강덕구 평론가의 책에서 그가 2010년대를 ‘시간이 흐르지 않는 시대’라고 쓴 구절을 읽은 적 있는데 공감한다. 정치에서도 사회에서도 비전 없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 그렇다. 나아갈 길을 모르니 매일매일 느리게 퇴행하고 꺾이고 있음에도 막을 방법을 찾지 못하고 이렇다 할 시도 한번 없이 그저 멍하니, 혼미한 상태에 머무는 거다.


- 2024년으로 특정했을 때 한국 사회의 가장 깊은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전체 조망은 어렵다. 다만 ‘적을 알아야 내가 누군지도 알 수 있다’고 했던 새뮤얼 헌팅턴처럼 개인적인 적은 알았다. 긴 글을 믿고 수호하고 싶은 나의 적은 SNS고 숏폼 콘텐츠이고 짧은 글이고 스마트폰이다. 요즘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책 100권을 한 페이지씩 찢고 그걸 또 한 문장으로 찢어서 한방에 뿌린 상태와 같다. 그 쪼가리들을 다 읽는다고 해서 책 내용이 이해될까. 아마 머리에 들어오기는커녕 뭘 읽었는지 더 모르는 상태가 될 것이다. 더군다나 그건 정보이지 지식이 아니다. 그렇기에 현대인이 하루 동안 여기저기서 읽는 글자가 책 한권 분량이기 때문에 책 안 읽어도 된다는 소리는 말이 안된다.

20240701-낭독기초반-송정희성우-12

🚩12주차 완료


📍 /낭독회🌟


-대본


네, 안녕하세요.

멋진 송정희 성우님께 소개 받은 낭독 기초반, 방장 000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월요일(워료일) 저녁시간 낭독회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오늘 들려드릴 책은 서혜정 성우님과 송정희 성우님이 쓰신,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나에게 낭독"입니다.

저희 낭독기초반은 올해 3월말부터 함께하게 됐고요.

다양한 이유와 열망으로 가지고서 낭독으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책에서 1장과 2장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거고요.

그 먼저 "내가 만난 낭독"를 낭독가분들께서 소개해드리고 이어서

낭독을 하겠습니다.

 

처음이라는 건, 정말 설레기도, 떨리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오늘이 더 귀하고 즐거운 자리라고 생각이 드네요. 저희 낭독기초반에 첫 낭독회이자 낭독과 만나게 된 저희의 모습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듣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소중한데요. 귀 기울여 들어주세요. 저희 낭독기초반 낭독회 잘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첫번째 낭독를 시작해주실 선생님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아 저희 첫 번째 낭독 선생님은 고상한 목소리의 소유자이시고, 또, 순수한 매력도 겸비하고 있으신대요.

낭독에 대한 열정으로 성실하게 수업을 함께해오신, 정00 선생님입니다. 나와주세요~


--


제가 만난 낭독은요.

 

가끔 서툰 나에게 마음에서 마음으로 치유하게 하는 도구고요.

걷고, 읽고, 웃으며 쉼이 있는 즐거운 놀이입니다.

누워서 들어도 자신의 목소리가 좋아지는, 나를 사랑하는 마법이고요.

침묵의 언어에도 귀 기울이게 하는, 나를 위한 시간입니다.

낭독을 통해 깊이 새겨지는 텍스트로 스스로의 목소리도 확인하다 보니

2024년 7월 1일, 지금 이순간까지의 저의 삶이 묻어나는 소리가 되었네요.

 

낭독과 함께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


이제 저의 낭독을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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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끝으로 저희 반의 낭독은 여기까지 입니다.

늦은 시간 함께 해주셔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이번 낭독회 포스터를 만들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낭독이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문구를 가져와봤는데요.

오늘이 그 마음이 실현한 첫 순간이네요. 함께 해주셔서 기쁘고요.

저희 앞으로도 낭독! 함께 해봅시다!


--


그럼. 송정희 성우님과 함께하는 낭독기초반 낭독회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초반 강의 후기


낭독에 대해서 배우면서 새로운 게 많이 보였어요. 평소에 저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고 모자란 스스로를 타인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있는데요. 애써 소리치는 데도 제 이야기가 가닿지 못했던 이유 중에선 저의 표현 방식의 문제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전에는 자주 세상 탓, 상대방 탓만 하곤 했는데 말이죠. 뻔한 말이죠? 그렇지만 막상 내 일로 깨닫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낭독 덕분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 정확하게 의미를 표현한다는 것. 낭독을 배우면 배울수록 삶에 중요한 도구를 만난 것 같아요. 그래서 들뜨는 마음. 조급한 마음. 내 목소리에 실망하기도 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요. 어떤 문장을 낭독할 땐 이런 욕심도 잊어버리고 몰입하다가 저도 모르게 위로 받기도 했습니다. 어렵고 재밌고 두렵고 신나는 낭독. 앞으로도 잘 해볼게요. 


12주 동안 유쾌하고 따스하게 낭독을 알려주신 송정희 성우님 감사합니다. 더불어 함께 낭독을 시작한 기초반 동기 선생님들도 감사하고요. 덕분에 무사히 완강했습니다. 함께 낭독하던 목소리와 열심히 움직이던 표정들이 머릿 속에 생생하네요. 오늘 낭독회도 화이팅이에요! :)

20240701

모든 모습이 자연스러운, 이효리의 힘은 어디서 올까 < 문화 < 기사본문 - 시사IN (sisain.co.kr)


“얘는 진짜 신기한 애인 것 같아. 효리야, 너는 뭐야?” 〈서울체크인〉 4회, 김완선의 집에서 화장을 다 지운 얼굴로 나타난 이효리를 보며 엄정화가 애정 어린 감탄사를 내보낸다. “화장했을 때 예쁜 얼굴도 우리가 너무 익숙한데 지금 이렇게 민낯인 얼굴도 너무 익숙”하다는 김완선의 말이 끝난 뒤였다. 이날 방송 내내 세련되게 꾸민 얼굴의 이효리를 보아왔던 시청자들도 위화감을 못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맨얼굴도 예쁘다’는 말이 아니다. 그 어떤 얼굴의 이효리도 자연스럽게 이효리였다는 의미다. 엄정화의 말에 대한 이효리의 반응도 딱 이효리다웠다. “나, 이효리.”


-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유튜브 클립을 보며 눈물 뚝뚝 흘리는 중.

20240624-낭독기초반-송정희성우-11

🚩11주차 완료/다음주 낭독회🌟


📍 낭독가 순서


1. 즐거운 놀이: 정00

2. 가끔 서툰 나에게: 강00

3. 마음에서 마음으로: 송00

4. 깊이 새겨지는 텍스트: 노00

5. 귀 기울여본다: 정00

6. 나를 사랑하는 시간: 송000

7. 치유의 소리: 이00

8. 쉼이 있는 낭독: 김00

9. 나를 위한 낭독: 이00

10. 걷고 읽고, 웃고: 김00

11. 낭독으로 좋아지는 목소리: 이00

12. 침묵의 언어: 윤00

13. 삶이 묻어나는 소리: 김00


📍 낭독회 진행 방식


(앞 순서 선생님께 소개 받고)

🔸 네, 제가 만난 낭독은요. 


🔸이제 저의 낭독을 시작하겠습니다.

~


🔸저의 낭독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낭독은 000 선생님입니다.

000 선생님은요.

(다음 순서 선생님 소개 멘트 준비해주세요)


🌱7월 1일(월) 8시 낭독회, 다들 화이팅이에요✊🏻 포스터 예쁘게 만들어볼게요!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나에게, 낭독 - 내 마음에 들려주는 목소리
20240622 [노래]Small girl (feat. 도경수(D.O.)) -이영지

[MV] 이영지 - Small girl feat. 도경수 (D.O.) (youtube.com)


Small girl (feat. 도경수(D.O.)) -이영지



If I got a two small cheeks

and a bright pink lips

Baby would you've wanted to kiss me?

만약 내가 작은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Maybe a thin ass waist

With a Brown long hair

Baby, Would you've wanted to hold me?

또는 갈색 긴 머리에 얇은 허리를 가졌다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No, you never

아니, 전혀


No, I'm never gonna get them all

나는 그 조건들을 전부 다 가질 수가 없어


Yeah,

that's what makes me feel lonely

그래 그게 나를 참 외롭게 만들어


Oh it's never

글쎄, 전혀


It can never ever happen to me

나한텐 전혀 일어날 수가 없는 일들이야


Cause I'm that girl

tall girle

나는 키가 큰 여자니까


Boy, I got a small girl fantasy

나는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어


Baby, would you still love me?

자기야, 그래도 날 사랑해 줄래?


Though I got a big laugh, big voice

& big personality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크고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Would you guarantee it?

사랑해줄 수 있어?


Know you got a small girl fantasy

너도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다는 걸 알아


Baby, would you still love me?

자기야, 그래도 날 사랑해줄래?


Though I got a big laugh, big voice

& big personality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크고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Would you guarantee ?

장담해 줄 수 있어?


If I got a-

If I got a-

Would you guarantee ?

장담할 수 있겠어?


If I got a-

If I got a-

Would you guarantee ?

장담할 수 있겠어?


If I got a-

If I got a-


If I cared about

All Those thing that you care

Then I'm not yours

만약 내가 네가 신경쓰고 있는 것들

전부를 신경쓰고 있었다면 난 네 것이 아니었을거야


Yes, you're wasting all your time

On some stupid things

맞아, 넌 너무 바보같은 것들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Baby Im already yours

난 이미 네 것이잖아


You keep asking me

넌 자꾸 물어봐


Do I really suit you?

Do I really look good?

“내가 너랑 잘 어울리는 거 같아?”

“내가 진짜 예뻐 보여?”


Girl, I don't understand you

난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어


All you have to do is

Smiling at me

Like there's no one to interrupt us

넌 그냥 우릴 방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처럼

날 향해 환히 웃어주기만 하면 돼


'Cause that's all I need from you

그게 내가 너한테 바라는 전부야


Make that fingers v


수줍어 하지 말고

가까이 더 붙어

난 여기있어

니가 뭘 원하던지간에

난 항상 똑같아

다른 조건은 애초에

없었어


Big eyes, big laugh

Big voice or big personality

큰 눈,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나 성격


Girl I don't got no fantasy

난 어떤 환상도 없어


Theres's no more other fantasy

그리고 그 어떤 환상도 없을거야



If I got a two small cheeks

And a bright pink lips

Baby would you've wanted to kiss me?

만약 내가 작은 볼과 밝은 핑크색 입술을 가졌으면

네가 나한테 키스하고 싶었을까?


Maybe a thin ass waist

With a Brown long hair

Baby, Would you've wanted to hold me?

또는 갈색 긴 머리에 얇은 허리를 가졌다면

네가 나를 껴안고 싶었을까?


No, you never

아니, 전혀


No, I'm never gonna get them all

나는 그 조건들을 전부 다 가질 수가 없어


Yeah,

that's what makes me feel lonely

그래 그게 나를 참 외롭게 만들어


Oh it's never

글쎄, 전혀


It can never ever happen to me

나한텐 전혀 일어날 수가 없는 일들이야


Cause I'm that girl

tall girle

나는 키가 큰 여자니까


Boy, I got a small girl fantasy

나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어


Baby, would you still love me?

자기야, 그래도 날 사랑해 줄래?


Though I got a big laugh, big voice

& big personality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크고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Would you guarantee ?

사랑해줄 수 있어?


Know you got a small girl fantasy

너도 작은 여자들에 대한 환상이 있다는 걸 알아


Baby, would you still love me?

자기야, 그래도 날 사랑해줄래?


Though I got a big laugh, big voice

& big personality

비록 내가 큰 웃음소리, 큰 목소리, 크고 시끄러운 성격을 가졌대도


Would you guarantee ?

사랑해줄 수 있어?


If I got a-

If I got a-

Would you guarantee ?

장담할 수 있겠어?


If I got a-

If I got a-

Would you guarantee ?

장담할 수 있겠어?


If I got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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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 Small girl feat. 도경..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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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걸을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아 고마워!


우리는 사랑 앞에서 늘 허둥대기 마련이거든

내가 평소 좋아했던 내 모습들도 갑자기 걱정되고 의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잖아

그런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밴드를 붙여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 그치?


그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면 더 좋고!

모쪼록 감사합니다


출처: 이영지 X

X에서 이영지 님 : "스몰걸을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아 고마워! 우리는 사랑 앞에서 늘 허둥대기 마련이거든 내가 평소 좋아했던 내 모습들도 갑자기 걱정되고 의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잖아 그런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밴드를 붙여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 그치? 그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면 더 좋고!" / X

20240621

장강명 [미세 좌절의 시대]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요즘 그믐 덕에 나를 고쳐 쓰고 있는 중.


<미세좌절의 시대> 아직 제대로 못 읽었는데 한시라도 빨리 읽어야 한다....!

20240620

하미나 <아무튼, 잠수> 저자


[공감]자유로운 몸의 문화 - 경향신문 (khan.co.kr)


독일에 와서 신기했던 것 중에 하나는 나체가 그 자체로 성적인 함의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우나가 남녀공용으로 운영되고 수영장·탈의실 등은 성별로 공간이 나뉘어 있지 않아 모두 섞여 옷을 갈아입는다.


이것은 ‘자유로운 몸의 문화’를 뜻하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의 나체주의 운동 에프카카(FKK; Frei-korper-kultur)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19세기 말 레벤스레폼 운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FKK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자연과 멀어진 사람들이 사회적 지위와 관계없이 모두가 평등하게 벗은 몸으로 만나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자는 반권위주의 운동이었다. 아무래도 벌거벗은 몸으로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뽐내기는 어려울 테니까. 지금도 독일 전역에는 국가가 지정한 FKK 해변과 공원, 사우나 등이 많다.


몇주 전 나는 2박3일 동안 열린 나체 축제에 다녀왔다. 평소 다니던 요가원에서 우연히 이 행사를 알게 되었는데 순전히 호기심이 발동하여 혼자 가보기로 한 거였다. 축제는 베를린에서 약간 떨어진 아름다운 호숫가 근처에서 열렸다. 축제 이름이 ‘나체-차-축제’였던 만큼 우리는 2박3일 동안 자주 차를 마실 예정이고 사람들은 예쁜 찻잔에 자기 이름을 써서 맨몸에 목걸이처럼 매고 다녔다. 곳곳에서 각종 요가와 명상 워크숍, 댄스 파티가 열렸다.


행사를 시작하며 주최 측은 사람들에게 축제가 열리는 동안 공개된 곳에서, 그리고 숙소에서 성적인 행위를 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벗은 몸이 너무나 오랫동안 과잉성애화되었기 때문에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이 공간을 탈성애화(desexualized)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했다.


간단한 말이었지만 이 말이 내게 미친 파장은 컸다. 그 얘기를 듣자 나의 몸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러니까 초등학생의 몸일 때부터 타인에 의해 성적인 대상으로 여겨졌다는 걸 알아차린 것이다. 나조차도 나의 나체를 중립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참가자의 절반은 남성이었고 나는 그곳의 유일한 아시아 여성이었다. 덩치 큰 남자들이 있는 곳에서 벗고 있으니 몸이 계속 떨렸다. 벗은 몸으로 남자들 사이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 적이 아기 때를 빼놓고는 없었으니 몸이 끊임없이 경계 신호를 보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나는 내 마음을 정직하게 털어놓았고 그 덕분에 여러 생각과 감정을 통과하며 몸의 자유를 되찾고 싶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후까지 지속된 축제에서 나는 만 하루를 우는 데에 시간을 보냈다. 속에서 올라오는 분노와 슬픔을 지켜보면서. 나중에는 내가 우는 것이 나의 슬픔 때문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한 번은 호숫가 옆 작은 정자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옆에는 스위스에서 온 부부가 앉아 있었다. 둘이 잘 대화를 하다가 갑자기 와이프인 여자가 울기 시작했다. 남자는 조용히 다독였다. 나는 벗은 몸과, 자신의 섹슈얼리티와 관련한 기억을 애도하는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녀의 슬픔은 나에게도 옮아서 나도 같이 울었다. 그러자 차를 따라주던 내 앞의 독일 여자도 같이 울었다.


토요일 오후쯤 되자 다 울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축제를 즐길 시간이었다. 요가, 명상 등 신비롭고 이국적인 ‘동양’ 문화를 가져와 풍요롭게 살아가는 백인 유러피안을 미워하는 것도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이었다. 지구상에 상처 없는 곳은 없고 내 몸에는 행복한 기억도 많으니까. 나는 호수로 뛰어들었다. 맨몸 구석구석을 감싸는 물의 느낌이 몹시 관능적이었다. 호수에서 충분히 수영하다가 올라와 따뜻한 햇살 아래에 누워 몸을 말렸다. 아침 숲속 들리는 새소리가 오케스트라 같았다. 너무나 편안하고, 너무나 자유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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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나보다 더 힘드신 분들을 위한 배려”라는 말 - 경향신문 (khan.co.kr)


이를테면 한국에서 살아갈 때는 여성이란 정체성이 중요했지만 독일에 가면 동양인이란 정체성이 더 눈에 띄며, 독일에서 나고 자란 백인 여성보다 베트남 이민 2세 남성에게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또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왜 서구와 관련된 걸 더 세련되게 생각해왔을까? 왜 사람들은 한국의 문제에 대해 백인 남성이 답하면 신뢰할까? 왜 서점에는 우리처럼 식민지 역사를 겪은 다른 국가의 책이 이토록 한정적일까? 이런 질문을 안고 돌아와 강남역 앞 테헤란로를 걷다 보면 커다란 전광판에 띄워진 광고를 보게 되는 것이다. 파운데이션 화장품을 소개하는 광고판은 이렇게 말한다. “보라를 보태 노랑을 누르다.” 그리고 다음 순간 띄워지는 백인 여성의 얼굴.


언젠가 지하철을 탔는데 이런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주변을 둘러보시고, 임산부나 교통약자가 계시면 자리를 양보하는 여유를 가져 보심이 어떨까요? 모두가 힘들지만, 나보다 더 힘드신 분들을 위한 배려는 우리 모두를 기분 좋게 합니다.” 언뜻 평범하게 들리는 이 문구가 내게는 무척 충격적으로 들렸다. 첫째로 “모두가 힘들지만”이라는 당연한 전제에서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누적된 피로가 느껴졌기 때문이었고, 둘째로 “나보다 더 힘드신 분들”이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고통은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라 수량화해서 타인의 것과 나의 것을 비교할 수 없다. “당신보다 더 힘든 사람이 있다”는 말은 대체로 위로가 되지 못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불행을 경쟁하게 만든다. 안내방송은 지하철을 탄 사람들에게 반복해서 말하는 듯했다. “너만 힘들어? 다들 힘들어. 분위기 망치지 마.” 자신의 고통이 인정받지 못하고 엄살로 치부될 때 사람들은 억하심정을 갖고 타인을 향한 마음의 문을 닫는다.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일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었다.


고통은 그것이 마음의 통로가 되어 타인과 연결되게 만들 수도 있고, 자기 안에 갇혀 고립되게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고통스러운 사건을 얼마나 잘 애도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 전쟁 이후 수없이 벌어진 각종 참사와 비극들이 제대로 애도되지 못하고 유령처럼 한국 사회를 떠도는 것을 본다. 개개인의 고군분투, 알코올 중독이나 쇼핑 중독, 각종 항우울제와 마음 챙김 등을 넘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감을 회복할 방법은 뭘까? 우리는 뭘 잃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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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군인이면서 어머니인 여자가 전쟁 영화 주인공일 때 - 경향신문 (khan.co.kr)


다큐멘터리 영화 <Darvazeye Royaha>(페르시아어로 ‘꿈의 문’이라는 뜻)는 1989년생 이란 태생의 쿠르드족 여성 감독인 네긴 아마디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ISIS에 대항하여 싸우는, 모두 여성으로 이루어진 쿠르드족 민병대에 들어가며 시작한다.


쿠르드족은 누구인가. 성경에 등장하는 메데인의 후손으로 추정되는 뿌리 깊은 민족이면서 3000만명이 흩어져 사는 세계 최대의 나라 없는 민족. 쿠르드족은 터키, 이라크, 이란 등 주로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자그로스산맥 지역에 산다. 쿠르드족이 머무는 지역, 쿠르디스탄은 30만㎢로 한반도의 1.5배나 된다.


20세기 이후 터키 쿠르드족의 역사는 탄압과 대량 학살, 강제 동화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터키는 쿠르드족의 자치를 위해 30년간 싸워온 쿠르드 민병대를 테러 단체로 간주하며, 터키 인구 5명 중 1명을 차지하는 쿠르드인을 소수민족으로 인정하지 않고 동화시키거나 말살하려고 시도해 왔다.


그러니까 쿠르드족은 디아스포라 중의 디아스포라다. 고향을 잃은 민족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고향을 가져본 적도 없는 민족. 아마디의 영화는 그중에서도 쿠르드족 여성들을 찍은 것이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쟁에 대한 기존 관념을 와장창 부쉈다. 이 영화에는 전쟁에 대한 스펙터클이 없었다. 물론 전쟁터에서 찍은 영화이니 총알이 날아오고 폭탄이 터진다. 그러나 군복을 입은 채로 빨래하고 밥을 차리는 일상 속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


여군들은 빨래하고 밥을 해먹이고 서로의 머리를 빗겨주고 어쩌다 얻게 된 예쁜 드레스를 입어보고 부상당한 전우를 돌본다. 감독이 여군들이 집안일을 하는 장면을 화면의 중심으로 두고서야 새삼 알았다. 그렇다. 전쟁터에서도 누군가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 해도 해도 끝나지 않으며 잘해봐야 본전인 그 집안일을.


우리가 별일 없는 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면서도 동시에 소용돌이처럼 휘몰아치며 당최 빠져나갈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처럼, 아마디 영화 속 인물들은 지루하지만 똑같아 보이는 매일과 그것을 지탱하는 단순하고도 평가절하된 여성들의 노동을 해내는 동시에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이들은 군인이면서 어머니이기도 했다. 떡 벌어진 어깨, 다리를 벌리고 앉은 품새, 단호한 표정. 그 표정 뒤에 서 있을 그녀의 새끼들. 한 여자 안에 머무는 두 역할의 공존이 전쟁에 대한 내 머릿속 관념에 균열을 내는 듯했다. 두꺼운 중년 여성의 몸이 전쟁터에서 이토록 강인해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영화를 본 곳은 2023년 베를린 영화제. 막이 내리고 제작진이 무대 위로 올라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영화에 큰 감명을 받은 이가 나뿐만은 아닌 것 같았다. 모든 질의응답이 좋았다. 그러다 마지막 질문으로 한 백인 여성이 손을 들고 유창한 영어로 아마디에게 물었다.


“감독에게 질문이 있는데요. 당신은 지금 쿠르드족의 이야기를 아주 서구적인, 바로 이곳 베를린에 와서 상영하고 있어요. 이것은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나요? 우리가 당신의 영화로부터 어떤 메시지를 받기를 원하나요?”

질문을 들으며 이유를 콕 집을 수 없이 불쾌했다. ‘그래서, 뭐. 우리 보고 어쩌라고.’ 이런 태도라고 느껴져서 그랬을까? 그러나 아마디의 대답이 미묘한 불쾌감을 날려주었다.


“내가 영화를 통해서 하고자 하는 것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미디어에서 필터링된 전쟁과 여성이 아닌 전쟁의 진실한 모습을요. 내가 보여준 것으로 무엇을 할지는 내가 아니라 당신이 결정해야 할 문제입니다.”


답변이 끝나자 장내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소수자로서 작품을 만들고 그것을 세상에 보일 때 처하게 되는 곤란을 돌파하는 멋진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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