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맥주의 블로그
제 독서 메모는 마음대로 퍼 가셔도 괜찮습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셔도 됩니다.한때는 <데이비드 코퍼필드>의 아그네스 위크필드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는데. 하지만 소설 캐릭터는 완벽한 것이 가장 큰 흠이다. ‘너무 완벽해’는 기이한 비판을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요즘은 아그네스를 옹호하는 캐릭터 분석도 나오나 보다. 단순한 ‘빅토리아 시대의 최고 신붓감’이 아니라 어머니의 부재와 나약한 아버지 아래에서 가장 역할을 빨리 수행하게 된 소녀라는 식으로.
![[세트] 데이비드 코퍼필드 1~3 세트 - 전3권](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1/27/cover150/k402532634_1.jpg)
![[세트] 데이비드 코퍼필드 1~3 세트 - 전3권](https://image.aladin.co.kr/product/14231/27/cover150/k402532634_1.jpg)
아, 우리의 올리버는 그렇게 하여 소매치기단에 끌려가고야 만 것이었던 것이었으니, 다음 회에서는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이 쏟아지는데, 독자 여러분은 기대하시라! 이렇게 변사가 읊어주는 것 같다. 디킨스가 확실히 대단하기는 한 게, <위대한 유산>과 <두 도시 이야기>, <올리버 트위스트>는 모두 다른 사람이 쓴 작품처럼 스타일이 다르다. 그리고 다 재미있다.


조금 늦게 소식 전하네요. ^^
지난해 서울대 라이터스쿨 1기를 수강하며 저와 함께 STS SF 워크숍에 참여했던 오동궁 작가님이 <미식가들>로 올해 네오픽션상 대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작가님, 축하드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사진은 서울대 라이터스쿨 1기 졸업생 중 작가로 데뷔한 분들과 올해 9월 홍대 근처에서 강흰 작가님 대산창작기금 공모 선정을 축하하려고 모였을 때 모습입니다.)
참고로 서울대 라이터스쿨 1기 수강생들의 1년 실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 ^^
강흰 작가님: 대산창작기금 공모 선정
서윤빈 작가님: 장편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출간, 『SF 보다―Vol. 3 빛』에 단편 수록
오동궁 작가님: 대한민국 과학소재 단편소설 공모전 대상 수상, 네오픽션상 대상 수상
이연지 작가님: 《릿터》, 『소설 보다 봄 2024』에 단편 수록, 단행본 출간 예정(민음사)
임지호 작가님: 경희대 문예공모전에서 소설 부문 최우수상 수상
조서월 작가님: 알라딘-네오픽션 연재, 단행본 출간 예정(자음과모음)
#오동궁작가님 #미식가들 #네오픽션상 #STSSF #라이터스쿨 #서울대라이터스쿨 #큰상곧받으실거라생각했음


앞부분은 지루했고 솔직히 선한 캐릭터들은 다 밋밋하고 납작하다고 생각한다. 후반부부터는 이야기도 휘몰아치고 프랑스 혁명 시기 파리의 묘사가 나오면서는 눈을 뗄 수 없어졌지만. 귀족도 무섭고 피에 굶주린 군중도 무섭다. 결말을 모르고 읽었더라면 얼마나 흥미진진했을까.


30년 만에 다시 읽었는데 세부 줄거리가 잘 기억나서 놀랐다. 하지만 같은 사건에 대해 내 감정적 반응이나 평가는 다소 달라졌다. 처음 읽었을 때보다 내가 더 쌀쌀해지기도 하고 더 너그 러워지기도 한 것 같다. 미스 해비셤은 여전히 압도적이었고, 에스텔러가 무척이나 입체적이고 강렬한 캐릭터임을 깨닫고 놀랐다. 핍 역시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깊이 있고, 호감 가는 인물이었다.


테마 소설집은 역시 기획이 뾰족하고 의미가 있어야 한다. 고딕 호러라는 분위기와 제주라는 장소가 찰떡처럼 잘 어울린다. 기획이 좋으니까 작품도 좋 고 시너지도 나고 표지까지 예쁘다. 그런데 아이디어부터 출간까지 기획자가 정말 고생이 많았다는 뒷얘기를 들었다.


모든 날이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날이었다. 그 비극성을 성찰하고 인류애를 품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좀 고약한 방식으 로 타인의 불행을 전시한다. 그래도 위로가 되기는 한다. 가책 없이 웃을 수 있는 이야기도 가끔 나온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시즌 2 6회를 올렸습니다. 이번 주제는 ‘소설가의 가오’입니다. ‘각오’가 아니라 가오입니다. ^^
https://tobe.aladin.co.kr/n/296754


문화일보에서 기획했고 내가 1회를 썼다. 이서수의 「우리들의 방」, 정이현의 「남겨진 것」, 김동식의 「그분의 목숨을 구하다」가 특히 좋았다. 작가들이 고른 소재나 주제는 크기가 들쭉날쭉하고 ‘2024년 한국’을 말한다면 들어가야 할 것들이 빠져 있다는 느낌도 든다. 정치 양극화라든가, 부동산 문제라든가. 거기까지 조율하기는 쉽지 않았을 테지. 응원하는 기획이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기획했고 표제작을 썼다. 한겨레신문 연재 전에 주제와 방향 둘러 싸고 관계자들 조율하느라 참 애먹었는데 그래도 번듯하게 나온 책을 보니 잘했다 싶네. 교육 문제의 원인에 대한 작가들의 생각이 다 달랐는데 그 덕분에 결도 조금씩 다르게 나온 것 같다. 무엇보다 내용이 재미있어서 만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