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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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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솔러지 <당신을 기대하는 방>에 참여했습니다.

명동에 있는 호텔 프린스는 10년 전부터 ‘소설가의 방’이라는 사업을 합니다. 소설가들에게 호텔 방을 집필실로 제공하는 고마운 사업이지요. 그렇게 해서 호텔 프린스에서 글을 썼던 소설가들이 2017년에 <호텔 프린스>라는 소설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레지던시 사업 10주년을 맞아 저를 비롯해 소설가 10명이 ‘체크인’이라는 주제로 소설집을 냈어요. 단편과 엽편 중간 정도 길이의 소설들입니다. <당신을 기대하는 방>이라는 이번 소설집에 저는 첫 번째 단편인 <고양이별의 체크인>이라는 글을 실었습니다. ‘체크아웃’이라는 주제의 에세이 앤솔러지 <쓰지 않은 결말>도 함께 나왔습니다. 여기에는 소설가 15명이 참여했네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914096

 


당신을 기대하는 방 - 호텔 프린스 ‘소설가의 방’ 레지던스 사업 10주년 기념 소설
당신을 기대하는 방 - 호텔 프린스 ‘소설가의 방’ 레지던스 사업 10주년 기념 소설
1106. 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저, 마이클 바스카 편)

구글 딥마인드의 설립자가 인공지능을 규제해야 한다고, 아니 규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보다 강하게 억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그 주장들을 주의 깊게 읽었고 많은 부분 동의한다. 원서도 번역서도 저자는 슐레이만이라고 적혀 있는데 작가인 마이클 바스카의 역할은 뭐였는지 궁금하다. 여러 사람이 쓴 글을 엮은 것도 아닌데 ‘편’이라는 용어가 뜻하는 바가 뭘까? 번역서에는 바스카 ‘with’로 되어 있다. 인터뷰나 윤문을 했다는 의미인가?

더 커밍 웨이브
더 커밍 웨이브
1105. 인공지능과 딥러닝 (마쓰오 유타카)

인공지능 연구의 중요 성과들은 대부분 1956년부터 20년 사이에 나왔으며, 딥러닝은 50년 만에 나온 대발명이라고 평가한다. 이미지 인식 분야에 딥러닝 기법이 등장해 놀라운 성공률을 보여줬을 때 해당 분야 연구자 중에는 ‘이제 연구자로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위기감을 느낀 이도 적지 않았다고.

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인공지능과 딥러닝 - 인공지능이 불러올 산업 구조의 변화와 혁신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킬러 문항 킬러 킬러> 홍보도 하고, 한국 소설가들이 발품을 더 팔아야 한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계엄 사태 이전에 한 인터뷰입니다.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21015100005759?did=NA

1104.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스티브 브루사테)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개다. 그 다음은 공룡들이다. 공룡에 대한 책 읽는 게 내 길티 플레저다. 새를 왜 공룡이라고 하는 건지, 공룡이 어떻게 새가 되었는지, 소행성 충돌 전에 공룡이 멸종의 길을 걷고 있었는지 아닌지 명쾌하게 설명해줘서 좋았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 지구상 가장 찬란했던 진화와 멸종의 연대기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 지구상 가장 찬란했던 진화와 멸종의 연대기
1103. 불변의 법칙 (모건 하우절)

글자가 큼지막하고 줄 간격이 넓어 읽기 쉽다. 맞는 말이다, 통찰이 담겼다, 하고 넘긴 페이지도 있고, 그러다가도 너무 쉽게 쓴 거 아닌가, 쉽게 말하는 거 아닌가 하고 고개를 갸웃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 제이슨 츠바이크가 했다는 말이 재미있어서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전업 작가에게는 세 가지 길이 있다고 한다. 거짓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 진실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먹고살 수는 있다. 거짓말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해주면 깡통 찬다.

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불변의 법칙 - 절대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23가지 이야기
2024 사서 베스트 21선으로 월급사실주의 첫 소설집이 뽑혔습니다.

월급사실주의 첫 번째 소설집인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가 전국 사서들이 선정하는 좋은 책 목록인 ‘2024 사서 베스트 21선’으로 뽑혔습니다. 감사합니다!


#월급사실주의 #귀하의노고에감사드립니다


https://www.gokorea.kr/news/articleView.html?idxno=812961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 월급사실주의 2023
1102.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스콧 허쇼비츠)

가볍게 펼쳤다가 꼼꼼히 정독했다. 개념이라는 것이 얼마나 유용한 사고 도구인지, 복잡하고 어려운 질문을 그런 사고 도구로 어떻게 공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권위는 능력이나 역할, 책임과 관련된 문제이고,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정부보다 고용주의 권위가 더 강하다는 통찰에 밑줄. 욕설에 대한 부분은 여러 번 다시 읽게 될 듯.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1101.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김혜나)

홀든 콜필드가 한국에서, 돈 없는 집안에서, 여성으로 태어나서 어찌어찌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 대학원에 ‘연구보조인력’으로 취업한다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더 알려져야 마땅한 작품이라고 여기는 독자로서 2016년에 나온 책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표지를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나의 골드스타 전화기
근미래의 풍경 #6 마이크로 워크


현실이 개연성 따위 무시하고 소설을 압도하니까 소설 쓰기 참 힘들고 맥도 빠지는데, 어쨌든 조선일보에 <근미래의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STS SF 초단편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6회는 마이크로 워크 이야기입니다. 원문 링크는 제일 아래 달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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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TS(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과학기술과 사회 연구) SF’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써온 장강명 작가가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보게 될지도 모를 기묘한 풍경을 픽션으로 전달합니다.

 

근미래의 풍경 6회 #마이크로 워크

 

“문학 번역만큼은 AI가 할 수 없을 거라 봅니다. 사람의 복잡한 심리와 언어의 미묘한 느낌을 이해해야 가능한 작업이거든요.”

 

구글, 파파고, 딥엘 등 AI 번역기가 막 상용화된 2020년대 중반 무렵, 번역가 J는 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번역가의 미래를 주제로 대담하는 자리였다.

 

‘문학 번역만큼은 AI가 할 수 없다’는 말은 ‘다른 번역은 AI가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기술설명서와 실용서 일감이 먼저 사라졌고, 경제경영서와 자기계발서 번역 의뢰도 차츰 줄었다. 인문서 출판사는 ‘AI가 초벌 번역을 해주니까’라며 번역 고료를 깎았다. 그런데 정말로 문학 번역만큼은 AI가 잘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업가들은 언제나 그렇듯이 길을 찾아냈다.

 

“언니, 이거 꼭 하세요. 아무것도 안 해도 기본급으로 매달 100만원씩 줘요.”

 

그즈음 후배 번역가가 전화를 걸어와 네카팡 전문 번역가에 J를 추천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 대기업 네카팡의 출판 자회사인 네카팡퍼블리싱은 번역가와 편집자 수백 명을 선정해 전속 계약을 맺었다. 네카팡 전문 번역가라는 사실 자체가 업계에서 일종의 실력 인증 마크로 통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업무 형태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회사가 2010년대부터 사용한 ‘마이크로 워크’ 방식이었다. 전문 번역가들은 언제든 네카팡퍼블리싱 서버에 접속해 자신이 작업하고 싶은 원고를 골랐다. AI가 원고 초벌 번역 혹은 1차 편집을 하고, 문장마다 난이도를 평가해 723원, 885원 같은 식으로 가격을 매겼다. 인간 번역가와 편집자가 그 문장을 검토하면 AI가 매긴 가격만큼 수당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미 여러 사람이 검토한 문장은 가격이 내려갔고, 아무도 손대지 않거나 인간 전문가의 의견이 엇갈리면 값이 올라갔다. 간혹 번역가, 편집자들 사이에 온라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그 논쟁에는 참여하기만 해도 돈을 받았다. 거기서 이기면 추가 수당을 받았다. 논쟁에서 오간 얘기는 AI 번역기의 학습 재료가 됐다.

 

그렇게 AI와 전문가 수십 명이 ‘협업’한 결과물은 확실히 매끄러웠다. 번역과 편집 속도는 기존 방식과 비교도 되지 않게 빨랐다. AI는 문학 번역에 서툴지 몰라도 인간 번역가와 결합한 네카팡퍼블리싱의 시스템은 그렇지 않았다. 네카팡은 인간 번역가와 편집자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시스템을 설계했다고 주장했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 문장 10개만 검토해도 1만원이 넘는 돈을 벌 수 있었고, 작심하고 달려들면 하루에 100만원 넘게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그랬다.

 

실제로는 단가가 1000원을 넘기는 문장이 하루에 그렇게 많이 올라오지는 않았다. 네카팡 번역 AI의 품질이 높아지고 소속 번역가와 편집자가 늘어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1000원짜리 문장의 번역문을 한참 고심해서 적었는데 그새 다른 사람들이 해석을 많이 올려 300원만 입금되기도 했다. 게다가 AI가 단가를 매기는 방식이 기이했다. 책 전체를 읽지 않으면 해석이 되지 않는 문장, 1시간 넘게 고민해야 하는 문장이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있어 다들 자주 골탕을 먹었다. J는 최종 출간되는 책의 역자란에 자기 이름이 올라가지 않고 ‘네카팡퍼블리싱 번역’이라고 적히는 것도 불만스러웠다.

 

네카팡퍼블리싱이 잘못된 문장이나 교정에 벌금을 매기겠다고 공지했을 때 번역가와 편집자들은 모두 폭발했다. 네카팡은 일부 번역가와 편집자들이 보상 시스템을 악용해 무성의한 오역을 올리거나 아무렇게나 교정하고 돈을 받아가는 사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벌금을 도입했다고 강변했다. 반면 번역가와 편집자들은 플랫폼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고 그들을 착취하기 시작했다고 확신했고, 네카팡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어쩌다 ‘마이크로 워크 노동자연대 네카팡지부’ 지부장을 맡은 J가 성명서 낭독을 마치자 기자들이 다가와 질문을 던졌다. 한창 질의응답을 하던 J는 기자 세 명의 카메라에 네카팡뉴스 로고가 그려진 걸 알아챘다.

 

“잠깐, 지금 네카팡에서 오신 분들이에요? 세 분 모두?”

 

J의 질문에 기자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봤다.

 

“아니, 전 프리랜서인데요. 이 카메라는 취재 플랫폼에서 받은 거고요.”

 

다른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취재 플랫폼이 뭐죠?”

 

J가 물었다.

 

“언론사랑 프리랜서 기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이요. 이런 기자회견 같은 단순한 건은 언론사들이 플랫폼에서 외부 취재기자를 구해요. 경력 몇 년 차 이상, 기사 분량 몇 매, 단가 얼마, 이런 식으로요. 자기들 정규직 기자들은 더 심층적인 사안을 취재하게 하고요. 이런 언론인 특화 중개 플랫폼을 네카팡뉴스가 운영하는데, 이 카메라는 실력이 인증된 사람만 주는 거라서 저희한테는 작은 자랑거리죠.”

 

프리랜서 기자가 설명했다.

 

“저희 기사는 데스킹도 프리랜서 에디터가 할 걸요.”

 

다른 프리랜서 기자가 덧붙였다.

 

#근미래의풍경 #STSSF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4/12/03/WQWT2JGXFJDZ3OBS4QFIRDG6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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