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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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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8. 배드 블러드 (존 캐리루)

10조 원대 사기극으로 끝난 테라노스 스캔들을 다룬 논픽션. 저자가 바로 테라노스의 실체를 밝혀낸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다. 중반에 분위기가 확 바뀌는데 전반부는 블랙 코미디이고, 후반부는 호러 스릴러라 할 수 있겠다. ‘취재원을 놀라게 하지 않는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교과서 같은 원칙주의에 감탄한다. 책도 아주 재미있다.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837. 교도관의 눈 (요코야마 히데오)

일상이 배경이지만 ‘코지’하지는 않은 미스터리 단편 6편. 요코야마 히데오답게 모든 글들이 배경이 되는 직업 세계를 아주 정밀하게 묘사했고,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작품도 여러 편이다. 특히 「자서전」과 「말버릇」이 좋았다. 평생을 사로잡은 오해가 바로잡혀지는 이야기들인데, 진실은 꼭 좋은 게 아닐 수도 있다.

교도관의 눈
교도관의 눈
836. 아무튼, 술 (김혼비)

저렇게 자주 드시면 안 될 텐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에 웃음을 터뜨리며 즐겁게 읽었다. 독서 에세이 다음으로 많이 읽은 에세이가 술 에세이인 것 같다. 음주에 대한 책들도, 단주에 대한 책들도 읽었는데 대체로 음주 찬가에 가까운 책일수록 신명나더라. 좋아하는 것에 대한 글이 거부해야 하는 것에 대한 글보다 더 즐겁게 읽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겠다. 그런데 음주 에세이 작가들이 문장도 더 맛깔나게 쓰시는 것 같더라. 단주는 심각할 수밖에 없는 소재여서일까? 음주 에세이 분야는 경쟁이 보다 치열해서일까?

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835. 일곱 색의 독 (나카야마 시치리)

‘얼굴값 못하는’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두 번째 작품. 단편 일곱 편의 제목이 각각 색 이름으로 시작하는데 그게 나름 중요한 의미다. 작품들의 길이가 길지 않은데도 갖출 건 다 갖췄고 수준이 떨어지는 편도 없다. 나카야마 시치리는 시간이 없어 취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데 늘 묘사가 그럴듯해 보인다.

일곱 색의 독
일곱 색의 독
834. 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덤덤한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자극적인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신기한 소설이라고 해야 할까? 덤덤하기도 하면서 자극적이기도 하니까. 플롯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화끈한 액션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스케일이 큰 것도, 깜짝 놀랄 만한 뒤집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제법 두툼한 분량의 책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나오미와 가나코
나오미와 가나코
833. 샤일록의 아이들 (이케이도 준)

일본의 한 은행을 배경으로 하는 연작 소설집인데, 각 단편의 독립성은 조금 애매하다. 일본 회사에서는 정말 이렇게 일하나? 아니면 은행에서는 정말 이렇게 일하나? 그것도 아니면 일본 은행에서는 정말 이렇게 일하나?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사표 내고 도망치라고!” 하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먹고사는 게 참 힘들구나.

샤일록의 아이들
샤일록의 아이들
832. 예언의 섬 (사와무라 이치)

사와무라 이치가 정말 뛰어난 작가라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은 솔직히 무리다. 설정도 무리고 전개도 무리고 미스터리의 진상도 무리고.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산만한데 설득력이 있게 그려지지도 않았고 그 와중에 성격의 일관성도 유지하지 못한다. 반전도 좀 심한 거 아닌가. 『옥문도』를 읽지 않아서 어떤 오마주가 담겼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예언의 섬
예언의 섬
831. 나도라키의 머리 (사와무라 이치)

히가 자매 시리즈의 첫 단편집. 히가 자매는 등장하지 않고 시리즈의 조연이었던 노자키만 나오거나, 히가 자매와 아예 연결점이 없어 보이는 단편도 있다. 수준은 고루 높고, 나는 특히 단순한 착상을 절묘하게 단편소설로 만든 「술자리 잡담」이 좋았다.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인데도 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학교는 죽음의 냄새」도 수작. 「학교는 죽음의 냄새」는 히가 미하루가 주인공인 작품이기도 하다.

나도라키의 머리
나도라키의 머리
830.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사이먼 반즈)

역사시대의 몇몇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삽화처럼 조금 소개되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동물들이 인류가 생활하는 방식이나 상징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무게를 둔다. 로아사상충에 대한 장을 인상적으로 읽었다. 저자는 자연을 마냥 아름답게만 보는 견해의 한계를 보여주고 싶어서 로아사상충을 책에 포함시켰다고 한다.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북극곰까지 인류와 공생한 동물들의 이야기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북극곰까지 인류와 공생한 동물들의 이야기
829. 로드마크 (로저 젤라즈니)

결말에 이르러 한 등장인물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는데, 책을 읽는 내 기분이 내내 그랬다. HBO에서 드라마로 개발 중이라고 하는데 제작된다 해도 설정만 가져다 쓰지 않을까 싶다. 젤라즈니는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갑자기 19세기스러운 풍경이 펼쳐지는 걸 보고 이 소설을 구상했고, 이 작품의 아이디어가 앰버 연대기의 헬라이드로 발전했다고 한다.

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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