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의도

D-29
책 잘 받았습니다! 얇지만 묵직한 느낌입니다.😁
@스마일씨 한 숨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게 쓴 것이라 믿고요. 페렉이 본 것처럼 스치듯 읽으시면 더 빠를 겁니다. 😁 아마, 할 이야기 보다 모임 기간이 대단히 길어... 기분이 소진될 수도...
일단, 1회독 했습니다.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페렉이 오히려 스스로 글을 쓰며 소진되지 않았을까 싶고요(처음엔 버스의 정차정보도 기록하더니 나중에는 번호만 쓴 게 웃기네요), 글을 읽는 저도 소진되더라고요. 🤣 역자님의 후기가 좀 도움이 되었고요, 이제부터 저는 페렉이 왜 이런 시도를 한 건지..다시 읽으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스마일씨 왜 이런 시도를 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의 영문판을 보았을 때는 어떤 순간적인 생각과 기분에 이끌려 이런 관찰과 같은 기술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당시 동행했던 Pierre Getzler라는 사진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멘트를 통해서 이 것이 사전에 기획 되었던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시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책이 도착했습니다.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디에 빨리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전 이 책을 읽을 때 "내가 무엇을 읽고 있나? " 이러면서 ... 읽었.....
@임막걸 책이 도착하고 서너쪽을 읽었는데요, 결코 빨리 읽고 싶지 않던데요. ㅎㅎ 창 밖으로 바람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순간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몇 문장에 격하게 이입했습니다. 좀 아껴서 읽고 싶어요. 참, 처음에는 <사물들>이 떠올라 비슷한가...? 했는데,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앞으로 채워나갈 페이지들에서 글을 쓰는 목적은 오히려 그 이외의 나머지 것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은 언급하지 않는 것들,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요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즉 날씨가 변하는 것, 사람들과 자동차들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바로 그것.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p15, 조르주 페렉 지음, 김용석 옮김
@호디에 사실 이 '시도'의 목적을 첫 장에서 밝히죠.
https://www.youtube.com/watch?v=w46RU0fQZyA&t=435s 한 낮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한다면, 호주 출신의 Pablo's Eye 의 2020년 작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감상해보세요. 거의 19분에 달하는데 11 분 03초 부터 한번 들어보세요. 더 무료할까요?
저는 읽으면서 자신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언어와 감정이 개입된 언어의 차이를 생각해 봤어요. 페릭은 분명 보는것과 쓰는 것을 동시기술하는식으로 나열했거든요.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디에님 말씀처럼 시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이부분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스마일씨 영문판을 처음 접한 뒤 판권 계약 후 원서가 왔을 때는 저 역시 왠지 '산문시' 적인 요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편집이 된 원서의 글을 보면 제가 감지 못하는 어떤 불어만의 운율이나 이런 것이 함포되어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하지만, 제가 불어를 모르기 때문에 ... '시' 적인 요소가 있을지 모른다는 여지와 의문을 일단은 갖고 있기로 했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연구해서 밝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날 좋은 곳에서 읽고 싶어 먼 곳 오는 김에 가지고 왔어요. 머무르는? 움직이지 않는? 이가 관찰하는, 반복되는 일상과 풍경이 어떤 느낌일지 아직은 알쏭달쏭합니다.
1974년 10월 18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 페렉은 세세하게 메모를 합니다. 검색하니 1974년 10월 18일이 금요일이더라고요. 1974년 10월 금요일의 오전 풍경이 이랬구나... 하면서 읽었습니다. 버스들이 분주하게 제 갈 길을 달리고, 버스 외에는 대체로 회사 차량들이더군요. 물품을 운송하는 트럭들, 보관이사업체 차량, 사설 보안회사 차량, 예술품 복원 회사 차량. 당시 파리 시민들의 출근 시간이 몇 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손에 쥔 것들을 보니 이미 출근 시간은 비켜간 것 같습니다(시간상으로도...). 어! 하고 눈에 들어온 단어는 '보관이사업체 차량'이었습니다. '파리에는 1974년에 이미 보관이사업체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고요. 무엇보다 페렉은 관광버스에서 일본 여성이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담는다고 추측했는데, 그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당시 프랑스를 관광하는 아시아인은 대부분 일본인이었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페렉이 쉬었듯 저도 잠시 덮고 오후에 다시 펼쳐보겠습니다.
@Eins 그 먼 곳이 Paris 였으면...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이 작업을 하면서 어떤 분이 프랑스 출장 당시의 사진을 몇 장 동료에게 자랑하듯 보내왔는데, 공교롭게도 그 장소가 saint-sulpice 광장의 카페 드 라 메리였습니다. 그 출장길에 오르신 분은 우리가 이 책을 편집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 맞이한 '우연한 만남' 이었습니다.
파리만큼 기대한 곳이기는 했어요. :) 읽는 동안 내내 이방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기억한다는 건 뭘까, 스치는 인상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건 박제된 표본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도 들었고요.
어떤 분이 리뷰에 이 텍스트의 목적을 '일시적인 것을 기록함으로써 종이에 3 일의 시간을 박제' 시키는 것 표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페렉이 관찰한 것들은 동시다발적 이므로 스치는 것 조차 선택해야만 했을 것 같아요. 이분은 이것을 '채집' 한 목록이라고 설명하네요.
@호디에 이 책을 작업하면서 처음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거의 모든 생소한 고유명사 혹은 낱말 에 각주나 혹은 미주를 첨부하고자 많은 자료를 검색하고 사진으로 보았는데, 이를테면 페렉이 보았던 것을 ...그의 눈을 관통했던 것을 확인해서 보는 것은 확실히 흥미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음미하듯 잔잔하게 읽는 것은 굉장히 매력이 있습니다. 책에 묘사된 어떤 것들은 사라지고 없지만 아직 많은 것들이 책에 묘사되듯 그대로 인 것도 있습니다. 1974년 '보관이사업체 차량'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현재 작업 중인 책을 보면 파리는 1910년대에 이미 2층 버스가 등장하고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이 있었고 등등...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이 상용화되어 있었습니다.
@임막걸 오... 그렇군요. 채식주의자 전용 식당도 놀랍네요.
@서정 저는 같은 시간대에 몇 몇의 사람들과 함께 서울의 여러 장소에서 이런 식의 묘사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중의 하나는 페렉의 이런 시도는 '일종의 퍼포먼스' 같기도 합니다. 확실히 이후에 라디오버전으로 발표한 '마비용 프로젝트'는 더더욱 그런 생각을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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