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의도

D-29
@ 완독 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독서하시다 이상한 점은 없으셨나요? 예를 들어 로마자숫자 ' I '밑에 아라비아 숫자'1'이 왜 없는지 같은 것...
사실 제가 많이 궁금해서...남겨봅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17페이지 보시면 로마자숫자 ' I '밑에 아라비아 숫자'1'이 없습니다. 반면에 장소를 이동하거나 날이 변하면 로마자 숫자를 기입하고 그 밑에 아라비아 숫자를 기입했는데.. 처음에는 원서의 편집 실수였다고 생각하고 바로 잡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1975년 초판본부터 최근까지도 원서는 그대로 유지해서 저희도 그냥 놔두었습니다. 하지만 의도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임막걸 아, 그러네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생각을 좀 해봤는데요, 로마자숫자가 요일 구분을 기준으로 하잖아요. 애초에 요일을 구분할 계획은 있었던거죠. 그런데 앞으로 쓸 글에 대해 얼만큼의 분량으로, 어떤 내용을 쓰겠다는 계획이 구체적으로 없었다고 생각해요(그야말로 관찰 자체가 목적이라는 전제 하에서). 그래서 처음에는 크게 구분 짓지 않고 써내려갔다가 예상보다 분량이 많아지면서 혹은 장소를 이동함에 따라 그 필요성을 느껴서 2번부터 생긴 것 아니었을까요? 전 책을 읽으면서 시간의 흐름을 관찰하는 행위가 의식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도 좀 들었는데요, 이 책 자체가 그 흐름에 맡겨진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호디에 아, 그렇겠군요. 근데 페렉은 그냥 왠지 장소랑 날짜만 구분해서 관찰을 적었을 것 같아요. 이후에 책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편집자가 했겠지요.
로마자는 날짜 구분(18일, 19일, 20일)이고 숫자는 휴식으로 구분되는 하나의 챕터로 보입니다.
@위버m 네, 근데 전 왜 아라비아 숫자 1 이 빠졌는지 그게 의도인지 실수인지 그게 좀 아리송해서요 눈 밝은 독자분들은 한국어판을 보시면 "편집 실수"라고 생각하실 수 있거든요. 근데, 그게 의도인지 실수인지 몰라서 그냥 고민 끝에 원서대로 한거라서요.
들여다보면 이상한 것도 있는데, 내용 상 좀 믿기지 않는 것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64page에 "오토바이 91대를 앞세우고 미카도가 애플 그린색 롤스-로이스를 타고 지나간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각주에서 밝혔듯이 이 날에 'le mikado'에 대체할 인물이 파리를 방문했던 기록이 없습니다. 그 어떤 VIP조차 없었습니다. 70년대이긴 한데 오토바이 91대, 90대도 아니고 91대 라는게... 이것을 세었을 리도 없고요. 사전에 어떤 행사 정보를 페렉이 뉴스나 신문을 통해 들었을 수도 있지만, 순전히 눈에 보이는 것을 기술하는 것이라면 왠지 속된 말로 '구라' 거나, 우리가 전혀 감지할 수 없는 불어의 말장난 같을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원문을 알 수 없으니 (봐도 프랑스를 전혀 못 해서 ^^;) 정확한 해석은 어렵지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mikado와 rolls-royce를 넣어 검색해 보니 "The clean lines of this Mikado silk gown are as classy as that Rolls Royce!" 이런 문장이 뜨는데 혹시 미카도 실크 원단을 비유한 말이었을까요? 그렇다고 해도 91대는 여전히 이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사이사이에 확인할 수 없는 거짓을 끼워 넣었을 확률이 높은 것 같아요. 페렉의 의도는 무엇일지 생각하게 되네요. 관찰하고 있는 그대로 서술한 것처럼 보이는 글이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예증을 만들고 싶었을까요? 아주 가볍게 읽을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대화 나눌수록 재미있습니다.
@위버m 저희 편집자는 거짓말 같다고 확신하더군요.
한편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레나타 테발디'라는... 마리아 칼라스와 비견되며 사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탈리아 여가수가 파리에 있었던걸로 추정됩니다. 미카도가 오페라랑 연관이 있는 단어이기도 한데....그저 추측의 확장입니다. 증거는 없습니다.
건물 모형을 든 한 남자가 지나간다.(정말 건물 모형인가? 마치 내가 그 건물 모형을 만든 것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다른 것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조르주 페렉 지음, 김용석 옮김
@이불 님 책을 받으셨을텐데, 어떤 느낌이었는지 의견 듣고 싶습니다.
근 몇 주 사이에 어딘가에 머무를 때마다 한 꼭지씩 펼쳤다 덮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옮긴이의 말(시도?)이었어요. 이 글에서 어떤 나른한 탈력감, 소진의 쾌감을 읽어내는 이도 있겠지만… 저는 어쩐지 좀 슬프게 느껴지네요.
@Eins 님. 읽은 느낌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책 내용과 관련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다. 근데 곰곰히 또 생각해보면 굳이 이야기할 수 없는 감성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향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눈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슬로건: "버스에 탄채로 파리를 본다"
독서의 매력에 빠져들기에는 다소 왜소하면서 애매했던(?)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와 함께했던 @스마일씨 @호디에@Eins 님 그리고 @위버m 님에게 감사 인사 드립니다. @이불 님과는 인사를 나누지 못했지만 무슨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수다방이니 만큼 모임지기가 으샤! 으사!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비록 모임방을 통해 전개한 이야기는 적었지만 조르주 페렉의 문학세계를 조금이나마 음미히고 사유했던 시간이었기를 바랍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이번 모임 마칩니다.
P.S 그리고 이번 모임을 통해 느꼈던 단상이나 소회 SNS에 피력하시는거 잊지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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