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를 저지하려는 의도

D-29
@스마일씨 여기서 또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책배송지를 보니 걸어서 직접 갖다드리고 싶었어요. 이곳에서도 좋은 이야기 많이 기대합니다.
아, 브뤼주 같이 했었네요! 😅 오랜만에 다시 뵙습니다! 좋은 동네 사시는군요!🤣 모임이 기대됩니다.
오늘이나 늦으면 내일, 책은 정답을 적어주신 다섯 분에게 배송 될 것이라서 따로 메일을 통한 개별 연락은 하지 않는 것에 양해 부탁 드립니다. 그리고 12월 4일 시작이 예고되었던 이 모임을 일단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 - 원제 :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는 1974년 10월 조르주 페렉이 사흘 간 생-쉴필스 광장 주변의 카페 3곳( 타바 생-쉴필스, 카페 드 라 메리, 퐁텐 생-쉴필스) 과 광장 분수대 앞에 마련된 벤치에서 직관 하던 것을 적은 글입니다. 당시의 페렉이 관찰했던 장소 중 타바 생-쉴필스와 퐁텐 생-쉴필스 두 곳의 카페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다만 나머지는 아직 온전히 남아있는데 바로 페렉의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때문에 광장의 명소가 된 '카페 드 라 메리' 와 'Perecs Bench'로 명명된 분수대 앞의 자리가 그것입니다. 첨부한 사진을 보시면 ' 카페 드 라 메리'가 있는데 그곳에는 크리스토퍼 베르동 이라는 아티스트가 조르주 페렉 에게 경의를 표하는 에나멜 명판이 걸려 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PLACE GEORGES PEREC" 이어야 할 플레이트 에는 의도적으로 'E'라는 모음이 실종되었고 1969년 조르주 페렉이 모음 'e'를 빼버리고 완성한 300페이지 가량의 소설 'La Disparition(실종)'에서 착안했다는 것과 카페 드 라 메리가 바로 페렉이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를 완성했던 '곳' 이라는 것을 상기 시킵니다. 그리고 분수대 앞 '평범해' 보이는 벤치에는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의 영문 타이틀인 《Attempt at exhausting place in paris》가 #peresbench 라는 글자와 함께 금색 표식에 새겨져 있어, 이 자리가 '특별' 하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 시키려는 시도》는 의미 없어 보이는 목록과 정제되지 않은 듯해 더욱 건조한 단문으로 듬성듬성 나열되고 채워진 원작 70페이지 가량의 왜소한 책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진을 첨부하며 증명하려 듯이 이 책은 어떤 식으로 든 기억 되고 기념 되고자 하는, 적어도 제가 아는 한 프랑스나 영·미 권역에서는 본연의 가치와 평가가 이 책의 두께와 모양새와는 전혀 상반됩니다. 혹시 읽다가 시간적 여유가 생겨 이 책의 원제나 영어 제목을 해외 포털 혹은 youtube에 검색해보면 이 책이 지닌 영향과 가치를 체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들의 정서와 느낌은 우리와 엄연하게 차이가 있으며, 제가 험난(?)하게 이 책의 판권을 구매했을 때(따로 후술 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적지 않은 지인의 반응 대부분이 "???" 이었습니다. 이야기가 더욱 길어질 것을 염려하여 각설하고 , 저는 이번 모임을 통해 해외 문학 평론가나 독자들이 느끼는 이 책에 대한 정서적 간극을 좁히고 나아가 어쩌면 제가 전혀 Catch할 수 없는 어떤 뉘앙스를 찾아내고.···저에게 제기된 저 트리플 퀘스천 마크의 비밀을 캐고자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잠재 되어진 이 책의 진가를 이번 모임을 통해 함께 찾아내어서 프랑스 현대 문학의 고전이라 평가 받는 이 작품이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되기를 바랍니다.
참여자가 아니지만 몰래 지나가면서 너무나 흥미로운 책 설명을 잘 읽었다는 글 남깁니다. 그리고 특정 지역에서 이런 작업을 공동으로 해보는 재미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즐독하시길 바랍니다.
책 잘 받았습니다! 얇지만 묵직한 느낌입니다.😁
@스마일씨 한 숨에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게 쓴 것이라 믿고요. 페렉이 본 것처럼 스치듯 읽으시면 더 빠를 겁니다. 😁 아마, 할 이야기 보다 모임 기간이 대단히 길어... 기분이 소진될 수도...
일단, 1회독 했습니다.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페렉이 오히려 스스로 글을 쓰며 소진되지 않았을까 싶고요(처음엔 버스의 정차정보도 기록하더니 나중에는 번호만 쓴 게 웃기네요), 글을 읽는 저도 소진되더라고요. 🤣 역자님의 후기가 좀 도움이 되었고요, 이제부터 저는 페렉이 왜 이런 시도를 한 건지..다시 읽으며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스마일씨 왜 이런 시도를 했을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제가 처음 이 책의 영문판을 보았을 때는 어떤 순간적인 생각과 기분에 이끌려 이런 관찰과 같은 기술을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당시 동행했던 Pierre Getzler라는 사진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의 멘트를 통해서 이 것이 사전에 기획 되었던 프로젝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시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책이 도착했습니다. 잘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디에 빨리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전 이 책을 읽을 때 "내가 무엇을 읽고 있나? " 이러면서 ... 읽었.....
@임막걸 책이 도착하고 서너쪽을 읽었는데요, 결코 빨리 읽고 싶지 않던데요. ㅎㅎ 창 밖으로 바람에 따라 구름이 움직이는 순간을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저로서는 몇 문장에 격하게 이입했습니다. 좀 아껴서 읽고 싶어요. 참, 처음에는 <사물들>이 떠올라 비슷한가...? 했는데, 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내가 앞으로 채워나갈 페이지들에서 글을 쓰는 목적은 오히려 그 이외의 나머지 것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보통은 언급하지 않는 것들, 주목하지 않는 것들, 중요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즉 날씨가 변하는 것, 사람들과 자동차들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 이외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바로 그것.
파리의 한 장소를 소진시키려는 시도 p15, 조르주 페렉 지음, 김용석 옮김
@호디에 사실 이 '시도'의 목적을 첫 장에서 밝히죠.
https://www.youtube.com/watch?v=w46RU0fQZyA&t=435s 한 낮의 무료함을 달래고자 한다면, 호주 출신의 Pablo's Eye 의 2020년 작 tentative d'epuisement d'un lieu parisien 감상해보세요. 거의 19분에 달하는데 11 분 03초 부터 한번 들어보세요. 더 무료할까요?
저는 읽으면서 자신의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 언어와 감정이 개입된 언어의 차이를 생각해 봤어요. 페릭은 분명 보는것과 쓰는 것을 동시기술하는식으로 나열했거든요.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디에님 말씀처럼 시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이부분이 굉장히 흥미롭네요.
@스마일씨 영문판을 처음 접한 뒤 판권 계약 후 원서가 왔을 때는 저 역시 왠지 '산문시' 적인 요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편집이 된 원서의 글을 보면 제가 감지 못하는 어떤 불어만의 운율이나 이런 것이 함포되어 있을 것만 같았거든요. 하지만, 제가 불어를 모르기 때문에 ... '시' 적인 요소가 있을지 모른다는 여지와 의문을 일단은 갖고 있기로 했습니다. 어느 누군가가 연구해서 밝혀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날 좋은 곳에서 읽고 싶어 먼 곳 오는 김에 가지고 왔어요. 머무르는? 움직이지 않는? 이가 관찰하는, 반복되는 일상과 풍경이 어떤 느낌일지 아직은 알쏭달쏭합니다.
1974년 10월 18일 금요일 오전 10시 30분 : 페렉은 세세하게 메모를 합니다. 검색하니 1974년 10월 18일이 금요일이더라고요. 1974년 10월 금요일의 오전 풍경이 이랬구나... 하면서 읽었습니다. 버스들이 분주하게 제 갈 길을 달리고, 버스 외에는 대체로 회사 차량들이더군요. 물품을 운송하는 트럭들, 보관이사업체 차량, 사설 보안회사 차량, 예술품 복원 회사 차량. 당시 파리 시민들의 출근 시간이 몇 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람들이 손에 쥔 것들을 보니 이미 출근 시간은 비켜간 것 같습니다(시간상으로도...). 어! 하고 눈에 들어온 단어는 '보관이사업체 차량'이었습니다. '파리에는 1974년에 이미 보관이사업체가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었고요. 무엇보다 페렉은 관광버스에서 일본 여성이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담는다고 추측했는데, 그는 그녀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그 당시 프랑스를 관광하는 아시아인은 대부분 일본인이었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페렉이 쉬었듯 저도 잠시 덮고 오후에 다시 펼쳐보겠습니다.
@Eins 그 먼 곳이 Paris 였으면...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이 작업을 하면서 어떤 분이 프랑스 출장 당시의 사진을 몇 장 동료에게 자랑하듯 보내왔는데, 공교롭게도 그 장소가 saint-sulpice 광장의 카페 드 라 메리였습니다. 그 출장길에 오르신 분은 우리가 이 책을 편집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였거든요. 직접 대면하지 않은 채 맞이한 '우연한 만남' 이었습니다.
파리만큼 기대한 곳이기는 했어요. :) 읽는 동안 내내 이방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되더라구요. 기억한다는 건 뭘까, 스치는 인상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건 박제된 표본과 다르다고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도 들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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