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직도 인생책이라고 부를 만한 책 한 권을 찾지 못했습니다. 여러분의 '인생책'은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로 알게 되었고, 또 어떤 부분이 제일 좋았는지 궁금합니다. 각자의 인생책에 대해 자유롭게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의 인생책이 궁금합니다
D-29
개구리모임지기의 말
개구리
먼저 인생책이라는 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인생을 바꾼 책? 가장 좋아하는 책? 가장 인상이 깊게 남았던 책? 큰 깨달음을 얻은 책? 계속해서 다시 읽고 싶은 책?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이유가 '재미' 하나뿐이기 때문에, 만약 인생책을 찾게 된다면 그 책은 가장 좋아하는 책,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 인생책이란 걸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죠. 재미있 는 책은 세상에 너무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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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섬
개구리님의 인생책의 정의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을 받고 생각해 보았어요.
왜 이 책이 나의 인생책이지? 내가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재미있어서 인가? 아뇨! 재미있기로는 ‘사이버 스톰’ 입니다. 최근 읽은 ‘명상 살인’도 참 재미있습니다.
장맥주 님 이야기처럼 내 인생을 바꿔 놓았나? 아뇨! 읽기 전이나 후나 삶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뭐 대단한 진리나 지식을 얻은 것도 아닙니다.
개구리
같은 이유로 올해의 책, 뭐 이번 달의 책도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원체 읽었던 책이 마음에 들면 최소한 5번은 읽는 편이라, 이번에 마음에 들었던 책은 저번에 읽었던 책일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글쎄요, 새로운 책을 찾으려는 생각을 안 하는 것일 수도 있죠. 지금 내가 찾은 책의 세계가 충분히 만족스러운데, 다른 아이를 찾을 만큼 강렬한 마음의 갈구함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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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말씀하신대로 인생책이라는 게 여러가지로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삶에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책도 인생책이라고 꼽았을 때, 저는 2020년에 읽은 ‘딥 워크’ 라는 책이 제 인생책입니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공부와 일을 shallow하게 해 왔는지를 알게 되었고,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는게 왜 중요한지를 알게 해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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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물론 인생책이 한 권은 아니라 몇 가지가 더 있 겠지만, 재미있어서 가장 여러 번 읽은 책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입니다. 저는 “일각수의 꿈”이라고 번역된 국내판으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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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저도 『일각수의 꿈』 버전으로 읽었습니다.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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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씨
저도 이책 좋아합니다. 이 책부터 하루키의 문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됏다고 생각해요. 저도 여러번 읽었는데, 재미있어서기도 했지만, 뭔 얘기인지 몰라서 몇번 더 읽었던것 같아요. 이후에 태엽..이나 1Q84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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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
저도 딥워크 좋아하는데 칼 뉴포트 작가를 so good they can't ignore you(번역본: 열정의 배신) 책으로 처음 접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라, 열정에 미쳐라, 그런 말들에 반감이 있어서(do what you love보다 love what you do 신봉자라서) 확 와닿았던 기억이 나네요.
ps. 혹시 iOS를 쓰신다면 딥워크에 영감을 받아 만든 앱도 추천해드립니다.
https://apps.apple.com/kr/app/%EB%94%A5%EC%9B%8C%ED%81%AC-%EC%A7%81%EA%B4%80%EC%A0%81%EC%9D%B8-%EB%AA%B0%EC%9E%85-%EB%8F%84%EA%B5%AC-deepwork/id1464410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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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저는 딥워크->디지털미니멀리즘->열정의배신 순서로 읽었습니다. 열정의 배신도 무척 좋았습니다!
앱 방금 설치해 봤는데 제가 찾던 앱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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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무척 만족스럽게 읽었는데, 저자의 다른 책을 찾아볼 생각은 못했습니다. 『딥 워크』와 『열정의 배신』 모두 흥미롭네요. 한번 읽어보려고요. 고맙습니다! (『열정의 배신』을 저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책으로 잘못 알고 있었어요. 칼 뉴포트 사진을 이번에 처음 봤는데 엄청 핸섬 가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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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람
잘생김의 배신. 저도 칼 작가를 보면서 수업도 하고, 논문도 쓰고, 책도 써내는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하면서 육아까지 해내는 대학 교수가 잘생기기까지 하다니 그런 생각을 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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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어우, 이 분이 육아도 잘하신대요? 혹시 취미가 웹툰 그리기인데 그것도 잘 그리시고 그런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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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딥 워크’ 와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정신과전문의인 제 친구가 ‘처방’해 준 책입니다. 책도 논문도 잘 못 읽겠고, 당연히 논문은 쓰지도 않고 멍하니 SNS의 짧은 동영상만 계속 보게 되어서 우울증이나 성인 ADHD인가 걱정이 되어 물어봤더니, 이 책 두개 읽고 SNS부터 끊으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10년간 중독되었던 페이스북, 트위터를 끊고 그나마 좀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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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딥 워크’는 @장맥주 님께서 채널예스에 쓰셨던 칼럼 ‘퀀텀 점프’ 의 단행본 느낌입니다. https://m.ch.yes24.com/article/view/45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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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퀀텀 점프’ 칼럼을 무척이나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친한 사람 몇 명에게 링크를 보내주기도 했고요. 주제넘지만 소소하게 반론을 해 보자면 무라카미 류 아저씨도 분량이 꽤 길고 취재를 열심히 한 본격 장편소설을 쓰기도 했습니다. ‘코인로커 베이비스’ , ‘반도에서 나가라’(북조선이야기입니다) 제 생각엔 창작자로서 중요한 시기에 재능을 낭비하고 shallow work를 함으로써 퀀텀 점프를 하지 못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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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써놓기 보니 반론은 아니고 무라카미 류 아저씨에 대한 변명 같은 글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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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고맙습니다. 사실 류의 작품은 그리 많이 읽지 못했고, 『코인로커 베이비스』와 『반도에서 나가라』도 못 읽었어요. 저는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가 아주 싫었고, 그 외에 몇 편 손에 드는 작품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69』도 저는 그저 그랬습니다. 그래서 류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전혀 아닙니다. 그래도 저 역시 류가 창작자로서 중요한 시기에 너무 이곳저곳 기웃거렸다는 생각은 속으로 해요. 그게 남 얘기가 아닌 거 같아서 좀 두렵기도 하고, 21세기 전업 소설가는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어쩌면 21세기에는 모두가 N잡러가 되어야 하는 운명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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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왕
오 저도 '딥 워크'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읽기는 재밌었는데 실천은 정말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감명 깊게 읽었어서 책의 교훈이 제 생활습관 어딘가에 녹아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저는 바로잉, 린 스타트업, 오리지널스 등등도 재미있게 읽었어서 조심스럽게 추천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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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우챠우
좋은 책 여러 권 추천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딥워크... 잘 실천하기가 어려우니까 그걸 실천한 훌륭한 사람들이 책에 언급된 거 아닐까요?
개구리
저는 책을 항상 좋아했고, 그리고 나이에 비해서는 꽤 많이 읽은 편이지만 특정한 책 한 권이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딥 워크 책 궁금하네요. 깊게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을 개인적으로는 두려워하고 있어서요. 너무 한 분야에 몰두하다 다른 것들을 놓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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