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D-29
한국 소설가들은 인생에 대한 종합적인 통찰을 잘 말하지 않는데(아마도 잘난척한다고 욕을 먹을 것 같아 더 위악적으로 변하는 것도 같다) 일본인이나 소설가들은 인생에 대한 나름대로의 자기 통찰을 곧잘 글에다 쓴다. 나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안 쓰고 내가 찾아내고 깨달은 통찰을 글에다 마구 쏟고 싶다.
아마도 일본인이 추구하는 하나의 중요한 가치는 싫다고 외면하지 말라는 거다. 그것은 해결된 게 아니라 잠시 덮여있는 거니 언제든 나올 수 있으니 정면으로 맞서라는 것.
일본 소설에 성적인 게 많이 나온다. 그것에 호기심이 강하고 다른 이성이 뭐라 안 하고 그것에 많이 생각이 열려 있어 그런 것 같다.
글을 자꾸 쓰면서 자길 합리화하는 것 같다. 작가는 대개 내성적이라 사회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는다. 그것을 치유하고 자기를 지키기 위해 그러는 것 같다. 누가 자기에게 창피를 주고 그의 얘기를 듣고 심한 혼란을 겪었을 때 그것에 대해 작가는 아주 집요하게 물고들어져 결국 그 말을 한 자의 논리를 뭉개버린다. 이제 그는 틀리고 나는 옳은 것이다. 나는 그런 논리를 만든다. 그 말은 한 자는 어떻게 보면 작가에게 영감을 준 고마운 인간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글을 계속 쓰면 정직해지는 것 같기는 하다.
내가 보기에 일본은 성에 최적화된 나라다. 그것의 글쓰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우리가 분단으로 승부를 거는 것처럼. 누구나 자기만이 특기가 있다. 그걸 살려야 한다. 그냥 썩히면 안 된다. 그럼, 잘못 사는 것이다. 자기를 살리는 삶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게 나는 이 세상을 가장 잘 사는 법이라 감히 주장하는 바이다.
도심을 가다보면 인간들이 너무 많다. 다른 동물들은 자기 몸을 숨기며 조심스럽게 움직이는데 인간은 그런 것도 아니라 더 많아 보이나. 아닌 것 같다. 확실히 살아 있는 동물 중에서 지금은 안간처럼 많은 동물은 없는 것 같다. 특히 수도권으로 몰려드니 더 많고 경쟁도 심해 겨우 하루를 버티는 거고, 자살자와 고독사가 속출하고, 모든 걸 포기하며 그냥 사는 것이다. 이런 총체적인 난국을 타파할 지도자는 그 능력이 너무 낮아 할 생각도 못하고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한다. 진짜 한심한 정권이다.
내가 주로 가는 곳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속 주인공인 다자키 쓰쿠루처럼 인천선이고 서울지하철 역을 찾아 그것도 한가한 역을 찾아 일부러 간다. 승강장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다. 거기엔 500원 하는 자판기 커피가 있다. 여름엔 더 좋다. 시원하기 때문이다. 조명도 책 읽기에 그렇게 나쁘지 않다. 승객도 별로 없다. 내가 일부러 붐비는 시간을 피한 오후 2시 30분에서 3시 30분 사이에 그곳을 일부러 찾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시외버스 정류장에 일부러 가서 (남부터미널이나 인천 터미널) 특히 승차가 아닌 하차 하는 곳으로 가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우아하고 한가하게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며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앞에 놓인 TV에서 가끔 뉴스를 보기도 한다. 전엔 그래도 여기에 시골서 오는 사람을 마중 나온 사람으로 붐볐는데 지금은 그런 풍경도 사라져 더 한가해졌다. 이렇게 나는 옛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더 한가해진 곳을 주로 찾는다. 나만의 시간과 독서를 즐기기 위해서.
아직 결혼을 못했거나 이혼을 해서 여자와 늘 같이 있지 않으면 섹스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든다. 그래 나중엔 어떻게 해여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는 방법을 모르고 여자의 몸에 대해서도 점점 잊혀진다. 남자가 이러니 더 제약이 믾은 여자는 섹스를 더 못 할 것이다. 그러니 불감인 여자들이 그렇게 많아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여자는 남자와 사랑하고 섹스하고 그에게서 받고 그래야 웃음이 더 많아지고 몸매도 콜라병으로 변하고 피부도 좋아지고 점점 예뻐지는데 그게 사라져 가고 있어 안타깝다. 하여간 지금 결혼한 상태여야 남녀가 많이 섹스를 한다. 공식적으로 얼마든지 섹스를 해도 좋다고 사회가 허락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면 돈으로 사야 하고 상대도 나도 사회가 인정한 게 아니니까 아무래도 그 행위 자체를 맘대로 즐기지 못해 늘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니 섹스를 즐기는 것에 있어, 지금 결혼한 상태일 때가 최상이라고 할 수 있다.
평범한 인간들은 놔둬도 잘 산다. 남에게 상처입히고 사기를 치는 등 자기에게 유리에게 합리화도 잘하며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돕는 것은 순수하지 못하다. 뭔가 자기에게 떨어질 떡고물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가는 이들이 아닌 사회에서 소외되고 상처를 많이 입고 감수성이 강해 더 아픈 사람들을 위해 평생 글을 써야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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