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지식북클럽] 1.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함께 읽어요

D-29
저는 6장에 있는 <안데스의 오지>와 <강의 곡류>가 가장 좋았습니다. 자연의 경관을 이토록 아름답게 담아내다니요. 그림을 처음 열었을 때,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그 그림을 보며 몇 달, 몇 년 동안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하는 여자분의 독백도 좋았고, 또 다른 풍경화를 알려준 저자의 모습도 좋았습니다. 느리고 잔잔한 대화가 그림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 같았어요.
사진작가 스티글리츠가 찍은 그의 파트너이자 후에 아내가 된 '조지아 오키프'의 사진들입니다. 손, 발, 나체의 몸, 가슴, 얼굴....사진을 한장한장 보면서 모든 사진이 다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네의 <건초더미>라는 작품. 브링리는 하품으로 하며 조금은 그 나른함을 이야기했지만, MET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모네의 심정은 열심과 분주함이라서 그 간극에 이상한 기분좋음이 느껴졌습니다. 작품 자체의 색감과 햇살이 쬐는 부분과 그늘진 부분의 컨트라스트도 좋고요.
5장에 은키시 주술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른 것을 모방하거나 묘사하지 않았고, 신성한 존재처럼 보이려고 의도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신성한 존재여야 했고 따라서 일반적인 인간의 손길 너머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야 했다. 갓 태어난 아기 같은 모습이어야 했다. 엄청난 노력을 했을 것 같아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걸 만들고 보면서 어떤 것을 소망했을지 생각해보았습니다.
곽희의 <수색평원도>입니다. 서양화와는 다른 원근법을 쓴다는 점, 고칠 기회가 없이 일필휘지로 그리는점, 후대 사람들의 발문 등 동양화만의 특징이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더불어 작자의 서양인 시선에서 보는 동양화평도 재미있었습니다.
<여름의 베퇴유> 허구의 세계를 실감나게 받아들인다라는 문장이 와닿는 그림입니다.
저는 제일 처음 나오는 피카소의 자화상이 기억에 남습니다.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피카소의 얼굴은 거장이 되고 난 후 짧은 백발 머리의 주름졌지만 개구장이 소년의 모습도 있는 얼굴인데 18세의 자신을 그린 이 그림은 오히려 30-40대의 장성한 중후한 중년의 모습이 보입니다. 비록 18세이지만 이미 대가와 같은 무게있는 예술가로 인정 받고 싶은 야망이 드러나는 듯 해서 참 흥미롭네요.
6장의 조지아 오키프를 찍은 스티글리츠의 작품들입니다. 사진으로 박제된 그녀를 보기위해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눈길조차 주지 않는 흑백사진의 강렬함, 영구적이고 세속과 구분된 액자속의 특별함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어 사진을 홀리듯 쳐다 보았습니다.
3-3. 사진 작품들이 좋았습니다. 1910년의 이쪽저쪽의 시간이 남은 사진들에서 당시의 우리나라와 얼마나 다른 문화였나 생각해보기도 했고, 아이들과 읽던 그림책의 주인공 오키프를 사진 속 피사체로 보는 느낌도 신선했습니다.
이디아 왕비 가면이 본국으로 돌아가서 그 자리를 차지하고 후대에 설명된다면 좋을 것 같다는 글이 와 닿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해외로 반출된 작품들도 대한민국에서 빛이 나면 좋을텐데요.
조지아 오키프를 촬영한 스티글리츠의 사진들요 작가의 아내를 보는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네요
5장의 <왕대비의 펜던트식 가면> 은 너무 강렬하네요. 아프리카의 예술작품들이 솔직히 옛날에는 좀 조명을 많이 못받은 감은 있는데 앞으로는 더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6장에서는 폴 스트랜드의 <겨울, 센트럴 파크, 뉴욕> 이 쓸쓸하면서도 감성적인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6장에서 전시 케이스에서 사라졌다가 청소부가 범인인 것으로 밝혀진 물건 중 "금으로 만들어진 고대의 드레스 고정 장치"가 신기했어요. 저자는 '드레스 고정 장치'라고 못박고 있는데요. 기원전 800 경 아일랜드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물건의 정확한 용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비슷한 모양의 유물이 또 한 점있는 걸로 봐서는 당시 대중적으로 사용되던 물건인가 싶었는데요. 현대의 추정이 맞는 것일지 그 비밀이 밝혀질지 아닐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답니다.
폴 스트렌드의 사진입니다. 요즘 날씨처럼 쓸쓸하고 여운있어요
<수색평원도>요. 수묵화가 갑자기 등장하니 더 멋스럽게 느껴졌어요. 아담한 크기라니 실제로 보면 또 다른 느낌일 것 같네요. 풍경화가 일상 세계의 굴레와 족쇄로부터 도피할 수 있게 한다는 말도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어요.
예술은 어느 주제에 관해 몇 가지 요점을 아는 것이 대단하게 여겨지는 세상을 경멸하는 것처럼 보인다. 요점이야말로 예술이 절대 내놓지 않는 것이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p87,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예술 작품은 말로 단번에 요약하기에 너무 거대한 동시에 아주 내밀한 것들을 다루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p87,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5장입니다. 작가는 어느새 반 년을 근무하고 중국의 전통악기 공연이 열리는 구역에 배치되어 음악과 미술을 미술관이라는 세상과 구별된 공간에서 접하게 됩니다. 아주 예전에 영화에 빠져 살았을 때 영화제 자봉을 한답시고 신청했었는데, 아니 왜 나를 미술관에 배치하나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의외로 재밌었습니다만^^ 요새는 미술관 안에서 공연도 하고 다른 융합적 시도도 많이 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 그리고 예술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법은 별다른 건 없고 그저 나에게 가만히 다가오는가로 굳이 말하자면 구별지어서 이걸 이렇게 내안에 저장하고 그러고 있네요. 더 크게 마음에 울리는 것들이 있으면 그걸 그리기도 하고, 연주라고 떠듬떠듬 해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123p 1897년, 영국군이 베닌 시티를 정복, 약탈했고 여러 차례의 불법적인 거래 끝에 결국 이디아는 메트의 소장품이 되었다. 경비원인 나는 유물 반환 문제에 특별한 전문 지식은 없지만, 우리 중 누구도 석방해야 할 강력한 이유가 있는 것들을 붙들고 있는 감옥의 교도관이 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거라 단언할 수 있다. 학부 4학년 때, 서양근현대사라는 전공자들의 과목을 한 번 들어봤는데 그 때 보았던 소더버그 감독의 덜 알려진 영화에서 이 합법적? 약탈꾼들~~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6장에선 메트에서 벌어진 여러가지 사건사고들이 등장합니다. 그 중 137p "내 월급도 중세 수준이다. 중세 유물 전시로 내 중세 수준의 월급을 보완한다." 정도로 구호를 외치며 다소 예술적인 파업을 벌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예전 mb정부였을 때일까요? 한예종 총장 경질 사건이 있었는데 그에 항의하기 위해 학내에 노란텐트를 치고 시인 황지우 총장님을 위한 데모를 하신 분께 그 예술적 파업의 일환이던 자유예술캠프에서 만화를 배운 적이 있었어요~ 덕분에 그토록 가고팠던 예종에서 전공하고팠던 영화관련된 수업도 많이 듣고 좋았는데, 그토록 오래 항의하여 결국 경질취소가 되어 밀린 월급을 받으셨는데 뭐 크게 이들을 위해 하신 것이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ㆍㆍ 아니, 그동안 뭐하러 이렇게 하셨단 말인지 ㅠ 씁쓸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 예술을 감상하는 유형으로는 굳이 말하자면 애호가 수준일텐데요~ 여기에서 따지자면 '사랑에 빠진 사람' 유형에 속하겠네요. 예술이 아니라 사람과 사랑에 빠져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물론 사람이 좋아서 더 예술에 빠질 수도 있겠구요ㆍㆍ 마지막으로 제일 맘에 드는 작품은 <은키시 주술상>입니다. 그 전의 이디아는 혹시 ediya인가 했는데요. Idia더군요 ㅎㅎ
눈으로나 마음으로나 이 그림을 완전히 흡수하고 감상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기에 나는 그것이 보여주는 세상의 충만함을 흡수하려고 노력하면서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p114,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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