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꽃은 알고 있다>를 쓴 여실지입니다. 뒤늦게 그믐방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황금펜상 수상하신 박소해작가님, 다시한번 축하드리고요, 본상에 오르신 다른 작가님들도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작가님들과 수상작품집에 함께 작품을 실을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책증정][박소해의 장르살롱] 8.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17회
D-29

여실지

나비클럽마케터
오 작가님 안녕하세요. 같이 나눔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러고보니 이 작품은 요즘 소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아픔, 분노, 공포'보단 오랫동안 쌓여온 '한'의 정서로 가득하네요. 말씀 듣다보니 이 소설이 다른 소설과 다르게 느껴졌던 점들이 더 분명히 와닿는 느낌입니다.

여실지
나비클럽마케터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그런 느낌이었는데.. 짚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실지
어느 사회든, 누군가의 희생과 불행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긍정적인 발전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한이 서려있다고나 할까요? 요즘에는 그 한국인의 '한'이라는 말이 자주 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만.. 여튼, 안타깝고도 서글픈 역사는 이야기로 회자되면서 우리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더 나은 삶을 향유할 수 있다는 부끄러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았습니다. <해녀의 아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게으른독서쟁이
작가님 안녕하세요~ <꽃은 알고 있다> 잘 읽었습니다. ^^
<해녀의 아들>을 읽고 작가님께서 남기신 "안타깝고도 서글픈 역사는 이야기로 회자되면서 우리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더 나은 삶을 향유할 수 있다는 부끄러움과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너무나도 공감이 갑니다.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나 현기영 선생님의 <순이삼촌>, <제주도우다>, 김영하 작가님의 <검은꽃>, 황석영 선생님의 <손님>, 정지아 작가님의 <빨치산>, 성석제 작가님의 <투명인간>, 이미진 작가의 <파친코> 등과 같이 우리 나라의 근현대사를 다룬 작품들을 읽으면 사실 읽는 것만으로도 너무 괴롭고 힘들거든요. 그런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찬 시대들을 지나 지금 내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저는 항상 우리 선조들과 이른바 기성세대라 불리는 우리 윗세대의 어른들께 빚진 기분이 듭니다. 내가 받은 것보다 앞으로 더 좋은 세상을 우리 아이들,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는데... 잘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 부끄러울 따름이고요. 이전 세대에게도 이후 세대에게도 빚만 졌구나 싶네요.
그래도 누군가의 희생 잊지 않고 고마워 하고 기억하며 좋은 세상 만들고자 노력하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지 않겠나하는 기대를 해보며 다시 한 번 저를 돌아봅니다.

코치
살암시민 살아진다.
이 한마디가 승주 아버지의 삶을 지탱해 준 말이었네요. 승주 아버지의 삶이 얼마나 버거웠을까요? 과거에도 현재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데올로기 이슈가 됐든 뭐가 됐든.. 국가의 폭력이 개인의 삶에 이렇게나 오랜 세월 동안 상처가 될 수 있다는 현실에 마음 아프네요.
영순이 삼춘도 사악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녀의 삶 또한 살아있으나 '지옥' 같은 삶을 살아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그렇다고 사랑을 이루지도 못하고. 그런데 그 사랑이 얼마나 지독했으면 모습이 비슷한 손자에게 그 마음을 또 드러내는지.
저는 제주4.3 사건을 머리로만 알고 있었고, 제주 사투리도 모르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제주 사투리를 만나면 눈으로 읽지 않고 입으로 읽어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제주 사투리를 전혀 모르는데 무슨 소린지 알아지는 마법.
우리 민족의 아픔을 잊지 않을 수 있게 소설로 남겨 주셔서 박소해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소설을 쓰시면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제가 어찌 짐작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까만, 큰 일을 해내신 작가님께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네요.
지나간 일을 되돌릴 수 없다고.. 현재를 살아야 한다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의 아픔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픔 만큼 성숙해져서 그 아픔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게으른독서쟁이
맞습니다. 영순 삼촌도 지옥이었겠지요?? 정신을 놓을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죠.... 시대가 원망스러울 따름입 니다.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야기꾼
@책벌레 "사건이 밝혀지고 난 이후에 범인이 하는 말들이 그저 '네가 내 입장이 돼봐라' 라고만 느껴지지 않아서 전 더 좋았습니다. 그런 말투와 가치관을 갖고 있는 범인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흥미로웠습니다." 라는 말씀이 깊이 와 닿네요. 사실 이건 글을 쓴 작가에게 정말 큰 찬사죠.

이야기꾼
@짱구뽀빠이 말씀을 읽으니, 저도 제주에 여러 번 갔지만 좋은 관광지, 맛난 집만 찾아다녔지, 4.3 사건과 관련된 곳을 돌아볼 생각은 못했음을 반성하게 되네요. 다음번에 제주에 가면 좀 더 의미있는 여행을 하게 될 것 같네요.

이야기꾼
@코치 "살암시민 살아진다."를 카피로 선택한 것이 바로 저....(크흠...) 저도 편집할 때부터 저 문구가 쿡 박히더군요. 그러면서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노래가 뮤지컬 <서편제>에서 차지연 배우가 불렀던 곡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엄마 말하길/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그말 무슨 뜻인진 몰라도/기분이 좋아지는 주문 같아/너도 해봐 눈을 감고 중얼거려/그저 살다보면 살아진다." 공연을 보면서도 얼마나 울었던지.... (사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다른 사람들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습니다... 이놈의 갱년기....)

여실지
에궁.. 울지마셔용 ㅠ.ㅠ 토닥토닥

코치
<서편제> 차지연배우의 '살다보면' 찾아서 들었습니다. 그렇게 깊은 한 맺힌 말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계속.. 고장난 테입 돌아가듯.. 더 열심히 살아야겠단 다짐이 생겨요~
살고싶지 않은 맘 있으신 분들 혹시 계시면 이 '말' 품고 살아가셨으면 좋겠네요.

이야기꾼
우리 부모님 세대 분들이 정말 그렇게 살아오셨던 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언뜻 얘기만 들어도 저 모진 세월을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저도 오랜만에 다시 한 번 들어봐야겠습니다.

예스마담
해녀의 아들 읽고 울었지요..책덮고 4.3사건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건이란게 믿기지가 않네요..제주도민 그동안 얼마나 억울하고 원통했을까요..박소해작가님 쓰시면서 많이 우셨을것 같아요. 포기하지않고 작품 완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야기꾼
많은 분께서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에 관해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품 쓰느라 고생한 박소해 작가에게 그 어떤 말보다 위안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부터는 서미애 작가의 〈죽일 생각은 없었어〉에 대해 말씀 나누시도록 하시죠.
아시다시피 서미애 작가는 《잘 자요, 엄마》, 《모든 비밀에는 이름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작품으로 이어지는 ‘하영 연대기’로 유명한 작가죠.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하고, 드라마 작가, 시나리오 작가, 라디오 구성 작가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동명의 작품을 영화화한 〈그녀의 취미생활〉이 공개되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죽일 생각은 없었어〉는 안전가옥에서 출간된 《파괴자들의 밤》에 수록된 작품인데요, 작품집 콘셉트가 기존 대중문화에서 흔히 다뤄졌던 여성 캐릭터를 벗어난, 빌런으로서의 여성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서미애 선배의 이 작품은 아마조네스 여전사를 연상케 하는 주희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억눌려 왔던 분노를 시원하게 폭발시키고 있습니다. 서미애 선배의 색다른 작품에 대해 말씀 나누시죠.
(다른 작품 논의하는 중에라도, 박소해 작가의 〈해녀의 아들〉에 대해서 올려 주셔도 무방합니다.)

금현
서미애작가 작품은 처음인데, 타고난 스토리텔러신 듯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매력적입니다.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을 보듯 명쾌하고 빠른 전개가 돋보였고, 정유정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독자를 매혹시켜 문을 걸어잠근 채 끝까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필력이 탁월합니다.
올해 프랑스에서 단편집《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 》이 출간되었다고 들었는데, 먼저 축하드립니다. 이 책을 포함해서 서미애작가 작품을 읽고 싶고 작가의 다음 행보도 주목하겠습니다:)

이야기꾼
서미애 선배님은 스토리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이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작품 집필 중에도 앞 부분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또 수정하신다고 해요. 그리고 초기에 드라마와 시나리오 작업을 많이 하셨던 터라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글쓰기에 능하시죠.
realgrey
이년, 미친년이다. 잘못 걸렸다.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 2023 제17회』 죽일 생각은 없었어 by서미애, 박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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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클럽마케터
아 이런 문장이 있었죠.. 이렇게 두 문장만 딱 떨어트려놓고 보니까 정말 강렬하 네요.ㅎㅎ
게으른독서쟁이
강렬한 카피!!
저는 이 장면과 이 문장들이 한 장의 포스터로 딱 눈 앞에 딱 보였어요. 무슨 영화 예고 포스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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