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제가 수상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거의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후보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을 즈음에는 정확하게 어느 작가님들이 후보인지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어리둥절한 상태였습니다. 멍한 상태로 심사가 이루어지는 일주일 동안 그저 기다리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일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아 당시 입주해 있었던 제주문학관 뒤쪽 숲을 자주 산책했습니다. :-)
다만, 소재만큼은 좀 자신이 있었습니다. 4.3을 소재로 쓴 작가는 저밖에 없다는 생각은 있었죠. 하지만 소재빨로 수상까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기 때문에 큰 기대까지는 없었습니다. 만약에 수상하게 된다면 소재빨이라는 소리를 들을 거라 예상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수상까지? 설마?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심사평에서 “소재와 배경에 휩쓸리지 않고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의미를 확장하는 소설적 형상화, 진지하고 묵직한 주제의식을 밀어붙여 끝나지 않는 국가적 폭력의 파급력을 현재화하여 보여준다”라는 문구를 발견했을 때는 눈물이 조금 나오더라고요. 4.3이라는 소재만으로 수상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천명하여 주셨으니까요. 수상 자체보다 그 문구가 더 기뻤을 정도였어요.
지금까지 쓴 작품들 중에 강렬한 애착을 가진 작품은 아직 없습니다. 계속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인쇄되어 책으로 나온 작품들은 더이상 제 것이 아니고 독자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애착을 가진 작품이 있다면 앞으로 쓸 작품들입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호러소설과 좌승주 연작소설집, 그리고 내년까지 마감을 잡고 있는 <해녀의 아들>에 이어지는 4.3 소재 장편입니다.
이 기조는 앞으로도 똑같을 겁니다.
이미 발표한 작품이 아니라 지금 쓰고 있거나 앞으로 발표할 작품을 더 사랑합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애착을 가진 작품이 있다면
일단 첫 앤솔러지 수록작 <네메시스>, 첫 판타지 단편 <문신사>, 첫 성인단편 <달아 달아 밝은 달아>와
저에게 황금펜상을 안겨준 <해녀의 아들>일 것 같습니다. :-)
[책증정][박소해의 장르살롱] 8.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17회
D-29

박소해

홍정기
요즘 한글로 글쓰기 하는데 이놈에 거가 뭐가 문제인지 자꾸 한참 쓰다가 멈춰버리네요...
미쳐버리겠습니다.

박소해
저처럼 워드로 탈출 ㅎㅎㅎ

홍정기
워드가 맞춤법 검사가 없지 않나요?

무경
저도 그래서 한글에서 차마 탈출을 못하겠습니다... 하하...

홍정기
한글의 노예.....OTL

나비클럽마케터
나비클럽도 거의 한글로만 작업해서 가끔 워드 작업해야 할 일 생기면 괜히 모든 것을 다 버벅거리게 됩니다. 워드의 글꼴 스타일에 눈 적응시키는 것도 오래 걸리고요..

홍정기
그렇쥬.... 눈에 익지 않은 것도 기피하게 되는 요소인듯 합니다.

박소해
있긴 있어요. 한글만큼 정교하진 않지만... ^^

홍정기
있긴있군요 ㅎ

무경
저도 한글 쓰는데 요즘 한글이 부쩍 무겁게 구는 느낌이 듭니다. 쩝... 쓰던 정 때문에 쓰는 거지만...

홍정기
불법 써서 그런가 싶어 정품 사다가 쓰는데도 계속 멈추네요..젠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