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혼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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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AI와 세계’라는 제목으로 기자 40여 명이 참여하는 대형 기획기사를 1년 넘게 연재했는데, 그 글들을 묶은 단행본이 이 책입니다. 기술에 대한 어려운 설명 없이, 세계 곳곳의 AI 개발 현장을 보여준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네요. 혼자 읽어가면서 메모할 내용들을 옮겨 적어 볼까 합니다.
일본의 장기 고수가 컴퓨터에 패배하는 현실은 많은 이들에게 AI의 위력을 각인시켰다. 그중에서도 장기 명인 하부 요시하루[羽生善治]의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인간이 생각하지 못하는 장기 소프트웨어의 최첨단 진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자신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시작하며,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천년 사찰 룽취안사[龍泉寺]에서 AI 스님을 만났다. “우리 집 마누라가 걸핏하면 짜증을 부려서 못 살겠어요.” “그저 함께 살아갈 뿐. 이혼은 권하지 않습니다.” 키 60센티미터의 로봇 스님 셴얼[賢二]이 경내를 돌아다니면 많은 이들이 힐링이 된다고 말한다. 셴얼은 고승들의 방대한 설법 데이터를 분석해 불자들의 고민과 질문에 답을 준다. 사람과 상담할 때보다 부담이 적어 찾는 이들이 많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셴얼 개발을 주도한 셴판[賢帆] 법사는 셴얼이 온 뒤 많은 사람이 절과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신자 수를 늘리려면 어떻게 포교해야 할지 고민한 끝에 나온 방법이 AI다. 마음의 안식을 얻는 신성한 장소에도 AI가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셴판 법사는 종교와 AI는 모순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현재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곡 중 AI가 만든 곡이 2~3퍼센트이지만, 20년 후에는 80퍼센트가 될지도 모릅니다.” UC 샌타크루즈 주립대학교의 데이비드 코프 명예교수는 진지하게 말했다. 직접 개발한 AI가 1,000여 곡을 작곡한 덕분에 그는 저작권료를 받고 있었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2016년 10월 초, 샌타크루즈에 사는 코프 교수를 방문하니 AI가 만든 신곡이 흘러나왔다. 모차르트가 떠오르는 경쾌한 멜로디였다. AI가 만든 곡이라고 밝히자 청중이 불만을 토로해 곤욕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코프 교수는 “사람은 천천히 익숙해지기 마련입니다.”라며 사람들의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AI가 일상의 풍경에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전화와 비행기를 비롯해 인간이 개발한 기술은 인류의 가능성을 넓히고 문명을 진보시켜왔다. 나오키상을 받은 작가 아사이 료[朝井リョウ]는 AI와의 협업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직접 찾지만, 그 안에 담을 줄거리와 등장인물은 AI가 정한다. 이야기의 틀이 잡히면 작가는 문장을 쓰는 데에만 온전히 집중한다. AI에게 짧은 소설을 창작하게 하는 시도는 과거에도 일부에서 있었으나, 아사이 료는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더 집중하기 위해 AI와 한 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안전한 AI 운동’을 이끄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 ‘미래의 삶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2015년 7월, AI 무기 개발 금지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등 2만 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그러나 확산을 막지 못한 핵무기의 전철을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궁지에 몰린 국가나 테러리스트가 AI 무기에 의존한다면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런던 북서부의 신도시 밀턴 케인스. 트랜스포트 시스템스 캐터펄트는 ‘베티’라는 AI 로봇을 사무실 수습 매니저로 채용했다. 사내를 돌아다니며 직원이나 비품의 자리를 촬영해 기억하고 잔업 및 비품 상황을 확인하는 일을 맡았다. 2016년 6월에 베티가 도입되었을 때만 해도 직원들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라며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그런 반응을 찾아보기 어렵다. 베티를 개발한 버밍엄 대학교의 닉 호스 교수는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확인한 뒤 직원 인사 결정도 베티에게 맡기겠다고 밝히고 “AI는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공정하게 인사 평가를 할 수 있다.”며 유능함을 강조했다. AI를 사용하던 인간이 어느새 AI에게 평가당하는 입장이 됐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AI가 최고경영자 자리에도 오를지 모른다. 도쿄 고토 구에 있는 IT 벤처 알트[オルツ]의 요네쿠라 가즈타카[米倉千貴] 사장은 자신의 말투와 표정, 습관을 꼭 닮은 3D AI 사장을 개발 중이다. “앞으로 제가 하는 업무상 대화의 80퍼센트를 AI가 대체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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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2년 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요네쿠라 사장은 온종일 부하 직원들의 업무 관련 문의에 응답하느라 늦은 밤이 되어서야 사업 기획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요네쿠라 사장은 직원들의 문의 메일을 몇 가지 패턴으로 구분해 자동으로 응답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원들은 AI가 보낸 메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시에 잘 따랐습니다.”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사장의 업무도 대부분 대체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AI 2045 인공지능 미래보고서 1장 2045년을 찾아서,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서라미 옮김
한술 더 떠 아예 AI에게 노벨상을 주자는 사람들도 있다. ‘소니 컴퓨터사이언스 연구소’는 기타노 히로아키[北野宏明] 사장을 중심으로 유럽, 미국, 일본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21세기 중반까지 AI가 노벨상을 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AI의 강점은 매일 발표되는 엄청난 양의 논문을 바로 습득해서 빠른 속도로 수많은 가설을 만들어 반복 검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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