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지금 막 2장을 읽었어요. 1월1일 아침 먹고 따뜻한 침대에서 책 읽으니 행복이 가슴 가득 차오르네요:) 1. 저는 제 생각이나 느낌을 글로 써보는 것부터 시작하고 싶어요. 저를 위한 글이니까 일기가 되겠네요. 일기를 쓰고 싶은 이유는 말을 좀 잘하고 싶어서라고 할까요. 생각이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인지 대화를 나눌때 내가 내 생각이 아니고 어디서 듣거나 읽은것만 얘기하는거 같고 진짜 감정도 잘 전달 못하는거 같아서요. 친구에게 톡을 보내거나 단톡에 글 올릴때도 마음과 생각이 담긴 글을 쓰고 싶은데 저한테는 그것도 어려워서 이것부터 잘하고 싶어요. 2. 부모님이 아프시거나 돌아가시거나 등등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거나 하는 게 유독 어렵더라구요. 상대방이라면 지금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헤아려보려고 하는데도 뭐라고 말해야할지 작가님은 어떻게 하시는지... 3. 에세이 논픽션 부분이 특히 재밌었어요. 에세이를 쓸때 작가님들의 솔직함에 놀라고 친근함을 느꼈었는데 솔직함도 아주 정교함이 필요한거 였군요.ㅎㅎ 92쪽 하단.이에피소드를 어느정도 밝히는 것이 나 자신에게 소화가 가능한가. 102쪽 에세이는 거리두기 예술이라는 말이 새롭게 다가왔고 이해가 됐어요! 124쪽 중간. 본업에 방해가 되지만 자꾸만 알고 싶고 궁금해지는 화두가 있다면, 그 화두를 적극적으로 따라가야 한다. 논픽션 물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 혹은 기자들이 취재를 통해 쓰는 글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가, 시작은 지속적인 관심이고 철저한 조사와 SNS소통을 통해 논리와 근거를 쌓아가는 거구나싶어 문이 넓어지는 거 같았어요. 정아은 작가님의 열린자세가 작가님을 더 깊고 넓은 창작세계로 이끌어줄거 같아요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북심님! 말을 잘하고 싶어서 글(일기)을 쓰기 싶다는 북심님 말씀이 글쓰기의 이유로 정말 명쾌하게 다가옵니다. 글을 쓰다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니까 말을 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정아은 작가님이 북토크나 강연 등에서 말씀하시는 걸 몇 번 들어봤는데 말을 어찌나 조리 있게 잘하시는지... 글쓰기 훈련이 되어서 그런지 말씀하실 때도 자동적으로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건 아닐까 싶었어요~ 근데 북심님 글 올리시는 것 보면 하고 싶은 말씀을 문제 없이 편하게 전달하시는 것 같은데요...!
안녕하세요 북심님, 새해 둘째날의 아침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어려운 일을 겪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죠. 저도 상대라면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헤아려보려고 노력하는데, 어떤 말을 해도 모두 기분을 상하게 할 것 같아서 선뜻 말을 건네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말을 해주기보다는 그냥 옆에 있어주거나 맛있는 것을 사주거나 하는 '비언어적' 방법을 택하는 편입니다. 어려운 일을 함께 하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죠ㅠㅠ.
저는 어려운 상황에 있는 지인에게 뭐라고 위로를 해줘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뻔한 말이라도 해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무성의한 말을 건네는 것 아닐까 하는 죄책감이 들더라도, 그런 말 별 도움도 안 되던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늘로 모임이 3주차, 드디어 이 책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3장에 접어들었습니다. 3장에서는 어느 글쓰기 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눈물의 ‘거절썰’이 그야말로 가감 없이 펼쳐집니다. 많은 분들이 이 장을 읽고 이렇게까지 솔직할 수가! 작가들도 이런 일을 겪는구나! 공감, 공감, 대공감! 등 다양한 반응을 보여주셨습니다. 거절의 절망과 기나긴 슬럼프를 딛고 다시 글쓰기로 돌아온 정아은 작가로부터 저는 모종의 에너지를 받기도 했는데요, 세 번째 질문은 바로 이 ‘거절’에 대한 것입니다. ★★★ 3장 <쓰는 마음>과 관련한 세 번째 질문 1. 여러분은 어떤 거절의 경험이 기억에 가장 남아 있나요? 삶에서 ‘거절’은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애인과의 이별, 친구와의 절연, 원하는 대학 혹은 회사로부터의 불합격 통보, 상사 혹은 작가로부터의 기획안 반려, 어떻게 해도 전달되지 않는 나의 마음 등. 어떤 거절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화되어 인생의 경험으로 축적되기도 하지만, 또 어떤 거절은 도무지 받아들여지지 않아 깊은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 거절의 경험을 한 번쯤 글로 풀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2. 여러분이 지금 글을 쓰고 있다면 왜 쓰나요? 혹은 글을 쓰고 싶다면 왜 쓰고 싶나요? 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글쓰기를 하잖아요. 일기나 서평, SNS 글쓰기 등. 글쓰기의 효용에 대해서는 이 책을 비롯해 여러 글쓰기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여러분의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금 글을 쓰는 사람,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3. 그 밖에도 자유로운 감상 및 인상 깊은 글귀, 작가 및 편집자에게 궁금한 점 등을 부담 없이 남겨주셔요~
1. 사랑이든, 일이든, 가족이나 인간 관계든... 40여년 인생 살면서 크게 거절당한 경험이 아직은 없어요. (아예 시도를 잘 안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는 거절당한 경험의 부재도 불행인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거절에 면역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서요. 언젠가 살면서 심한 거절을 맞닥뜨리게 되면 깊은 상처를 받고 주저앉아 버리지는 않을까.. 정말 무섭다.. 하는 생각도 해요. 2. 저는 책 읽고 좋았던 내용 정리하는 작업은 꾸준히 해요. 감상을 적을 시간이 없더라도 문학은 좋았던 문장을 옮겨적어놓고, 비문학은 인상깊었던 내용이나 내용 요약을 해 놓습니다. 저의 기억력은 믿을 것이 못 되기 때문에, 나중에 다시 기억하기 위해서 씁니다. 언젠가 살면서 다시 기억하고 싶을 날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요. 쓰면서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게 최대 장점입니다. 3. 3장은 작가님이 너무 솔직하게 써 주셔서 읽는 내가 이렇게 솔직하게 쓰셔도 되나 걱정이 될 정도였어요. 그만큼 다른 데서 볼 수 없는 귀한 글이었습니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옷, 모시모시님. 거절당하지 않는 인생이라니... 실화입니까... 인생에 매우 재능이 많으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좋았던 문장을 적어놓는 작업은 저도 하는데, 요약은 고급 능력이 아닙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요약하면 책 한 권이 머릿속에 쏘옥 들어올 것 같아요. 저는 요약까지는 아니고 그냥 독서하면서 생각했던 것들을 잊지 않도록 적어놓는 편이어요. 여튼 어떤 형태로든 독서 후 메모 습관은 진짜 좋은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질문에 답하기에 앞서 저도 작가님의 거절썰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아니, 이렇게까지 솔직하실 수가! 싶을 정도였어요. 뭐든 다 잘하고 멋져 보이는 사람들보다 살짝(?) 넘어지기도 하고 빈틈도 있어야(사람이 말이야...) 내적 친밀감이 더더 생기는 것처럼요. 가감 없이 진솔한 작가님의 거절썰에 여러 번 공감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을 딛고 일어나 글쓰기 세계로 다시 돌아오신 것을 격하게 환영(?)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역경을 딛고 일어난 소설 속 주인공 같았어요. 정말 상담가의 길로 가시는 건 아닌가 어찌나 조마조마했던지요. 돌아(?)오셔서 기뻐요!
연해님~ 저도 3장 읽으면서 실화인데 소설처럼 너무 드라마틱하게 쓰셔서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사실 정아은 작가님이랑 작업하면서 '내가 상담사를 하려고 공부했었다'는 말씀을 지나가듯 듣기는 했는데, 이런 내면의 파고가 있었을 줄이야... 돌아오셔서 저랑 이런 책도 내주시고 얼마나 기쁜지요~~~ ^^
1. 가장 최근에 당한 거절로는 지원했던 회사로부터 불합격 통보를 2번이나 받았던게 생각이 납니다.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고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은 일이어서 지원했는데, 정성스럽게 포장된 거절 연락을 받았었어요. 그런데 한달쯤 더 지난 시점에 그 회사에 똑같이 재공고가 떠서 다시 지원했는데, 또다시 미끄러지고 말았답니다. 불러서 면접이나 보게 해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서류부터 떨어지니 눈물이 찔끔.... 2. 이제 2023년이 작년이 되어버렸네요. (소름...) 작년에 유독 심적으로 힘든일이 많았었는데요. 집에 들어와서 멍을 때려도 진정이 안되는 날이 많았어요. 그래서 최애 작가님의 책을 읽다가 꼭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은 필사노트에 적어두곤 했지요. 그러다 문득 '아 나도 쓰고 싶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복잡한 심경 정리겸 쓰기 시작했던게 " 시"라고 불러도 될지 모를것들...ㅎㅎ 시, 일기, 소설 그 무엇이든 쓰는 시간만큼은 온전히 그것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좋아서 자꾸만 뭔가 쓰고 싶어집니다. 설령 그것이 종이 위에 조그마한 낙서라고 할지라도요.
아악, 불합격 말씀하시니 출판계에 처음 들어와 구직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당연히 제가 가고 싶은 회사는 미끄러졌구요, 성인 단행본 쪽으로 가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아동 도서 분야에서 편집을 시작했답니다. 사실 그 몇 년 동안 내가 원하는 분야가 아니라는 생각에 괴로울 때가 많았고 가끔은 끔찍하기까지 했는데(! ) 지나보니 도움이 안 된 시간은 없더라구요. 좀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천천히 길을 틀었습니다~
"지나보니 도움이 안 된 시간은 없더라구요. 좀 돌아가긴 했지만 결국 제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천천히 길을 틀었습니다"라는 고우리님의 말에 동감합니다!!^^ 전 첫 거절의 기억은 대학입시 실패의 경험이었습니다~~전 이미 떨어진걸 알고 있었는데(보통 시험보면 결과를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미 망친걸 알고 있죠~😅) 아빠는 첫아이의 대학입시라 합격을 직접 확인하리라는 꿈을 안고 지원한 대학으로 직접 찾아가셨어요~😅😅 그날 불합격을 확인하고 터덜터덜 걸어오셨던 아빠의 모습에 너무 죄송해서 가슴에 바위를 얹은거 같았어요. 다행히 다음 입시에는 성공해서 저를 받아준 대학에 감사하며 다녔습니다^^(재수의 기억 덕분에 합격에 더 감사하게 됐어요) 두번째 거절의 기억은 딸아이의 친구들 엄마들의 사교계에 나간 거였어요~~항상 방바닥에서 심리학 책이나 인간관계론으로 사회성을 배우던터라 뭐~~사회성이 의기소침! 센스없음!의 콜라보였죠~~😅 당연 딸아이는 그 친구들과 놀수 없었고 덕분에 에너자이저인 심심하다는 딸아이랑 놀아주느라 제가 쉴때마다 아는 도서관을 데리고 다녔어요~~이후 절치부심해서 학부모 사교계에 나가느라 고생은 했지만 지금은 대인기피증이 사라져서 감사하답니다~~~ㅎㅎ 그리고 그 고비를 넘기고 나서는 사회성도 업그레이드 되고 덕분에 이직의 직업군도다양해졌답니다^^ 너무 고루한 말일수 있지만 지금도 힘들거나 하면 그냥 내가 가는 목적지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스스로 다독이는 편입니다~~^^
아악, 결국 사교계 데뷔를 해내셨군요~~ 저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란 말을 제일 싫어하는데(제가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을 때가 있고, 그때의 기분이 너무 싫어요!) 어쩐지 그런 기분이셨을 듯해서 감정이입이 팍팍 됩니다. 게다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하신 일이시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나 아닌 타인을 위해 거절하고 또 거절당하는 일도 겪는 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ㅎㅎ '꿔다놓은 보릿자루'란 말이 정말 공감갑니다 대부분의 모임에서 그랬던거 같아요~~~^^;; 특히 노래방을 싫어했는데 실컷 달궈놓은 분위기를 급랭시키는 저의 능력을 매번 확인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ㅜㅜ 그래서 사교계 데뷔방법이 독서모임이었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학부모님들도 교육에 대한 관심 때문에 종종 참여하는데 저는 지극히 저의 취미생활을 위해서였는데 생각보다 취향이나 가치관이 비슷해서 대화하기 좋았어요~~^^역시 자신이 그나마 잘하는 곳에서 문제의 해결방법을 찾는게 좋은거 같아요
2. 제가 요즘 글을 자주 쓰는 편은 아니어서 왜 쓰는지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읽기만 하고 글쓰기가 없다면 그냥 모든 멋진 작품들이 내게 걸어온 말들과 그를 통해 느낀 감정들이 손가락 사이 빠져나가는 모래같더라구요~ 신나게 여행하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란 느낌으로 다시 출발선에 돌아온 것처럼 말이죠 독서와 글쓰기를 같이 이루어진다며 이를 통해 내 삶의 지도를 차근차근 더 잘 뻗어나가게 확장해서 그릴 수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이번에 정작가님이 글쓰기의 좋은점에 대해 제게 주신 답글이 참 와닿아서 다시 남겨봅니다 "그래서 글쓰기는 일차적으로 나 자신을 어루만지는 작업인 것 같습니다. 이런 화학적 작용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소통, 혹은 글쓰기를 통한 사회와의 연계, 그로 인한 사고의 확장 같은 것이 2차적으로 일어나지 않을까요."
1. 저는 아주 어릴 때부터 거절을 수없이 당했던 것 같아요. 우선 관계적인 부분에서 작게는 "엄마, 안아줘"부터 시작되죠. 지금껏 단 한 번도 저를 따스하게(?) 안아주신 적이 없는데, 이제는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어요. 오히려 다정하게 대하시면 제가 놀라 뒷걸음질 치는? 뿐만 아니라 가족, 연인, 친구, 동료 등 지금도 여전히 많은 거절을 당하고(ㅋ), 되레 많은 거절을 뿌리면서 서로 맞대응(?)하는 관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상대에게도 거절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편이고요. 말미에 "거절하셔도 괜찮아요"라는 말을 꼭 남기곤 한답니다. (근데 정말 괜찮은 건지는 솔직히 저도 잘...) 직업적인 면에서는 취업준비생 때 정말 많은 거절을 당했어요. 입사지원서와 자기소개서를 쓰고, 시험과 면접 등 단계별로 차곡차곡 합격할 때마다 기대감은 커지지만, 커진 기대감처럼 최종에서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는 정말이지 멘탈이 소멸되는 기분이랄까요(우주에서 사라지고 싶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걸 생각하니 까마득하기도 했고요. "안타깝게도"라는 메일을 읽을 때마다 저야말로 안타깝더라고요. 그 밖에도 이것저것 다양한 공모전과 대회에 도전하는 편입니다. 거기서도 수없이 많은 거절을 당하고 있죠. 그래도 저는 시도 자체만으로 좋다는 입장이긴 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일단 뭐라도 하는 편이랍니다. 결과를 떠나서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설레고 즐겁더라고요(물론 결과도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요). 근데 질문에 "가장"이 들어가 있어서 사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거절이 가장 아팠을까 하고 말이죠. 저는 아무래도 '사랑'이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관계에서의 거절이 가장 아팠던 것 같아요. 앞서 농담처럼 말하긴 했지만, 그건 이제 와서 하는 얘기고 사실 가족이 가장 컸죠. 그 다음이 연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건 아무리 맷집을 키워도 여전히 아프더라고요. 오늘도 연인과 살짝 오해가 있었는데 이럴 때마다 심장이 철렁합니다(물론 티는 잘 안 내지만요). 저는 아직까지도 사랑이라는 속성에 낭만을 빼놓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되레 많은 거절을 뿌리면서 서로 맞대응(?)하는 관계인 것 같아요"라는 부분에서 아하, 나도 그렇지! 하는 깨달음이...ㅎㅎㅎ 생각해보니 내가 거절당했을 때의 충격과 공포!만 생각했지, 내가 거절했던 경우는 까먹고 있었네요. 저도 여러 사람 거절하면서 마음 아프게 했네요. 마음 안 맞는 친구의 경우는 대개 먼저 연락하지 않는 것으로 대처하는 편인데, 연인의 경우는 참 힘들어요. ㅠㅠ 그리고 직업적으로는 투고 원고에 대해 거절 메일 쓰는 것이 업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최악의 경우는 계약한 원고를 계약 파기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요. 그런 일을 처리해야 할 땐 정말로 누가 대신 짠 나타나서 대신처리해줬으면... ㅠㅠ 그러고 보니 거절을 잘하는 것도 삶의 기예인 것 같아요. 거절당하는 것만큼 거절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거절을 잘하는 것도 삶의 기예라는 말이 와 닿습니다^^ 전 아직은 거절보다는 부탁을 해야하는 순간이 많지만 거절을 잘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겠다 싶어요~
2. 굉장히 긴 글이 될 것 같은데, 일단 써 보겠습니다. 우선 저는 어릴 때부터 일기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내주었던 '오늘 하루도 참 재미있었다'로 늘 마무리되는 일기가 아닌 진짜 저의 일기 말이죠. 학창 시절 문구류를 좋아했는데, 일기 쓰기에 앞서 펜과 노트의 조합도 꽤 중요했어요. 노트를 펼쳐 글을 써 내려갈 때 펜의 감촉과 종이의 질감이 따로 놀 때면 글을 쓰는 순간에 집중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그렇게 펜과 노트의 조합이 잘 맞아떨어지면 비로소 그 노트는 저의 일기장이 되었답니다. 가끔은 일기장에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는데(안네의 일기 영향력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첫 페이지는 일기장에게 쓰는 편지로 시작되곤 했죠. 앞으로 내가 너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에 대한 낯간지러운 포부랄까요. 부모님댁에 가면 저의 두꺼운 일기장들이 여전히 제방 책장에 꽂혀있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학창 시절의 일기장을 읽다 보면 당시 저의 고민과 걱정, 행복한 추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그때를 기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의 글쓰기는 성인이 되어서도 매일은 아니었지만, 감정의 굴곡에 따라 대체로 적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계속 쓰는 삶을 이어 온 지도 꽤 오랜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그 시작점이 언제인지도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쓰고 있는 삶 자체를 계속 좋아했다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매일 글을 쓰고 있다고 종종 말하곤 하는데, 그러면 으레 따라오는 질문이 있죠. "그거 해서 뭐 할 건데? 작가하려고?" 글쓰기를 좋아한다 말하면 대체로는 뭘 쓰냐고 물어보는데 그 무엇이 책이나 콘텐츠를 말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그들이 궁금한 건 쓴다는 행위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니라 그 행위의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이었죠. 매일 일기를 쓴다고 하면 의미가 없고, 작가가 되어 책을 쓴다고 하면 의미가 있다 여기는 차이 같달까요? 여담이지만, 저는 장강명 작가님의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을 읽으면서도 '말하고 듣는 세계'보다 '읽고 쓰는 세계'를 지향하는, 책을 중심으로 한 사회가 만들어지기를 누구보다 갈망하시는 부분이 참 좋았는데요. 활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정돈된 방에서 쉬는 것처럼 편안했고, 글을 쓰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씀하셨죠. 작가님에게 있어 소설 쓰기는 자유로워지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작은 것이라도 의미를 붙들고 싶어 하는 것에 가까웠기 때문이라고(책에서는 그렇게 봤습니다). 신앙을 떠났으나 여전히 의미는 필요했고, 의미가 없으면 살 이유도 없을 것이라 말씀하시는 문장에 가만히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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