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이거슨 정작가님이 동료 작가와의 비교를 묘사한 부분. 내일 그믐밤을 맞이하여 살짝 올려봅니다. ^^
모 행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옆에 계신 인기 작가님의 줄은 끝날 줄 모르는데, 제 앞에는 아무도 없어서 땀 삐질삐질... ^^;;;
작가는 진짜 극한 직업입니다......
할아버지 같은 소리이지만 세상에 쉬운 직업이 없다는 생각이 부쩍 드네요. 이 모임 위 대화에도 나와 있듯이 제가 얼마 전 의사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에세이 공모전 심사를 봤거든요. 202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호되는 직업이 의사일 텐데, 저는 에세이 읽으면서 '아, 나는 의사 절대 못하겠다' 생각했어요. 제 판단이 다른 사람의 생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중압감, 그리고 상상도 못했던 여러 극한 스트레스 상황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거 같아요. 그러고 보면 소설가는 글을 아무리 잘못 써도 누가 죽는 일은 없고, 본인이 마감 관리만 잘 하면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맞아요. 한 꺼풀 벗기고 보면 저마다 고충이 없는 일이 없더라고요. 직업 에세이가 그래서 의미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저도 정작가님이 인기동료작가님과의 비교를 묘사하는 부분에서 ㅎㄷㄷ 했습니다 이건 아이맥스 공포영화보다 더 무서운 상황아닌가요!^^;; 처절한 아픈상황을 유머러스하게 승화시키는 작가님의 능력에 박수가 나오네요(저라면 일기장에 써놓고 숨어서 울면서 읽었을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일기장에 한 표. 언제쯤 유머로 승화시킬 수 있을런지요. 저는 아직 멀었나봅니...
작가에게 내려지는 쓰라린 천형 리스트에는 익명 다수로부터의 '평가'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동료 작가와의 '비교', 잘나가는 동료 작가에 대한 '질투', 그리고 '그렇게 비교당하는 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면서 환한 표정 유지하기'도 있었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p. 306, 정아은 지음
글로 읽을 때도 속상했는데, 그림으로 접하니 한층 더 속상하네요. 얼마나 가시방석 같은 자리셨을까요. 스산한 기분마저 듭니다. 저도 취업 준비생 시절, 최종 면접에서 저와 다른 한 분만 면접장에 들어갔던 적이 있는데요. 그때 '병풍이 된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를 처절하게 경험했어요. 면접관들은 애초에 저에게 관심이 없더라고요. 질문의 빈도와 답변의 반응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저에게는 형식적인 질문만 하고, 그마저도 다 듣지 않으려 해서 제가 다 민망하고 허탈했던 기억이. 그래도 이제는 웃으며 말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웃는데 눈에서 왜 자꾸 땀이...(하하)
작가님들도 이런 일을 겪는구나 저도 읽으면서 알게 됐어요. 저 정말 꿔다놓은 보릿자루 같은 상황 싫어하는데, 상상만 해도 쪼그라듭니다아아아아... 근데 장강명 작가님도 비슷한 일을 겪으셨다니 ㅎㄷㄷ...
한쪽 발을 운동화에 넣고 나머지 발을 운동화에 끼워 넣으려는데 마음속에서 다시 뭔가가 움직였다. 조금 전보다 더 크고 묵직한 움직임이었다. 나는 신발장 앞에 선 상태로 굳어졌다. 신발장 맞은편에 부착된 전면 거울에, 봉투 두 개를 들고 선 여성의 얼굴이 보였다. 한쪽 발은 운동화 안에 들어가 있고, 한쪽 발은 양말만 신은 상태인 40대 중반 여성의 얼굴이.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p. 204, 정아은 지음
이 대목이 이 책 전체의 클라이맥스인 거 같아요.
저도 이 삽화 참 좋네요. 오늘 집 나서기 전에 거울에 비친 제 얼굴 보고 흠칫 놀란 기억이 납니다. 피부가 거칠거칠하고 오돌토돌하게 뭐가 많이 올라왔고 확 늙은 모습이더라고요.
으흐흐, 사실 장강명 작가님을 그린 삽화도 있었습니다.....
으핫핫!! 저 닮았는데요? (실은 그림이 실물보다 좀 더 나은 듯...) 다만 하나 고증 오류가 있습니다. 저는 걸레질을 손으로 합니다. 엎드려서 바닥을 빡빡 문질러줍니다. 발로 걸레질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청소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소의 신
오, 책 중간중간 장작가님 등장하시는 부분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렇게 귀여운 삽화가 있었군요! 발로 걸레질을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청소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장작가님 말씀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요(저도 엎드려서 바닥을 빡빡 닦습니다. 에헴). 정아은 작가님도 그렇고, 장강명 작가님도 그렇고 몽글몽글한 그림체와 색감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일러스트레이터님이 금손이세요.
글케 말씀하시니 일러스트 안 넣은 것이 살짝 후회되지만서도... 지나간 일이니 묻어두어야겠지요;;;
2. 스스로 말솜씨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어떤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 천천히 그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후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이 좋은데 말이라는 의사소통에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진짜로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게 아니었는데...’ 라고 아쉬워한 적도 꽤 있었어요. 그런데 같은 언어적 의사소통이라도 쓰는 일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우선 천천히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거듭 숙고하며 고칠 수 있는 것도 편안하게 느껴지고요. 진짜 내 생각은 ‘쓰는’일로 정리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쓰는 것 같습니다.
자녀분들의 거절 에피소드를 읽다가 살짝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논리적으로 따박따박 반박하는 너희를 기다렸다!"라는 말씀에서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통제하거나 부모라는 권위로 억압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다는 말씀에 존경스러운 마음도 함께 올라왔답니다. 저도 글로 쓰는 것이 좋은 이유가 수은등님 말씀처럼, 천천히 생각하고 거듭 숙고하면서 고칠 수 있다는 점 같아요. 그만큼 머뭇거리게 되고 더 깊이 사유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진짜 내 생각은 쓰는 일로 정리된다."는 문장도 정말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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