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정작 작가님들은 타격감이 없으신데, 저는 되게 속상하더라고요. @hyeyum32 님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셨군요. 읽으면서 폭풍 공감했습니다(속상해, 정말).
뭔가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아 그거?"라는 듯한 특유의 말투와 표정 같은 거죠. 내가 좋아하는걸, 타당한 이유로 비판하는 건 그래 뭐 그럴 수 있다 쳐. 근데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되지도 않는 논리를 끌어와 일방적으로 폄하하는 건 정말이지... 너무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소설을 제대로 읽어보기는 했고? 알기나 하고?'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지만, 겁이 많아 차마 말은 못 하고 혼자 속상해서 애꿎은 책상만 내려다보며 입을 꾹 닫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근데 저도 독서모임에 가면 유독 그런 분들을 더 만나요. 말씀하신 실용서나 재테크, 자기계발서, 경제 관련 서적들을 가져오셔서는 부동산이나 주식 이야기만 잔뜩 설파하시고... 인생은 한방이라는 둥, 돈을 악착같이 모아야 한다는 둥, 어느 동네가, 어느 땅이 좋다더라, 어떤 주식을 사야 한다더라 등등 이게 무슨 독서모임인가, 재테크 모임인가 싶을 때도 있었죠. 저는 비슷한 맥락으로 자기계발서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데(지극히 제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성공의 신화에 도취되어 있는 것만 같고, 구조적인 문제를 자꾸 개인적인 문제로 끌고 와 한심하다는 듯 탓하는 게 싫었던 것 같아요.
에세이의 솔직함과 디테일에 대한 부분에서 "이제야 인류는 한 명의 영웅을 세우기 위해 많은 이들의 존재를 지워버리기보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에 심혈을 기울이게 되었다."라는 정아은 작가님의 말씀처럼요.
에고, 근데 쓰고 보니까 너무 장황한 답글을 썼네요. 뭔가 답글을 가장한 저의 성토 같기도 하고(머쓱). @hyeyum32 님의 글이 너무 공감되어서 저도 모르게 그만 격렬해졌네요. 눈에 피로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믐밤] 18.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with 마름모출판사
D-29

연해

거북별85
연해님 독서모임에는 실용서나 재테크 부동산이나 주식이야기를 잔뜩 하시는 분들이 계셨군요??^^;; 다행히 전 아직 없었습니다 저도 재테크나 실용서도 즐겨읽기도 하지만 인생은 한방!! 이라는 주장은 정말 좋아하지 않아서~~ㅜㅜ
제 모임에서는 조곤조곤 이런저런 자신이 읽었던 책 이야기를 주로 하는데 소심함으로 점철된 제 사회성을 상승시켜준 곳이 독서모임이었어요~~~^^

hyeyum32
격하게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자기 계발서를 선호하지 않고(저도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다가, 자기 계발서를 읽고 싶다면 데일 카네기 시리즈만 읽으면 된다 정도?? 하핫~)
표면적으로 딱딱 정리된 글을 읽고 책값에 비례하는 정보와 지식을 얻는 걸 목적으로 책을 읽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물론 안 읽는 것보다야 훨씬 낫긴 하지만 자신의 방식이 무조건 옳다고 하니까 문제긴 하죠 ㅎㅎ
어제 읽은 <싯다르타>에
"지식은 전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할 수 없다"는 문장을 보면서
결국엔 지혜를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서 문학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ㅎ

연해
오, 저는 아직 <싯다르타>를 읽어보지 않았는데, "지식은 전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할 수 없다"라니! 너무 멋진 문장이네요(메모 메모).
@hyeyum32 님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도 열렬히 응원합니다.
밑에 남겨주신 글 중에 인정욕구에 대해 말씀해 주신 부분도 인상 깊었어요. 일기장은 인정욕을 실현해 주지 않지만, 에세이는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킬 수 있게 해준다는 말씀이요. 하지만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읽고 쓰는 걸. 돈이 되지 않아도. 해야 하는 일이 아니어도 그냥 좋아서 합니다"라는 문장이 가장 감동적이에요.

장맥주
아방가르드한 시나 소설보다는 교양서가 더 수월하게 읽히기는 하는데요... 소설이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서 안 읽는 분들은 그러면 영화나 드라마, 만화도 안 보시는지 문득 궁금하네요. 쓸모없기는 다 마찬가지 아닌가.

거북별85
생각해 보니 그렇긴 하네요...^^;; 저도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 만화를 보면 트렌드를 따라가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드는데 시나 소설을 즐겨읽는다고 하면 좀 현실에서 발이 붕 뜬 이상향을 찾는 사람같은 시선을 받는 건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에서도 시나 소설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을텐데요..
저는 정작가님의 소설은 '설명하기'가 아닌 '보여주기'란 말이 참 많이 와 닿았습니다.

장맥주
“ ‘설명하기’는 은연중에 독자에게 나아갈 바를 정해준다는 인상을 준다. 이런 이런 주인공이 있는데 그 주인공이 저런 저런 운명에 빠진 것은 바로 그런 그런 이유 때문이야!라고 말해줄 때, 독자는 무의식중에 거부감을 느낀다. ”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 쓰기의 기술부터 작가로 먹고사는 법까지, 누구도 말해주지 않은 글쓰기 세계의 리얼리티』 140쪽, 정아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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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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