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이승우

D-29
세상에 완벽한 사랑은 없어. 완벽한 사람도 없듯이.
삶은 결국 사랑인가 싶다가도, 사랑이 사치라고 느껴질 때가 있다. 사랑은 남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나에게는 먼 이야기 같을 때도 많다. 그럼에도 이 책과 연이 닿아 읽게 되었다. 같은 책이라도 어느 때는 한 단어, 한 문장 한 구절이 깊이 이해가 되고 문장을 넘어 통찰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어느 때는 검은 것은 글씨요 흰 것은 종이다 할 때가 있다. 같은 페이지를 읽어도 그러니 그것은 책의 탓이 아니라 나의 탓이겠지. 막상 나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답답하기도. 이제는 어떻게든 애쓰기보다는 흐르는대로 가려 한다. 읽히면 읽히는대로, 안 읽히면 안 읽히는대로. '이 시간이 아닌가보다, 이 타이밍이 아닌가보다' 때로는 '이 책이 내겐 아닌가보다'하면서. 책을 한 권 내리 읽는 습성에 반하게 한참을 덮어두었다 펼치고, 또 덮어두었다 펼쳤다. 책을 펼치고 얼마 안 있어 노잼 시기와 사랑이 밥 먹여주니 시기(?)를 맞이했기 때문에 깊은 감동 없이 읽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밑줄 그은 문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꽤 있는 걸 깨닫고나니 다른 어플에 준 이 책 별점이 너무 박했나 재고하게 된다. 내가 사랑을 하는게 아니라 사랑이 내 안에 들어와 생애를 시작하는 개념이 신박하게 다가왔고, 사랑에 대한 여러 고찰과 통찰이 깊은 책이었다. 비슷한 류로 알랭 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있다는데 그것도 사놓았지만 아직 인연이 안 닿음. 언젠간 읽어봐야지. 다른 책으로 넘어가서 이 책을 완전히 덮기 전에, 그믐에 쓴 문장을 한번 더 곱씹어봐야겠다. 사랑을 기다리며. (그나저나 그믐 완전 짱. 혼자 읽기 해 놓으니까 그냥 빈 모임으로 끝나는 게 영 마음에 걸려서 밑줄 친 것 쓰게 되고, 결국 생각도 쓰게 된다.)
아니, 나 이 책 무표정으로 마지못해 읽었는데, 그믐에 밑줄 문장 옮기며 문장 곱씹고 생각 확장하니 재밌게 읽었네ㅎㅎㅎ언젠가 재독 기회가 오길 바라며,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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