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D-29
보름달이 취한 듯 휘영청 떠 있었다. 달은 물기를 먹어 퉁퉁해지더니 이내 턱 밑으로 톡톡 떨어졌다. 니나는 이곳에서 아주 오래 산 기분이 들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부 1979년, 김하율 지음
하지만 지구는 가망이 없다.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욕망이 느껴지지 않았다. 니나는 파이프를 잡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이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하지만 인간은 효율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때론 불의와 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인간인가.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200, 김하율 지음
말하지 않아도 그리워하는 마음이 눈빛에서 읽혔다. 인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오욕칠정이다. 나성의 말처럼 인간을 가동시키는 원동력은 감정이었다. 그것은 효율과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아이는 도통 말을 안 했고 눈치만 보았다. 차리리 시끄럽게 우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아이가 있는 집치고 너무 고요했다. 니나는 아이에 대해서, 심지어 인간 아이에 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지만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었다. 감정은 피부를 통해 전달된다. 아무 말 없이 니나는 아이를 끌어안았다. 아이의 몸이 움찔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자신의 처지를 아는 것인지 그저 니나에게 몸을 맡겼다. 한 줌밖에 안 되는 몸피가 니나, 자신에게 운명을 기대고 있었다. _2부 1979년_ 가족_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_p.142-143_, 김하율 지음
굴보에게 보여줄 생각에 니나는 발걸음을 빨리했다. 걸음걸음마다 신명이 묻어났다. 머릿속으로 아이에게 옷을 입혀보며 어디를 줄여야 할지 생각했다. 굴보는 수선할 부분 없이 맞춤으로 잘 어울릴 것이다. 문을 여니 굴보가 아이에게 건빵을 먹이고 있었다. 아이는 건빵보다 별사탕에 관심이 더 많았다.
여기서 잠깐. 앞으로 두 사람은 이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한다. 굴을 핑계로 굴보가 니나를 불러내고 니나는 못 이기는 척 굴과라면, 소주의 맛을 알게 되는데 사실 이건 굴, 소주, 라면이 아니라 굴보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몇 차례의 이런 만남은 두 사람을 보다 친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언제나 그렇듯특별한 '어느 날'이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128, 김하율 지음
2-2.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서로를 탐했던 그 몸이, 구슬프게 노래를 부르던 그 입술이 화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니나는 망연히 지켜보았다. 그렇 게 겨울이 오기 전 늦은 가을에 굴보는 니나를 떠났다. 지구에서의 첫 번째 이별이었다. p.169
하지만 인간은 효율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때론 불의와 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인간인가.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니나와 나성은 터덜터덜 걸었다. 이제는 갈 곳도 없었다. 둘 다 해고자였다. 왜 주머니가 비었을 때 배는 더 고픈 것일까.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보름달이 취한 듯 휘영청 떠 있었다. 달은 물기를 먹어 퉁퉁해지더니 이내 턱 밑으로 톡톡 떨어졌다. 니나는 이곳에서 아주 오래 산 기분이 들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데불고 와같이 살면 되잖애" 이번엔 굴보의 눈이 커졌다.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진위를 살 피듯니나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여기서 셋이 살자."
보름달이 취한 듯 휘영청 떠 있었다. 달은 물기를 먹어 퉁퉁해지더니 이내 턱 밑으로 톡톡 떨어졌다. 니나는 이곳에서 아주 오래 산 기분이 들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p.167, 김하율 지음
보름달이 니나의 마음을 내려다보는 듯 하다가 그렇게 눈물이 되기까지 하는 장면에 읽으면서 울컥했습니다 ㅠㅠ
2-2. 127p 굴보를 만날 때마다 먹는 소주가 처음보다 익숙해졌다. 쓴맛을 참으면 약간의 단맛이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됐다. 지구에서의 삶 같았다. 189p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겨울이었다. 니나는 이 참담한 상황이 비효율을 떠나 비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니나가 생각하는 인간은 이런 게 아니었다. 200p 니나는 파이프를 잡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이것은 비효율적인 일이다. 하지만 인간은 효율만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다. 때론 불의와 싸우기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인간인가. 201p 덕분에 정서적 아사를 면할 수 있었다.
2-2. p.175, 176 "빨갱이가 뭐당가?"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래요." "빨간 옷?" "산타끄로스요." "저 사람들은 산타끄로스를 싫어하니더." "왜?" "산타가 커다란 자루를 들고 댕기면서 선물 주는 거 알지예? 있는 사람들 것을 가져와가 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래요. 이를테면 우리들 덕으로 돈을 버는 공장주들의 돈을 노동자인 우리에게 더 주는 거 아입니꺼." "그란디 경찰이 왜 싫어한디야?" "경찰은 있는 놈들 편이니까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3. 니나는 이해할 수 없는 지구인들의 행동을 목격할 때마다 두 문장으로 된 짧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오늘은 여러분만의 시선으로 외계인 보고서를 작성해 주세요. 제가 적은 보고서를 먼저 하나 공유합니다. [지구인 중 일부는 나무를 얇게 저며 만든 종이라는 것에 쓰인 무언가를 한동안 바라보곤 한다. 그들은 그 종이를 보며 때론 울고 웃는 등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
2-3 지구인들은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은 욕구가 있는듯 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구인이나 지구동물들을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가서 도와주는 것이다. 전혀 비효율적인 행동인듯 하지만 지구인들은 서스름없이 그 행동을 저지르고 만다. 왜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계속 지켜보아야 할꺼 같다.
외계인의 시선으로 작성하는 보고서라니 정말 재미있네요~ 클럽지기님이 작성해주신 보고서에 깊이 공감합니다! 지구인들이 하는 말은 어렵다. 싫은데 좋다고 할 때가 있고, 좋은데 싫다고 할 때가 있다. 좋은건지 싫은건지 알기 어려울때가 많다. 속에 품은 뜻을 알려면 두번 세번 생각해봐야 한다.
지구인은 커피가 없이 못 사는 거 같다. 최근에 카페에 가면 어린이도 커피를 마신다. 커피를 마시는 것과 감정이 뭔가 상관관계가 있을까? 나도 커피를 마시면 가슴을 벌렁거리는 게 편도체가 자극되어 조금은 감정적으로 변하는 것도 같다.
지구인들은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전혀 다르게 행동하고는 한다. 혼자 있을 때는 아주 소심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과 있을 때에는 과격해질 수 있는데, 소심한 사람들끼리 모여 있어도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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