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북클럽] 11. <이 별이 마음에 들어> 읽고 상상해요

D-29
3-1 니나요! 니나가 세끼와 친구들을 두고 갈 수 없어 지구에 남기로 해서 기뻤어요 하던 일을 내던지고 ‘등짝을 때릴 유일한 사람’(p.233)인 엄마를 찾아 나서는 장수의 모습도 좋았구요. 니나의 친구들과 석이가 니나가 돌아올 거라는 걸 ‘그냥’ 아는 장면은 뭐랄까, 오랜 관계만이 가지는 다정함이 있어서 또 좋았어요.
시간이 흘러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게 좋았습니다. 흥미로웠던 등장 인물은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신입이네요
장수의 정체도 신입의 정체도 모두 깜놀..... ㅋㅋㅋㅋㅋ 산토끼의 정체가 젤로 궁금합니다....... ㅋㅋ
3-1 3부는 반백년 한국에서 살아남은 니나와 아들 장수, 그리고 반가운 여러동료들, 장수의 아내, 은희 등이 등장합니다. 장수와 예전 니나의 동료들이 등장할 때는 왠지 밝은 느낌이 들었는데, 은희 등장씬에서는 처음에는 로맨스물 느낌이었다 뒤로 갈수록 외모지상주의에 공격받다 점점 괴물이 되어가는 은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약간 호러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운동으로 다져진 몸에 뛰어난 영업실력을 갖추었는데 진상 고객과 외모우선주의에 변해가는 은희의 모습이 아쉽고 무서웠어요. 자존감도 점점 더 떨어져 장수와 원만한 소통도 힘들어지고... 지금도 말도 안되는 공격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을까 걱정도 되구... 그래서 3부에서 제게 인상적인 인물은 은희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빌라건물의 임대인이 되고 사투리와 욕이 아주 찰진 외계인 니나란 설정이 재미있었어요.. 1978년과 1979년을 읽을 때는 비극적인 일들이 줄줄이 나와서 답답했는데 그래도 2024년도는 우리별에 적응한 니나의 모습에 좀 맘이 편안해졌어요. 그래도 플랫폼 노동자, 장수, 성형외과 영업팀 은희의 모습을 보면 좀 답답했습니다. 노동의 조건이 점점 나아지나 희망을 가지다가도 요즘 보면 직장 상사 뿐아니라 알고리즘의 눈치까지 보며 살아야 하고 점점더 안정과는 멀어지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들이 요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점점 더 지배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중년이 된 니나의 친구들 미희,덕이,정이,, 이 친구들이 미자,차순,오야라니.. 괜히 뭉클해지더라구요. 역시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의 우정은 더 끈끈한거겠죠..? (근데 오야랑 그렇게 가까워질줄은 몰랐네요. 오야는 너무 못됐어요...ㅋ) 그리고 저도 역시 신입의 정체를 알고 오옷!!! 했어요. 뒤통수를 맞았다기 보다는 머릿속에서 불이 반짝 켜지는듯한 느낌? 이었던것 같아요.
장수의 시점에서 니나를 보는 것이 독특했어요. 그 동안 무슨일이 있었고 니나와 석이 최근에 다시 만난 거 하며 잊고있었던 외계인인 니나가 돌아가기를 거부하고 지구에 남기로 한 것. 그리고 이전에 지구에 도착한 이들도 비슷한 결정을 한 것. 지구의 매력이 상당한거구나 다른 행성도 궁금하긴 한데 돌아갔으면 또 어땠으려나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엄마의 정체를 알게 된 장수. 그리고 장수의 파트너 신입의 정체. 지구에 남기로 결정한 당연한 한국인 니나의 선택도 안드로이드가 우리의 노동을 대신할 미래도 수긍이 되었다. AI가 대신하는 실체, 가짜노동으로 가득한 노동시장에서 앞으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3-1 2024년의 장수의 이야기로 진짜 지구인이 된 외계인 니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구를 사랑해서 자신의 별로 떠나지 않는 니나에게 이제 자신의 별은 지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문제가득한 지구인데 그 속에서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었을까요. 그것이 니나를 붙잡은 것 같습니다.
니나의 열악한 노동현장은 아들 장수에게도 유전이라도 된 듯합니다. 배달라이더, 대리운전기사, 택배기사로 이어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유영하듯 해쳐나온 노장수라는 캐릭터는 그래서 흥미로웠고 그래서 애잔했습니다. 그의 인생이력과 엄마 니나를 찾아나서는 사건이 교차편집되어 나아가는 3부는 그렇게 끝을 향하며 재미의 치사량을 만땅으로 채워버립니다.
아반떼 시속 100km/h로 일광년을 가려면 1천79만년으로 시작하는 엄마의 실종. 70대의 실종은 주로 치매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니나가 지구인이 되어 버렸나 생각했지만, 니나의 시점에서 산토끼를 따라가 만난 반백년의 진실은 너무도 기발했습니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Gig Economy의 등장과 플랫폼 노동자의 현실, 고객만족이라는 기업의 이윤추구 신념하에 소모품처럼 변해버린 21세기가 40여년전보다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절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등장하는 AI는 또 어떻게 변화될까.. 실타래를 잡은 '장수'의 삶, 그리고 성형외과 실장인 '은희'의 삶 모두 녹록치 않네요.
3-1. 저는 그래도 굴보 씨의 아들을 키우나 했는데, 읽으면서도 나이가 좀 안 맞아서 설마설마 했습니다. 그래도 버려질 뻔 했던 생명을 훌륭하게? 키워낸 니나 씨에게 박수를~ 흥미로운 등장인물은 뭐 다들 그러시겠지만, 보조석에 앉은 그 분입니다.
3-1. '인간' 니나와 장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2부까지 읽었을 때는 장수가 굴보아저씨 아들인가했는데 그게 또 아니라는 것. 비효율의 극치가 아닐까 하는 애정을 니나는 장수뿐 아니라 오랜 친구들과 그득히 나누고 있었네요. 게다가 택배 보조의 정체도 아주 좋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3-2. 3부와 에필로그에서 좋았던 문장을 적어주세요.
니네 엄만 지구 떠나 못 산다. 한국 사람 다 됐어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이승에 없다면 돈이 다 뭐당가요.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법이제.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거울을 볼 때마다 엄마가 내 앞에 있는 거 같아. 나는 엄마랑 같이 나이 들어가는구나. 어린 엄마, 젊은 엄마, 늙은 엄마. 외로울 때마다 거울을 보고 자신에게 말한다고 했다. 은희야, 엄마 여기 있어. 누가 뭐래도 엄마는 네 편이야.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아들의 수난을 보며 엄마는 분노했다. 노동자를 인격적으로 대우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이럴 때는 화를 내야제. 참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애. 목소리를 내고 싸워야제.” 체념하는 장수에게 엄마가 큰 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장수의 생각은 달랐다. 알고리즘에게 화를 내봤자 뭐하나, AI가 어디 있는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미워하느냐고. 엄마는 알지도 못하면서. 세상은 빠르게 변했지만 실은 아무것도 변한 게 없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어쩌면 우리가 변해야 세상이 변할지도 몰라.” 장수의 말에 꿈속의 은희는 철철 울면서 깔깔 웃으면서 말했다. “니나 잘해.”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우리는 문명을 연구하려는 것이지 바이러스를 싣고 가겠다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데이터로 봤을 때 지구인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감정적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인간이 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김하율 지음
"지구에 우덜 행성인이 또 있어라우?" "많습니다. 문득 살면서 소외감이 든다면 그건 자신이 지구인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알 턱이 없죠. 본인 자신도 기억에 없을 테니. 단지 주위에서 4차원이라는 등 수군거림의 대상이 될 뿐."
이 별이 마음에 들어 - 제11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256쪽, 김하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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