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돌책 함께 읽기] 백래쉬

D-29
- 당장 엊그제 베드파더스 대법원 판결이 1심 판결을 뒤짚은 2심 판결을 그대로 가져가 유죄 판결로 났더군요.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되었지만 큰 효과가 없어보이구요. [2021년 여성가족부가 한부모가족 가구주 3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중 72.1%가 양육비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이 양육비 미이행과 관련해 기소한 이는 올해 14명이 전부다.] ... 어떤 해결이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만 듭니다.
미시건 대학교의 서베이연구소가 2,4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1982년의 연구에 따르면 기혼 남성의 우울증과 낮은 자존감은 아내의 고용 상태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었다. 연방의 '고용의 질 조사'에 대한 1986년의 한 분석에서는 "남성들은 맞벌이를 신분 하락으로, 여성들은 신분 상승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결론 내린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직장 여성의 남편들은 주부를 아내로 둔 남성보다 심리적인 고통이 더 크고 자존감이 낮으며 우울증을 더 많이 겪었다. '평등주의적인 생활양식이라는 장식 이면에는 시간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남성들의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결론지었다. 이들에 따르면 "개인의 평가라는 측면에서는 젠더 평등이라는 현대적인 수식어보다는 관례적인 남성성의 기준들이 아직 더 중요"한 게 사실이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2p, 신화외 회상,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 가치관의 차이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원인까지 바꿀 수 있는지 갸우뚱하게 만드는 내용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사고할까 궁금하기도 하고.
3장, [반격의 과거와 현재]까지 읽었습니다. 1980년대에서 서서 봐도 페미니즘은 끊임없이 들이쳤다가 다시 옅어져버리는 3번의 주기를 작가가 확인합니다. 대략 1910년대, 1930년대 1950년대 그렇게 셋입니다. 한국에서도 몇 세대 페미니스트라고 해서 이전 세대와 꾸준히 연결되기보다 새로이 돌출된 느낌으로 새로운 세대를 맞이했단 분위기였죠. 이걸 읽으면서 현재의 강렬한 반동에 당혹스러움을 느끼기보단, 너무나 당연하게 나타나게 되는 일이였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온갖 문제들을 덤터기 씌우는 것도 100년 전에도 50년 전에도 똑같았구나 싶습니다.
4장,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까지 읽었습니다. 언론에서 직장여성으로 살게 되는 것에 대한 단점과 비혼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의 두려움, 공포, 우울함 등을 1980년대에 뒷받침 되는 조사 결과도 없이 끊임없이 보고 싶은 대로 읽어내서 퍼트리는 걸 읽었습니다. 더 높은 요직에 가지 않기를, 집으로 돌아와 육아와 집안일을 하기를 원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는 페미니즘 잡지였던 [미즈]가 긴 기간동안 거기서 이탈해가는 모습을 다루는데 뼈가 아팠습니다. 계속 읽어가면서 왜 이렇게까지? 왜? 라는 생각이 들네요.
이 공지는 적당한 기준점을 잡기 위한 스케줄입니다. 무리하게 지키지 않고 각자 속도대로 읽어나가면 되겠습니다. 4일까지 - 1장 프롤로그: 그건 페미니즘 탓이야! 6일까지 - 2장 남자 품귀 현상과 불모의 자궁 8일까지 - 3장 반격의 과거와 현재 10일까지 - 4장 반페미니즘이라는 트렌드 12일까지 - 5장 치명적이고 치기 어린 상상 14일까지 - 6장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 16일까지 - 7장 인형 옷 입히기 18일까지 - 8장 미용 산업과 생명을 얻은 마네킹 20일까지 - 9장 뉴라이트가 벌이는 원한의 정치 22일까지 - 10장 여자 사람 스미스 씨 워싱턴을 떠나다 24일까지 - 11장 반격의 수뇌부, 네오콘에서 네오펨까지 26일까지 - 12장 그건 모두 당신 마음속에 있어요 28일까지 - 13장 직장 여성에게 타격을 입히다 30일까지 - 14장 여성의 몸을 침략하다 31일까지 - 에필로그
5장, [치명적이고 치기어린 상상]까지 읽었습니다. 영화를 주로 다뤘습니다. 특히 [위험한 정사]가 어떻게 실제 제작 과정에서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전혀 다르게 만들어지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는데 최초 시도하려했던게 얼마나 달라지는지 적나라 합니다. 극장 속에서 욕하는 남성들과 말없이 입을 다물고 있는 여성들을 상상하니 서늘했습니다. 한참 '여성서사'가 있는 컨텐츠가 없다/있다 논쟁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1950년대 '여성서사' 영화들이 어떻게 더 만들어지지 않았는지를 적고 있습니다. 그 중, 여우주연상 후보들 전부 여성 피해자역이었다는게 가장 와닿았습니다.
6장,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를 읽었습니다. 영화에 이어 TV 프로그램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떻게 이렇게까지? 왜?'라는 의문은 생기지 않고, '아, 더 나아갔어도 언제든지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 있구나'라고 받아들여 집니다. TV는 그래도 영화와는 달리 실시간 시청률로 인해 반동된 몇 가지는 다시 원복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도 지난한 핍박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강인한 여성을 그린 [로잔느 아줌마]라는 드라마는 역사상 가장 흥행했지만 주인공인 로잔느는 전방위적으로 비판받습니다. 또한 드라마 속에서 커플 여성 > 우울한 싱글 여성 > 독립적인 싱글 여성 > 페미니스트 여성 순으로 악하거나 비호감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이런 일들은 언제든 비일비재했다는 명쾌함을 느낍니다.
1960년대 병원 드라마에서 자리보전을 하고 누웠던 싱글 환자들처럼 1980년대의 연속극에서 결혼행진곡을 거부한 여성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다. 1988년 실세게에서 에이즈 환자 중 여성은 8퍼센트뿐이었다. 하지만 낮 시간대 텔레비전에서 에이즈 환자는 전부 여성이었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는 마녀, 263p,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그날 저녁 남편과 함께 잠자리에 누운 이 주부는 이 직장 여성에게 해 주고 싶었던 꾸중을 극적으로 표현한다. "넌 천치야! 넌 머저리라고! 크고 뚱뚱한 여피 사기꾼 같으니!" 그러고 난 뒤 그녀는 눈물을 터트리고, 남편의 자애로운 얼굴을 쳐다보며 이렇게 훌쩍인다. "내가 그냥 가정주부라도 당신은 괜찮아?"그러자 남편은 활짝 웃는 얼굴로 "난 그게 너무 좋아, 아주 좋다고" 하면서 아내를 안심시킨다.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10대 천사와 결혼하지 않은 마녀, 258p,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게으름을 피워서 책이 좀 밀렸어요. 이제 4장까지 읽었는데 재미 있어서 킬킬대기도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니 지루하기도 하네요. 힘을 내서 주말에 더 읽어야겠습니다.
계속 비슷한 상황들의 연속인데 아무래도 반동이 다 거기서 거기라서 저자로서도 억울하면서도 사실인게 ㅠㅡ. 저는 슬슬 체념을 넘어선 다른 단계에 도달하고 있네요.
7장, [인형 옷 입히기]를 읽었습니다. 1980년대 직장으로 약진하는 여성들에게 정장을 계속 안 팔고 다른 옷을 파려고 그렇게 노력하다가 적자나는 이야기들이 반복되었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을 (그 당시) 남성이 그렇게 많이 사는지도 새롭게 느꼈습니다. 다른 지인들에게 빅토리아 시크릿 쇼가 2019년 폐지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것들이 달라지고 있긴 하구나 싶었습니다.
8장, [미용 산업과 생명을 얻은 마네킹]을 읽었습니다. 미용이라고 해서 화장품 관련 이야기가 많이 나올지 알았는데, 성형수술과 향수 이야기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해서 내용이 생각보다 달랐습니다. 1980년대에 미용 산업은 과학과 손을 잡고 과거와는 달리 과학적인 생체시계 돌리기를 주장하는 시류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쯤 성형 의학이 시작되는 분위기를 마네킹의 조형 변화로 시작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내용들은 너무 익숙했습니다.
9장, [뉴라이트가 벌이는 원한의 정치]를 읽었습니다. 우익 여성 활동가들이 실질적으로는 '일하는 여성'의 모습을 하면서도 주장에서는 그걸 반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날카롭게 취재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무엇이 사람을 지치게 하는지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8장까지 사실 너무 졸면서 봤어요.T T 재밌지만 비슷한 미디어, 언론, 영화계에 미친 백래시 현상이 계속 반복되서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 것들을 기록한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9장이 시작되니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집니다. '반동의 기원'이라니!!! 진짜 기원이 밝혀지려나? 흥미진진하게 읽기 시작! 반격의 움직임이 일어날 때마다 매번 선호하는 희생양이 있었다. 미국보호협회에게는 천주교 신자들이 그런 조건에 부합했고, 코올린 목사의 ‘사회정의’ 운동엔 유대인들이 그러했으며, 당연히 KKK 단에게는 흑인들이 그랬다. 그리고 뉴라이트에게 주적은 페미니스트 여성들이었다. (364쪽) 주적은....페미니스트
한국도 비슷하게 가고 있나봅니다. 결국 '선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그것에 반대하는지 이야기하고 결집할 대상이 필요하니까. 이런 부분을 읽으면서 어디서든 다들 있었던 '반동'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면 대체 어디까지 반동이 가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뉴라이트 남성들이 미국 정치에 진입하면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마녀사냥도 함께 끌고 들어갔다. (366쪽) 이런 미국 뉴라이트의 역사를 그대로 한국정치에 끌어들인 사람이 있죠. 대선에서도 어느 정도 흥행하더니 이번 선거에서는 얼마나 써먹을까요. 기계적 평등론으로 역차별을 논하고, 페미니스트를 남성으로 만들며 혐오의 정치를 만들어가고 있는 작금의 한국정치와 너무 흡사해서 우울해졌어요.
여성들이 새롭게 획득한 출산에 대한 권리에 반대하면서 여기에 “생명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여성들이 새롭게 포용한 성적 자유에 반대하면서 여기에 “순결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대대적인 직업 시장 진출에 적개심을 표출하면서 여기에 “모성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였다. 여성의 권리 신장에 반대하는 자신들의 퇴행적이고 부정적인 태도에 “가족 친화적”이라는 표현을 갖다 붙였다. (373쪽)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저도 여기에 줄 그었는데 옮기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pro-life가 나오고 결국 미국에서 최근의 승리(?)를 얻어내게 되었나 싶었습니다. [제인 로 케이스 뒤집기]가 떠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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