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이 책(『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 사이』)이 이룬 정말로 소중한 업적이 있다면, 마르크스가 그렇게 프로메테우스가 되어 사당에 들어앉아 모든 '쿨한' 진보파들의 수호신으로 영원히 향 냄새를 맡게 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라 실패와 실패로 누덕누덕해진 시시포스이며, 그런 구린 땀내를 피우는 '찌질한' 존재로 영원히 우리 곁에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바로 여기에서 19세기 최고의, 아니 전 인류의 모든 지성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의 모습을 본다.
카를 마르크스 - 위대함과 환상 사이 39쪽,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 지음, 홍기빈 옮김
토크빌 등 많은 유럽 평자들이 그랬듯이, 마셜 역시 미국을 거대한 사회 실험실로 간주했다. 디킨스, 윌리엄 메이크피스 새커리, 트롤럽은 민주주의, 노예제도, 연방유지라는 (이제는 정리된) 옛날 질문들에 몰두했던 반면, 마셜이 알고 싶어한 것은 산업의 성공, 글로벌 교역의 성장, 전통적 윤리의 쇠퇴 등의 현상이 어떠한 미래를 만드는가였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급속도로 진행되는 곳이 미국이었다. 마셜이 케임브리지로 돌아와서 말했듯이, 그가 “미국에서 원한 것은 미래의 역사를 보는 것”이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2장 프롤레타리아는 사라질 수 없나?,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이 대목 읽으며 생각나는 건데, 저는 지금은 한국이 일종의 사회실험실이고, 미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 아닐까, 이런 생각도 문득 해봅니다. 모든 문화산업의 팬덤화-유튜브 콘텐츠화, 부의 세습 수단으로서의 사교육, 그리고 단순한 구호만 넘치고 파편화되는 정치 등등, 다른 선진국들도 한국처럼 되어가는 거 아닌가 싶은 현상들이 많아요. 그 모든 현상들이 한국에서는 아주 치열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한국은 사회 실험실'이라는 아이디어로 새 논픽션에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 "한국은 인류의 미래인가?"라는 한국인의 국뽕을 자극할 수 있는 제목도 달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의도와 다르게 정말 국뽕물이 될 거 같은데요...? ㅎㅎㅎ 제 깜냥도 안 될 거 같습니다~.
장작가님께서 못하시면 그 누가 ㅠ
이제서야 1장 끝냈습니다. 챕터 하나가 기네요. 마르크스를 보면서 한량도 저런 한량이 있나! 엥겔스가 있어서 마르크스 운 좋았다, 라는 생각을 내내 했습니다. 박사까지 해놓고 교육에 나서기보다는 글을 쓰겠다고 했던건지! 오히려 엥겔스가 글로 더 인정을 받았던것 같고 하다못해 마르크스 이름으로 대필까지 해서 용돈벌이도 해주고, 생활비 대주면서 글 쓰라고 15년을 넘게 기다려주고! 그 와중에 본인은 좋은 집에서 마누라랑 애들까지 줄줄이 낳고, 한술 더떠 혼외자도 낳고… 진짜 읽으면서 가지가지한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거기에 우물안 개구리였던것까지 생각하면 왜 사람들이 마르크스, 마르크스 하는건지 다른 책들을 더 읽어봐야 알 수 있을까요? 저에겐 그냥 호구 친구와 그런 친구에게 빨대 꽂은 한심한 인간의 이야기였어요. 그나마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엥겔스와 마르크스의 배경에 대해 조금 알게 된 것이 이 장에서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Marx never did step outside. He never bothered to learn English well. His world was restricted to a small circle of like-minded émigrés. His contacts with English working-class leaders were superficial. He never exposed his ideas to people who could challenge him on equal terms.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41,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마셜의 『경제학 원리』가 마침내 1880년에 나왔을 때, 이 책은 경제학이라는 흔들리는 학문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 책을 통해서 마셜은 경제학의 지도지이자 정부가 조언을 청하는 권위자로 우뚝 섰다. 『경제학 원리』는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사유재산 및 경쟁체제를 환영하고, 인간과 인간환경의 개선 가능성을 낙관하는 마셜의 태도를 구현했다. 이 책이 그려 보이는 경제학은 도그마가 아니라 "정신장치"였다. [……] 사유재산 및 경쟁체제 하의 기업은 똑같은 자원으로 (아니면 더 작은 자원으로)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속적 압력에 노출되어 있고, 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회사의 기능은 생산성을 제고함으로써 생활수준을 제고하는 것이라는 교훈이었다. [……] 미국의 생산력 증대가 상상을 초월한 속도라는 명백한 사실은 기업이 (최소한 전체적으로는) 이 사람을 착취해서 저 사람을 배 불리는 일이나 금년이 작년 같고 내년이 금년 같은 공정을 반복하는 일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마셜이 공장 견학 중에 특히 인상 깊게 느낀 것은 경영자가 끊임없이 작은 개선 거리들을 찾는다는 것과 노동자 역시 끊임없이 더 나은 기회를 찾고 유용한 기술을 익힌다는 것이었다. [……] 회사가 경쟁에 직면해 생존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적응만으로는 부족했다. 회사가 가장 생산적인 노동자를 확보하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생산성 증대를 통해서 창출된 이윤을 점진적으로 노동자와 공유해야 했다. 밀 등 정치경제학의 아버지들이 부정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다. [……] 증거는 마셜이 옳았음을 확인해주었다. 국내총생산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추세였고 임금수준과 노동층 소비수준 역시 증가추세였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145-147 ch. 프롤레타리아는 사라질 수 없나? : 앨프리드 마셜,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좋다는 말이 많아서 사놓고서는 두께에 엄두가 안나서 미뤄두고 있었는데 1월책 선정보고 이 기회에 함께 읽어봐야겠다 싶어 들어왔어요, 함께 완독까지 갈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어제야 책이 도착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1월에 버트런드 러셀이 자서전 <인생은 뜨겁게>를 읽고 있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되네요.
밀 등 정치경제학의 아버지들이 부정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다. 그들은 생산성 증대의 혜택이 노동계급에게 거의 혹은 전혀 돌아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이 상상한 회사란 생산성은 비약해도 임금은 생리적인 최대치를 많이 넘지 않는 곳, 노동조건은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악화되는 곳이었다. 마셜은 회사가 그런 곳이 아닐 뿐 아니라 그런 곳일 수도 없음을 인식했다.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는 사주는 효율증대와 품질향상의 이득을 노동자(임금 소득자인 동시에 소비자)와 공유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2장 프롤레타리아는 사라질 수 없나?: 앨프리드 마셜,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151쪽, 젊은 여성이 “이 한 몸 바쳐서 사교계에서 성공하겠다”라고 엄숙한 맹세를 하는 시대를 생각하니 세상이 확실히 발전한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저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이나 『레베카』 같은 작품을 볼 때마다 저는 늘 이 ‘사교계’라는 곳이 어떤 곳이었는지, 뭘 하는 곳인지, 왜 그렇게 중요한 취급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서양 상류층 사이에서는 아직도 있다고 하는데...
이렌 네미롭스키 <개와 늑대>에 보면, 한 욕망가득한 여성이 자신의 딸이 사교계에서 성공을 거두자 아예 파리로 이주하여 한탕?을 노리려는 한 때는 왕자와도 사귀었다던 프랑스어 가정교사와 똘똘 뭉쳐가지고 야욕을 달성하려는 시도가 나오던데요~ 그 책이 작년에 읽은 책 중 개인적으로 베스트였어서 그녀의 다음책 <무도회 le bal>을 읽는 중인데 salon de piano에서 국제적 명사로 데뷔하려면 그런 무도회에서 춤을 추는 자리가 있다는 설명도 들었어요. 범접하지 못하는 세계라고나 할까요^^
“쓰지 않고서는 못 배길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의 비뚤어진 생각들을 누군가에게 쏟아내야 한다. 그 누군가가 나 자신이라고 해도.”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웨브와 복지국가,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158쪽, 비어트리스 포터의 말. 경제학과는 상관없는 문장이지만 마음에 와 닿아 적어봅니다.
비어트리스 포터가 일기장에 쓴 말들이 다 너무 멋진 것 같습니다. “나는 우리 안에 갇힌 동물 같은 심정이다. 내 지위에 수반되는 사치와 안락과 체면이라는 우리.”라니.
“이 한심한 개구리야, 왜 그렇게 전문직이 되겠다고 몸을 부풀리고 있는 거니?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그 못된 욕심을 버리면 좋은데…….”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웨브와 복지국가,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사교계에서 ‘독똑한 남자들’을 만나 떠드는 것은 함정이고 착각이다. [……] 차라리 그들이 쓴 책을 읽는 편이 낫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웨브와 복지국가,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비어트리스 포터의 일기 문장들이 참 좋은데, 자기 일기가 이렇게 공개된 것을 당사자는 좋아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살 생일부터 죽는 날까지 일기를 썼다고요. 저는 만 13살부터 일기를 써서 40대 중반까지 썼고 그 기록들을 아직 갖고 있기는 한데, 제가 죽고 나면 아무도 보는 일 없이 다 소각되거나 폐기되었으면 좋겠어요. 유서에도 그렇게 썼고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