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비어트리스 포터가 일기장에 쓴 말들이 다 너무 멋진 것 같습니다. “나는 우리 안에 갇힌 동물 같은 심정이다. 내 지위에 수반되는 사치와 안락과 체면이라는 우리.”라니.
“이 한심한 개구리야, 왜 그렇게 전문직이 되겠다고 몸을 부풀리고 있는 거니?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그 못된 욕심을 버리면 좋은데…….”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웨브와 복지국가,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사교계에서 ‘독똑한 남자들’을 만나 떠드는 것은 함정이고 착각이다. [……] 차라리 그들이 쓴 책을 읽는 편이 낫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장 포터 양의 일과 사랑: 웨브와 복지국가,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비어트리스 포터의 일기 문장들이 참 좋은데, 자기 일기가 이렇게 공개된 것을 당사자는 좋아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5살 생일부터 죽는 날까지 일기를 썼다고요. 저는 만 13살부터 일기를 써서 40대 중반까지 썼고 그 기록들을 아직 갖고 있기는 한데, 제가 죽고 나면 아무도 보는 일 없이 다 소각되거나 폐기되었으면 좋겠어요. 유서에도 그렇게 썼고요.
그러면서도 혹시 비어트리스 포터의 일기는 출간되지 않았나 하고 잠깐 검색해봤습니다. 한국어 번역서는 없나 보네요. ^^
3장은 정말 순식간에 읽었습니다. 정말 멋진 사람이고 충만한 인생이네요. 새로운 사회에 대한 구상으로 들뜬 당시 진보 지식인 사회의 분위기도 흥겹습니다. 그런가 하면 비어트리스 웨브가 단순하지 않은, 모순된 인물이어서 더 매력적인 거 같아요. 체임벌린과의 ‘썸’ 부분도 아주 흥미진진했습니다.
여담인데 저는 이 비어트리스가 피터 래빗의 원작자인 비어트리스 포터라고 오해했어요. 그래서 3장 읽는 내내 와, 이런 멋진 일들을 하면서 피터 래빗도 쓴 거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히 헷갈리셨군요. :) Beatrix Potter와 Beatrice Potter. Beatrice Potter가 1866년에 태어났고 Beatrice Potter가 1858년에 태어났으니 비슷한 시기를 살았네요. (둘 다 1943년에 세상을 떴습니다.)
아! 심지어 이름이 같은 것도 아니군요. 비어트리스와 베아트'릭'스... 아이고, 감사합니다. (땀 삐질삐질) 두 사람이 같은 해에 세상을 뜬 것도 신기하네요.
저도 포터라니 영화 🎥 미스포터를 절로 떠올렸네요^^;
뒷담화 하나 덧붙이면, 정작 비어트리스와 썸을 탔었던 조지프 체임벌린은 총리가 되는 데에 실패했어요. 반면, 그가 비어트리스와 썸을 타기 전에 낳았던 두 아들 가운데 차남 네빌 체임벌린은 총리가 되었죠. 이름 귀에 익지 않으세요? 네, 히틀러의 전쟁 의지를 얕보고 뮌헨 협정(1938년 9월 30일)으로 전쟁을 회피해 보려고 하다가 (처칠과 반대로) 역사의 오명을 뒤집어쓴 그 정치인 체임벌린이 조지프의 둘째 아들입니다.
아니, 이거야말로 그냥 동성이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자 관계였다니... 헐!
이 책에 조연으로 나온, 혹은 이름이라도 한 번 언급된 사람들로 인명 사전을 만들면 고스란히 20세기 정치사, 지성사 사전이 될 수 있을 정도니까요. :)
그렇겠네요! 경제학자들의 일대기가 나오는 책에서 디킨스, 발자크, 샬럿 브론테 등등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20세기 소설가들도 나오는지 기대하며 뒷부분 읽어보렵니다.
아 그 🎥 뮌헨에서 아직 이렇다할 세력을 얻지 못한 나치에게 시간을 벌어줬던 제레미 아이언스가 분한 체임벌린 총리로군요!
불과 3장만에 실비아 나사르 씨의 능수능란한 글솜씨에 휘둘리다가 지쳐 쓰러진 독자가 되었습니다. (3장 이후 다른 책만 읽고 있습니다) 시작은, 1장에서 돈에 쪼들여서 전전긍긍하는 마르크스 사정을 심각하게 읽어나가던 중이었습니다. 예고없이 갑자기 훅 들어오던 한 문장이 있었으니..“다행히도 마르크스는 모래알을 진주로 만드는 굴같은 사람이었다.“ - 네? 굴이요? 하고 빵 터졌습니다. 오호, 나사르 씨 한 유머 하시는데? 이제 저에게 마르크스는 ‘대영 박물관 도서열람실 7G자리의 굴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도 굴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주 2장 읽는 중에 YG님께서 3장 재미있다고 몇 번 반복하신 것을 떠올리며, 그때 3장 중후반까지 계속 읽게 되었습니다. 3장에 들어서고 나니 멈출 수가 없는데 너어무 길어….비어트리스의 심경변화를 따라가면서 (”언니, 정신차려!” “그러지 마아아-”) 왜 내가 초조하지? 왜 내가 걱정되는 거지? 손톱이라도 물어 뜯을 기세.. 진취적인 비어트리스가 체임벌린에게 덜컥 먼저 결혼하자고 할까봐 왜 내가 심장 쫄깃쫄깃해지고 스트레스 받냐고요. 이 책의 장르가 서스펜스/스릴러물이었습니까? 한꺼번에 너무 많은 분량을 읽다가 지쳐서, 비어트리스 포터가 비어트리스 체임벌린으로 바뀌게 되는 지 알게 될 때까지만 읽자, 하게 되었죠. 그.런.데. 우리의 저자 나시르 씨는 독자와 밀당도 하는 고수더라구요? 다른 사람들은 체임벌린, 스펜서 이렇게 라스트 네임 또는 풀 네임으로 쓰면서, 비어트리스는 이 퍼스트 네임으로만 계속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서술트릭도 쓰셔. 절대 힌트를 안줘. 중간에 비어트리스 라스트 네임이 뭔지 검색해볼까, 하는 충동을 억누르고, ”설마 비어트리스가 네빌 체임벌린의 친엄마 되심?“ 막 이러면서 핸드폰을 멀리 두고 계속 계속 읽었습니다 (라고 쓰지만 질질 끌려 갔습니다) 와아 정말이지, 결정적 순간까지 절대 비어트리스 라스트네임 안 까시는 나사르 씨 때문에 과도한 독서로 심신 건강을 해칠 뻔 했습니다. 지난 주에 YG님이 3장 공지 메시지에 비어트리스 웨브라고 떡하니 쓰셔서, 헉 스포일러 투척하시는 겁니까? 하고 울부짖으려다가, 벽돌책 모임 회원들의 스트레스 방지를 위한 YG님의 큰 그림인가 싶어 조용히 있었답니다. ^^ 암튼 비어트리스-시드니 웨브 부부, 이 파워 커플의 활약상에 여러 번 놀랐고, 비어트리스 웨브, 이 천재 이름을 왜 이제서야 알게 되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비어트리스 언니, 아무리 예쁘고 잘났어도 경험많고 지혜로운 누군가가 커리어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하면 쫌 귀 기울여 듣지 그러셨어요오오. 마셜 이야기대로 여성 노동자 연구를 했으면 그게 또 얼마나 걸작이었겠으며, 클라우디아 골딘이 21세기의 비어트리스 웨브라고 불렸을텐데요…많이 아쉽네요.
아! 그런 서술 트릭이 있었네요. 그리고 공지에 스포일러(?)도 있었군요. (하지만 재혼하면서 성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아주 치명적인 스포일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넘어가면 안 돼요 비어트리스 누님! (누님은 아닌가...?) 이런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네? 재혼이요? (<재수사>쓰신 분답게 여러 경우의 수를 던지시는군요^^) 저는 일개 독자로서 평소에는 작가가 의도하는대로 요리하는 대로 “날 잡아잡쒀요”하고 따라가는 편인데, 이 책은 끝까지 가기도 전에 난도질 당할 것 같아 몸사리는 중입니다. 호칭에 대해서는, 비어트리스 할머니보다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더 친근하지 않을까요?
아, 저는 저 당시 비어트리스의 나이가 너무 젊어서 제가 누님이라고 부르는 게 좀 어색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런 고민도 젊을 때만 할 수 있는 거고... 분명 한참 먼저 태어나신 분이기는 한데... ^^
시드니가 비어트리스에게 자신의 전신사진을 보냈을 때 비어트리스는 “머리만 주세요. 나는 오직 당신의 머리와 결혼하는 것입니다. [……] 이건 너무 흉하네요.”라고 답장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 포터양의 일과 사랑,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잃어버린 나와 내 로맨스의 복원🛠️『사랑도 복원이 될까요?』함께 읽기[김영사 / 책 증정] <새로운 실용주의 과학철학> 편집자 & 번역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송승환 시인과 함께 시를 읽습니다
[문학실험실/신간] 송승환 시집『파』(문학실험실, 2026) 출간 이벤트. 시집 완독회!송승환 시인. 문학평론가와 함께 보들레르의 『악의 꽃』 읽기.황현산 선생님의 <밤이 선생이다> 읽기 모임보들레르 산문 시집 <파리의 우울> 읽기 1
새벽엔 느낌 좋은 소설로 하루 시작해요
[느낌 좋은 소설 읽기] 1. 모나의 눈[느낌 좋은 소설 읽기] 2. 오버스토리
버지니아 울프의 다섯 가지 빛깔
[그믐밤] 28. 달밤에 낭독, <우리는 언제나 희망하고 있지 않나요>[서울외계인] 버지니아 울프, 《문학은 공유지입니다》 읽기<평론가의 인생책 > 전승민 평론가와 [댈러웨이 부인] 함께 읽기[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
4월 16일, 체호프를 낭독합니다
[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싱글챌린지로 읽었어요
아니 에르노-세월 혼자 읽기 챌린지숨결이 바람 될 때MT 법학 싱글 챌린지밀크맨 독파하기
스토리 탐험단이 시즌 2로 돌아왔어요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스토리탐험단 10번째 여정 <내 안의 여신을 찾아서>스토리 탐험단 9번째 여정 <여자는 우주를 혼자 여행하지 않는다>스토리 탐험단 8번째 여정 <살아남는 스토리는 무엇이 다른가>
유디테의 자본주의 알아가기
지긋지긋한 자본주의왔다네 정말로 자본주의의종말
제발디언들 여기 주목! 제발트 같이 읽어요.
[아티초크/책증정] 구병모 강력 추천! W.G. 제발트 『기억의 유령』 번역가와 함께해요.(7) [제발트 읽기] 『토성의 고리』 같이 읽어요(6) [제발트 읽기] 『전원에서 머문 날들』 같이 읽어요[제발디언 참가자 모집] 이민자들부터 읽어 봅시다.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8.솔라리스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
그믐의 흑백요리사, 김경순
브런치와 디저트 제대로 만들어보기ㅡ샌드위치와 수프디저트와 브런치 제대로 만들어보기솥밥 제대로 만들어보기
혼자 읽어서 오히려 깊이 읽은 책들
<인간의 대지> 오랜만에 혼자 읽기 『에도로 가는 길』혼자 읽기천국의 열쇠 혼자 읽기
웰다잉 오디세이 1분기에 이 책들을 읽었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독서모임에도 요령이 있나요?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7. 북클럽 사용설명서 @시홍서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