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빈슨은 오스틴의 1929~1930학년도 임용을 앞두고 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로빈슨은 케인스의 몇몇 케임브리지 제자들이 몰두하고 있던 이론적 문제에 대해서 배웠다. 세미나를 조직한 것은 피에로 스라파였다. 1927년에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를 탈출한, 명석하되 신경증이 있는 독학자 겸 경제학자 겸 공산주의자였다. 그가 케인스의 눈에 뛴 계기는 현대 기업의 독점요인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경제학 이론을 개량할 것을 주장한 한 편의 논문이었다. 경제학자들이 가정하는 시장은 다수의 구매자와 다수의 판매자가 같은 생산물을 사고파는 경쟁시장이었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농부가 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광부가 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없듯이 어느 한 회사가 판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그러나 현대 기업들은 독점기업처럼 행동했고, 큰 비용을 들여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고액의 지출을 불사했다. 스라파에 따르면, 이로 인해 경쟁을 지지할 주요근거(곧 자유시장 경제가 최소비용으로 최대소출을 생산한다.)가 타당성을 상실했고, 정부 개입의 문이 열렸다. 필요한 것은 이론이었다. 스라파와 여러 연구자가 이미 다양한 접근방법들을 연구 중이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20-521 ch. 11장 실험: 1930년대의 웨브와 로빈슨,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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