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막 11장 끝냈는데, 조앤 로빈슨, 하아- 이 분에 대해선 할 말이 또 많습니다만.. 한 마디로 하자면, 현실세계에서 만날까봐 무서운 캐릭터? 내 행동반경에 나타난다면 뒷걸음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100m이상 유지할 것 같습니다. 거침없는 대장부 스타일이면서 은근 세부계획에도 치밀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분이라 험한 말 자제합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자신이 그려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미리 그려둔!) 전략 보드에 놓인 장기말로 알더군요. 가까이 하다간 부지불식 중에 내가 그녀의 장기말(중에서 ‘졸’)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장맥주 님이 말하신 스타워즈 레아 공주 사진 - 이제야 봤는데 쌍둥이급 입니다. 그리고 로빈슨 유형이 더 궁금하시다면 아쉬운 대로(?) 넷플릭스 더 크라운 시즌 4 & 5 에서 커밀라 파커 여사도 (아주 똑같진 않더라도) 대충 참조 가능합니다.
가스라이팅의 대가이신데 머리도 엄청나게 좋고 말도 잘하는... 야심도 큰... "표백" 소설 같은 데 나와야 할 거 같은 캐릭터이신 거 같아요.
하하하 저 표백 읽었는데 왜 기억이 하나도 안 날까요.. (저는 “현수동 빵집 삼국지”를 좋아합니다! - 후다닥 마무리)
커밀라 파커... 찰스 왕의 부인 맞지요? 저는 막연하게 "다이애나 비 때문에 너무 과하게 욕을 먹은 여인"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캐릭터였단 말입니까? 띠용...
다음 날 저녁, 케인스는 뉴욕의 뉴스쿨 사회과학대학원 만찬에 참석했다. 피셔와 슘페터도 함께였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나사르 씨는 이 장면을 꼭 넣고 싶어 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여기에 박제해둡니다.
@소피아 @장맥주 17장에 보면, 정신 질환 등에 시달리는 조앤을 병원에 입원시키는 문제를 놓고서 가족(?)이 회의를 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런데, 남편, 애인, 전 애인 등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고. 하하하!
1920년대의 케임브리지는 엘리엇T. S. Eliot, 로저 프라이, G. E. 무어,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산책하는, 블룸즈버리의 교외 버전 같은 곳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학부 여학생에게는 케임브리지의 많은 기회들이 금단의 열매였다. 케임브리지에 사는 천재 교수들과 천재 학생들과 지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가로막는 무수한 일상적인 규칙들이 여학생의 열등한 지위를 환기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1장,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예고해 주신대로 11장 비어트리스 웨브의 재등장(및 노년의 공산주의 경도)와 조앤 로빈슨의 등장이 흥미롭네요. 이 책의 목차에 등장하여 메인으로 다뤄지는 다른 학자들은 이름이나마 익숙하게 알고있었는데, 두 사람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어요. 그것만해도 정말 이번 독서의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 불완전경쟁시장 연구의 선구자라는 점도 대단한데, 칸 등 남자들을 이용해먹는 느낌도 들어서 ㅎㅎ 이야기에 계속 빠져들었습니다. 11장에는 <오리엔트 특급살인>이 등장하네요. 허허. 이걸 이렇게 가져오다니.... 장하준교수님의 <경제학 레시피>급의 연결고리....
로빈슨은 오스틴의 1929~1930학년도 임용을 앞두고 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로빈슨은 케인스의 몇몇 케임브리지 제자들이 몰두하고 있던 이론적 문제에 대해서 배웠다. 세미나를 조직한 것은 피에로 스라파였다. 1927년에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를 탈출한, 명석하되 신경증이 있는 독학자 겸 경제학자 겸 공산주의자였다. 그가 케인스의 눈에 뛴 계기는 현대 기업의 독점요인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경제학 이론을 개량할 것을 주장한 한 편의 논문이었다. 경제학자들이 가정하는 시장은 다수의 구매자와 다수의 판매자가 같은 생산물을 사고파는 경쟁시장이었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농부가 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광부가 은값에 영향을 미칠 수 없듯이 어느 한 회사가 판매가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 그러나 현대 기업들은 독점기업처럼 행동했고, 큰 비용을 들여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 고액의 지출을 불사했다. 스라파에 따르면, 이로 인해 경쟁을 지지할 주요근거(곧 자유시장 경제가 최소비용으로 최대소출을 생산한다.)가 타당성을 상실했고, 정부 개입의 문이 열렸다. 필요한 것은 이론이었다. 스라파와 여러 연구자가 이미 다양한 접근방법들을 연구 중이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20-521 ch. 11장 실험: 1930년대의 웨브와 로빈슨,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조앤과 칸이 전개한 이론은 겉으로는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는 회사들(곧 다수의 판매자와 다수의 구매자가 있고 진입 장벽이 없는 업종의 기업들)이 광고와 브랜드화와 제품혁신을 통해 독점기업처럼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론이었다. 그런 회사들은, 소비자가격을 최소화하고 생산과 고용을 최대화하는 대신, 시장권력을 휘둘러 소비자를 갈취하고 폭리를 취하면서 고용과 임금을 떨어뜨렸다. 로빈슨이 대공황의 맥락에서 내놓은 설명은 자유시장경제란 이상적인 환경 하에서도 장기실업, 과잉설비, 스테그네이션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21,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저도 이 대목에 포스트 잇 붙여놓았어요. 최근에 단통법(이동통신 단말 장치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 논란을 놓고서 이슈가 되고 있는 국내 통신사의 모습이 딱 정확한 사례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다른 분들 의견도 궁금하네요.
@모시모시 @goodboy 이 올리신 포스트보고, 조앤 로빈슨에 대한 인물평에 치중했던 나는 경제학 책 독자로서 본분을 잊었구나, 급반성했습니다. 로빈슨의 ‘현대 기업의 독점요인들’에 대한 부분에서, 이거 최근에 내가 어디서 들어본 건데.. 하고 생각해보니, 요근래 뉴스에 많이 나온 아마존 저격수이자 현재는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리나 칸Lina Khan 때문이었어요. (경알못도 들어본 이름, 리나 칸!) 20대 예일로스쿨 재학시 <Amazon’s Antitrust Paradox>란 논문으로 등장해서 (현재까지 2051회 인용됨) 바이든 행정부에 픽업된 리나 칸! - 지금은 비난도 많이 받는 것 같더라구요. 암튼 로빈슨이 20세기에 독점기업 문제를 경제학에서 제시했다면, 리나 칸은 21세기에 법조계에서 빅테크들의 독점 문제를 제기한 택인셈이죠. 백년 전에 이 문제를 생각해냈다니, 조앤 로빈슨이 엄청 대단한 건 맞는 듯해요.
오! 리나 칸! 우리 다음 달에 읽을 수도 있는 『경제학자의 시대』 5장에 나옵니다.
자기만의 방식이 있는거겠죠^^
^^;
통신사는 주파수 할당을 받아야 하니까 진입 장벽이 있지 않나 잠깐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알뜰폰이 있군요. 저는 명품 패션 브랜드들을 떠올렸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다음 주는 13장(망명: 전쟁 중의 슘페터와 하이에크)부터 18장까지 여섯 장을 주말(1월 28일)까지 완독하는 일정입니다. 13장에서 짠한 슘페터와 그 유명한 하이에크의 『예속의 길』(1944년)이 탄생하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그러고 나서, 화요일(1월 23일)부터는 3막(3부)으로 넘어가요. 화요일 3부 프롤로그와 14장(과거와 미래: 브레튼우즈에 간 케인스), 수요일 15장(예속에서 벗어나는 길: 하이에크와 독일의 기적), 목요일 16장(주인 되는 도구: 워싱턴에 간 새뮤얼슨), 금요일 17장(거대한 환상: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로빈슨)까지 읽습니다. 주말(1월 27일~28일)에 18장(운명과의 약속: 콜카타와 케임브리지의 센)과 에필로그를 읽고서 함께 읽는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조금 벅차 보이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왜냐하면, 3부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거든요. 또, 막판에 읽기의 가속도가 붙어서 금방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제 끝이 보이니 다들 힘내시고. 뒤늦게 따라오신 분들은 주말에 부지런히 읽으시죠. :)
겨우 6장 끝낸 사람입니다. 역시 흔적을 남겨야 진도가 나갈듯 하여^^; 2막 프롤로그에서 사촌지간이던 하이에크와 비트겐슈타인이 전쟁을 환영하며 빈의 지도층으로서 몇 주 차이로 입대하며 제국군 병사 10만 명이 전사하는 중에도 살아남아 빈으로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밤새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인상깊었어요. 이 때 비트겐슈타인의 배낭 속에 있던 원고가 무려 <논리철학 논고>였고 그것이 "학문의 한계를 책.정.하고, 현실과 언어의 관계를 정.의.하겠다!"는 야심찬 시도였다니요 😭 학문의 한계는 대관절 어떻게 책정하고, 현실과 언어의 관계를 으뜨케 정의한단 말입니꺼? ㅠ 천재들의 두뇌 🧠 속이란! & 하이에크는 비트겐슈타인이 지나치게 비관적인 걸 우려했지만, 진리에 대한 근.본.적. 열정에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그러는 가운데 기차는 빈에 도착했고 각자 자기 길을 갔다고 309p에 나오는데 하이에크도 <예속의 길>을 집필하여 진리를 추구하고 발언해야 하는 자신의 의무를 완수하게 된다는 저자의 설명에서 그렇게 출간하는 책들이 무려 역사에 남을만한 걸작이었다는 사실을 이 둘은 과연 인지하고 있었을까요? ㅡ 그런 책을 물론 읽어보지는 않은 1인
@느려터진달팽이 얼른 따라오세요! :) 비트겐슈타인과 하이에크는 묘하게 끌리는 매력이 있는 지식인이에요. 저는 이런 생각도 해봤어요. 비트겐슈타인과 하이에크가 (물론 좋은 집안 출신이긴 했습니다만) 벨 에포크-제1차 세계 대전 참전과 같은 일을 겪어야 하는 오스트리아 태생이 아니라 케인스처럼 안락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성장기를 보내고 또 바로 지적 성취를 낼 수 있었던 환경이었더라면 또 어떤 식으로 사고의 흐름이 전개되었을까? 분명히 달랐을 것 같아요. 우리는 흔히 천재도 환경과 뗄 수 없는 상호 작용(영향)을 한다는 사실을 잊곤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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