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 이 말 자체는 과장일 수 있겠지만, 아인슈타인이 베른 특허청에 앉아 졸았던 경험을 계기로 특수상대성 이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해도 무방하듯, 하이에크가 급여의 폭발적 상승과 구매력의 감소를 경험함으로써 화폐의 역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418 ch.8장,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미제스가 보았을 때 계획이 시장을 대체하는 것의 문제점은 시장이 없으면 계산하는 데 필요한 시장가격도 없다는 점이다. 가격을 임의로 정하면 안 될까? 안 될 것은 없다. 그러나 생산자가 시장을 위해서 생산하지 않고 구매자가 시장에서 구매하지 않는다면 그 가격은 시장가격이 아닐 것이다. 그 가격은 상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의 주관적 기호를 반영하지도 못할 것이고 상품공급 여부를 정하는 업체의 계산을 반영하지도 못할 것이다. 시장가격이 아니라면 합리적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다. 내가 지금 수익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엉뚱하게 낭비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다. 사회주의화 논쟁은 그리고 시장이 정보를 계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미제스의 시장관은 하이에크에게 엄청난 감명을 주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420 ch.8장,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524쪽, 비어트리스-체임벌린만큼은 아니어도 조앤 로빈슨과 리처드 칸의 ‘썸’도 재미있었습니다. 로빈슨 이때 기혼자였던 거죠? 썸남에게 “상사병 고치고 와”라고 하다니 멋지시네요.
562쪽, ‘탁월한 개인에게 주어져야 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은 슘페터의 중년기 성향 내지 우울증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 분명했다.’ ㅎㅎㅎ 저는 이 문장이 왜 이리 웃기죠.
“나는 조용히 현재를 즐기는 능력을 아주 일찌감치 잃어버렸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 있어서 인생에 흥미를 부여하는 것은 나의 미래계획입니다. 내가 만족스러웠을 때는 대개 내가 계획했던 것을 해냈을 때였고, 내가 굴욕스러웠을 때는 내가 세운 계획을 행하지 못했을 때였습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3장 망명: 전쟁 중의 슘페터와 하이에크,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제가 좀 이런 사람인데, 이런 성향을 벗어나고 싶네요...
“하늘의 음성이 들린다는 미친 위정자들이 자신의 광기를 뽑아내는 곳은 몇 년 전에 무슨 학자가 끄적거린 글이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3막 프롤로그,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히틀러와 프랑코가 부상하면서 문명에 명백한 반지성적, 군국주의적 위협이 가해짐에 따라, 공산당은 대학에서 모종의 매력을 갖게 되었다. 마치 50년대와 60년대에 민권 운동이 그랬듯, 대공황과 싸우는 일은 모종의 정치운동이 되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4장 과거와 미래: 브레튼우즈에 간 케인스,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내가 이 나라 경제학 교과서를 쓸 수 있다면, 누가 법을 제정하든, 누가 상위조약을 작성하든 상관없다. ―폴 새뮤얼슨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6장: 주인 되는 도구: 워싱턴에 간 새뮤얼슨,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651~652쪽, 조앤 로빈슨에 대한 호감이 다 떨어져나가네요. ‘기질적으로 권위주의적이고, 정치적 타협을 경멸하는’ 성향이라 스탈린의 숙청을 알고서 오히려 스탈린에 대한 매력을 더 느꼈다는 부분에서요.
656~658쪽, 40대에 카리스마로 주위 남자들을 ‘지배한’ 조앤 로빈슨. 이런 분 한번 만나보고 싶습니다. 궁금하네요.
@장맥주 작가님 발동 걸리셨군요. 혼자서 완독할 태세입니다. :) 재밌죠? (저도 처음 읽을 때는 소설책 읽듯이 페이지 넘어갔어요.)
재미있어요. 완독했습니다. ^^
민주주의와 복지가 동반관계라는 것은 이제 통념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공리주의 전통에 영향을 받은 많은 지식인들은 개인의 권리란 가난한 나라가 결코 누릴 수 없는 사치라고 생각했다. 로빈슨은 민주주의란 속임수이고 정치가란 겁쟁이에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7장 거대한 환상: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로빈슨,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센이 윤리학으로 돌아서자 로빈슨은 스타 제자에게 “그런 쓰레기는 모두 집어치워라.”라고 충고했다. 센은 그 충고를 무시했다. 에바의 권유를 받아들인 센은 권위주의적 통치의 끔찍한 결과들이라고 생각되는 것들(특히 기근)을 상세하게 연구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8장 운명과의 약속: 콜카타와 케임브리지의 센,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사실 책을 읽는 중간에 ‘재미있기는 한데, 저자가 말하려는 바가 뭐지? 왜 여러 경제학자들 중 이 사람들을 골랐지?’ 하고 잠깐 궁금하게 여겼습니다. 다 읽고 나니 실비아 나사르의 관점이 명확히 보이네요. 작가는 복지제도와 결합한 현재의 자본주의를 강하게 지지하고 있고, 자본주의에 인간의 얼굴을 입히려 애쓴 학자들을 골랐습니다. 마르크스에 대한 부정적인 서술과 소련에 우호적이었던 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그렇게 보니 잘 이해됩니다.
네, 두 번째 읽으니까 저는 오히려 마셜이나 슘페터에게 호의적이었던 저자의 메시지가 부각되더라고요. 저자는 혁신도 중요한 고리로 생각하는 듯해요. (개인적으로는 성장의 한계에 대한 고민은 거의 부재하는 터라서 나중에 그런 문제의식까지 확장한 경제학 책을 이런 느낌으로 한 번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아무튼 완독 축하(?)드려요. 괜히 책 권한 처지에는 후기가 궁금한데. 나중에 벽돌 책 칼럼 등으로 정리하시면 그때 보겠습니다. :)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저자가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사회주의와는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도 역설적으로 ‘자본주의가 역시 대단하구나, 위대하구나, 필연이구나’ 하는 찬양은 삼가게 만드는 책 같아요. 오히려 ‘250년쯤 전에 자본주의라는 아이디어가 괜찮기는 했지만 흠결도 많았고 지금 수준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면서 그럭저럭 굴러가게 하기까지 참 많은 사람들(천재들)이 애썼다, 지금도 여전히 빈틈이 많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커집니다.
“참 많은 사람(천재들)이 애썼다” —> 오오오, 이게 바로 제가 느끼는 이 책의 장점? 메세지?입니다. 제가 “standing on the shoulders of the giants”란 말을 꽤 좋아하거든요. 여지껏 아이작 뉴튼의 말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저번 달 벽돌책 <변화의 세기>에서 이 말의 기원이 중세 시대라는 것을 배웠어요. 아이작 뉴튼은 자기보다 앞서 걸어가며 길을 인도해준 선배 과학자들의 업적를 디딤돌 삼아 자신이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했다,는 뜻으로 말한 걸로 기억해요. 즉, 자신은 그 선배과학자들 (거인)의 어깨에 올라탄 난장이라서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어요. (과학에 무지한 저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깨인지는 알 수가 없네요, 흑흑) 알프레드 마셜이 수요공급 곡선을 그려서 넘겨주니 어빙 피셔가 화폐와 통화 흐름에 대한 이론을 수립하는 이런 과정이야말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서 얼마나 멀리까지 갈 수 있나는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인류는 다른 위기를 겪고 난제를 만나지만, 앞선 사람들이 쌓아올린 지혜와 지식으로 매번 길을 찾고 또 앞으로 나아가는 감동적인 모습이 이 책에도 있거든요. 경제학에 무지한 경알못이라 설명이 참으로 초라하군요.
저는 성장의 한계에 대해서 최근에 꽤 생각을 하는 편이에요. 환경위기도 그렇지만, 이제 선진국에서는 생산성 향상이 ‘좋은 삶’과 무관한 문제가 되지 않았나, 혹은 ‘좋은 삶’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권력과 진보』를 읽고 다른 책들도 읽어보겠습니다. (추천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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