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의 교조적 추종자들과는 달리, 케인스는 서로 상반되는 두 진리를 동시에 고려하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그는 하이에크에게 "윤리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나는 사실상 책 전체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그냥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라는 장문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하이에크는 "자유와 계획 간의 경계를 납득이 가도록" 설정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을 수 있고, 따라서 현실적 정책 입안의 "중도"를 알려주는 유용한 안내자는 아닐 수 있지만, 케인스가 볼 때 "바람직한 삶을 사는 데" 본질적인 가치들을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로빈슨은 케인스를 가리켜 "순수하게 학문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대단히 급진적인 반면, 문화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는 진정한 버크주의적 보수주의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편지에서 케인스는 하이에크가 계획과 자유가 공존할 가능성을 너무 성급하게 묵살했다고 비판하면서,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는 경우라면 계획과 자유가 공존할 가능성은 더욱 크리라고 했다." 올바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사회에서라면 위험한 조치라 해도 안전하게 시행될 수 있습니다. 그릇되게 생각하고 느끼는 사람들에 의해 시행되면 끔찍한 결과를 낳을 조치라고 해도 말입니다." 스탈린과 히틀러에 의해 운영된 전시경제는 전체주의 국가로 이어졌지만, 처칠이나 루스벨트에 의해 운영되는 전시경제는 그리 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586 ch. 14장 과거와 미래: 브레튼우즈에 간 케인스,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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