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01. <사람을 위한 경제학>

D-29
센은 공리주의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면서, 성장만으로는 적절한 복리의 척도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효용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논증했다.(전자가 적절치 못한 이유는 지금 빈곤층의 개인이 얼마나 바람직하게 또는 바람직하지 못하게 살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고, 후자가 적절하지 못한 이유는 빈곤층의 개인은 자신의 희망을 자신의 궁핍한 상황에 맞도록 재단하기 때문이다.) 센은 이러한 문제점을 비롯해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발전의 목적을 사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내놓았다. 센은 이를 "역량 접근법"이라고 명명했다. 센에 따르면, 복지를 창출하는 것은 재화 그 자체가 아니라, 재회의 획득이 목표하는 활동이다. 예를 들면, 내 자동자의 가치는 내 기동성을 증가시킨다는 데 있다. 당신이 취득한 교육의 가치는 당신에게 이 책의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데 있을 수도 있다. 센에 따르면, 소득의 의의는 소득이 창출하는 기회에 있다. 그러나 실질적 기회(센의 표현을 빌리면, 역량)의 결정에는 수명, 건강, 문해율 등 많은 다른 요소들이 개입된다.(궁핍한 상황에 의해서 제약될 수 있는 희망도 그중 하나이다.) 복리를 측정할 때는 이런 다른 요소들도 고려해야 한다. 센이 국제연합 인간개발지표 같은 대안적인 복리지표들을 구축했던 것은 바로 이런 정신에서였다. 이러한 복리 측정 연구와 병행해서, 센은 개인의 역량이야말로 평등의 증대를 위해 분투하는 사회의 핵심적 차원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p. 689 ch.18장 운명과의 약속: 콜카타와 케임브리지의 센,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와! 이제 완독하신 분이 여러분이시네요.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따라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내일 금요일(1월 26일)에는 17장 '거대한 환상: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로빈슨'을 읽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1월 24일) 저녁에 대학에서 경제학설사(경제학의 역사)를 공부하다 지금은 다른 직업을 가진 분과 만나서 길게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이 책 이야기가 나왔고, 조앤 로빈슨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그분이 이런 정보를 말씀해 주시더군요. 로빈슨은 북한의 계획 경제를 옹호하고, 남한의 시장 경제를 부정했던 걸로도 유명하다고요. 우리는 로빈슨이 보지 못했던 미래를 알고 있죠. 17장을 보면서, 천재 소리를 들어도 모자랄 똑똑한 삶이 거대한 환상에 취했을 때 벌어지는 일을 한번 확인해 보면 좋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렸듯이 주말에 18장까지 읽으며 완독하는 일정입니다. @Kimjin @소피아 님 등처럼 책을 다 읽은 후기도 공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스파이 관련 책 뒤늦게 한 권 더 추천해요. 제가 추천사를 썼는데, 열린책들 주간을 지낸 김영준 작가님의 문학․출판 에세이입니다.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 첩보물은 아닙니다만 존 르 카레 이야기는 나옵니다. 책 제목 자체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오마주한 것이고, 존 르 카레 정식 출판할 때의 뒷이야기 같은 에피소드들이 있습니다. 교양서 독자들은 호불호 갈리지 않고 다들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작가, 업계인, 철학자, 스파이김영준의 첫 번째 에세이.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편집이사를 지내고 김영사, 을유문화사 등에서 근무하며 존 르카레, E. M. 포스터, 줄리언 반스 등의 책을 만든 베테랑 문학편집자의 이야기다.
네, 저도 추천사 쓰신 걸 보고서 찜해 두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네요. 챙겨서 읽어보겠습니다.
표지, 제목, 내용 모든게 취향저격이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한겨레에 연재하셨던 칼럼과 다른 글들을 모은 책이에요. 한겨레 사이트에서 '김영준' '크리틱'으로 검색하시면 맛보기 감상을 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은 따지고 보면, 복지 국가를 옹호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복지 국가를 둘러싼 다양한 이슈를 한번에 정리할 수 있는 책으로 최고는 양재진 선생님의 『복지의 원리』(한겨레출판)인 것 같아요. 원래 파란색 표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 한 장을 추가하고 통계를 최신화해서 다시 개정판을 냈더라고요. 이 책은 재미도 있지만, 소장하고 필요할 때마다 들여다보기도 좋아서 저는 최근에 개정판을 주문해 뒀답니다. 한 번씩 챙겨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서구 복지 국가의 탄생과 그 과정에서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세력의 기여와 정치의 역할을 인상 깊게 서술한 책으로는 셰리 버먼의 『정치가 우선한다』(후마니타스)가 있습니다. 『정치가 우선한다』는 『사람을 위한 경제학』의 1막(1부)과 2막(2부)와 시대도 겹치니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시선에서 한 번 정리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본문도 400쪽 정도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복지의 원리 - 대한민국 복지를 한눈에 꿰뚫는 11가지 이야기, 개정증보판저자는 앞서 ‘종족 자살’이라 불릴 만큼 심각한 저출산을 겪었던 스웨덴이 적극적인 가족정책을 통해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 또한 “공보육과 소득보장의 쌍두마차를 가동해” 저출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치가 우선한다 - 사회민주주의와 20세기 유럽의 형성근대 이데올로기 간의 투쟁의 역사. 기존 이데올로기 간의 투쟁은 자유주의의 승리로 끝났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지만 저자는 근대 이데올로기의 투쟁사를 자유주의의 승리로 보는 것에 명백히 반대하고 승자를 굳이 따지자면 그것은 사회 민주주의라고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겨우겨우 진도 따라잡고 나면 우수수 쏟아지는 책 추천이 엄청 무섭지만 또 한 권 장바구니에 집어넣겠습니다^^
안 그래도 정치가 우선한다가 생각나긴 했었는데, 그땐 공부 시작하기 전이라 문체도 그렇고 이게 무슨 말인지 했었는데요; 복지국가는 열린 연단에서 강의하셨을 때 참여해서 들었고, 아래의 책으로 이야~ 우리나라에도 기든스 <사회학>에 걸맞는 책이 있네! 했는데요. 사실 대학원 시절 세종캠까지 셔틀을 타고 가서라도 이분의 정의론 수업 듣고 싶었더랬죠. 커리에 막 센도 나오고 뭐가 뜨거워져서는 😭 & 십장갑니다~ 488p에서 루즈벨트는 불황의 원인을 생산이 너무 적다는데서 찾은 것이 아니라 생산이 너무 많다는 데서 찾았는데 금본위제 폐지도 그렇고 뉴딜정책을 실행하셨네요? 495p 세이의 법칙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다잖아요;; 그리고 로빈슨의 케인즈에 대한 정치적 기회주의자ㆍㆍ 비난을 통해 그 시절에도 폴리페서를 싫어했구나 했는데요. 자기 입장이 정부정책으로 채택되었어도 이 사람이 그토록 승질 ㅋ 부렸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사회학 입문 - 이론과 현실을 아우르는 생동감 넘치는 사회학을 만나다2006년 출간되어 지속적인 관심을 받았던 <사회학의 발견>의 개정판이다. 사회학이란 어떤 학문이며, 왜 우리가 사회학을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사회학적 지식을 우리가 사는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답하고 있다. 사회학적 분석의 기본 원칙과 주요 이론적 시각에 대해 다룬 후 문화, 경제, 정치, 사회변동 등 사회학의 주요 주제별로 나누어 그 이론과 실제를 설명하는 구성이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사람을 위한 경제학』의 비교적 낙관적 시선과는 정반대로 유럽의 20세기 역사를 훑어본 문제작이 있습니다. 『암흑의 대륙』. 이 책은 아프리카가 아닌 유럽이야말로 '암흑의 대륙'이라는 별명에 부합하는 지역이며, 특히 증오와 폭력이 지배했던 20세기 전반부가 그 증거라는 색다른 시선을 보이는 책입니다. 자본주의, 자유주의, 민주주의의 승리라는 시각에서 20세기 서구 역사를 보는 관점을 비틀면서, 오히려 그것의 불안정성을 경고하는 책이죠. 한 번씩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암흑의 대륙 - 20세기 유럽 현대사유럽의 20세기 역사가 민주주의, 진보, 자유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는 기존의 전통적 해석과 단절하는 책이다. 전통적 해석은 파시즘과 같은 권위주의 체제들은 자유민주주의로의 긴 도정에서 잠깐의 일탈이나 에피소드라고 본다. 그러나 마조워는 오히려 유럽의 20세기 전반부는 폭력과 뿌리 깊은 증오와 잔혹함에 의해 압도되었으며, 따라서 암흑의 대륙은 아프리카나 제3세계가 아니라 바로 유럽이었다는 것이다.
마크 마조워도 @장맥주 님이 추천하신 제임스 엘로이도 세상 다크하지 않나요..
네, 다크, 다크...!
49세였던 조앤 로빈슨은 그 어느 때보다 대단한 인물이었다. 어떤 면에서는 “웅장한 발키리”였고, 어떤 면에서는 요부였고, 어떤 면에서는 코미사르였다. 고압적이기도 하고 무서우리만큼 지적이기도 하고 유혹적이기도 했던 그녀는 올림포스 신들과도 같은 확고함과 섬세한 야유가 합쳐진 인물이었다.
사람을 위한 경제학 - 기아, 전쟁, 불황을 이겨낸 경제학 천재들의 이야기 17장. 거대한 환상: 모스크바와 베이징의 로빈슨, 실비아 나사르 지음, 김정아 옮김
웹 부부 만큼이나 로빈슨의 변화도 당황스럽고 놀랍네요. 그럴수록 언젠가 소피아님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케인즈의 판단력이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11장에서 조앤 로빈슨 나왔을 때 너무 꼴보기 싫었는데, 17장에 또 나오길래 대체 뭐하던 인간인가 찾아봤어요. 예전 이야기보다 최근 뉴스가 눈길을 끌었는데, 2019년에 미국 대법원에서 애플사의 인앱 독점 결제에 관한 케이스 선고가 있었는데, 그때 대법관이 판결문에 monopsony라는 용어를 썼고, 저 단어가 무엇이며 어디서 나온 말인가를 설명하는 뉴스기사들이 나왔더라구요. 저 단어를 만든 사람이 바로 조앤 로빈슨이래요. 오래 잊힌 채로 있던 경제학자가 소환되는 현장이라고.. @Kimjin 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정치권력없는 경제학은 의미가 없는 건가”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로빈슨 관련 뉴스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누군가 뿌려놓은 씨앗이 예상치 못한 곳에 싹트는 일도 있구나,하게 되는 발견이어서 신선했습니다. 물론 이런 예는 아주 드물겠지만요.
관련이 있을지도 모를 벽돌책(=제 기준 700쪽 이상) 세 권 꽂아봅니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전후 유럽 1945~2005』는 나중에 읽어볼 생각입니다.
전후 유럽 1945~2005 - 12008년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된 <전후 유럽Postwar>(전2권)(초역판 제목은 <포스트 워>)이 11년 만에 개역판으로 독자를 만난다. 현대 유럽사의 탁월한 저술가 토니 주트가 집필한 이 책은 20세기 유럽사에 관한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전후 유럽 1945~2005 - 22008년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된 <전후 유럽Postwar>(전2권)(초역판 제목은 <포스트 워>)이 11년 만에 개역판으로 독자를 만난다. 현대 유럽사의 탁월한 저술가 토니 주트가 집필한 이 책은 20세기 유럽사에 관한 필독서로 알려져 있다.
존 메이너드 케인스 - 돈, 민주주의, 그리고 케인스의 삶베테랑 저널리스트 재커리 D. 카터는 그의 첫 번째 책에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개인적인 삶과 학문적, 문화적, 정치적 활동을 절묘하게 엮어낸다. 흔히 케인스는 뛰어난 경제학자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카터는 케인스가 탁월한 반권위주의 사상가였으며, 예술과 사상이 전쟁과 결핍을 정복할 수 있다는 믿음에 평생을 바쳤던 인물이었음을 그의 생애를 통해 소개한다.
오, 인간 케인스 너무 궁금하여 바로 사들였습니다. 전자책으로 구매하니 두께가 가늠되지 않았는데, 꽤 두껍나 봅니다?! 하핫 전자책에 달린 리뷰들~ 3달에 걸쳐 완독, 4개월 만에 완독 —> 이런 분위기. 저는 올해 안에 완독 가능할까요? ^^;; 전후 유럽사라면 저도 단단히 벼르는 책이 있습니다. 토니 주트 받고, 이언 커쇼 올리고 갑니다! (토니 주트는 리디셀렉트에 오래 올라와 있었는데,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다가 지금 보니 떠나셨네요-)
유럽 1914-1949 - 죽다 겨우 살아나다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이언 커쇼의 《유럽 1950-2017 : 롤러코스터를 타다》의 앞선 책으로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야심찬 프로젝트 제1권에 해당한다. 책의 부제 ‘죽다 겨우 살아나다’에서 드러나듯이, 저자가 그려내는 20세기 전반의 유럽은 일종의 ‘지옥’이다.
유럽 1950-2017 - 롤러코스터를 타다영국의 저명한 역사학자 이언 커쇼의 《유럽 1914-1949 : 죽다 겨우 살아나다》를 뒤잇는 책으로 20세기 유럽 현대사를 가로지르는 야심찬 프로젝트 제2권에 해당한다.
와우. 이것도 정말 두께가 엄청나네요. 책장에 담아두었습니다. 이렇게 읽을 책은 쌓여만 가고... ^^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876쪽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주말(1월 27일~28일)에는 드디어 18장 '운명과의 약속: 콜카타와 케임브리지의 센'과 에필로그를 읽습니다. 18장은 사실상 실비아 나사르가 제시한 결론 같은 장이라고 생각해요. 20세기 후반의 수많은 훌륭한 경제학자 가운데 아마르티아 센을 맨 마지막에 배치한 이유는 직접 읽으면서 확인해 보세요. 책의 분량에 비해서 짧고 간결한 에필로그도 찬찬히 한 번 읽어보시고요. 내일(1월 28일)까지 읽고서, 마무리를 할 때는 완독 후기와 이런저런 감상을 나누면서 이 모임은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여기까지 함께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10장에서 케인스가 혁명의 형태를 취하는 좀 더 파괴적인 조치들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그 때문이라 했을때 493p 대안연에서 거의 박사님께서 1:1로 과외하듯 가르쳐주신 아렌트의 책이 생각났습니다. 그래도 케인스는 정부의 핵심관료인데 놀라웠어요. 11장 80대의 웨브는 눈이 흐려져 선전용 공산주의자들의 말을 많은 사람이 죽은 현실과 상관없이 곧이 곧대로 믿은 사람이었음에도 책을 냈군요! 로빈슨은 그리하여 1.남편, 2.애인, 3. 또ㆍㆍ 엄청난 여자였고;; 그 남편과 애인을 착취하여 자신의 책으로 둔갑시킨 교묘한 여자였음에도 이들은 기꺼이 그녀의 야욕에 발벗고 나서주었군요. 😱 아직 며칠 남아서 월요일쯤 몰아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실크로드 때마냥 도중하차 하면 안되는데요 ㅜ
혁명론20세기의 가장 주목 받는 정치 사상가 중 한 명인 한나 아렌트의 1963년 작 <On Revolution>의 한국어 번역판이다. 이 책은 전체주의를 '반(反)정치'로 규정하며, 인간의 삶에서 개개 인간의 자유가 실현되는 정치 공동체의 실현을 중요한 요건으로 보는 아렌트의 전작에서 논의를 좁혀 주변적 정치 현상인 폭력을 논의의 주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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