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아 작가와 『사랑에 따라온 의혹들』 함께 읽기

D-29
저는 서막에서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인근 체육관에 텐트를 쳐야 하는 이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p16) 가 꽂혔습니다. 아이의 갑작스러운 아픔이 재난과도 같은 이 구절에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어느 누구든지 재난을 경험하고 싶지 않은데, 우리 앞에 재난이 급습하면 .. 잇상하게도 나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1막에서 오롯이 엄마이기에 아이를 돌보는 것을 감당해야 하는 모습에, 저도 충분히 그럴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네요 ... 우리의 교육이" 모성은 이래야 한다"로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이니까요... 아직도 ... 이혼한 여성이 아이들의 양육권을 가지고 가지 않는 것 조차 비난받는 사회인것이 마음이 쓰이고 아팠습니다.
평상시가 아니라 비상시에 돌봄의 역할 균형이 어떻게 무너지는지가 서막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요. 아이의 발병과 진단, 그것에 따라오는 많은 일이 모두 재난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독세핀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식의 모임이 처음이라 무척 신선하네요. 책은 구매한지 이주 정도 됐는데 모임 플로우에 맞춰서 읽을 계획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된 계기 우선 마티 측에서 작년 쯤에 책과 관련해 올린 홍보 트윗 중 '여성의 인쟁투쟁은 어떤 비극을 낳는가?'라는 문장에 꽂혀서였어요. 정말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책을 구입했습니다. 2) 표지의 인상 트윗을 보다 보니 표지 작업 하시는 장면들도 엿볼 수 있었는데,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가 모래사장에 물기를 머물게 하듯이, 가슴에 스미는 문장으로 가득한 책이라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3) 서막에서 인상 깊게 다가온 부분 3-1) 저는 사랑하는 존재가 아플 때의 다급함, 절망과 희망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 자책, 아마 아프지 않았으면 몰랐을 지식들의 나열 등에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어째서인지 가장 오열한 부분은 남편 분의 일기에서 아이의 코에서 손가락 만한 피가 나왔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일이 있을 터이지만 저였다면 그 순간 이성을 잃고 엉엉 울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3-2) 작가님께서 감추지 않고 진솔한 감정을 드러내신 부분이 좋았습니다. 아이가 다니던 링크장 선생님이 환불해 준다는 전화를 황급히 끊은 이후에 나온 문장이 정말 좋았습니다. p.33 상대의 배려에 오히려 성가시다는 내색을 숨기지 못해 미안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여전히 쾌활한 모습으로 얼음을 지치고 있을 다른 아이들이 생각나자 금세 샘이 났다. '샘이 났다'고 표현하신 부분이 좋았다고 하면 이상하려나요. 저는 존재가 아파서 좌절했을 때 소위 '착한 척' 연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초탈한 성녀의 가면을 썼었습니다. 주변 사람이 나를 예민한 사람으로 볼까 봐, 속좁은 사람으로 볼까 봐 차마 말하지 못했던 날 것의 감정을 문장으로 마주하니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4) 1막의 키워드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의리, 아래 문단이 마음에 들어 꼽아 보았습니다. p.64 적어도 나의 헌신은 모성 신화에 등떠밀린 것이 아니다. 나와 윤이의 사랑은 그렇게 전형적이거나 일방향적이지 않다. 내가 아이에게 받는 과분한 사랑, 계산 없이 돌격하는 순정에 나는 내 시간과 자유를 기꺼이 희생한다. 여기에 굳이 이름을 붙이라면 의리 정도가 적당하겠다. 5) 이걸 제 상황에 대입하면 저는 비정규 계약직 노동자로 가족 구성원 중에서 고용형태가 가장 불안한 (이것을 불안하다고 이른다면) 제가 투입될 것 같은데요. 아이는 없지만 어쨌든 저도 여성이고, 집안의 '경제적 서열상' 가장 낮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돌봄이란 굉장히 여러가지가 중첩된 문제인 것 같아요. 6) 정리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는 느낌입니다. 모임이 진행되는 동안 나아지겠죠? 다른 분들의 감상도 궁금하고 틈나는 대로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우셨을 텐데, 작가님께서는 거침없이 쓰신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 강단이 작가님의 매력 같아요. :)
서막과 1장에 대한 다양한 감상을 접하니 그때의 감정들이 다시 '파도'처럼 밀려들어옵니다. 갑작스런 지진처럼 제 일상을 전복시킨 그날, 22년 6월 3일의 기억이요. 이제 제법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여진이 오네요! 사실 그때 느낀 감정은 단순히 한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절망, 분노, 슬픔 외에도 온갖 감정과 생각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쳤거든요. 이후 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감정은 더 고조됐습니다. 무엇보다 생전 처음 겪게된 다양한 경험과 낯선 풍경들이 엄청난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서막은 그렇게 폭풍처럼 쓰게 됐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자주 오세요!
서막을 정신없이 읽다가 알아차렸는데 종이가 점점 짙은 색으로 바뀌고 있었더라고요. 마음에 쿵 하는 어떤 순간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 같았달까요. 윤이와 작가님 응원하면서 계속 읽고 있습니다.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려고 한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알아봐 주셔서 기뻐요!
해나아 님의 말씀을 듣고 서막을 다시 보니 정말 그렇네요. 이런 장치가 있는 줄 미처 몰랐어요.
@해나아 서막의 점점 짙어지는 종이! 알아보셨군요! 저는 편집본.pdf로 처음 내지 디자인을 봤었는데요. 스크롤을 주욱 내릴수록 짙어지는 배경을 보고 잉크 혹은 먹을 떠올렸어요. “이제 먹을 다 갈았네. 자,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야, 내 이야기. 내 글.” 이런 느낌으로 심호흡을 하게 됐달까요.
서막의 "우리 셋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사건은 그렇게 느닷없이 도둑처럼 찾아왔다."는 문장을 보면서 간절하게 기도했어요. 가치를 몰라보는 도둑이 가장 귀한 것들만 쏙쏙 빼놓았기를요. 한참을 먹먹할 마음으로 읽다가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나는 안도했다"는 문장에 도달하고 나서야 숨을 뱉었습니다. 이제 시작이겠구나싶어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구요. 책장 이곳저곳에 남긴 질문과 투쟁들을 허투루 흘리는 일 없이 잘 따라가 보겠습니다.
서울은 공기가 탁하고 잿빛이네요. 어쩌면 독서에 집중하기엔 괜찮은 날씨 같기도 하고요. 다른 곳은 어떤가요? 오늘은 제목 이야기를 살짝 들려드릴게요. 작가님이 원고를 투고하시면서 적어 보내셨던 첫 제목에는 “모성”이라는 단어가 전면에 배치돼 있었어요. 하지만 1장에서 단언하듯, 모성은 가부장제의 신화죠. ‘그렇다면 우리가 계속 이 단어를 써야 할까? 모성 신화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이 책에서조차 제목에 써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작가님과 숱한 상의를 하며 “사랑”을 앞세우기로 결정했어요. 결국 이 책은 사랑 이야기이니까요.
너무 좋습니다. 지금 제목 최고 좋아요!
너무 좋아요. 그럼에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건 사랑이니까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찬란하고 구질한 사랑 이야기를 내일 저자 북토크에서 육성으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1월 12일(금) 19시 30분 • 어쩌다 책방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59 101호) • 신청 링크 https://docs.google.com/forms/d/1sM10pIA2Qdzm0rI20aVLWItW2fZtOp-MiZ9zzkw-5EE/viewform?edit_requested=true 내일 봬요! 사진은 참석자분들을 위해 편집자가 준비한 책 초콜릿.
서막부터 이야기가 휘몰아쳐서 푹 빠져 읽었어요. 서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입원한 직후 간병인 베드에 누운 것은 '엄마'였단 거예요. 병원에 함께 온 건 아빠였는데도요. 아마 가족 구성원 중에 자녀가 아플 경우 100이면 99 그렇게 될 것 같기도 해요. 작가님께 궁금한 것이 생겼어요. 아이의 생명이 분초를 다투는 상황을 겪으시면서 여러 번 무너지셨을 법한데, 어떻게 보면 냉정하게 이 책을 쓰신 것 같아요. 저라면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만으로 정신이 없었을 것 같고 점점 간병 일에 몰두했을 것 같거든요. 작가님께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결정적인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1막의 키워드는 역시 '의리'인 것 같네요. 아이와의 일대일 관계에 밑줄을 그었어요. 그러자 아이가 돌봄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주인공? 주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좀 더 고민해보고 싶은 지점입니다.
안녕하세요. 마티의 각주 구독중입니다. 서막 인용글 보고 눈물이 나고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구요. 두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상깊게 남아 있는 책이었어요. 제목과 부제가 너무 좋았구요. 그런데 그믐에서 독서모임을 한다고해서 이번에 읽어보자 마음먹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희생하는 사랑, 모성, 가족애 이런 것들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언제나 늘 한켠에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아플때, 지금은 덜하지만, 처음엔 정말 무언가와 싸우는 사람처럼 나를 무장하곤 했었어요. 내가 아프면 안되니까. 나한테 그런 모습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죠. 내옆에 있는 존재가 아픈데, 내가 아플까봐 겁이 나던 마음이요. 내가 지키고 보살펴야하는데 아프면 안되니까. 이를 악물고 돌보다가 아이가 나을때쯤 내가 아프고..그런 시절이 떠오르더라구요. 서막과 1막을 읽고나서요. 그리고 작가님 말처럼 아이와의 관계는 일방향적이지 않다는 것에도 공감했어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을 받아야하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툴거나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아이들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남편과의 관계, 또 다른 사랑이죠. 그 사랑의 관계는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해하며 남은 이야기도 읽어보려고 합니다.
@참고문헌 사실 처음엔 저도 어찌할바를 모르고 우왕좌왕 병원 생활에 적응하기 바빴어요. 그런데 병원의 루틴에 적응해갈수록 의혹이 생기더라고요. 이미 이 나라는, 그리고 대형 상급병원은 보호자의 희생을 디폴트로 정책과 매뉴얼을 설계해뒀어요. 그리고 그 보호자는 당연히 엄마 혹은 여성이고요. 의혹에 더해 슬슬 분노가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리고 저의 문제제기가 그저 간병에 지쳐 짜증내는 것으로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냉정하고 건조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보호자, 특히 엄마들의 희생.. 돌봄제공자에 대한 심리적 정서 지원에 대해서 시스템을 만들고 있지만, 돌봄이 매우 사적인 영역이라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엄마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생각해봅니다~ 생각을 많이 하게 해 주는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
어제, 서울 연남동에 소재한 어쩌다책방에서 신성아 작가님을 모시고 북토크를 열었습니다. 참석자들도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다양한 질문과 고민이 오고 갔습니다. 작가님의 상황은 특수해 보이지만 너무나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모두 공유했어요. 무엇보다 돌봄 문제가 현재 한국 사회에서 너무나 첨예하고 복잡한 문제임을 재확인했어요. 대단지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는 거대한 사유지 안에서 개별적으로 복지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놀이터부터 경로당까지요. 공공의 정치력과 행정력은 이 사유재산의 울타리를 넘지 못합니다. 나아가 노년의 돌봄, 지방의 소멸, 세대 간 교류의 부족, 어린이가 소수자가 되어가는 현실 속에 등장한 노키즈존 등의 어린이 혐오, 미혼모/부의 아이를 비롯 난민과 이주노동자의 자녀들... 정말 많은 이슈가 얽혀 있었어요.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일했던 신성아 작가님은 자신이 처한 문제만이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사회 문제가 무엇인지 넓고 크게 둘러보고 계셨어요. 참석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변해주시며 모두를 감탄케 하셨답니다. 그믐에서 펼쳐질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됩니다. 여러분의 활발한 참여를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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