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 | 김화진, 공룡의 이동 경로

D-29
그 감각을 알았다. 나는 가고, 너는 여기 남겠구나. 누가 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가고 내가 남겨진 것이기도 하겠지. 그러나 그런 건 의미가 없고 그저 우리가 함께가 아닌 순간에 대한 예감만이 또렷했다. 나는 언제나 그 감각을 알았다. 그런 감각이 스미는 순간을 알았다.
공룡의 이동 경로 p.115-116, 김화진 지음
오래오래 무럭무럭 자라나는 사이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안 되는 건가 봐. 다른 영양분이 있어야 하는데 나한텐 그게 없나 봐.
공룡의 이동 경로 p.121, 김화진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무기 애인」 ◦ 129
나는 주희의 구슬이 되고 싶었다. 나는 되고 싶은 게 별로 없었다. 아주 오랜만에, 거의 최초로 정확한 욕망이 들었다. 어느 면으로 보자면 주희도 나의 구슬이 된 셈이다. 구슬을 갖는 일은 뿌듯하면서도 조바심이 나는 일이다. 언제라도 잃게 될까 전전긍긍하게 되니까.
공룡의 이동 경로 p.134, 김화진 지음
지나간다. 솔아의 타투가 그렇고 지원에게 친구가 그렇고 주희에게 동생이 그랬듯이 이번에도. 그 모든 일들을 우리가 서로 전혀 공유하지 않고 발설하지 않지만, 시간이 흘러 각자의 상처를 자연스럽게 벌려 보이게 될 때가 온다고. 솔아에겐 이런 일이 있었고 지원에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주희에게도 어떤 하나의 일이 그저 일어난 것뿐이라고.
공룡의 이동 경로 p.167, 김화진 지음
그게 내 거야. 주희는 말했다. 삶을 편집할 순 없어. 묵묵히 봐야 해. 그것 때문에 나는 지금 아프지만. 한번 아픈 곳이 계속 아플까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나는 그냥 그런 사람이 된 거겠지. 아플 때도 주희는 강하기는 했다. 그 사람이 원래 지니고 있던 태도가 아프다고 해서 다 사라지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공룡의 이동 경로 p.168, 김화진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공룡의 이동 경로」 ◦ 175
솔아의 팔은 너그러웠고 그곳에서 고독하고 묵묵하게 살 수 있었으나, 결론적으로 나는 그곳을 떠나왔다. 그건 아주 힘들었지만. 나는 괜한 것이 궁금했고 그걸 참지 못했고 결국 솔아의 눈꺼풀 뒤로 올라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솔아의 시선이 궁금했다. 나는 너무 작았고 작은 채로 솔아의 팔목 안쪽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주로 목소리들을 들었다. 솔아를 둘러싼 목소리들. 솔아는 가끔 어떤 목소리나 어떤 순간을 마주하면 슬퍼지는 것 같았다.
공룡의 이동 경로 p.182, 김화진 지음
나는 마음에 관한 숙어는 다 별로라고 생각했어. 그중 ‘마음을 연다’는 말을 가장 싫어했지. 그 말이 가장 오만하다고 생각했어. 왜 대부분 이렇게 쓰이잖아. “사람에게 마음을 열기가 힘들었는데······” “마음을 여는 데 좀 오래 걸리는 편이거든요” 별별 이유가 있겠지만 다 알겠고 마음이 그렇게 열리고 닫히는 거라면 그 문고리를 자기가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싫었어. 얄밉고 억울했어. 야 나는 뭐 좋아서 니 마음에 대고 매번 노크하고 그 마음 앞에 찾아가고 기웃거리는 줄 아니. 나도 열 줄 알아. 나도 마음 뒤에서 문고리 잡고 열까 말까 고민할 줄 안다고. 그렇게 쏘아붙이고 싶었어.
공룡의 이동 경로 p.189, 김화진 지음
여전히 마음이 열리고 닫히는 그런 거라서 누가 영영 닫아걸어 잠그면 불가능하겠지만 말이야.그 말도 결국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말 아니겠니. 네가 지원의 손끝에서 나온 것처럼. 지울 수 없을 것 같던 네가 훌쩍 떠나 갔다면 이을 수 없던 것도 슬쩍 이어지기도 하겠지. 지금 나에겐 그런 믿음이 있다.
공룡의 이동 경로 p.197, 김화진 지음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공부라는 세계』를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그믐북클럽X토프] 25. 지금, 한국 사회를 생각하며 ①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그믐북클럽X연뮤클럽] 28. 뮤지컬 안내서 읽고 공부해요 ①<뮤지컬 익스프레스 슈퍼스타>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경계를 허무는 [비욘드북클럽] 에서 읽은 픽션들
[책 증정]  Beyond Bookclub 12기 <시프트>와 함께 조예은 월드 탐험해요[책 증정] <오르톨랑의 유령>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9기 [책 증정] <그러니 귀를 기울여>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3기 [책 증정]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읽고 나누는 Beyond Bookclub 2기
연뮤클럽이 돌아왔어요!!
[그믐연뮤클럽] 6. 우리 소중한 기억 속에 간직할 아름다운 청년, "태일"[그믐연뮤클럽] 5. 의심, 균열, 파국 x 추리소설과 연극무대가 함께 하는 "붉은 낙엽"[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노란 책을 찾아라!
안노란책 리뷰 <초대받은 여자> 시몬 드 보부아르안노란책 리뷰 <time shelter> 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안노란책 리뷰 <개구리> 모옌안노란책 리뷰 <이방인> 알베르 카뮈
[그믐클래식] 1월1일부터 꾸준히 진행중입니다. 함께 해요!
[그믐클래식 2025] 한해 동안 12권 고전 읽기에 도전해요!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4월의 그믐밤엔 서촌을 걷습니다.
[그믐밤X문학답사] 34. <광화문 삼인방>과 함께 걷는 서울 서촌길
스토리탐험단의 5번째 모험지!
스토리탐험단 다섯 번째 여정 <시나리오 워크북>스토리탐험단 네 번째 여정 <베스트셀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스토리 탐험단 세번째 여정 '히트 메이커스' 함께 읽어요!스토리 탐험단의 두 번째 여정 [스토리텔링의 비밀]
셰익스피어와 그의 작품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1. <세계를 향한 의지>[북킹톡킹 독서모임] 🖋셰익스피어 - 햄릿, 2025년 3월 메인책[그믐연뮤클럽] 3. "리어왕" 읽고 "더 드레서" 같이 관람해요
봄은 시의 세상이어라 🌿
[아티초크/시집증정] 감동보장!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 아틸라 요제프 시집과 함께해요.나희덕과 함께 시집 <가능주의자> 읽기 송진 시집 『플로깅』 / 목엽정/ 비치리딩시리즈 3.여드레 동안 시집 한 권 읽기 13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서리북 아시나요?
서울리뷰오브북스 북클럽 파일럿 1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봄호(17호) 헌법의 시간 <서울리뷰오브북스> 7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