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과 그런책 - H 마트에서 울다

D-29
저 역시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책 말미에 있는 "옮기이의 말"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특히 "무거운 상실의 시간을 견디면서도 ... 타인과의 연결과 소통을 도모하고 자기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저자의 건강한 삶의 태도"를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말하고 있는 부분에서 공감했습니다.
전반적인 감상: 이 작가는 어떻게 이리 기억력이 좋은가? 어릴 때 먹은 음식들을 이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1 무엇이든 묘사를 정말 기가 막히게 잘하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토록 잘 아는 누군가에 대해 글을 쓰는 일은 어려웠다. 고르고 고른 단어마다 초라하기 짝이 없고 허식만 가득했다. 오직 나만이 드러낼 수 있는 엄마의 특별한 부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엄마는 단순히 주부나 엄마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엄마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두 역할 울 독선적인 태도로 얕잡아보았다. 양육과 사랑을 택한 사람에게도 돈을 벌고 창작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얻는 만큼의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예술은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고동치는 사랑이었고, 노래 한 곡 책 한 권만큼이나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 기억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사랑 없이는 노래도 책도 존재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 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던 건지도 모르겠다." 책에서 가장 좋았던 문단입니다. 책에서 하나만 건져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뒤쪽에 양육과 사랑에 관한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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