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헛... 네. 그런데 사실 그믐은 저는 별로 간여 안 합니다. ^^;;; 어떻게 굴러가는지도 잘 모르고요. 김새섬 대표의 사이트예요. ^^
음, 결이 살짝 다른 질문이긴 한데, 저의 설명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도 들고...(저의 필력 부족입니다) 일단은 고이 넣어두었다가(ㅋ) 다시 꺼낼 날을 기다려보겠습니다(?).
저 글을 쓰고 나서는 이 나이 먹도록 여태 그것도 모르나 하고 한심한 기분이 들었는데, 연해님께 그런 위안을 선사했다니, 그래도 다행이네요. 저는 저의 앞 세대들이 살았던 삶이 궁금해요. 평범한 사람들도 연륜이 쌓이면서 인생에 대해 통찰을 얻었을까 하고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길 잃은 기분으로 사는 게 현대의 한 특징일까요.
살면서 느끼는 불안과 혼란은 왠지 그림자처럼 같이 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는 점은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보다 불안과 혼란을 느끼는 내자신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드는 생각은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힘들지만 어쩌면 잘 살아나간다는 증거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렇게 비유하면 어떨지 모르지만 학창시절 때 공부를 하나도 안하면 오히려 불안하지 않잖아요. 그냥 무념무상의 상태가 되고 오히려 치열하게 공부할 수록 해일처럼 밀려드는 불안속에서 힘들었던거 같아요. 매번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불안과 혼란의 파도속에서 허우적거리지만 그럴 때마다 잘 살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발한발 나아가는 중입니다. @장맥주님이 올린 문장이 참 좋네요.
증류주를 영어로는 spirits 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나서 술이 일종의 연금술 같다는 생각이 왕왕 들었습니다 ㅎㅎ 부족한 글인데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제가 쓰는 소설은 대부분 명확한 결말 없이 결말을 맞는 경향이 있는데요. 취향이긴 합니다만 제가 워낙 해답 없이 끝나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ㅎㅎ 이런 종류의 소설이 진짜 현실처럼 다가와 저에게는 공감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현실의 많은 일들에 해답도 결말도 딱히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현실의 이야기를 소설로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계속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ㅎㅎㅎ
저는 아마존에서 술잔 사다가 spirits이 증류주인 걸 알게 됐어요 ㅎㅎ
어떤 술잔인지 궁금하네요 ㅎㅎ
저는 예전에 코엑스에서 술 박람회 할 때 입구에 크게 내걸린 "wines & spirits"라는 문구를 보고, 술을 마시겠다는 스피릿인가...하며 입장 전에 저의 스피릿을 점검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코엑스 주류박람회가 국내 주류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크죠! 근데 사람이 정말 어마무시하게 많아서, 사람 많은 곳 꺼리는 저는 도저히 가볼 엄두가 안 나더라고요 ㅠㅠ '술을 마시겠다는 스피릿'도 말이 되니까 재밌네요 ㅎㅎ
저는 낯을 많이 가려서, 술친구를 고르라면 혼자 책 읽으며 위스키 마시는 지수가 좋을 것 같아요.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각자 술잔 놓고 책 읽기. 고양이처럼 서로의 존재가 약간 편안해지면 슬쩍 눈맞춤을 하고 웃거나, 술김에 용기가 생기면 읽고 있는 책 얘기를 아주 잠깐 나눌 수도 있겠죠. 술 마시며 읽을 책은 각종 안주가 등장하는 (쳐다보고 입맛 다실, 천장에 매단 굴비 대용품...) 이야기가 좋을지, 술 없이는 못 읽을 르포르타주 쪽이 좋을지 고민 되네요. 위스키는 많이 안 마셔봐서 누구에게 맞춰 뭘 권할 능력은 없고요. 마셔본 것 중에서는 발베니가 맛있었어요. 저는 위스키 마시고 다음날 새벽에 숲을 산책하면 흙과 나무에서 어제 마신 위스키 향이 나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대학 다닐 때 좌석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그 노선에 늘 보이는 커다란 글렌피딕 광고판이 있었거든요. 하루에 두 번씩 그 사슴 녀석(글렌피딕이 게일어로 사슴의 계곡이라는 뜻이라죠) 눈을 마주치면서 약간 파블로프의 개처럼 세뇌당한 느낌... 저는 뿔 멋있게 달린 사슴 보면 술 생각 나요. 돈 많이 벌어서 (쿨럭) 글렌피딕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습니다. 소설에도 비슷한 느낌으로 나와서 반가웠어요!
낯 가리는 두 사람이 바에서 서로가 읽고 있는 책 때문에 편안함을 느끼고 대화를 시작한다.... 어떤 책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하네요. 저는 발베니 때문에 위스키가 좋아져서 그런지 아직도 그 첫 마음이 사라지지 않네요. 위스키 한 병이 시간과 함께 서서히 사라지는 그때 그때 그 기분이 좋았던 건지도 모르겠지만요. 새벽에 숲을 산책하면서 흙과 나무에서 어제 마신 위스키 향이 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 것도 같은데, 기억해뒀다가 진짜 느껴보고 싶네요. 위스키와 숲과 새벽의 조합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위스키는 잘 모르지만 잔 안에 들어있는 그 동그랗고 엄청 큰 얼음이 참 멋지더라고요. 위스키를 마시며 혼자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왠지 (겉으로 보기에) '어른'의 고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참 멋져보입니다.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작가님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위스키는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위스키가 도수가 세다 보니 고민이 길어지진 않더라고요. 저는 온더락보다 니트로 마시는 걸 좋아합니다. 위스키가 물이나 얼음과 만나 변화하는 맛과 향도 좋지만 저는 뭔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좋아서요. 소설에 나오는 위스키는 전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특히 발베니를 좋아합니다.
발베니 참 은은하게 달면서도 부드러운 맛이라 좋더라고요! 얼핏 요즘 젊은 세대 최애 위스키라는 말을 들은 것도 같은데 출처는 모르겠습니다 ㅎㅎ 뿔 달린 사슴은 유난히 술 브랜드 로고에 많이 쓰이는 것 같아요. 제 기억에 달모어 위스키도 그랬던 것 같고, 캐나다맥주 '무스헤드'라는 술에도 커다란 뿔 달린 무스 그림이 있는데 다 좀 비슷비슷해 보였습니다. 술과 사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 문득 궁금해지네요.
살아 있는 것은 축복도 저주도 아니고 일상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일상이 멈추는 것이 죽음이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57, 김혜나 외 지음
어제도 내일도 생각하지 말고 오늘만 생각해. 오늘 잘 살았어, 그러면 마셔도 되는 거야.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위스키 한 잔의 시간, 박주영 , 김혜나 외 지음
나는 죽은 친구가 있을 수 있는 나이예요. 그 죽음이 처음도 아니었어요. 그보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도 이미 겪었으니까. 그런데도 나는 마치 죽음이 세상에 없는 것처럼 지우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특히 나의 죽음을요.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위스키 한 잔의 시간, p.57, 김혜나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구글미트 북토크 일정을 알립니다] - 2월 8일(목) 8시 29분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서진 작가, 정진영 작가와의 북토크 (1시간 반 예상) - 참가비 : 각자 즐길 음료 한 잔 - 구글미트 북토크 링크 https://meet.google.com/fdg-dpix-vnw *구글미트는 줌 화상회의와 동일하게 회원가입 없이 링크 접속만으로 바로 참여할 수 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앤솔로지에 <맥주의 요정>을 쓴 서진입니다. 4일부터 6일까지 여러분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맥주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좋고, 다른 술에 대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궁금한 몇가지가 있는데 거기에 대답을 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요즘 편의점에 가면 가장 많이 구입하는 맥주의 브랜드는? 그리고 그 이유는? 2. 평생 잊지 못할 맥주를 마신 기억은? (어떤 상황 때문에 맥주가 맛있었다, 도 좋고 특별히 어떤 맥주를 마셔서 맛있었다도 좋습니다) 3. 맥주, 하면 하루키 소설이 떠오르는데 그의 소설중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소설, 그리고 문장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1. 요즘에는 아사히 생맥주가 보이면 꼭 사옵니다. 캔맥주가 이 정도 수준의 맛을 보여주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평소에 즐겨 마셔 온 맥주는 칭다오입니다. 라거의 정석 같은 맛이랄까요. 2. 기자로 일하던 시절, 새벽부터 정신없이 기사를 쓰다가 정오에 간신히 마감을 맞추고 탈진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 날이면 선배들과 함께 신문사 근처에 있는 호프집에서 생맥주 500cc를 입가심으로 벌컥벌컥 마시곤 했는데 그게 그렇게 꿀맛이었습니다. 퇴사한 뒤에는 맥주에서 그런 맛이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3. 아마도 <맥주의 요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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