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요 저도 바에 가면 평소 마시던 술보다는, 아직 못 마셔본 술을 접해보고 싶어서 바텐더 분께 추천 술 여쭤보곤 해요. 그럼 바텐더 분도 제가 평소 마시는 술 취향 묻기 시작하고 자연스레 대화를 조금은 하게 되더라고요.
[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술빚는소설가

술빚는소설가
제가 예전에 한남동에 이름 모를 바에 갔더니 중년의 일본인 바텐더 분이 계셨어요. 순간 일본만화 <바텐더> 속 배경에 들어온 것만 같아 신기했답니다. 만들어주는 칵테일 맛도 차원이 완전히 달랐고요. 그분께 바텐더 일은 언제부터 했는지, 어디서 일해봤고 왜 한국에서 바텐더를 하는지 여쭤보고 싶었는데 일본어를 못해서 조용히 마시다 나왔습니다. 그래도 인스타그램으로 그분 계정을 팔로우하고는 있죠 ㅎㅎ

김새섬
맞습니다. 바에서는 전자책 읽기가 딱이지요. 초면인데 많이 배우신 분인 것 같습니다.
저도 종이책 물성을 좋아해서 전자책보단 종이책을 평상시 편애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이 필요할 때가 있거든요.
1. 어두운 곳에서: 디지털 디바이스는 자연광이 없어도 괜찮기 때문에 어두침침한 곳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어요.
2. 여행갈 때 : 가뜩이나 짐이 많은데 책이 워낙 무겁죠. 전자책 서너 권 챙기면 맘이 편~~~안합니다. 종이책도 예비로 한 두 권 가져가면 더욱 든든.
3. 혼밥할 때 : 종이책 볼 때 의외로 두 손이 다 필요 해요.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도 전자책은 가끔씩 손가락으로 넘기기만 하면 되요. 이제 밥친구로 유튜브 말고 책도 들여가세요~~
비씨디
반갑습니다.
저도 3가지 매우 동감하고 하나 살짝 더 얹고 싶은게..
벽돌책 이나 시리즈 책은 전자책이 갖고 다니기 좋아요.
종이책으로 눈마새 1, 2권을 읽었는데 3권부터는 전자책으로 바꾸고 손목건강을 얻었습니다 :)

술빚는소설가
동료 작가님들하고 전자책에 대해서 이야기 나눈 적 있는데, 대부분 이제 책상 앞에 앉아 책 읽을 기운이 없고, 침대에 누워 읽어야 하기에 전자책이 낫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슬프지만 유용하죠! 해마다 책 처분도 너무 힘들고요..
유안
저는 종이책으로도 있고 전자책으로도 있는 책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_+

술빚는소설가
저는 아직도 전자책 사본 적이 없답니다... 종이책이 다 좋은데 이사할 때 힘들어서 지금도 걱정이에요...

장맥주
저는 종이책과 전자책이 다 있으면 무조건 전자책이에요. ^^

거북별85
1. J바라는 공간 너무 멋져요... 정말 그냥 머릿속을 텅 비우고 새로 에너지를 채우고 싶을 때 찾아가면 참 좋겠어요.. 제 주변에는 J바가 어디 있을지??? 가고 싶네요.^^
위스키를 먹는다면 준도 좋고 오너 바텐더도 좋을거 같아요. 준은 센스있어서 좋구 오너분은 왠지 연륜만큼 깊은 대화를 해주실거 같아서요... 위스키는 정말 아는게 암것도 없어서 모르겠어요.
2. J바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시며 책을 읽는다면 어려운 책은 좀 힘들거 같구 그냥 그 때 그때 상황에 맞는 에세이를 읽고 싶어요. 저를 <그믐>으로 이끌었던 장강명작가의 '책 이게 뭐라고'도 좋고 문학기자인 한소범작가가 쓴 '청춘유감'도 좋고 다이어트에 항상 실패하지만 나름 열심히 살고 싶을 때는 박상영작가의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도 읽으면 좋을거 같아요. 단지 '책 이게 뭐라고'와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 순간순간 숨어있는 유머코드 때문에 J바에서 혼자 빵 터지면 창피해서 조용히 나와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poiein
제이 바는 자기 자신과 술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시간을 위한 공간이었다.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p.93, 김혜나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연해
하... 저도 이 문장 정말 좋았어요.

김혜나
아~ 듀어스12년도 진짜 밸런스 좋은 블렌디드 위스키죠! 그래도 인생의 마지막 날이니 듀어스 18년으로 드시면 좋겠습니다! ㅎㅎ

장맥주
“ 불어난 쌀로부터 소주가 되어 가는 과정이 일종의 연금술 같아 보였다. 나도 그렇게 불어나고, 쪼개어지고, 발효되고, 타오르고 나면 언젠가 내 안에 진짜 이야기가 한 방울씩 흘러나올까? ”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달콤 쌉싸름한 탁주, p.40, 김혜나 외 지음
문장모음 보기

장맥주
너무 술 이야기만 한 것 같아서 책 이야기도 좀 하자면... 저는 40쪽의 저 문장과 이 단편의 마무리가 참 좋았어요. 백 선생이나 홍주 손님에게 사이다를 먹인다거나, 등장인물들이 서로 위로해주면서 ‘다정한 연대’를 확인하는 결말이었다면 오히려 이런 여운은 남지 않았을 테죠. 그러고 보니 무언가 정리된 거 같기도 하고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은 결말의 느낌조차 탁주와 닮았네요. 사는 거 참 쉽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나이가 되어서도 하고 있고, 어쩌면 전보다 더 많이 그 고민을 합니다. 부디 지금 제가 부패되는 게 아니라 숙성되어 가는 중이기를 빌어봅니다. 저한테도 진짜 이야기들이 한 방울씩 쌓이고 있기를.

연해
"사는 거 참 쉽지 않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 나이가 되어서도 하고 있고, 어쩌면 전보다 더 많이 그 고민을 합니다"라는 작가님의 문장을 읽는데, 왜 제 마음이 다 편안해지는지 모르겠어요(이상한 말이죠?). 저보다 오래 사신(?) 분들도 여전히 삶은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지금 제가 느끼는 불안과 혼란을 조금 더 수용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기보다는 주어진 오늘 에 조금 더 충실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연해
제가 인상 깊게 봤던 영화 중에 <인생후르츠>라는 영화가 있어요. 90대 노부부의 전원생활기를 담고 있는 일본 다큐인데, 느리게 흘러가는 그분들의 삶에서 지혜와 연륜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게 참 좋더라고요(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힐링 영화를 기대하고 보게 된다면 다소 지루하고,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요).
실제로 그 영화 촬영 중에 할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하고,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다시 또 자신의 삶을 묵묵히 이어가십니다. 저는 그게 그냥 인생 같더라고요. 나이가 드는 것도 저물어가는 게 아니라 여물어 간다고 표현하는 영화 속 대사가 정말 좋았어요. 그런 의미로 작가님도 부패되는 게 아니라 숙성되어가시는 중일 거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봅니다.

장맥주
잊지 않기 위해 관심 영화를 담아둡니다. 맛있게 영글고 싶습니다. 추천 감사해요! ^^

인생 후르츠90세 건축가 할아버지 ‘츠바타 슈이치’와 87세 못 하는 게 없는 슈퍼 할머니 ‘츠바타 히데코’, 둘이 합쳐 177살, 혼자 산 날보다 함께 산 날이 더 긴 부부는 50년 살아온 집에서 과일 70종과 채소 50종을 키우며 살아간다. 어느 날 슈이치는 설계 의뢰를 받고 늘 꿈꾸던 자연과 공존하는 이 상적인 건축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데… 90세의 건축가 쓰바타 슈이치와 그의 아내 히데코는 나무들로 둘러싸인 단층집에 살고 있다. 매 계절마다 70종의 채소와 50종의 과일이 히데코의 손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태어난다. 한때 일본 주택 공단의 에이스였던 슈이치는 자연과의 공생을 목표로 한 뉴타운을 계획했지만 60년대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슈이치는 그 일에서 손을 떼고 교외 개발지역에 땅을 구매해 지난 50년 동안 숲을 가꿔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설계 의뢰를 받게 된 슈이치. 자연과 공존하는 이상적인 건축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국내에는 등의 책을 통해서도 알려진 노건축가 부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진짜 풍요에 대한 사색의 여행을 선사하는 작품. 최근 별세한 일본의 국민배우 기키 기린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2018년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책장 바로가기

연해
어랏 작가님, 뜬금없는 얘기지만 책 꽂기 기능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화도 가능하군요!
순간 작가님의 댓글을 읽고 책이 원작인 줄 알았답니다. 덕분에 새로운 기능을 알아가요.
작가님에게도 좋은 영화로 닿을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장맥주
얼마 전에 추가한 기능이에요. 책이 우선인 공간이지만 영화 모임이 열려도 좋겠다 싶어서요. 좋은 영화 많이 추천 부탁드립니다. ^^

연해
네, 너무 좋은 기능 같아요. 더욱더 다채로운 대화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나날이 새로운 기능을 도입해가는 그믐의 미래가 반짝 거리는 느낌이에요.
다만 말이 나와서 말인데, 작가님께 그믐에 대한 개인적인 궁금증이 하나 있습니다...(만 이곳은 너무 오픈된 공간이라 조심스럽네요) 간간이 작가님 댓글에서 발견되는 주제인데요. 나중에 또 비슷한 댓글을 읽게 된다면 그때는 조심스럽게 질문 드려보겠습니다(물론 괜찮으시다면요). 그때 놀라실까 봐 예고편 먼저 살포시...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