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굴에 살짝 싱글몰트 위스키를 뿌려 드시면 풍미가 기가 막힙니다요 😁
이 글을 읽으며 요트가 보이는 마이애미 항구 옆 노천 식당을 상상했어요. 넉넉하고 여유로운 게, 정말 좋은 광경이네요.! 제 몸은 비록 이곳에 있지만, 마음으로야 마이애미도 보스턴도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덕분에 20초쯤 마이애미 여행을 하고 온 기분이에요 :)
세상에, 거울에서 보셨으면 얼마나 놀라셨어요!? 저도 와인을 자주 마셔서 이런 적 많아요. 하하하 레드와인은 착색이 워낙 잘 되는 것..! 저는 12월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독일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그리워하는 독일인 친구와 글뤼바인을 해먹는데요. 작년에도 해봤는데, 편의점에서 몇천원에 산 진로와인이랑 좀 비싼 와인을 사서 두 가지 버전으로 시험삼아 만들어봤어요. 근데 정말 와인을 끓이니까 저렴한 와인이, 비싼 와인보다 훨씬 맛있는 거 있죠! 놀라운 일....저는 독일에서 학교를 잠깐 다녔는데요, 12월이면 공강 때 캠퍼스 앞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서 글뤼바인을 마시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상태에서 수업을 들으러 다시 강의실로 간 기억이 있어요. 덕분에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났어요 ;)
첫 와인의 에피소드가 너무 실감나고 공감갑니다~~🤣
1. 저에겐 그냥 일상인거 같아요. 이십대 초반부터 30년 가까이 외국살이를 하고 있고,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들에서 살았고, 한국에서 예전 어른들이 소주를 반주삼았듯 저도 작년까지는 25년정도 저녁식사때마다 와인을 반주로 삼았으니까요. 2. 이제 잘 죽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나이가 되었고, 제가 앞으로 채워나가고 싶은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그리고 그 시간동안 만날 책들이라구요. 저는 지나간 시간에 대해서는 후회도 별로 하지 않고 잘 떠올리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와인병에서야 당연히 비워져 있고 그래야만 하는 공간이지만, 저는 제 앞으로의 시간은 욕심부려 채워보고 싶은 마음이에요. 3. 여름엔 음식과 매칭을 할 때 외에는 주로 맥주를 마시는것 같아서 제게 와인은 봄, 가을, 겨울의 술이에요. 와인이 맛있어 보이는 순간이라…. 전 와인은 항상 맛있어 보이던데요?
우와...30년 외국생활요...!(존경합니다. 진심이에요..저는 대학만 잠깐 다녔고 그걸로도 충분히 힘들었어서 이민을 주저하다가 결국 못했어요.)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들에서 살고 계시다니, 너무 당연히 와인을 얼마나 많이 드셔보셨을까.. 싶어요! 어떤 와인 가장 좋아하세요? 진짜 궁금해요. 앞으로 많은 책들을 차근차근 삶 안에 채워가시길... 응원합니다, 새벽서가님!
저는 이탈리아에서 유학후 스페인과 이탈리아, 멕시코와 중국에서 일을 하다가 현재는 미국에 살고 있어요. 음식과 어떻게 페어링을 하느냐에 따라서도 같은 와인에서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어떤 와인이 맛있다고 딱 잘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와인만’ 마실 때는 바깥 온도/계절에 영향을 받는것 같긴 해요. 더운 여름엔 가볍고 프루티한 사비뇽 블랑이랑 리즐링,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엔 그르나슈와 바르베라, 겨울엔 샴페인, 지판델, 쉬라즈, 네비올로나 까베르네 소비뇽, 그리고 봄엔 그뤼너 벨트리너, 람부르스코, 피노 누아가 좋더라구요.
와인들의 맛과 바깥의 날씨를 상상하면서 읽었어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저도 앞으로 천천히 시간을 두고, 몇 가지 품종을 편애하지 말고 두루 마셔보자고 생각한 계기였답니다. 넘 감사해요 :)
입맛에 맞는 와인 찾으시는 그날까지, 건배!
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잘 죽는 것이라는 생각을 요즘 들어 부쩍 자주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시간 동안 만날 책들, 시간에 대한 욕심이라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저도 제 삶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남은 시간 동안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삶이길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1. 지방 소도시 거주자여서 와인샵이 매우 귀한데, 1~2년전부터 편의점에서 와인 사는 게 널널해져서 행복해졌죠. 점주님과 문자 주고받으며 구할 수 있게 되면서 와인 구입에 대한 허기가 많이 가셨어요. 와인은 이 소설처럼 '분연한 권력의 세계'일수 있겠지만, 제겐 그저 늦은 밤 책 일을 때 함께 하는 친구같은 존재입니다. 2. 임금노동자로 야근을 주구장창하느라 책 한 번 만지지 못하고 쓰러져 잘 때 3. 우리집 와인셀러에 가만히 누워 있다가 바라보면 말 걸때입니다. 그냥 와인이 말을 겁니다.ㅎㅎ^^ + 와인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 정모 참여해보면 와인을 일종의 권력놀이로 삼는 사람들이 있긴 했어요. 그래봤자 술인데, 놀이에 시큰둥한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잔 부딪히면 세상사 다 잊고 잠깐 충만한 순간이 좋았습니다. 그랬는데 역병이 창궐하면서 만나지 못한 2~3년이 제법 긴 시간이더라구요. 다시 발동이 도통 걸리질 않으니 말예요. 다들 혼자, 집에서, 침묵속에서 마시고들 있나 봐요.
그럼요,늦은 밤 와인은 그저 친구같은 존재 :) 저는 아주 방금 읽던 책을 내려놓고 그믐에 왔는데요, @poiein 님 말씀을 읽다보니... 갑자기 와인을 읽으며 책을 더 읽을까 싶어졌어요. 와인이 말을 거네요..쓰는 일을 좀 더 하고 자려고 했는데, 정말이지 와인이 강력하게 말을 겁니다...!
와인이 말을 건다는 두 분의 말씀에 가만히 미소 지었는데, 김혜나 작가님의 소설에서도 "계속 빚다 보면, 술이 말하는 이야기가 들려"라는 문장이 참 좋았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저는 지난주 그믐밤 북토크 때 마시고 남은 '화요'가 아직도 냉장고에 있어요.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얘가 말을 거는 것 같은데(조용히 해), 어찌해야 할지 고민입니다(하하하).
@연해 님 말씀 보면서 '달콤 쌉싸름한 탁주'와 '얼리지'의 주인공이 같이 있는 모습을 상상해봤어요.! 새로운 술을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하하 한 명이 술에 대한 아는 것들을 설명해주고, 다른 한 명이 이렇게 만들면 더 맛있겠다고 시도해보고...행복하겠네요!
화요 같은 증류주는 유통기한이 없으니 두고두고 오래 드셔요~ 참고로 건강에 좋은 적정 음주량은 2잔씩 주2회 정도 마시는 거라고 합니다 ㅎㅎㅎ
2번이 너무 공감가네요~~임금노동자로 야근을 주구장창하다가 책 한번 만지지 못하고 쓰러질때!! 저도 일하다보면 당장의 일을 해결하느라 책 근처도 못갈 때도 있는데 이런 날이 일주일만 넘어가도 우울해지더라구요~ㅜㅜ 그래도 집에 와인바가 있다니 멋지네요~~^^
1. 소주는 혼자 마시지 않는데, 와인은 어쩐지 혼자 마셔도 어색하지 않은 술입니다. 레스토랑에 가서 마시기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 친구들과 집에서 마실때 좋기도 하구요. 2. 삶의 빈틈이 너무 많네요. 먹다 남긴 와인을 코르크 마개를 뒤집어 끼워서 생긴거만큼 큰 틈요. ㅠㅠ 3. 와인이 가장 맛있어 보이는 순간은 아무래도 아무래도 와인을 따서 코르크향을 맡아봤을 때의 낯선 향이 코로 스밀때죠. 생각하니 재밌네요.
오 맞아요! 와인은 혼자 마셔도 어색하지 않죠! 집에서 한 잔씩, 와인은 그렇게 마시는 술이라 제가 와인을 더 좋아했구나..하는 깊은 깨달음을 방금 얻었어요. 와인이 맛있어 보이는 순간이 코르크향 맡을 때라는 말씀을 읽다가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막 따 놓은 와인에서 이런 저런 향이 나올 때 저도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는데, 커피 원두 막 열었을 때처럼요, 그런 향긋한 느낌이 막 딴 와인병에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커피 원두 사와서 막 열어보고 향을 맡으며 갑자기 기분까지 좋아졌던 게 갑자기 기억났거든요) 커피 원두 봉투 열 때와 와인병 딸 때, 저도 그 순간을 굉장히 기분 좋게 생각해왔었네요~
명절 때 시댁과 친정을 다녀오고 그냥 무생물처럼 늘어져 있느라(정말 4년만에 가장 많이 늘어져 있었어요.^^) 오늘 최유안 작가님의 <얼리지>를 오늘 출근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기차안에서 너무 푹 빠져서 읽었어요.. 와인에 문외한이라 공감을 못하겠지라고 지레 짐작했는데 와인을 권력과 연결시키는 구조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임교수란 인물이 참 얄미운데 어쩔수 없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는 인물이라 안타까웠어요.. 지금도 어디든 있는 사람이겠죠. 디플로마를 따고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는 자신의 제자인 주인공을 살살 자기 밑으로 두는 능력도 출중하시구... 디플로마를 없지만 와인업계를 쥐락펴락하는 그의 모습이 참 안타깝네요... 그 모임에 초대된 주인공이 이물질처럼 느껴지는 모습도 그렇구(주인공에게 깊이 몰입되더라구요.).. 문장과 전개가 참 재미있고 공감가고 새로 알게 된 느낌이 들어 좋았어요. 1. 전 와인에 대해서 아는 바는 없지만 그냥 옛날 미국이나 유럽 영화를 보면 왠지 풍요로운 집단의 모임이라면 하나쯤은 갖추어야 할 부의 상징같은 느낌이네요. 커다란 TV 속 부유한 나라의 흥겨운 모임을 보며 난 초록색 병의 소줏를 두부김치와 곁들이며 봐야 할 거 같은 느낌. 낯설어 보이지만 왠지 속하고 싶다는 바램도 잠깐 들기도 하는.... 다행인건 그 때의 와인과 소주의 위상이 옛날과는 바뀌었다는게 감사한 일인거 같아요.^^;; 3. 와인이 가장 맛있어 보이는 순간은? 왠지 연말분위기 입니다. 행복한 웃음과 풍족한 음식들 사이에서 레드와인이 곁들여 있다면 맛있어 보입니다. 전 해산물보다는 스테이크와 레드와인이 더 잘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과거 미디어의 영향일까요?
저도요! '와인'이라고 하면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이나 샴페인보다 먼저 떠올라요. 신기한 일이죠..! 맞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미디어의 영향도 있을 것 같고요, 말씀을 읽으며 고민해보니, 와인이 애초에 레드와인으로 시작해서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레드 와인이 압도적으로 숫자도 많고 마시는 사람도 많은 탓이 아닐까 추측도 되었어요. 디오니소스적에도 포도주는 붉은 색이었을 거라는 얘기를 와인 역사를 공부할 때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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