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19. <주종은 가리지 않습니다만> 부제: 애주가를 위한 밤

D-29
언젠가 제가 빚은 과하주로 건배하는 날이 오기를 꿈꿔봅니다 ㅋㅋ @김새섬 @꿀돼지 @유안
저는 맥주로 건배할게요~ ^^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서 과하주를 다룬 에피소드가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술 빚는 할머니가 성찬에게 술을 맛보게 해주냐 무슨 술이냐고 묻자, 고요하게 "여름을 넘기는 술, 과하주"라고 답하던 성찬의 모습이 괜히 멋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년 전 집필 때문에 정읍에 머물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직접 담근 과하주를 실컷 마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시큼한 맛이 일품이었죠. 술은 역시 할 말이 많은 주제입니다.
허영만 화백 삼해소주 공방에서 유튜브 찍고 가신 적도 있던데 ㅎㅎ 미식가답게 우리술에도 관심이 많으신가 봅니다
최은미 작가 <마주>에도 보면 사과주를 담그거든요, 그 때 생각했어요. 요즘은 매실청을 비롯해 레몬청 등 많은 청을 담그잖아요. 그걸 일부러 과발효 시켜서 술로 바꾸기도 한다고 얼핏 들었거든요. 식초를 넘어선다고 해야할까요? 그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될까요? '과하주'를요. 이 술도 굉장히 매력적일 거 같습니다.
효모가 당을 흡수한 뒤 에탄올을 뱉어내어 술이 되는 것이기에, 사과청, 매실청, 포도청 등 설탕에 재워둔 과일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대기 중에 떠다니는 효모가 붙으며 자연발생한 알코올을 술처럼 드시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과하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만듭니다. 곡식, 누룩, 물을 배합해 사흘간 발효하면 누룩 속의 효소가 곡물을 분해하고, 그러면 곡물이 당분화, 즉 당화가 되는데 마치 식혜와 같은 원리이죠. 이때 에탄올 함량 40%이상의 증류주를 1:1 비율로 섞어 장기 숙성했다가 윗 부분의 맑은 술을 떠낸 게 과하주입니다 ㅎㅎ 에탄올 함량이 20%를 넘으면 효모가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므로 발효가 멈추게 되거든요. 그래서 여름철에 빚은 술이 과발효되지 못하도록 고도수의 증류주를 섞어줍니다. 곡물이 당화되어 달콤한 상태에 고도수 증류주를 부어주니 발효주와 증류주의 장점을 섞은 달고 독한 술이 완성됩니다~
와! 작가님의 술에 대한 조예가 엄청나시네요... ^^ 저도 주변에 이런 분이 계셨다면 더 넓은 세계와 조우할 수 있었을텐데 싶네요... 떡볶이와 막걸리 조합도 생경해서 무척 신기하네요...
작년에 양조를 배우며 알게된 내용인데 실제 수업은 요리보다는 과학에 가까워 너무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이 책 안에 있는 단편소설 <얼리지>를 쓴 소설가 최유안입니다 :) 비록 와인 한 잔이면 이미 취하는 사람이지만, 이 책을 만들면서 정말 뿌듯하고 재밌었습니다! 여러분과 그 분위기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요 :)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처음에 '얼리지'라는 게 무슨 말인가 했어요.. .엘레지(elegy)를 뜻하는 건가 했거든요. '엘리지의 여왕, 이미자' 이런 비슷한 수식어를 방송에서 많이 들어서 그 단어의 조금 다른 발음 인가 싶었는데 와인 용어였네요. 와인병에서 코르크 밑면부터 와인 표면까지의 비어있는 공간을 '얼리지'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이런 데 붙은 명칭이 따로 있다니, 놀랐습니다!!
안녕하세요 대표님! ㅎㅎ '녹다,얼리다' 할 때 그 '얼리다'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자주 만났어요!! ㅎㅎ 새로운 단어를 선물해드린 것 같아서 괜히 으쓱...!!ㅎㅎㅎ 얼리지는 율러지(Ullage)로도 알려져있는데요(제가 단어를 이것으로 썼으면 덜 헷갈리셨으려나요?) :) 이 단어는 소설을 관통하는 단어이기도 하고...저한테는 소설을 시작하게 한 단어인 것 같아요. ㅎㅎ 우와 모임 시작전에 이런 논의가...!!! 멋진 팀❤️
저도 얼리지가 뭔지 이번에 알았네요. 처음에는 술 이름인 줄 알았어요. ^^
오!! '얼리지', 술 이름으로도 진짜 멋질 것 같아요~~술에 관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곧 하게 되겠네요!! 넘 기대됩니다 :)
애주가로서 읽어야할 책이네요^^
저는 소주를 주제로 <징검다리>를 쓴 정진영 작가입니다. 제가 소주를 주제로 다룬 이유는 광범위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 다른 주종과 달리, 따로 공부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소설을 쓸 때 날로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얄팍한 생각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농담을 해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 😁
주종을 가리진 않지만 소주는 각별한데요. 마침 그믐에서 함께 읽는 소설에서 소주를 표현한 문장을 만났기에 공유하고 싶어졌습니다. (…) 소주가 처음보다 익숙해졌다. 쓴맛을 참으면 약간의 단맛이 따라온다는 걸 알게 됐다. 지구에서의 삶 같았다.(p.127)_『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 지음, 광화문글방(2023) 스무 살, 처음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을 때 꼭 저렇게 소주맛을 깨쳤던 때가 떠올랐어요. 저마다 품고 있을 술에 관한 서사가 궁금해서, 줌 북토크가 기다려집니다.^^
와우, 저는 딱 스물 한 살때 소주의 단맛을 알게 되었는데 딱 저 느낌이었어요. 쓴맛을 참으면 (아주)약간의 단맛이 따라온다.
처음 소주를 마실 때에는 소주가 27도이던 시절이었는데 그때는 써서 싫어했어요. 이제 16도 소주가 되었는데 여전히 맛은 잘 모르겠습니다. 누가 소주를 권하면 차라리 폭탄주로 마시겠다고 하고 맥주에 타 마십니다.
예전에는 소주(희석식!)의 단맛이 마치 어른의 맛처럼 느껴졌는데, 나이가 드니 알겠더라고요. 맛 없는 술을 조금이라도 먹을 만하게 만들고자 감미료를 쓴 고육지책의 흔적이구나. 가장 값싸게 취할 수 있어서 마시는구나. 요즘에는 모임 아니면 소주를 마시거나 구입하는 일이 드뭅니다. 위스키에 맛을 들이니 소주가 맛이 없다는 생각이 더 선명해져서요. 하지만 소주 때문에 쌓은 추억과 인연이 많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맛있다고 여기며 마셨던 시절도 부정할 수 없고요. 술은 역시 할 말이 많은 주제입니다.
초록병 소주는 사실 할말이 가장 많은 주종이죠. 저는 이 소주의 에탄올 향이 싫어서 증류식소주를 찾아 마시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그냥 희석식소주를 마시는 편이에요. 요즘 일반 소주도 에탄올 향 많이 안 나고 마시기 편하더라고요. 이런저런 요리에 무난하게 다 잘 어울리고 누구든 편하게 접근할 수 있어 점점 편안해지는 게... 좋았다 싫었다 다시 좋았다 하는 걸보면 역시 한국인의 소울은 소주인가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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