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엘리엇 <미들마치1> 함께 읽기

D-29
29장에서는 커소본 씨에 대한 분석이 본격적으로 되어있는데 그의 약점과 고뇌가 정말 수술용 칼로 도리듯 날선 정확함으로 묘사되어있어서 인간적으로 불쌍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는 이전의 삶에서 행복를 많이 맛보지 못했다. 튼튼하지 못한 몸으로 강렬한 기쁨을 맛보려면 열정적인 영혼이 있어야 한다. 캐소본씨의 몸은 튼튼했던 적이 없고, 영혼은 민감했지만 열정적이지 않았다.
미들마치 1 p.467,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아주 오래전 타국에서 살아간 캐소본씨인데, 왜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마치 가까이에서 만나고 겪어본 것 같죠. 이상은 높으나 인품과 인간적 매력이 부족한 캐소본. 저자가 그 자만심과 편협함을 잔인하게 묘사했어요.
네, 너무 잔인하게 사실적으로 그려서 연민을 느낄 정도예요. 카소본 씨의 결말이 어떨지 아직 모르지만 그의 생이 너무 허무하지 않길 좀 응원하고 싶네요.
But scepticism, as we know, can never be thoroughly applied, else life would come to a standstill: something we must believe in and do, and whatever that something may be called, it is virtually our own judgment, even when it seems like the most slavish reliance on another.
미들마치 1 Book 3, Ch 24, p. 229,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23장에서는 프레드가 소위 말 감정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넘어가서 사기를 당하고 마는지가 자세히 나오네요. 도박으로 빚진 사람들이 그 빚을 갚으려고 고안해내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저지르는 실수를 아주 찬찬하게 분석하고 있어요. 말 감정사들이 사기를 의도적으로 치려고 했는지 아니면 그냥 넘어가는 걸 내버려두었는지 분명치는 않지만 결국 결정은 프레드가 한 것이니 이미 팔아서 한몫 보겠다는 의도를 염두에 두고 하는 일에는 아무리 신중을 기한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촌철살인을 끝에 날리는군요. 이 채프터에는 승마관련 용어가 많이 나와서 좀 어려웠습니다... 그만큼 이시대에는 말이 주요 교통수단이니 말, 마차 관련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였겠지요.
판단력을 잘 발휘해서 씨앗을 심고 행운의 물을 준다면 세 배 이상의 결실을 얻을 것이다. 숫자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젊은 신사의 무한한 영혼의 밭에서 나오는 곱셈법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미들마치 1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하하. 안그래도 갚을 돈이 모자란데 자기 돈 더 집어넣어서 뭘 사고 그걸 팔아서 이득을 챙길 생각을 하다니... 이런 근거없는 낙관주의로 빠져들어가는 프레드의 생각이 잘 드러났어요. 결국 된통 당했지만요. (쌤통이다. 제발 정신 좀 차려!!!)
주영사 번역은 차이가 좀 있어요. "(그는 이 돈에다 60파운드를 보태서 전액을 갚을 생각이었다. 이런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20파운드를 말하자면 자본금으로 생각하고 주머니에 남겨 두었다.) 이것을 분별로 가꾸고 행운의 물을 뿌리면 세 배 이상으로 늘지 누가 알겠는다. 하지만, 이 증가율은 모든 숫자를 손아귀에 쥐고 있는 청년의 무한한 정신을 밭으로 삼는 것 치고는 참으로 하찮은 것이었다." "but he meant to make the sum complete with another sixty, and with a view to this, he had kept twenty pounds in his own pocket as a sort of seed-corn, which, planted by judgment, and watered by luck, might yield more than threefold—a very poor rate of multiplication when the field is a young gentleman’s infinite soul, with all the numerals at command."
이 부분도 조지 엘리엇이 참 표현을 잘 했다고 느껴지는게 모두 파종과 수확의 비유로 묶어서 설명을 하거든요. '20파운드가 종자돈이고, 판단을 잘해서 (프레드가) 잘 심고, 행운이라는 비가 내려서 적셔주면 세 배 이상의 수확을 맺을지 누가 알겠냐. 그 종자가 심어진 밭이 어떤 셈도 잘 해낼 수 있는 젊은 신사의 무한한 정신이라면 세 배라는 건 아주 하찮은 증가율이지.' 이 정도로 저는 해석했어요. 그러니까 20파운드를 세 배로 불려서 60 파운드를 더 만들 계획을 세우는 건 젊은 신사가 충분히 계획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거지요. 그러고는 그 다음에 하는 말이 '프레드는 도박꾼이 아니다' 입니다. 아....하고 많은 방법 중에 하필... 노름꾼은 아니고 그냥 적당히 즐기는 정도라지만 설명은 딱 도박꾼의 사고방식 그대로지요. 그러다가 결국 20파운드는 그만 당구로 날리고 말았다는 슬픈 결말이... "the twenty pounds' worth of seed-corn had been planted in vain in the seductive green plot..."이라고 나오는데 그 당시에도 당구대가 녹색이었을까요? seductive green plot이 아마 당구대를 말하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서 조지 엘리엇은 프레드의 한량 기질을 은근히 돌려까고 있던 거네요.
네네. 확실히 영문이 seed, plant, water, yield, field 간의 연관성이 확실히 드러나네요. 그리고 "도박꾼은 아니었다" (...) "널리 퍼진 형태의 도박을 즐기는 성향이 있을 뿐이었다." 네. 돌려까기 너무 웃겨요. 말씀대로 그때도 당구대가 녹색이었나봅니다. 민음사 번역본은 "20파운드의 종잣돈을 그 유혹적인 녹색 당구대에 심었지만 허사였다." 고 나와있네요.
사람의 영혼은 깊이 썩어 들어가면 온갖 해로운 독버섯을 품을 테고, 그 씨앗이 어디에서 왔는지는 아무도 모를 거요.
미들마치 1 p.681,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나는 쓰라린 입천장이 모래를 찾아내듯이 불편한 의식은 빈정거림을 알아듣는다는 격언이 ‘솔로몬의 잠언’에서 누락되었다고 생각한다.
미들마치 1 31장, 조지 엘리엇 지음, 이미애 옮김
@모시모시 맞아요. 진정한 찰떡 비유 ㅎ 누가누가 더 못난 신랑감인지 경쟁하는 것 같네요
페더스톤 노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아무도 슬퍼하지 않으나 유산을 받기 위해 바글바글해진 집. 예상치 못한 유언장의 결말. 탐욕스러운 묘사와 대조되는 메리의 행동. 유명한 스릴러소설 한복판에 미들마치가 딱 들어선 기분이었습니다. 메리 가스 양이 갈수록 너무 마음에 드네요. “약간 작고 통통하고 누르스름한 여자” “평범하지만 보기 흉하지 않은 여자” p.675-676 그렇지만 그녀를 화나게 한다면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아마 당신이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신랄한 말을 내뱉을 것이다. 메리에 대한 저자의 표현들이 사랑스러워요.
저는 지금 민음사 미들마치 1권의 4부를 읽고 있는데, 이게 4권인걸까요? 저는 지금껏 한달에 미들마치를 다 읽는줄 알았는데, 위로 다시 올라가서 차근히 보니 2달에 걸쳐서 읽는 것이군요 ㅠ 잘못 알았어요. 그럼 2월달에는 민음사 미들마치 1권을 읽었으면 되나봐요^^; 3월에 미들마치 2권을 읽고요. 혹시 뒤늦게 민음사 판본으로 미들마치 읽기에 동참하실 분이 있으시다면 참고하세요!
네 민음사 번역본으로는 책이 2권에 나왔고 미들마치 원본은 총 8권의 책으로 발간되었었죠. 그래서 Book 1 -8 으로 나누어진 걸 4권씩 묶어서 민음사에서 미들마치 1, 2로 이번에 나왔죠. 내용이 빡빡해서 2월에는 민음사 판 미들마치 1을 읽고 3월에는 미들마치 2를 읽을 예정이었지요.
넵! 찬찬히 함께 읽어요. 갈수록 이야기가 재미있어져요. 인물들한테 정도 들어버리고요 ㅠ (프레드와 캐소본씨에게마저…)
잡설인데, 그저께 민음사 유튜브 컨텐츠 보다가 <미들마치> 편집 뒷이야기가 잠깐 나와서 재미있었어요. 언제 나오냐고~ 언제 나오냐고~ 독자들의 성화가 대단했던듯 합니다. ㅎㅎ https://youtu.be/8wmuw9VkgZg?feature=shared 19:35 분에 잠깐 나와요.
재밌네요. 미들마치 출간을 기다리는 열성독자들이 그렇게 많았다니, 의외네요. 기다리는 책 치고는 덩치와 난이도가 커서 아마 그동안 번역이 어려웠나봐요. 저희 모임 게시판만해도 그렇고.... 기다리시던 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판매고가 나왔길 빕니다. 다음 달에는 인원수를 20명으로 제한하지 않으면 더 많은 분들께서 참여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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