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폭력을 다룬 청소년 소설 <가짜 모범생> 함께 읽기

D-29
확실히 스포츠가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데에는 좋지요! 저도 수영같이 액티브한 운동을 좀 즐겨보고 싶은데 정말 끔찍하게도 싫어하는...(못하는 것도 한몫하지만요) 선휘에게도 지금의 학생들에게도 확실히 스트레스를 풀 시간이 적은 것 같습니다. 심지어 학교에서도 체육시간이 많이 줄기도 했구요.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땐 예체능을 없애보자는 교육과정 테스트로 인해 한 학년 동안 체육시간이 없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 때문에 학생들은 밥먹기를 포기하고 점심시간에 축구를 하는 현상까지 발생했구요. 학교-학원-집 이라는 도돌이표에 스트레스 발산을 위한 무언가는 누락되어 있는 게 참으로 씁쓸합니다
저는 글을 써요. 다른 이에게 보일 수 없는 찌질힌 모습 전부 다 써서 쏟아붇고 일기장 덮고 자물쇠까지 채워버려요 ㅎㅎㅎㅎ 그리고 음악을 들어요. 권진아씨 덕질 중이고 최유리씨 노래도 많이 좋아합니다. 여러분께도 두 가수 추천드립니다
저도 좋아하는 두 가수네요! 목소리도 좋고 노래도 좋아서 출퇴근 길에 자주 들어요~ 글 쓰기도 확실히 하나의 감정발산 행동으로 좋은 것 같아요. 무언가에 몰입하면서 내 감정을 거기에 정제시켜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정화되는 느낌이 들지요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이나 강렬했던 장면이 있으신가요?
"선휘야, 형 대신 네가 그 애의 목을 졸랐다고 말해줄 수 있니?" 무섭고 끔찍한 소리는 엄마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가짜 모범생 p.81, 손현주 지음
이상적으로는 모든 아이를 동등하게 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씩 사랑의 차이를 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요. 하지만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는 사랑의 차이는 선휘에게 가족으로서의 박탈감을 강하게 느꼈을 것 같습니다. 자신은 이 가족의 구성원이 아니라 스페어 부품같은 것인가, 형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처리반 같은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가득했을 것 같네요.
이 장면 외에도 다양한 장면에서 형과 비교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 역시 우리나라의 한 단면을 잘 보여준 부분 같았습니다. 다가오는 명절... 꼭 모이면 누구 아들은 누구 딸은 무슨 학교 에 갔다던데, 공부를 잘 한다던데 하는 식으로 악의없는(혹은 악의를 포함해서) 비교를 하니까요. 그저 독립된 하나의 존재로 인정해주는 것이 참으로 어렵나 봅니다.
"형은 실패했지만...... 넌...... 날 실망시키면 안 돼"
가짜 모범생 손현주 지음
와 이 부분도 진짜... 극대노 일으켰었어요. 자기 자식들을 무슨 실험체로 보듯이... 실패/성공을 따지다니요 ㅠㅠㅠㅠㅠ
저는 여기서 어머니가 자식들을 실험체로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영웅화 혹은 신격화해서 받아들인다고 느꼈어요. 나를 구원해줄 메시아가 자식이라고 무지성으로 믿고 그렇게 만들려는.....광기 같은 간절함? 그런 걸 느꼈어요.
오.. 설득력이 있어요.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해서든 자신의 구원자로 생각해서든 정말 저런 대사는 듣고싶지 않죠... 선휘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자녀를 한 인간으로 존중하고 건강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됩니다.
자녀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야한다는 게 머리로는 알지만 현실을 살아가다보면 그게 잘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근래에 읽었던 '어린이라는 세계'에서도 우리가 어린이를 독립된 개체로 인정해준 게 그렇게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하구요.
맞아요. 우리집에 어린이가 하나 있는데(6살) 벌써 너무 힘듭니다. 허허 자녀 교육을 위해서 육아의 달인이 썼다는 육아책도 곧잘 찾아 읽는데, 어쩐지 강의 같은 느낌이라 잘 와닿지 않을때가 많아요. 제 경우에는 이번 소설처럼 부모, 자녀의 감정에 휩쓸리듯 푹 빠졌다 돌아오는 서사가 있는 소설이 어떤 육아서보다 더 강렬하게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 ㅡ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청소년 소설을 읽는 데 굉장히 실용적인 의의가 있다고도 주장해봅니다.:) 음.. 그럼 이제 소설에 나오지 않은 해결책을 고민해보기 위해서 육아서를 펼쳐야 할 때? :)
요즘은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면 엄마가 육아 강연을 듣고 왔는지, 육아책을 읽었는지도 눈치챈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자신을 대하면 또 어디가서 뭐 듣고 왔냐고 핀잔준다고 합니다ㅋㅋ 아이들도 부모의 변화된 태도가 며칠 안간다는 걸 아나봐요ㅎ 육아서는 뭔가 배워야한다는 압박이 강하다면, 소설은 감정적으로 한 번 깊게 공감하고 나올 수 있어서 더 마음에 와닿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약간 게임 캐릭터 키우듯이 원하는대로 커스텀하는 실험체같이 느껴졌었거든요. 저렇게 키운 자식이 과연 성공한다고 해서 부모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자식이었다면 이렇게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그 시기는 지옥같이 느껴졌을터라 성인이 되고 독립하면 부모님과 더 멀어질 것 같아요.
"엄마는 뭐 그렇게 완벽해? 뭐든지 자신이 아는 길을 가지 않으면 길을 잃은 거야? 엄마 눈엔 내가 시체처럼 보이지?" "뭐, 시체?" "그래, 내가 죽은 듯이 숨죽여야만 엄마는 좋아하잖아. 난 점점 엄마가 끔찍해. 여기서 멈추고 싶어." "선휘야, 엄마 좀 봐. 엄마는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해." 엄마의 전략이 다시 바뀐 건지 이제 내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호소를 하고 있었다.
가짜 모범생 p.146, 손현주 지음
자식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당장의 이 싸움을 벗어나서 다시 말 잘들으며 공부하는 자식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의 태도가 잘 드러난 부분이었습니다. 자식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까지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어요.
약간 도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요즘은 너무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라'고 보듬어 키우는 자식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도 하잖아요. 적절한 지도와 훈육, 적당한 자유를 제공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부모는 처음일테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할머니의 손에서도 많이 자랐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절이나 절제는 물론이거니와 온전한 나의 편이 있다는 든든함(부모와는 다르게 혼내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같은 게 성장함에 있어서 정서적으로 상당한 안정감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형의 죽음은 결국 이 집에서 만들어 낸 결과였다.
가짜 모범생 p.174, 손현주 지음
진실이 늘 대화로 통하면 좋겠지만, 죽음을 동반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을 때도 많다는 게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 진실된 목소리를 내어도 왜 귀를 닫아버리는 걸까요. 선휘의 자살소동으로 인해 엄마는 정신을 차리고 선휘가 원하는대로 해주기로 하지만, 과연 그저 내버려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하는 게 정답일까요? 이런 식이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부모님을 위협하는 일도 분명 생기지 않을까요? 선휘의 여행이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떠난 것인지, 그동안 당했던 교육 폭력에 대한 휴식 개념인지도 조금 더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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