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폭력을 다룬 청소년 소설 <가짜 모범생> 함께 읽기

D-29
요즘은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면 엄마가 육아 강연을 듣고 왔는지, 육아책을 읽었는지도 눈치챈다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평소와 다르게 자신을 대하면 또 어디가서 뭐 듣고 왔냐고 핀잔준다고 합니다ㅋㅋ 아이들도 부모의 변화된 태도가 며칠 안간다는 걸 아나봐요ㅎ 육아서는 뭔가 배워야한다는 압박이 강하다면, 소설은 감정적으로 한 번 깊게 공감하고 나올 수 있어서 더 마음에 와닿지 않나 싶습니다.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겠네요! 저는 약간 게임 캐릭터 키우듯이 원하는대로 커스텀하는 실험체같이 느껴졌었거든요. 저렇게 키운 자식이 과연 성공한다고 해서 부모를 구원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자식이었다면 이렇게 성공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지만, 그 시기는 지옥같이 느껴졌을터라 성인이 되고 독립하면 부모님과 더 멀어질 것 같아요.
"엄마는 뭐 그렇게 완벽해? 뭐든지 자신이 아는 길을 가지 않으면 길을 잃은 거야? 엄마 눈엔 내가 시체처럼 보이지?" "뭐, 시체?" "그래, 내가 죽은 듯이 숨죽여야만 엄마는 좋아하잖아. 난 점점 엄마가 끔찍해. 여기서 멈추고 싶어." "선휘야, 엄마 좀 봐. 엄마는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해." 엄마의 전략이 다시 바뀐 건지 이제 내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호소를 하고 있었다.
가짜 모범생 p.146, 손현주 지음
자식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당장의 이 싸움을 벗어나서 다시 말 잘들으며 공부하는 자식을 보고 싶어하는 엄마의 태도가 잘 드러난 부분이었습니다. 자식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까지도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었어요.
약간 도서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요즘은 너무 '너 하고 싶은 대로 다해라'고 보듬어 키우는 자식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도 하잖아요. 적절한 지도와 훈육, 적당한 자유를 제공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우리 모두 부모는 처음일테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할머니의 손에서도 많이 자랐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예절이나 절제는 물론이거니와 온전한 나의 편이 있다는 든든함(부모와는 다르게 혼내는 일이 거의 없으므로)같은 게 성장함에 있어서 정서적으로 상당한 안정감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형의 죽음은 결국 이 집에서 만들어 낸 결과였다.
가짜 모범생 p.174, 손현주 지음
진실이 늘 대화로 통하면 좋겠지만, 죽음을 동반하지 않으면 전달되지 않을 때도 많다는 게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해, 원하는 것을 취하기 위해 진실된 목소리를 내어도 왜 귀를 닫아버리는 걸까요. 선휘의 자살소동으로 인해 엄마는 정신을 차리고 선휘가 원하는대로 해주기로 하지만, 과연 그저 내버려두고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하는 게 정답일까요? 이런 식이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부모님을 위협하는 일도 분명 생기지 않을까요? 선휘의 여행이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해 떠난 것인지, 그동안 당했던 교육 폭력에 대한 휴식 개념인지도 조금 더 명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건휘에게 틱이 있다, 동생과는 잘 지냈다, 부모의 바람대로 잘 따라 주었다, 농구를 즐겼다 등... 건휘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이 되지 않았는데요. 그럼에도 건휘가 어떤 마음일지 많은 상상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한 건휘는 어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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